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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피 ㅣ 걷는사람 시인선 70
이주송 지음 / 걷는사람 / 2022년 10월
평점 :
요즘 우리나라 트렌디한 시와는 다르게 시 치고는 조금 긴 시에 속한다. 저자가 202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한 이력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주제는 농촌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이 많았다. 시집이고 페이지 수도 얼마 되지 않아 받자마자 바로, 금방 읽었다. 4부 57개의 시 중에서 책 제목이기도 한 '식물성 피'가 가장 인상 깊었고, 그 외에도 '별의 기원', '짧은, 숲 한 권', '종이를 차지하려고', '웅크린 집' 시가 좋았다.
햇빛과 바람, 풀벌레를 포함한 동물과 식물들이 자주 언급돼서 여름의 농촌에 쉬다 온 기분이 들었다. 자연은 그대로 봐도 경이롭지만 이렇게 시인의 시각에서 보니 또 다른 매력과 발견으로 다가왔다. 서정적이면서도 생명력을 품은 시는 글에 리듬감이 살아있고, 익숙한 것들을 분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문체가 모자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소양이 부족하지도 않으며, 작가의 삶에 대한 회한과 희로애락이 녹아들어 시를 읽을 때, 그 정겨움이 오고, 농촌의 풍경과 식물들의 모습들이 마음에 평안을 준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한창인 요즘에, 지나간 여름을 떠올리면 차 한 잔에 읽기 좋은 시집이다. 시를 좋아하고, 특히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식물성 피>를 추천하고 싶다. 걷는사람 시인선 70이라고 하니, 다른 시리즈가 궁금하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