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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정부 (경제편) - 세계 경제를 조종하는 ㅣ 그림자 정부 시리즈
이리유카바 최 지음 / 해냄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누가 세계를 움직이는가
참 흥미로운 책이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프리메이슨이나 로스차일드에 대한 음모론적 시각은, 마치 오래된 템플기사단에 대한 이야기들처럼 끝이 없다. 그러나 프리메이슨에 대한 음모론적인 시각을 가진 책이 제시하는 증거는 어느 정도 수긍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프리메이슨의 계보, 미국의 달러와 도안, 군산복합체,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중앙은행들의 역사... 어느 것 하나도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그럴듯한 개연성을 지닌 것들이 수없이 제시되고 있다.
아무리 가쉽거리를 좋아하는 세상이라고 하지만, 이 상당히 길고 글자가 많은 책을 가판대에서 파는 3류잡지처럼 소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상당한 지적 흥미를 가진 사람들이,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이끌어가는 논리를 따라가야 끝까지 읽을수 있는 별로 재미가 없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처음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기시작하지만, 책을 읽다가 보면 그럴듯한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이 기술하는 범위는 넓다. 근대의 시작에서 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금융자본의 거의 전 과정을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다.
그만큼 긴 세월동안 거의 전세계의 금융권이 그림자에 가려진 집단에 의해 장악되어지고, 일정한 목적을 가지고 움직여오고 있었다는 시각은 논리의 비약으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진지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책의 문장들에서 논리의 비약을 발견하기는 쉽지가 않다. 결론은 엄청나지만, 그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은 차근차근히 나름의 논리를 쌓아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일 것이다. 책을 덮고 몇일이 지나면 "설마 그렇기야 할려구..."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가 수십년에 걸쳐서 계속 반복되어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는 것은...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고, 나름의 확신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 책의 내용의 사실여부는 알길이 없다. 흥미로운 브레인 스토밍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다빈치코드보다 더 흥미로운 음모론적 스토리에 대한 독서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그러나 진지한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서 현대의 거대 금융자본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다시 한번 가다듬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