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시즌2 : 15 미생 (리커버 에디션) 15
윤태호 지음 / 더오리진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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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개인적으로 미생의 팬이다. 처음 미생을 접한 것은 드라마다. 만화는 그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 따로 사서 읽었다. 그렇다고 내가 상사에 근무해 본 것은 아니다. 심지어 그와 정반대인 매우 지루할 수 있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럼에도 뭐랄까. 각각의 사업아이템이 고난과 역경과 뒷이야기를 이겨내고 성공할 때, 전우애와 다름없이 끈적한 직장동료와의 애정이 이윤과 직장 내 정치질을 뛰어넘어 눈물로 승화될 때의 감동. 이것이 여전히 나를 넷플릭스의 노예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드라마 미생 각 에피소드를 돌려본 것만 치면 열댓 번, 정주행은 대여섯 번 정도 마친 지금에 와서야 시즌2가 책으로 발행된 것을 알게 되었다. 서두에 팬이라는 말은 지울까.

여전히 살아 있지 못한 자

결국 정규직이 되지 못한 장그래. 정의롭게 퇴사당한 오 과장. 외로움에 사무친 김대리. 이들은 온길 인터내셔널이라는 작은 중소기업의 일원이 되어 다시 뭉친다.

처음 오 과장에게 중국 철강 무역 사업 건을 제안한 김동수 전무와 김부련 사장 셋이 자본을 모아 회사를 차렸지만, 중소기업의 경영은 빠듯하기만 하다. 그러던 중 중국발 철강 이슈로 수출입 길이 막힐 위기에 처한다.

한편 사사건건 김부련 사장과 부딪히던 김동수 전무는 주된 거래처인 동일특수강을 자신의 꽌시 업체인 홍시와의 관계 때문에 다른 거래처에 빼돌린다. 이를 알게 된 김부련 사장과 오 과장은 미련 없이 김동수 전무를 쳐낸다. 하지만 중국통인 김전무의 부재로 철강 쪽 정보가 너무 부족해졌고, 이에 장그래는 아직 원 인터에 있는 장배기에게 도움의 손길을 청하지만 장백기는 나름 난처한 상황이다.

안영이는 결국은 대리로 승진했지만, 중국발 철강 이슈가 너무 강했다. 게다가 줄 서기에 실패한 철강팀 부장. 결국 철강팀은 해체의 순을 밟고, 내심 외인부대로 여겼던 영업 3팀으로 가게 된 것. 장백기는 성실한 자신의 노력과 선행의 결과가 이렇게 돌아온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낀다.

김대리의 외로움과 함께 부서원의 공백으로 힘들어하던 천과장은, 장백기 등 에이스 동료들이 반갑기만 하다. 하지만 다른 길을 보고 있는 천과장. 회사 내 회사인 CIC를 추진한다.

결국 계약이 종료된 거래처 소개를 위해 온길 인터를 찾은 영업 3팀. (구) 철강팀이 넘겨준 거래처들은 과연 온길 인터의 앞날에 동아줄이 되어줄 것인가. 그리고 여전히 CIC를 망설이는 장백기와 이를 설득하겠다는 천과장의 영업 3팀의 미래는 어찌 될 것인가.

끝에는 완생이 있을 것인가

직장 판타지라는 장르가 어떤 즐거움을 주는지는 모르겠다. 마법과 용이 난무하는 판타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존재 자체도 의심스러운 새로운 세상을 보는 즐거움을 준다. 공포는 그 해소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로맨스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의 모습을 준다. 그러면 직장판타지가 주는 즐거움은 무엇일까.

내가 미생을 보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회사의 모습과 함께 내가 모르는, 이 세계가 굴러가는 흑백 배경 같은 모습과 그 배경 속에서 유일하게 컬러풀한 색감과 역동감으로 움직이는 우리네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는 것이다.

나 역시도 그러한 거대한 톱니바퀴 안에서, 하나의 톱니 아니면 그 톱니 사이에 작은 기름칠 정도의 미미한 역할이라도 결국엔 이 세계가 굴러가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조금 상투적일지라도, 언제나 진심의 힘은 통하고, 노력의 결과는 성공이며, 정의의 종국에는 승리가 올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생을 그리도 다시 돌려보는지 모르겠다.

미생 2가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라는 루머만 얼핏 들었었다. 이렇게 책으로 나온 지 몰랐었기에 시즌2를 볼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서평의 기회가 왔기에 또 어쩔 수 없이 앞의 책들을 모두 사서 읽어버렸다. 읽는 내내 즐거웠지만, 조금 슬픈 것은 차라리 이번 기회가 없었더라면 종결까지 나온 뒤에 한 번에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사실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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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노무 잘하는 담당자의 비밀파일
김우탁 지음 / 나비소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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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고용하면서 따라오는 행정적인 의무절차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네이버 검색을 해보거나 경험자에게 문의를 해도 어디를 근거로 하고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나와 있는 정보가 없어 어려웠던 와중에 보인 책이 바로 <인사노무 잘하는 담당자의 비밀파일>이다. 인사담당자는 아니지만 내용을 보면 인사노무와 4대보험 개념을 전부 다루고 있는 내용인데다가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선택했다.

<인사노무 잘하는 담당자의 비밀파일>은 사람을 고용하는 데 있어 필요한 기초 지식과 행정 실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근로계약서 작성부터 노동법상 임금 실무 그리고 근로시간과 휴게와 휴일, 4대보험, 노동조합과 노사협의회, 근로형태의 다양화에 따른 유형 분석 등 총 140개 주제 11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보다 쉽게 찾아 답변을 받을 수 있고, 숫자와 도표들을 활용해 임금 계산하는 방법 등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질문으로 시작하여 근로기준법 등 근거를 제시하면서 법을 해설하고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의 과정이 담겨있어, 궁금한 것을 빠르게 찾고 똑똑하게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다.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지식은 물론, 개념 정리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해하기 어렵고 알고 싶었던 4대보험에 대해 면밀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였고, 시대에 흐름에 따라 바뀌는 다양한 근로형태에 따른 기본기를 다질 수 있다. 근로계약서 작성 시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라던가, 휴게시간과 휴가 등에 관한 부분도 두루두루 다루고 있어 인사담당자라면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거라 생각된다.

직장인과 사업주라면 노동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노동법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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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서점 - 잠 못 이루는 밤 되시길 바랍니다
소서림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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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의 서재 종합베스트 1위. 오디오북으로 인기를 끌었던 환상서점이 책으로 출간되었다.

오디오북은 이용해 본 적은 없지만 베스트셀러 1위라는 홍보 글을 보고 짚어든 책이다. 안 그래도 책을 좋아해서 서점이란 공간도 참 좋아하는데 환상 서점이라는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환상서점은 주인공 스물아홉 연서와 환상서점 주인인 서주를 중심으로 소설은 전개된다. 연서는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동화 작가로 전향하지만 상처만 받고 마음대로 일이 풀리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뒷산을 올랐지만 어두운 산길에 그만 길을 잃고 수상한 남자를 만난다. 남자는 알고 보니 절벽 아래 위치한 환상서점 주인이었고 연서가 서점에서 잠시 쉬어가는 동안 서주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듣는다. 서점에서 주는 기묘함에 강한 이끌림을 느낀 연서는 서점을 자주 방문하면서 점점 서주와 가까워지고 알고 보니 연서와 서주는 오래전부터 인연이 있었던 사이인 것을 알게 되는 줄거리의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제목에 걸맞게 책을 읽다 보면 환상적인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책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알아가는 연서와 서주의 사랑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중간에 소설 속에 민속 이야기 '구색록, 옥토, 불가록, 소화담'이 등장하는데 동양풍의 이야기가 소설의 매력을 더 해 주었다. 빌런도 없고 잔잔해서 늦은 밤에 읽기 좋은데 묘사된 환상서점을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그곳에서 누군가를 기다려온 서주의 모습에 감정이입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서점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만큼 아늑하고 조용하며 달달하고 다정한 쉼이 필요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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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서의 오페라 - 오페라 100선, 감상법 및 음반 소개, 개정판
이종순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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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취미로서의 오페라>는 오페라 100선 감상법을 비롯한 주요 오페라 작품을 소개하는 책이다. 오페라가 100편이나 담겨있기 때문에 오페라 총서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이 책의 저자는 오페라와 관련 있는 직업 종사자가 아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법무법인 율촌과 태일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저자에게 오페라란 책 제목처럼 취미로서의 오페라인 것이다.

오페라 100선을 담은 책인 만큼 분량이 많고, 나비부인, 토스카, 마농 레스코, 나부코, 서부의 아가씨, 에르나니 등의 오페라가 등장한다. 아마 100선이나 되는 오페라를 하나씩 듣다 보면 살면서 들어봤을 선율이 있을 수 있다. 필자 역시 오페라를 취미로서 해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을 계기로 오페라가 조금 더 친숙하고 얕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총서이다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는 아는 부분부터 찾아 취미로서 오페라를 접할 때 조금씩 읽어보길 권한다. 그림이나 사진이 없이 글이 빽빽한 책이다. 저자는 분량이 좀 더 많더라도 이 책 한 권으로도 많은 오페라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100선 오페라를 감상하는 느낌보다는 100가지 에피소드를 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감상할 때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감상해야 하는지,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취미로서의 오페라 책 치고는 교과서적인 내용이 많아 어렵게 느껴졌던 터라, 아무리 취미라고 해도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이 있는 사람이 읽기에 적합한 난이도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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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슬퍼할 것 - 그만 잊으라는 말 대신 꼭 듣고 싶은 한마디
하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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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 책을 마무리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고 한다. 책이란 누군가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이렇게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힘이 있는 도구라는 것을 다시금 소름 끼치게 느꼈다. 특히나 이 책은 아픔과 진심이 담긴 책이라 소중히 읽었다.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읽어서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 캐릭터가 귀엽다는 생각만 하며 첫 번째 장까지 읽었는데 알고 보니 이 책의 저자는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나보내고 그리워하며 우울한 나날을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였다. 그림 에세이라서 가볍게 읽기 좋아 공공장소에서 읽었는데 엄마가 돌아가신 두 번째 장부터 끝까지 눈물 콧물이 멈추지 않아 당황스러웠다. 아마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슬퍼할만한 내용인 만큼 부끄럽지 않게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장소에서 읽기를 권한다.

엄마가 만들어준 토끼풀 반지, 먼지 쌓인 엄마 차에 똥차라고 낙서했던 일, 마트에 진열된 오이를 보면서 오이 팩을 자주 했던 엄마를 떠올리는 일 등 엄마가 살아있었을 때 함께한 추억들을 하나씩 곱씹은 내용들이 앞서 다루고 있는데, 마냥 행복한 시절이 예고 없는 엄마의 부재로 인해 저자 홀로 마주한 현실이 대비되면서 너무나 슬프게 느껴졌다.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장례식에 찾아와 각자의 마음으로 위로를 전하는 모습들을 담은 부분이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어렵게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저자가 어떻게 느꼈는지, 위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땐 그냥 애써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힘들어 우울할 때 심리 상담사를 찾아간 저자가 대견했다. 우리나라는 심리상담 잘 받지 않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좋게 보였고, 저자가 경험한 심리상담사들의 조언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슬픈 일이 있을 땐 책 표제처럼 충분히 슬퍼하라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내 감정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편지를 쓰고 마음에 응어리가 없어질 때까지 매일 읽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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