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도 모르면서 -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내 감정들의 이야기
설레다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7년 9월
평점 :
귀여운 노란 토끼 설토가 반겨주는 책 표지가 상당히 귀엽게 다가온다.
어떤 내용의 책일지 표지에서부터 아주 정감 있고 무언가 따스한 기운이 감도는 것을 느낀다.
이 책은 카카오페이지에서 이미 10만 독자가 공감한 화제의 에세이집이라고 한다.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장르인 에세이집을 이렇게도 예쁘고 귀엽게 만들어내다니
정말 사랑스럽기 그지 없는 것 같다. 내용이 너무 궁금하여 빨리 책을 펼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미술심리 상담가인 설레다 작가가 글과 그림을 함께 수록함으로써
모든 내용에서 글도 마음을 어루만지며 아픈 가슴을 달래주고 있다지만
그보다 예쁜 설토와 사랑스런 하트들이 등장하여
그림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11개의 예쁜 단어들과 그 단오 속의 뜻을 알아보는 재미도 예상외로 신선하다.
책속의 사전처럼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예쁜 단어와 간결하면서도 단순한 그림속에 오랜 여운이 남는
커피향처럼 오래가는 그윽함이 묻어나는 책이다.
마음을 다쳤던 우리가 또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영혼을
마치 의사처럼 치유의 손길을 보내는 듯한 따사로운 글들이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내 이야기 같아서 또 어쩌면 나의 이웃의 이야기같아서 관심있게 읽어보게 된다.
그리고 한참을 가만히 다시 책속의 글들만 바라보게 된다.
또 다시 글들 아래에 있는 작은 단어를 따라 읽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설토의 표정과 이미지를 또렷하게 응시하며
방금 읽은 글을 회상하며 감상의 시간을 갖게 된다.
이렇게 이 책은 짧은 글들로 읽기에 크게 부담이 없는 에세이집이다.
그러나 일반 책들보다 읽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책 속의 그림도 감상해야 하고 또 글도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리고 글 아래 작은 단어들을 다시 한번 따라 읽게 되고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모두 정리하며 글과 그림과 단어를 하나로 묶어서
머릿속에서 연상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다 보니 자연스레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방법이 아니라 내가 이 책을 읽는 방법이다.
너무 마음에 드는 구절도 많이 담겨있어서 더욱 좋은 책이다.
느낌이 살아있는 책이라고 해야겠다. 설레다 작가의 글과 그림의 매력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좋은 도서는 두고두고 읽기도 하고 잠자리에서까지 읽게 되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러한 것 같다. 일상속의 복잡함을 잠시 내려두고
머리도 식힐겸 감성이 메말라가는 요즘 다시 촉촉한 감성을 불러오는
그런 내용들이 가득해서 너무 반갑고 또 계속해서 읽고 싶어지는 책이었다.
올 가을 내가 만난 가장 따스한 에세이집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