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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 투쟁 - 청년, 그들의 연대에 홀로 맞서다
정태현 지음 / 열아홉 / 2022년 9월
평점 :
절판
"권리를 빼앗으려 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매우 힘들고 매우 귀찮게, 그리고 스스로를 보잘것없는 인간으로 느끼게 만들어 권리를 포기하게 만든다"
이 책은 '오마이뉴스 표절 사건' 거대 언론 권력에 홀로 맞선 140일간의 투쟁 기록이라고 한다. 오마이뉴스 표절 사건이 뭔지도 모르지만 왠지 이 책을 통해 이 사건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고 느껴 집어 든 책이다. 전부터 518민주화 항쟁이나 정의에 맞선 청년들의 작지만 큰 외침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터라 흥미로웠다.
정태현 저자는 1984년생으로 직장 생활 중 더 많은 사람을 만나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퇴사했다. 509일간 세계여행을 떠났고 '여행은 결국, 누군가의 하루'라는 책을 냈다.
'오마이뉴스 표절 사건'부터 알아보자면, 무명의 젊은 작가(저자 정태현)의 글을 언론사 '오마이뉴스'에서 표절했고, 이를 인지한 저자가 회사 앞에서 140일간 1인 시위를 한 여정을 담은 내용이다.
누군가에겐 고통인 여정인데, 미안하지만 글이 왜 이렇게 잘 읽히는지 심지어 중간중간에 시위하고 있는 저자에게 길을 묻는 중국인 관광객이 줄 서는 부분에는 웃음이 나기까지 했다.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을 종종 본 적이 있다. 나는 저럴 일이 없어. 저 사람은 모든 것을 제쳐두고 힘들게 나와있나. 무심히 지나갔었다. 아니 조금 떨어져서 지나갔다. 그냥 그 사람이 특별한 케이스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래의 문장을 읽고 나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누구라도 평소에 잘 일어나지 않는 이상한 일을 겪고서도 계속 그곳에 머물고 싶어 하지 않는다. 혹시 세상의 불합리성이 빠져나가는 배수구가 있는 곳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49P
뜨끔했고, 1인 시위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기회였다. 내가 저자와 같은 일을 겪었다면 메일로 오는 사과문을 받고 끝냈을 것인데, 누군가에겐 조금은 과하다 싶은 사과 요구가 저자에게는 그만큼 소중한 것이고 가치가가 있는 것이라 여기고 있기에 세상이 정의롭게 변해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끝으로 가면 갈수록 D 검색포털에 저자의 이름 노출과 관련하여 K사를 찾아 법무팀장과 이야기한 것과 오마이뉴스를 학생으로 자신을 선생으로 비유한 부분은 과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통해 1인 시위하는 사람의 시점에서 일어나는 하루하루를 겪어볼 수 있어 신기했고, 정식 기자가 아닌 시민기자의 글을 뉴스로 생성하기도 한다는 사실, 진정한 사과란 어떤 것인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시위를 하는지, 관련 규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업이나 정부에 맞서 개인의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