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eBook] [세트] [BL] 독니 (총2권/완결)
마뇽 / BLYNUE 블리뉴 / 2017년 9월
평점 :
처음엔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감옥에서 벗어날 생각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데로 몸을 맡기는 재이가 이해가 안 갔습니다. 피폐한 상황에 휘둘리면서도 아무 감정없이 폭력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소설 잘못 골랐다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재이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야기가 확 달라지더라구요.
자신은 원래 주인이 누려야 했던 것을 누리고, 그의 이름과 삶을 도둑질한 죄인이라고 생각한 채 두려움 속에서 살아 온 재이.. 나는 사실 죽었어야 했던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너무나 살고 싶었다는 재이가 안쓰러웠어요.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한 경찰이라는 직업도 '살아도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선택했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구요. 그렇게 선택한 경찰 안에서도 계속 유린당하며 살아왔던 재이가 달라지기 위해서 뱀이 되기로 합니다.
뱀의 독니는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건,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다.
뱀에게는 두 개의 독니가 있다. 도유진은 자신의 독니가 되어줄까.
관지, 이 남자는 자신의 독니가 되어줄까.
뱀이 된 재이를 위해 갑의 위치에서 벗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막강한 두 남자가 재이의 독니가 되어 사랑을 갈구하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어요. 저는 재이를 사이에 두고 관지와 유진이 벌이는 신경전이 좋아서 그대로 세 사람의 관계가 계속되길 바랐기에 나중에 등장한 지원이라는 캐릭터가 좀 못마땅 했네요. 행복을 모르던 재이가 행복해지는 건 좋았지만 재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 두 사람을 생각하니 맘이 씁쓸하더라구요. 그래도 어쨌든 모두 함께하는 방향으로 엔딩 지어져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