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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 - 조져진 세대의 두 번째 페르소나
이용규 지음 / 좁쌀한알 / 2022년 2월
평점 :
기성세대가 만든 'MZ세대'의 반대편
찐 'MZ세대'가 전하는 삶의 현장과 생각들
조져진 세대의 두 번째 페르소나?, 뚝배기를 닦아 뿌링클을 사다?
병맛 느낌이 나는 제목이 나는 무척 유쾌하게 다가와 관심이 간 책이다. 표지 뒤로는 1996년생인 'MZ세대'의 청년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 들어있는데, 특정 세대를 이야기하는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저자는 한 세대의 반대편에 대한 르포르타주, 저자가 정의한 대로 하면 '조져진 Z세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조져진 Z세대가 직면한 환경과 구조를 오로지 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칼럼이 1부이고, 20대 중반 하층계급 남성이 바라본 우리 세대, 그리고 이 시대의 모습을 담은 르포르타주가 2부로 구성되었다.
저자가 서두에서 말한 말이 유독 인상 깊었는데, '당사자인 MZ 세대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MZ 세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들은 기이할 정도로 유쾌하고 긍정적인 이미지에만 주목'해 마케팅이나 사회 흐름을 싸잡아 이야기한다는 부분이다. MZ 세대들의 특징을 분석해 이야기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런 이슈가 필요한 수요자에 의해 만들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충격적이었다. 생각해 보니 개개인들의 특징과 성향이 모두 다른데 'MZ 세대들은 이렇고 저렇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관계를 시작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굉장히 솔직하고 유연한 필치가 인상적인데, '책에 내용이 공감되지 않고 읽기에 불편할 수도 있는데 어쩌겠는가?'라며 대응하는 당돌함이 나는 좋았다. 술술 풀리지만은 않은 누군가의 인생이고 일상 이야기가 왜 웃긴지 모르겠지만 피식피식 웃으면서 읽었다. 저자가 코미디 작가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던데 그 영향이 아닌가 싶다.
난 MZ 세대이지만 저자보다는 조금 빨리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고 심지어 행복한 상황이라, 저자의 이야기가 공감도 갔지만 결국엔 한발자국 떨어진 '남의 일'이었다. 그래서 MZ 세대의 고민과 현실을 마주하고 삶의 철학의 면모도 느낄 세 없이 그저 유희로 읽은 게 크다.(약간 장기하 노래 느낌?) 다만, 기성세대가 마케팅에 이용하게 위해 만든 MZ 세대의 특징들보다는 실제 MZ 세대가 마주한 삶의 생생한 현장과 생각들을 접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MZ 세대에 대해 이해하고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던 점은 무척 귀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제도 좋고, 책 구성도 좋고 편집도 좋았다. 글도 잘 읽히고 저자의 의견도 좋았다. 호불호가 약간 갈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MZ세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