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성
양철민 지음 / 황금분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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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는 농민이 천하를 결정한다.

마르크스는 그토록 노동자와 농민의 결합을 원했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노동자들에 의한 혁명만이 일어났다. 중국을 공산화시킨 마오쩌뚱은 농민을 주축으로 한 군대로 중국을 공산화시켰다. 아시아적 생산양식이 가지고 온 현상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이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책이아니다. 나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동양의 거대한 땅 중국에서는 역사 이래로 끊임없이 크고 작은 농민들의 '난'이 일어났었고, 왕조의 교체를 이룬 뒤에 숨어 있던 실체적인 변혁의 주체들은 거의 항상 농민들이었다는 말을 하고 싶을 뿐이다.

'이자성' 그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었다, 그리고 역졸이었다. 그리고 결국 직업을 잃은 후 25세의 나이에 농민운동에 참여하여 그 운동을 주도하게 된다. 그의 나이 40이 되기전에 그가 이끄는 무려 100만명(당시의 중국의 인구를 생각할때 엄청난 숫자이다)의 농민군을 이끌고 당시 명나라의 수도이던 북경을 점령한다.

태평천국의 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이어져온 중국의 농민들의 '난'  이 책을 통해 그 자세한 기록을 살펴봄으로써 중국을 더 잘 이해하고, 중국인들의 마음속에 숨어져 있는 깊은 심성의 원형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의 고전에 더 익숙해진 우리들의 독서의 편식을 막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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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나라의 앨리스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6
루이스 캐럴 지음, 남기헌 옮김 / 책세상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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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함과 신기함의 사이

재미있는 이야기의 주인공 앨리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기자기한 '동화책'의 외형을 벗고, 멀쑥한 단행본 '책'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도대체 앨리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앨리스가 겪은 모험의 내용이 달라지기라도 한 것일까? 아니다. 꼭 같은 내용이다.

달라진 것은 책의 내용이 아니라 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다. 출판사가 '이상한'을 '신기한'으로 바꾸어 출판하는 것은 출판사 기획자들의 손끝이나, 번역가의 뇌에 들어있는 단어장의 어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받아들일 수요자들. 즉 우리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구조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꼭 같은 단어 'wonderful'의 미국적 혹은 영국적 의미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담을 '참 이상한 경험이군'이라고 받아들이던 사람들이 이젠 '정말 신기한 이야기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앨리스가 겪은 모험을 수식하는 의미부여를 하는 독자들의 생각이 달라진 때문이다.

이상한 이야기와 놀랍고 신비로운 이야기의 차이. 그것은 동화책에서 판타지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아이들의 책에서 꿈꾸는 성인들의 책으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회에 허용되는 범위안의 일탈에서, 자유로운 상상력을 추구하는 지적 흥미의 추가가 만들어낸 작지만 큰 변화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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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한국 외로운 한국 - 300년 동안 유럽이 본 한국
이지은 지음 / 책세상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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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리즘이란 단어가 이젠 더 이상 낮설지 않게 들린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오리엔탈리즘은  에드워드 사이드 적인 의미에서의 오리엔탈리즘을 말하는 것이다. 동양을 대하는 타자로서의 서양의 관점. 동양을 객체화하여 서양인의 입맛에 맛는 방식으로 동양을 재구성하여 인식한다는 의미로서의 오리엔탈리즘을 말하는 것이다.

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말도 이젠 익숙하다. 서양만이 동양을 타자화하고 실체와는 상관없는 형태로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스스로도 서양문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그들이 동양을 보는 관점을 받아들여 그것을 우리들의 실제 모습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한발 더 나아가면 동양인인 우리들이 다른 동양을 바라볼때도 그런 시각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동양의 나라들보다 서구 사회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문화에 대해 더 강한 친근감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별다른 의문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이 모든 현상들을 되돌아 보면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일이란 말인가!

이 책은 바로 그러한 반성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우리들에게 제시된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우리들의 모습. 오리엔탈리즘이란 개념의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아직 그 후속작업이 없는 우리들의 현실에 대한 반성. 여전히 오리엔탈리즘의 언어와 시각을 가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에 대한 아픔을 토로하는 책이다.

오리엔탈리즘에서 벋어난 진정한 한국인의 자화상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에게 분장되어 우리들의 아이덴티티처럼 사용되는 덕지덕지 붙은 화장기를 제거하고 나면 우리들에게 나타날 진정한 우리들의 진짜 얼굴 모습은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들에게 '오리엔탈리즘'이라는 단어가 낮설지 않다. 동양의 문물을 흠모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뜻이 아니라, 타자의 관점에서 동양을 재정의하고 그들의 관점에 편리하게 재구성한 의미에서의 동양이라는 뜻이다. 결국 오리엔탈리즘의 시각으로 바라본 동양은 동양의 실제의 모습과는 다른것이다. 문제는 서양을 배우기에 바빳던 우리들 마저도 그들이 만든 오리엔탈리즘을 우리의 참 모습인양 비판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동양이 아니라 한국이라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서양인들에 의해 왜곡된 한국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자랑인양 즐겨 사용하던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의미가 '타자'들에게는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수 있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이 우리를 '고요한'나라라고 정의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 일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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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판매의 미래
장종원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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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의 위기를 이야기 하는 글들이 많이 나온다. 단순히 신문사에서 늘 터져 나오기 마련인 엄살용 수식어만이 아니다. 인터넷 매체와 유비쿼터스 매체가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으면서 신문 무용론이 진지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신문사에 몸을 담고 있는 사람이 쓴 것이지만, 신문을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억지 주장을 펴는 글은 아니다. 비교적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변해가는 우리사회에서 신문의 미래는 어떤 것이 될 것인가를 조명해보는 진지한 책이다. 오늘날 신문은 확실히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매체로서의 신문의 위기가 바로 신문이 필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대안 뉴스매체들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아직도 신문매체에 더 많은 신뢰를 가지고 있다. 다른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뉴스도 신문에서 그 콘텐츠를 따오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새로운 시대에도 신문은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그 존재방법이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손으로 펴서 읽는 신문의 매력을 잊을 수는 없다. 신문이 변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바로 신문이라는 매체의 위기라고 볼 수는 없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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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철학 51강 - 케임브리지 교수들에게 듣는
허우슈선 지음, 양성희 옮김 / 황소자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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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느끼게 되는 것이지만 삶에 정말로 중요한 것들 중 대부분은 의외로 가까이 있다. 또 삶에 필요한 중요한 지혜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진리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공감할 수 있기 마련이고, 그만큼 진리는 쉽고 흔하다. 알고 보면 별다른 내용이 아닐 수도 있는 것이지만, 세상살이는 항상 그 흔한 진리를 실행하지 않기 때문에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일들이 가득하기 마련이다.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 대학을 거쳐 간 여러 교수들이 남긴 글들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학생들에게 들려준 소중한 인생철학들을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사실 특별한 내용이 가득한 책은 아니다. 읽어보면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고, “아-- 그거." 라며 금방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그렇게 쉽고 모두가 알고 있는 내용이지만, 평소에는 잘 머리에 떠오르지 않는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생각일수도 있다. 세계의 석학들이 모인 곳이라는 케임브리지에서 가르치는 교수들. 그들이 말하는 인생철학을 모은 이 책은 쉽다.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진리를 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재미있고 쉬운 문장들 속에 찬란한 삶의 지혜들이 녹아 있다. 현학적인 지혜를 기대한 사람은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음미하면서 느끼는 삶의 깊이는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 긴 여운을 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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