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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와 나 - 세계 최악의 말썽꾸러기 개와 함께한 삶 그리고 사랑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의 좋은 친구
30년.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다. 그 긴 세월을 한마리의 개와 함께 살아간 기록을 남긴 책이다. 처음 조그만 개를 들여왔지만, 그 개는 금방 커다란 개가 되고, 온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는 존재가 된다. 조용하던 집이 어수선해지고, 그 한마리의 개로 인해 삶은 바뀌어버린다.
오죽하면 "행동과다, 주의력결핍"이란 이상한 병명까지 같다붙였겠는가. 그러나 그렇게 소란스럽게 살아가는 개도 자신을 아껴주는 주인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있다. 그 어수선한 개를 참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개에 대해서 무언가 모르는 사랑을 느끼게 된다.
예쁜짓은 하나도 하지 않고, 온통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어버리는 귀찮기만 한 존재. 그 이상한 존재에 대한 이상한 사랑. 그것이 바로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예뻐서 하는 사랑이라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 아닐수도 있다. 사랑스러운 점이 하나도 없는 개를 인정하고, 내 가족으로 받아주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어 늙고 관절염으로 절뚝거리는 늙은 개가 되어서도 개는 가족을 떠나지 않는다. 조건없이 주는 사랑에 개는 그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한 평생을 인간들과 가족을 이루며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간 개에 관한 이야기. 그 개와 가족을 이룬 사람에 대한 가슴 저린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