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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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여자>를 받아들고 상상을 했습니다. 어떤 소문을 담았을까 상상하게 만드는 여성의 뒷모습과 "응원해 주고 싶은 팜므파탈이 떴다!"라는 문구가 담긴 띠지는 이 책을 펼치기 전부터 나의 상상을 더욱 자극했습니다. 팜므파탈이라고 하면 우리말로 요부에 가깝다고 해야 할 것 입니다. 어떤 단어를 쓰던 관능적 매력과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습니다. 남성에게 치명적 고통과 상처를 주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여자를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책장을 펼쳤고,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덥기 전까지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팜므 파탈은 프랑스어로 여성을 의미하는 팜므치명적, 또는 숙명적이라는 의미를 지닌 파탈이 결합된 말이다.거부할 수 없는 관능적 매력과 아름다움으로 남성을 유혹해 죽음이나 고통 등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드는 숙명의 여인을 뜻하는 사회심리학 용어이다. - 네어버 사전

 

 

<소문의 여자>는 총 열 장으로 나눠 서로 다른 인물이 바라보는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장을 읽고 두 번째 장을 읽으면서 장편소설 아니라 단편소설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인물을 내세운 시점으로 <소문난 여자> 이토이 미유키를 발자취를 따라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문의 여자>는 맞추고 싶은 퍼즐 같습니다. 꼭 만나보고 싶고, 풀어나가고 싶은 퍼즐같은 여자. 책 뒷장 띠지에서 말하는 '열 개의 퍼즐을 맞추기 전에는 그녀를 만날 수 없다!' 는 그녀를 너무 얕게 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열 개의 장을 읽어도 <소문난 여자> 미유키라는 퍼즐은 맞출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나, 둘 퍼즐을 맞출 때마다 새로운 퍼즐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미유키 자체가 완성될 수 없는 미완의 퍼즐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는 미유키라는 퍼즐을 내세워 지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습니다. 지방 공무원, 지방 경찰관 등 온갖 인맥으로 서로 얽혀 있는 그곳에서 인간의 비리와 부도덕을 모아놓은 종합선물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물론 저자는 지방이라는 특수성을 담아 말하고 있지만 결국 장소와 시간을 떠나 인간사에 담겨있는 사회질서의 틈에 그리고 그 틈을 이용하는 인간에 대해 따끔한 교훈을 남겨놓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를 다 읽고 책장을 덥고 보니 결말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소문의 여자> 이토이 미유키를 다 안다는 것은 무리인 것 같습니다. 두툼한 입술과 풍만한 지체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팜므파탈 이토이 미유키. 그녀라는 퍼즐을 직접 풀어나간다면 조금은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녀의 소문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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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삼총사 - 제22회 쓰보타 죠지 문학상 수상작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27
세키구치 히사시 지음, 백수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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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3종 삼총사>는 중학교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만든 책이였습니다. 철인3종 경기는 세 종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수영 4km, 자전거 180km 그리고 달리기 42.195km로 총 226km를 차례로 겨루는 경기입니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고 수영을 못하는 음매지로와 수영은 탁월하지만 자전거를 못 타는 공주 그리고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유타. 이 세사람은 사라질 운명에 처한 학교의 명예를 걸고 로컬 룰이 적용된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하게 됩니다. 각자 자신이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한 가지 종목으로 대회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스포츠는 경쟁이 있어야 재미가 있다는 것을 삼총사와 트윈 테일즈의 맞대결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트윈 테일즈가 철인3종 경기는 가난뱅이들이 나설 자리가 아니라고 한 말에 화가 난 쓰루 할아버지는 삼총사의 코치가 되기로 합니다. 그냥 보통 할아버지로 생각했는데, 철인 경기에 대한 지식과 스포츠의학에 대한 지식을 두루 갖춘 미스터리 인물을 만납니다.

 

"철인3종 경기의 즐거움은 이 지구를 몸으로 느끼는 데 있단다. 공주는 드넓은 바다를, 음매지로는 멀리멀리 펼쳐진 하늘을, 유타는 힘찬 대지를 느끼며 즐겨보려무나. 알겠니? 맘껏 느끼는 거다. 이 지구와 재밌게 놀아봐라." - p.273

 

 

철인3종 경기는 지구와 재미나게 노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지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준비가 되어야 할 것 입니다. 육체적인 준비뿐만 아니라 지구와 즐길수 있는 상상력을 함께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들에게 철인3종 경기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우리는 더 높이 뛰어올라 파란 하늘에 손을 뻗어, 비뚤어진 어른들이 잡지 못했던 삶의 즐거움을 붙잡아야 한다.

 그러려면 강해져야 한다. 그리고 강해지려면 발을 내디뎌야 한다. 이건 과장된 말이 아니다. 분명 짧은 한 걸음으로 족하다. - p. 226

 

 

삼총사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건강함과 풋풋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욕망, 고백, 여자 앞에서 남자가 되는 법까지. 학창시절 내가 제대로 하지 못했던 혹은 다시한번 겪어보고 싶은 그 시절을 삼총사를 통해 다시 한번 경험해 봅니다.  

 

우리는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대신 다른 많은 것을 읽어버리고 있지는 앟은가. - p. 77 

 

적어도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핑계를 대지 않는 남자가 되고 싶어. - p. 107

 

고백이란 이렇게 단단한 거구나. 진지하고 거짓 없는 마음은 입 밖에 내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 p. 170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유타, 공주 그리고 음매지로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습니다. 재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감동까지 선사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10대들과 이미 10대를 지난 어른들을 하나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우리집 큰아이와 내가 한 권의 책으로 좀 더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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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의 이야기
헤르만 헤세 지음, 전혜린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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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의 이야기를 담은 <데미안>을 네 번째로 만나보았습니다. 책을 즐겨 읽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학창시절 읽어봄짐한 스터디셀러가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나의 경우는 학창시절이 아닌 그 이후에 <데미안>을 알게 되었고, 여전히 나를 찾지 못할 때 한번씩 들쳐보는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을 모두 소화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나의 세계를 깨지 못해 나를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옮긴이에 따라 번역 스타일이 주관적이여서 같은 책이지만 받아들이는 느낌이 조금씩 혹은 같은 책이지만 아주 다른 느낌을 받습니다. 바로  오늘 만난 <데미안>이 지금까지 읽었던 책들과는 좀 더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읽기에 따라서는 조금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읽기가 조금 어렵다고 나의 탐구를 멈출수는 없습니다. 싱클레어의 탐구와 성장은 곧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니까 끝이 없었다. 그것은 샘 위에 떨어진 돌멩이였으며 그 샘은 내 어린 영혼이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정말 오랜시간 동안 카인, 고살(故殺), 낙인을 내포한 이 문제는 인식과 의심과 비평에 대한 나의 탐구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었다. - p. 44

 

 

싱클레어의 세계를 통해 나의 세계를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과연 나는 태어났는가? 깨어났는가? 나의 세계는 태어나고 깨어나기 위해 파괴되었는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어쩌면 유년시절은 물론 지금까지도 나의 세계를 깨지 못해 앞으로 더 진전하지 못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기에 신에게도 내 안의 나에게도 가까이 가기가 두려운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다." - p. 121

 

 

나를 찾지 못해 나의 세계를 가벼이 여기지 못하고 있답니다. 아마도 나의 표지를 찾지 못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꿈을 교대하지 못하는 것. 나를 영속적으로 붙잡거나 놓지 못하는 것이 나를 더욱 꿈꾸지 못하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누구나 표지는 있지만 누구나 그 표지를 찾고, 표지로 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네, 인간은 자기의 꿈을 찾아야 해요. 그러면 세계는 가벼워집니다. 그러나 영속적인 꿈은 없어요. 새 꿈을 교대합니다. 우리는 어떤 꿈도 붙들어 두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 p. 191

 

우리들, 표지를 가진 사람들은 세상에서 이상하게 미쳐 있고, 위험한 사람들로 통하는 것은 지당하다. 우리는 깨어난 자, 또는 깨어나고 있는 자들로서 우리의 노력은 완전하고 지속적인 '깨어 있음'을 지향하고 있다. - p. 194

 

 

깨어나자! 나의 표지를 찾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죽는 날까지 결코 찾을 수 없는 그 표지. 나를 찾는 시간에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표지를 찾았다고 끝은 아닐 것입니다. 그 표지는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깨어나고자 하는 사람에게 분명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데미안과 싱클레어는 그 표지를 찾은 시기는 다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 표지를 우리들도 분명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그 표지를 찾는 시기가 조금 빠른지 아니면 얌전히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 그냥 두는지... 읽고 또 읽어도 <데미안>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냅니다. 읽을 때마다 나를, 나의 표지를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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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싸움의 기술
강준 지음 / 타래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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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싸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싸움을 즐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다보면 부득이하게 싸워야 할 때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싸워야 할 때 제대로 싸우기 위해 이 한 권의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를 바꾸는 싸움의 기술>은 그렇다고 주먹이 오고가는 그런 싸움만을 이야기 하지는 않습니다.

 

싸움이란? '타인과의 접촉에서 서로 양보하지 않고, 쌍방이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충돌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접촉이란 신체적 접촉뿐만 아니라 주고받는 대화도 포함될 것입니다. 그래서 싸움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단어로 생각하면 안되지만 일반적으로 매우 부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전적 의미나 현실에서 어떤식으로 사용하던 싸움에 있어 자신의 정신과 신체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 싸워야 할 때는 싸워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싸워야만 한다면 이 책에서 제시한 싸움 대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첫 번째 파트를 시작하며 흔히 '왕따'라고 불리는 왕따돌림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서부터 시작된다.'는 의견은 자칫 오해의 소지를 가지고 있을수도 있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그 말씀에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싸움을 배워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상대를 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맞지 않기 위해서라는 말씀에 대해서도 공감을 합니다. 그렇다고 신체적 싸움에 대한 방법만을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존감을 키우고 나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방법부터 이 책은 시작을 합니다. 

 

마음가짐부터 눈빛,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실전까지 자신을 지키는 싸움에서 필요한 것들을 배웁니다. 그리고 신체적 열세를 극복하고 상대를 제압하는 실전 몇 가지 방법도 배웁니다. 무엇보다 나를 알고 나를 다스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습니다. 싸움은 가능하면 피하여야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싸워야 하고 싸우게 되면 이겨야 한다는 기본을 알려줍니다. 싸움 이야기를 재미로 풀고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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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백파선
이경희 지음 / 문이당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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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여신 백파선>이라는 이 한 권의 책을 쉼없이 읽었습니다. 백파선은 조선시대 최초의 여자 사기장입니다. 작가의 말을 통해 저자는 백파선을 만나게 된 동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당차면서도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 백파선의 파란만장한 여정을 그녀도 함께 따라가봅니다. 그리고 그 여정을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담아 독자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

 

불의 여신 백파선은 가마에서 사기그릇을 만드는 사기장입니다. 다른 시대도 아니고 조선시대 최초의 여자 사기장입니다.  한 번 본 물건을 똑같이 만들어 내는 재주를 가졌습니다. 아니 똑같이 만들기도 하지만 만들어 본 것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만나는 재주까지 가졌습니다. 식구들을 굶길 수 없어 그릇을 만들었지만 세상을 알아야 더 좋은 그릇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는 과장에서 가마 사람들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깨닫게 됩니다. 조선시대에 일본으로 넘어가 힘없는 민초에서 사기그릇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백파선. 그 힘은 팽팽해야 공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정진합니다.

 

사랑은 위대한 것이라는 것을 이 책에서도 배웁니다. 사기그릇을 만드는 사기장으로서의 백파선 뿐만이 아니라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아슬아슬한 사랑을 보여주는 백파선으로부터 사랑을 다시한번 생각해봅니다. 이루어지는 사랑도 아름답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선택해야만 하는 사람들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기장 백파선. 가슴아픈 사랑을 간직한 백파선. 그녀의 삶에서 사기장과 가슴아픈 사랑만이 있었던 것은 아니였습니다. 힘의 균형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고 무엇을 가져야하는지 그녀의 삶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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