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모나리자 바이러스
티보어 로데 지음, 박여명 옮김 / 북펌 / 2016년 7월
평점 :

새로운 작가를 만나는 것은 늘 즐겁다. 티보어 로데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댄 브라운의 귀환이란 평을 듣는다고 한다. 독일 스릴러 작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넬리 노이하우스가 떠오른다. 그녀의 타우누스 시리즈를 재밌게 읽은 나로서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독일 스릴러의 자존심이란 평가를 받는 티보어 로데의 작품이 내심 궁금하고 '모나리자 바이러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아 기대감을 안고 읽은 책이다.
멕시코에서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 참가한 아름다운 여인들을 태운 차가 그 누군가의 공격을 받는다. 육체적으로 엄청난 사고를 당한 여인을 빼고 다른 미녀들은 다 납치된다. 사건을 빨리 해결하고자 미국 연방수사국 FBI 특별수사팀 팀장 밀너는 사건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아름다움이 인간에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신경미학자 헬렌 모건은 프랑스 국립박물관 센터장으로부터 은밀한 초대장을 받고 들떠 있는 상태다. 자신의 연구에 커다란 의미를 가질 연구에 참여하게 된 것이 무척이나 기쁘고 기다려진다. 헌데 헬렌은 생각지도 못한 인물의 전화를 받고 엄청난 불안감에 휩싸인다. 병원에 있는 자신의 어린 딸이 할아버지뻘 되는 남자와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진실을 알기 위해 전화를 건 남자를 만나러 떠난다. 헬렌은 비행기 안에서 신문을 통해 미녀들의 납치 사건과 집단으로 죽은 벌떼들을 다룬 기사를 읽으며 왠지 모를 공포를 느낀다.
완벽한 황금비율로 유명한 라이프치히 시청사의 성탑이 폭탄 테러로 파괴되고 미인 선발대회에 참석했다가 납치된 여인들 중 자신의 원래 모습이 아닌 끔찍한 모습으로, 그들의 이마에는 문신이 새겨져 발견이 된다. 도저히 인간이 저질렀다고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모습을 갖게 되는데... 헌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컴퓨터를 침입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의 모습을 전혀 다른 형태로 보여준다.
미녀와 야수 중 야수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딸이 납치 되었기에 딸을 구해야 하는 헬렌... 그녀는 자신의 딸이 납치된 이유가 자신이 비밀리에 참여하는 연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하루 빨리 딸을 구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그녀는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으로 향한다.
절대 미의 기준이 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사건의 중심에 있다. 모호함과 신비로움은 여인의 미소를 가진 모나리자 그림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 빠져들게 한다. 해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파리로 여행을 떠나고 모나리자를 보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을 찾는다. 나 역시도 작년에 아들과 여행을 할 때 박물관이 문을 열기도 전에 기다렸다 모나리자를 보았다. 솔직히 충격을 받을 정도로 매료된 그림은 아니다. 그럼에도 모나리자의 미소는 분명 신비스럽긴 했다. 이렇듯 사람을 매혹시키는 모나리자의 그림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젊은 여인들이 숨어 있다. 헬렌의 딸 역시 자신의 모습을 거북하고 극도로 싫어하는 거식증 환자로 무턱대고 아름다움을 쫓는 사람들과 그것이 가진 어두운 이면을 통해 우리의 머리에 내재되어 있다. 미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낸 이야기라 빠져들어 읽게 되는데 미는 우리의 뇌가 지배하는 바이러스와 같은 밈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고 그 중심에 '모나리자'가 있다.
'모나리자 바이러스'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것은 현대 사회의 미에 대한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다. 아니라도 말하지만 미가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중고등생들까지도 성형수술을 원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 사회 역시 '미'의 빠져 있다. 날씬하며 예쁘고, 몸 좋으며 잘 생기면 성격이 나빠도 용서된다는 말이 더 이상 우스운 소리가 아니다. 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다르다. 현대의 아름다움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그릴 때와 같지 않겠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미를 쫓는 사람들과 그것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들 존재한다. '모나리자 바이러스'는 이렇듯 미를 쫓는 우리들에게 미를 향한 욕망의 위험성을 알린다. 다른 사람을 매료시키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 좋은 것인지...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나쁜 것인지... 진정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돌아보며 나는 어떤지... 우리는... 아름다움에 중독된 우리들에게 물음을 남긴다.


"아니요.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이요. 여기 보이는 작품들은 아름다움의 역사를 보여주는 것들이에요." -p100-
"누군가가 지구상의 가장 완벽하고도 부지런한 하느님의 종을 죽이고 있는 거라고요." -p113-
파치올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미술과 미학에서 가장 조화롭게 여겨지는 비율, 즉 황금비율이라는 명칭의 창시자이기도 했다. '뫼비우스의 띠'가 발견된 것과 같은 시기였다. -p318-
인간들이 하던 아름다운 말이 있었다. 행운은 절대 잠들지 않는다고 마음에 드는 문장이었다. -p3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