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가능하다 루시 바턴 시리즈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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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선과 악의 이 혼란스러운 다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어쩌면 인간은 애초에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되었다.”

누구나 가까운 누군가에게도 얘기하지 못했던 비밀을 가지고 있다. 안 한 게 아니다. 못 했다. 알려주고 싶어도 너무 뜬금없거나 공감을 얻지 못했을 경우 내 상처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다. 이 단편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스’라는 작가가 잘 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단편집은 마치 잘 짜 놓은 퀼트 이불 같다. 각자 단편은 스스로 아름답게 빛이 나지만 다 같이 읽을 때 비로소 크나큰 감동을 지닐 수 있다.

“정말이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작가 분신 같은, 예전에도 등장했던 인물인 성공한 작가이자 지긋지긋한 시골을 탈출한 루시 바턴과 그녀가 놓고 온 동네 이웃주민과 가족들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이들은 은밀한 부분을 들켰고 창피해하고 상처받았지만 그대로 놔두고 오랜 시간을 통과한다. 그 사실을 가지고 도망가지도 않고 삶을 포기하지도 않았다. 그저 자신에게 놓인 삶을 열심히 지나간다. 이 책은 마치 퀼트로 예쁜 작품을 만든 후 그 예쁜 천을 알맞은 곳에 놓고 정성스럽게 바느질하는 어떤 여인 같은 글이 차분하게 이어져 있다.

어떤 이는 직원의 음탕한 모습을 본 후 전재산인 농장을 날린다. 부모가 간통하는 장면을 보고 그 부모를 보면 그 모습을 끊임없이 오버랩 시키는 인물도 있다. 전쟁에 참전해 부질없는 죽음을 본 후 껍질뿐인 가정과 매춘부와 우정을 쌓는 어이없는 이도 만난다. 그 뿐인가. 다섯 자녀를 낳고도 동성애를 했던 가장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치매를 앓으며 온 자식에게 커밍아웃을 한다. 장가를 잘 가 부와 명예를 얻었지만 삶의 종료 직전에서야 진정한 친구를 만났다고 자평하는 이도 본다.

솔직히 처음 이 소소하지만 예쁘다고 할 수는 없는 이 이야기들이 불쾌했다. 이런 구질구질한 사람들을 박차고 자신이 가진 세계를 써서 책을 팔아먹고 그 돈으로 도시에 사는 루시 바턴 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이야기 참 뜻을 알려면 더 긴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나는 결국 마지막 단편에 대한 감상문을 쓰는 마감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포기하고 완독했다는 지적 허영심만 채우면 될 것을, 이렇게 시간을 내서 긴 글을 쓰는 건 이 이야기들이 주는 특별함 때문이다. 천 조각 하나 하나는 참 흠이 많다. 어떤 이야기 조각은 찢어졌다 다시 듬성듬성 기워진 것 같다. 또 다른 부분은 절대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염료가 뭍어 흉해 보인다. 저기 끝에 있는 천은 너무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인다. 저 위에 있는 천 조각은 매력이 없고 지극히 평범하다. 그런 천들이 모여서 또 하나의 천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불은 내 마음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포근히 덮어주는 것 같다.

루시 바턴은 고향으로 돌아왔다. 가족들 안부를 물었다. 변한 주변을 기웃거리고 관심을 갖으며 걱정도 나눴다.

그렇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작은 이야기지만 위대할 수도 있는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그러니까 이야기는 사람이 무엇이든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 잘 우는 사람은 늘 자신이 특별히 예민하고 특별히 재능이 많다고 생각하지나, 잘 우는 사람은 그냥 특별히 정신이 나간 인간일 뿐이에요. 그거 그뿐인 거죠.”

이 문구는 작가 자신에게 하는 시니컬한 농담 정도로 이해했다. 잘 울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런 세밀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인지. 나는 잘 우는 사람은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보통 울지 않고 화를 낸다.

"자신이 선과 악의 이 혼란스러운 다툼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과 어쩌면 인간은 애초에 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 잘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사람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깨닫게 되었다."

잘 우는 사람은 늘 자신이 특별히 예민하고 특별히 재능이 많다고 생각하지나, 잘 우는 사람은 그냥 특별히 정신이 나간 인간일 뿐이에요. 그거 그뿐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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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새우 : 비밀글입니다 - 제9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42
황영미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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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조국 딸 이야기에 소설이 생각났다.내 딸도 영국에 있어서 그런지 영국에서 어린 시절 공부했다는 그 딸이 짠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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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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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이렇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오직사람뿐이라고, 자원도 없고, 축적된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 나라에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오로지 ‘사람‘의 힘이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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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최재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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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름지기 자신에게 익숙한 생태계에 커다란 위협을 주는 파괴적변화를 막으려는 자기방어 본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어른들은 ‘부작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현재 자신들의 생태계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사회적 방어막을 구축한 것입니다.
2019.09.17 19:45

대륙의 신문명은 엄청난 힘으로 우리에게 진격해오고 있고 지금의 선택이 우리의 미래 운명을 결정합니다.
2019.09.17 19:47

신권력 정보 선택권을 쥔 인류의 등장 13%

아침에 신문이 배달되면 73퍼센트의 국민이 같은 시간대에 모두 같은 걸 보고 복제하는 나라, 그래서 매일같이 유사한 생각을 함께 만들던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였죠. 그래서 언론의 힘도 막강했고 사회 전체가 갖는 대중의식도 매우 견고한 사회였습니다.

2019.09.18 10:31

대한민국이 감히 위대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베이비붐세대를 거치며 아무런 인프라도 없던 국가에서 세계적인 제조국가로 성장한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2019.09.18 18:28

혁명의 두 얼굴 진화는 숙명이다.

26%

암기된 지식만으로 자기 업무를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대는이미 지났습니다.
2019.09.18 19:36

신인류의 여행 ‘가상 세계‘가 비즈니스가 되는 법

28%

나를 성공으로 이끈 모든 상식과 경험을 일단 내려놓고 이들의 문명에 눈높이를 맞춰야 합니다.
2019.09.18 19:58

호모에서 포노로 "CD가 필요한 소비자는 떠나주십시오"
35%
삼성은 제조기업으로는 이제 벤치마킹할 기업이 없을 정도로 세계 최고입니다.
2019.09.1821:08

5조 달러의 선택 트럼프가 아마존을 공격하는 이유38%애플은 제품 판매, 아마존은 유통 매출, 구글과 페이스북은 광고 수익,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거대한 수익을 창출합니다.
2019.09.18 21:24

GM의 배신 공장을 부수고 무인택시에 투자하다.

41%

세계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기업들이 주력하는 사업 분야도 우리나라에오면 모두 불법입니다.
2019.09.18 21:56

디지털 플랫폼 전쟁 문명의 전환은 모든 국가에 절대적 기회다.

42%

어느새 중국은 디지털 문명에 기반하여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중국은 디지털 문명에 기반하여 소비자에 의한,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의 나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2019.09.18 22:14

세계 문명을 리드하는 미국이나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국을 보면, 가장 큰경제 이슈는 소비자 중심 시장으로의 전환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위기관리 및 기회 창출입니다. 그러나 이들 이슈는 우리 언론 어디에도 언급 한 줄 없습니다.
2019.09.18 22:11

8천만의 롤드컵 올림픽의 8배 시장효과로 증명한 것49%이제 어른들이 눈높이를 달리해야 할 때입니다.
2019.09.1823:13

게임 문명 위험하지만 배워야 할 숙명인류에게 중독은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경험의 백지화 고객의 표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053

그게 유튜브의 매력인 거죠. 조금 어설프고 대충 만든 듯한데, 늘 신선하고새로운 내용으로 차 있는 콘텐츠가 필요합니다.
2019.09.18 23:2


.

왕홍과 광군제 중국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68

포노 사피엔스 시장은 팬덤으로 만드는 것이고 그래서 오직 고객이왕입니다. 권력의 권유로 기업의 참여와 세일을 강요하고 정부 행사를만들어 실적을 내겠다고 접근하면, 고객은 당연히 외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9.09.19 10:53

팬덤 소비 로레알, 포도 사피엔스의 ‘열광‘을 구매하다.

71%

가장 중요한 것은 팬덤을 만드는 킬러콘텐츠입니다. 1 2019.09.1911:00

킬러콘텐츠 데이터, 신이 되다.

74%

공감 능력이 킬러콘텐츠를 만드는 기본 소양입니다

저희는 공산당이에요. 정책은 협의의 대상이 아니고 당의 지령입니다.
2019.09.19 11:19

샤오미의 의도 우리가 원하는 건 그게‘ 아니다.

78%샤오미는 애플의 모든 것을 카피하겠다고 선언하고 시작한, 한편으로는 참뻔뻔한 기업입니다.

2019.09.19 15:18

신인재상 디지털 문명의 인의예지‘
81%

데이터를 보고 고객의 마음을 읽어내려면 공감 능력이 뛰어나야 하는것입니다. 물론 심리학에 관한 지식도 중요하고, 경영학에서의 마케팅세그멘테이션 능력도 중요합니다. 지리학적 특성과 인구학적 특성을파악하는 전문 지식도 중요하죠.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이 디지털 문명특성에 대한 이해도와 공감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2019.09.19 20:36

82%

대한민국은 공감 능력을 익히는 학습 장소로는 세계 최고의 무대입니다. 세계 최빈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어른들부터, 선진국에서 어린 시절을보내는 아이들까지 있는 사회니까요. 위기의 뒷면에는 항상 기회라고 쓰여있습니다. 부작용의 뒷면에는 항상 그만큼의 순작용이 존재합니다. 문제는 그걸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한쪽에 매여 있는 것입니다.

디지털 사회성 ‘좋아요‘와 ‘댓글‘에도 질서가 있다.

88%

기성세대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잘 모르겠다면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다. ‘내가 톡한 내용이 내일 아침 조간신문 헤드라인에실린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내용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이미 이 표현은외국 기업에서는 ‘모럴 해저드를 피하는 기준‘으로 교육 과정에 반영되고있습니다. 심지어는 나의 아이들이 그 내용을 보고 있다고 생각해야합니다.
2019.09.20

89%

생각이 다른 사람이 많다는 것을 상식으로 인정해야 합니다. 그것이 인류보편적 도덕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인정해야 합니다. SNS 공간에서도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태도로 대화하는 사람들은실제 사회에서도 존중받지 못하고 사람들과 건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지못합니다.
2019.09.20 06:20

DNA 교체 지금은 ‘부작용의 뒷면‘을 읽어야 할 때다.

98%

디지털 소통의 체계를 구축하고 온라인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혁신하는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내부부터 문명의 기준이 달라지는 게 더욱중요하다는 뜻입니다.

2019.09.20 06:33

EPILOGUE 달라진 문명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이 답입니다.

99%

우리는 늘 이렇게 이야기해왔습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오직사람뿐이라고, 자원도 없고, 축적된 자본도, 기술력도 없는 나라에서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은 오로지 ‘사람‘의 힘이었다는 뜻입니다.

2019.09.2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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