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모차르트 개런티는 얼마일까?
야마네 고로 지음, 정은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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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영역을 잘 모르는 나에게도 익숙한 이름,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돈으로 환산해서 설명한 교양 책이다. 모차르트가 가장 유명해서인지 제목엔 모차르트가 등장하지만 책 속에는 모차르트를 비롯한 유명한 클래식 음악 작곡가들이 등장한다. 바흐, 슈베르트, 리스트, 쇼팽, 브람스, 살리에리, 베토벤, 스트라빈스키 까지! 알만한 작곡가들은 물론 조금은 생소한 작곡가들 41명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모두 세계 음악사에 짙은 발자국을 남긴 작곡가들로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어던 방법으로 얻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이라는 것은 대놓고 보면 속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이다. 세계적인 족적을 남긴 작곡가들의 수입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니 무척 흥미로운 주제이다. 이미 오래전 역사 속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떻게 수익을 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보니 장난스러운 웃음을 내며 읽었다. 책 편집이 무척 눈이 즐겁게 되어있는 게 또 하나의 특징이다. 유쾌함이 묻어난 작곡가들의 캐리커처가 눈에 띄고, 잘 정리된 표와 그림들이 이해하기 편안하게 해주었다. 그 외에도 인상적이었던 건 작곡가 관계도와 간이 연표였고, 저자 나름대로 기준을 정해 평가한 '작곡가 평가 기준'까지 A, B, C, S 등급으로 매겨 놓은 부분이 신선했다. 비즈니스 관점으로 살펴본 서양 작곡가들의 연대기는 색다른 시선으로 흥미로웠고 색다름을 선사했다. <잘나가는 모차르트 개런티는 얼마일까?>는 진지하고 무겁게 느껴지던 클래식이 마법같이 흥미롭게 변해버리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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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현상청 사건일지 안전가옥 오리지널 18
이산화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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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듯 독특한 세계를 설정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아예 이 세상이 아닌 듯하면서도 현실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행정기구에 이름을 바꾸고 왠지 현실적인 업무를 하는 듯한 전개가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하다. 어렸을 적 해봤을 법한 엉뚱한 상상을 이 책에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기이현상청 사건 일지의 줄거리는 서울특별시에 정부청사에 위치한 공조직 '기이현상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로, 기이현상청은 초현실적인 존재들을 대상으로 관리하고 이 존재들과 균형을 이루며 살기 위해 부단히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내용을 담았다.

등장하는 기이현상에는 귀신, 정령, 괴현상, 흡혈괴물, 영적인 존재, 에너지 생명체 뭐 그런 기이한 종류들이다. 처음부터 읽을 때 어느 정도 현실감을 상실한 체 재미로 읽어야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을 장르다. 기이한 존재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데 있어 생기는 문제점들을 다루는 내용이라 정말 기이한 존재들과 공생한다면 우리는 어떤 사회 모습을 보일지 상상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다루는 기이한 존재들이 다양해서, 그동안 봐왔던 기이한 존재들을 다룬 영화들이 오버랩되기도 했다.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볍지도 않은 분위기로 독자의 상상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류를 좋아하고 또 상상하는 것을 즐겨 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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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이 정도의 어른 - 누구나 한 뼘 부족하게 자란다
남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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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생활하다 잠시 휴식기를 가진 저자의 인생에 대한 사색을 담은 산문집이다. 후회도 있고, 반성도 있고, 40여생을 살면서 깨달았던 지혜는 물론 사회생활 속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가 담겼다. 예를 들어, 상사와 다투고 난 뒤의 카톡이라던가, 남의 말 잘라먹는 횟수를 세어본다던가, 뒷담화 카톡을 2년 동안 안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돈이 얼마큼 있어야 행복한 건지, 제3자의 시선에서 '나'는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는지, 나의 아이에게 보내는 말 등이 있다.

ENTJ로 길러진 INFJ남성이라는 부재를 달고 '진짜 나'로 살지 못한 이유를 다룬 내용은 몹시 공감되었다. 남들에게 비치고 싶은 모습으로 가면을 쓰고 진짜 나조차도 알아보지 못한 나는 어떤 사람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언젠가 유퀴즈라는 방송에 출연한 김영하작가는 MBTI를 나를 잘 아는 친한 사람이 나를 두고 검사를 해 보면 굉장히 색다르다고 했던 장면이 떠오르면서, 어쩌면 그게 정말 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기자인 저자와 나는 다른 직군에 속하지만 단순히 직장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을 뿐인데도 거의 대부분의 사색이 공감 갔고 나도 똑같은 고민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제대로 답을 내리지 못했던 생각들은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 다시금 정리하는 과정이 의미 있고 가치 있었다. 마지막 부분엔 아이에 대한 내용이 담겼는데 그 부분은 공감되지 않아 잘 안 읽혔다.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충분히 의미 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뜬금없지만, SNS는 과장된 좋은 모습만이 노출되는데 비해 책은 깊은 내면까지 솔직하게 담아낸다는 게 정말 책이란 도구가 위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 덕분에 글도 잘 읽혀 좋았고, 종종 고민했지만 답을 내리지 못한 작지만 현실적인 질문들을 정리해 주는 부분이 많아 도움 되었다. 또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 흥미롭고 좋은 시간이었기에 직장인 친구에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며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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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산책 내가 좋아하는 것들 7
이정하 지음 / 스토리닷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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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산책을 좋아한다. 오랫동안 걷는 건 힘들지만 짧게 자주 나가서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는 걸 좋아한다. 저자는 산책을 하며 느낀 몸과 마음 그리고 일상 산책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고 한다. 산책은 사실 어렵지 않고 특별한 일이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고 저자의 산책이 곧 나의 산책처럼 느껴지는 문장이 더러 담겨있었다. 아무래도 산책을 주제로 한 책이다 보니, 저자는 산책하면서 했었던 생각들이나 일상을 많이 담았다. 살아가는 환경은 다르지만 생각하는 것은 아무개인 나나 저자나 비슷하다 것을 느꼈다.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소소한 행복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색을 발현하는 작은 꽃들, 소복이 쌓은 눈을 밟을 때의 산뜻한 느낌, 그래도 자연 속에 머물고 있는구나 싶은 생각에 들게 만들어주는 새 지저귀는 소리 따위를 느끼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저자 또한 행복은 마치 산책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책은 12월부터 11월까지 월별로 분류되어 있고, 독자들이 평소 산책하면 떠오르는 일들보다는 조금 더 범위가 넓은 일상까지 다루고 있다. 저자 개인의 사색이 짙게 묻은 글에서는 계절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인데, 월별로 나열되어 있어서 그런지 같은 길을 거닐었던 나의 산책의 시간들이 오버랩되면서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도 많이 들었다. 좋아하는 게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낯설면서도 친근하다. 이 책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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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A 살인사건
이누즈카 리히토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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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정의란 무엇인가. 여러 소설이나 영화에서 언급되는 딜레마 중의 하나. 우리가 흔히 만화나 영화에서 환호하는 영웅들은 법적 절차를 밟지 않고 정의를 구현한다. 악을 응징한다. 그런 행위에 대해 우리는 의심을 품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악인이며 악이 처벌받는 것은 너무 당연하기에.

하지만 과연 절차가 없는 정의 역시 정의라고 할 수 있는가. 의아한 것은, 그렇게 법적 절차를 없는 것처럼 무시하고 정의를 집행하는 영웅들이, 조금의 편법(?)과 정도의 갈림길에서는 늘 과도하게 고뇌한다는 것이다. 물론, 권선징악은 구현되어야 하므로 가상의 세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편법을 따르지 않으므로 완벽한 정의가 구현된다. 하지만, 현실에서 역시 그럴까?

과거의 사건, 현재의 추적

20년 전, 9살 소녀를 유인해 두 눈을 적출하여 집으로 보내고 이를 영상으로까지 남긴 14세 소년. 사회적으로 크나큰 이슈가 되었지만 촉법소년이었기에 교정치료만 받은 체 새로운 신분으로 살아간다.

그러던 중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었던 영상이 다크 웹에 매물로 등장하면서 경시청에서는 유출한 것이 경찰 내부일 것으로 판단하고 감찰계의 시라이시가 수사를 시작한다.

콜센터에서 채권추심 업무를 하던 에리코는 고객에게 협박을 받고는 실체를 확인하러 갔다가 고객이 부정을 저지르는 것을 목격한다. 평소 '자경단'이라 불리는 인터넷 단체를 즐겨봤기에, 익명으로 이를 제보하고, 사이트 운영자인 야요이와 유투버인 료마를 만나게 된다. 때마침 불거진 소년 A 사건에 분개한 이들은 결국 감춰졌던 소년 A의 신상을 파악하고 직접 찾아가 과연 '갱생'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하지만 실제 소년 A에게는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기에 이른다. 그 과정에서 에리코는 협박을 받게 되고, 그때의 사건처럼 야요이의 적출된 두 눈이 배송된다.

한편, 영상 유출을 추적하던 시라이시는 당시 사건 담당이었던 미마에게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추적하다가 피해자 유족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면서 전혀 뜻밖의 결론에 다다른다.

정의는 누구의 편도 아니다.

꽤나 트렌디한 소설이다. '사회파 미스터리'이니 만큼 사회적 문제를 배경에 두고 있다 보니 트렌디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도 과하게 트렌디하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촉법소년 문제. 법 개정까지 공론화될 정도로 큰 이슈다. 거기에 '사이버 렉카'라 불리는 인터넷 자경단들. 물론 실질은 그저 자본주의가 낳은 기형적 산물이지만, 이 역시도 소설에 깊이 녹아있다.

하지만 그저 트렌디한 사회적 이슈만을 다룬 소설은 아니다. 병행되는 이야기를 접목시키면서 독자를 작가가 의도한 방향으로 잘 몰아넣었다. 중반부까지도 내가 예상한 반전은 몇 가지나 되었지만, 그마저도 마지막 장을 덮을 때는 내가 속았음을 깔끔하게 인정할 정도로 구성이 탁월했다. 물론 후반부에 이르기까지 과도하게 범인에 대한 힌트를 숨긴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이 정도 트릭마저도 허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작가가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유족의 고통과 분노에 따른 복수. 사회 정의를 직접 구현하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결국, 그런 자경단에 활동에 대한 그 어떤 폐해도 집어넣지 않은 부분은 조금 아쉽다. 나마저도 통쾌하게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정의는 그 누구의 편도 들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겠는가. 기울어진 저울은 결국 정의로울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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