"사람 마음은 쉽게 변합니다. 누가 앞날을 장담하겠습니까. 큰 공이 대역죄가 되지 않으리라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영상이 황성이 되지 않으리라 또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군 소저는 그를 바라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 선생이 태감 원보가 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도 없겠지."
고 선생은 군 소저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렇지요, 저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그러니 군 소저, 절 단단히 지켜보십시오."
"지켜본다고 사람 마음을 단속할 수는 없어."
군 소저의 담담한 말에 고 선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켜보는 사람이 있으면 조금 더 낫겠지요. 군 소저, 이 세상에 티 없이 깨끗하기만 한 일은 없습니다. 완벽한 것도 없고요. 조금이나마 더 나은 것만으로도 괜찮지요. 지금 조금 더 나아지고, 앞으로 조금 더 나아지고.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는 겁니다." - P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