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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스톰
매튜 매서 지음, 공보경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사이버 테러로 모든 것이 마비된다면? 강력한 문구를 시선을 확 사로잡는 매튜 매서의 '사이버 스톰'은 자비 출판만으로 미국 최대 서점 아마존 SF 부문 1위를 기록한 화제의 소설이라고 한다.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 뒷목으로 섬뜩함이 느껴지는 책으로 단숨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 책이다.
뉴욕에 살고 있는 마이클 벤처 금융 회사의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남자로 추수감사절을 아내 로렌의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보내지만 만나는 순간부터 후회가 밀려온다. 자신과 달리 로렌은 유서 깊은 부잣집 딸이다.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아내의 부모님이 불편하다. 로렌 역시 새로운 일자리를 구한다며 보스턴으로 면접을 가면서 둘 사이는 서먹해진다.
TV에서는 연일 수상쩍은 뉴스들이 나온다. 같은 아파트 살며 친하게 지내는 이웃 척도 중국 상황이나 자국 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심상치 않다고 말을 꺼낸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침투하고 인터넷은 다운되고 엄청난 눈 폭풍이 오고 조류 독감이 급속히 퍼져나가고 도시가 암흑에 휩싸이며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모습들이 나타난다. 한순간에 변해버린 모습에 사람들은 공황 상태에 빠져 있는데 미국 정부는 이렇다 할 정보를 주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폭동이 일어나고 중국의 상황은 통제 불능에 이 모든 일은 중국이 벌였다는 소문만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소문들만 무성하게 퍼져 나간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고객에게 선물을 보내지지 않았기에 직접 전달해야 하는 마이클은 어린 아들 루크를 데리고 다닌다. 로렌은 자신의 일로 바쁘고 아직 배달해야하는 집들이 남았지만 아들이 열이 있고 감기 증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놓고 다니는데 TV에서 조류 독감에 대해 나오자 마이클의 마음은 불안하다. 자신으로 인해 아들이 조류 독감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심정이 되어 병원을 찾는다. 설상가상 로렌이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려고 하지만 듣고 싶지 않다. 그 말은 자신에게 너무나 상처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헌데 로렌이 꺼낸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마이클, 척을 비롯해 아파트 사람들은 살기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현재 자신들이 빠진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오래 버티기 위해서는 비상대책을 마련하고 움직이는데 철통같았던 아파트에 누군가 들어온다. 다행히 낯선 자를 형사에게 넘기지만 그를 수용할 교도소는 없다. 교도소 역시 포화상태다. 다시 돌아올까봐 만발의 준비를 하던 그들 앞에 다시 무리를 지어 낯선 자가 나타나는데...
"... 우린 테러리스트가 두려워서, 정부가 우리의 위치, 우리가 하는 일에 관한 개인 정보를 수집하도록 허용하고 있죠. 사방에 카메라를 설치하게 내버려두고 있고요." -p239-
"나한테는 불법적인 일이 너한테는 합법적인 일일 수도 있어. -p284-

추위와 배고픔에 모든 사람들은 이성을 잃어간다. 마이클 역시 아내 로렌의 몸 상태로 인해 항상 음식을 양보하다보니 자신이 음식중독자였다는 말로 배고픔을 토로한다. 극도의 허기와 공포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실 보다는 악마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마이클이 본 것이 진실인지 확인도 못한 상태에서 진실처럼 느낀다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다. 항상 사이버 테러에 노출되어 있기에 '사이버 스톰'의 세계가 언제듯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대기업을 해킹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보가 수시로 빠져 나갔다는 이야기를 잊을만 하면 한 번씩 터지고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생각만 해도 섬뜩하고 무섭다.
뉴욕이 엄청난 공포에 휩싸인 원인은 그들의 추측과는 어긋난다. 마이클을 비롯해 아파트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인물과 한 패인 사람 역시 그들과 너무나 가까운 사람이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말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은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모습에 씁쓸함이 남는다.
오래간만에 만족하며 읽은 SF 소설이다. 저자가 IT 전문가란 것을 책을 읽으면서 수시로 느껴질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인터넷이 편리하긴 하지만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한 번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IT에 대해 다루는 있는 SF 책으로 사이버 스톰이 최고의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싹한 공포감을 느끼며 재밌게 읽은 책이다.
'빛을 향해 가자.'
이것이 인생이었다. 다시 삶을 살아갈 때였다. -p489-
"가끔은 무너져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합쳐져요. 마릴린 몬로." -p5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