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와 그의 아내 - 딸의 시선으로 되새겨보는 부모님의 말과 생각들
이경혜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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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의미 있는 책을 읽었다.

영화를 보건 노래를 듣던 예능을 보던 책을 읽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취약한 주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취약한 감정을 저격하고 질릴 정도로 많은 콘텐츠들이 생성되었지만 매번 감정이입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가족'에 대한 내용이다. 딸의 시선으로 되새겨보는 부모님의 말과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인데,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부모님의 직업은 목수이고 또 그의 아내의 이야기이다.

책에서는 아버지의 아버지인 할아버지, 할머니부터 부모님의 어린 시절 환경과 목수와 농부를 겸임했던 아버지의 이야기 그리고 아내가 되기 전 엄마의 어린 시절, 목수인 아버지의 아내가 된 이야기, 울산이라는 지역에 터를 잡고 생계를 꾸리고 아이들을 키워내던 에피소드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나이가 들어 아이들과 나는 대화 등 한 가족의 일대기가 모두 담겼다. 종종 부모님의 사진도 삽입돼있고, 대화를 복원한 내용들도 많아서 가독성이 좋았다.

어쩌면 무척 사적인 책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한 가족의 이야기이지만 또 그 속에 담긴 가족 간의 애정과 사랑은 여느 가족들과 다름없이 느껴지기도 했다. 자녀가 부모의 인생을 담은 책을 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저자가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져 좋았는데, 나도 이런 책을 한 권쯤 가지고 있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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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점은 100점이 아니다 - 마지막 1점을 완성하는 입학사정관의 치열한 24시간
류나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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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아닌 작은 디테일이 성공을 판가름 하듯 99점과 100점 모두 높은 점수이지만 99점과 100점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에 동감한다. 이 책은 그 마지막 1점을 완성하는 입학사정관의 치열한 24시간을 보여주는 현장 이야기이다.

저자는 경력개발 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진로, 취업 상담을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입학담당관이 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만난 다양한 고민들과 마주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학부모들에게 입학사정관으로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바로 이 책에 담았다.

책에서는 기본적인 표준 대입전형 체계는 물론,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자기소개서 작성 유의사항, 면접 노하우, 대입 제도의 현실과 문제, 입시와 관련된 최근 변경된 사항과 이슈, 특별전형, 자기주도학습 등에 대해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입시학사정관 실무를 담당하던 사람으로서, 저자만이 볼 수 있는 대학입시의 비밀을 모두 풀어 냈다는 것이 다른 책과 이 책이 다른 특징이다고 볼 수 있는데,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그 의미를 해석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게 유도해 주기도 한다.

특히, 현재 입시제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 맥락을 파악하는데 유용했다. 대학입시는 복잡하고 어렵다고들 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입학 사정관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교육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어 여러모로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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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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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이 책을 펴면서 처음 기대한 것은, 다른 것보다 자연에 유희하는 사유의 숲을 거니는 느낌이었다. 일단 작가 소개에도 들어가 있지만 도시나 사회에서 조금 떨어져 윌든이라는 시골마을에 거의 자가격리 수준으로 살았던 작가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남긴 매일의 기록. 그 기록의 근간은 결국 자연일 수밖에 없을 테니까.

하지만 인터넷에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일기는 일기장에 쓰시지!'라는 말이 계속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저 유명한 'Q&A'라던지, '매일 명언 한 마디'같은 구성은 개인적으로 전혀 흥미롭지도 않거니와 매력도 없고, 지루하기만 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런 류의 책을 내 기대와 다르다고 해서 혹평하기에는 작가의 시적인 태도와 사유의 모습은 현시대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매일 함께 숨 쉬는 자연

위에 언급했듯이 작가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 윌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는 2년 여 동안 간소한 생활을 살았다. 게다가 때는 19세기 초. 청교도들이 미국에서 새로운 역사를 일으켜 세울 때였다. 산업화의 시작이 거세게 불어닥쳐 자연이 어느덧 사람들에게 사는 터전이 아니라 앞길을 막는 장애물이 되었던 시기.

그런 시기에 벌써 자연 속에 살며 자연과 호흡하고 자연만을 바라보며 매일의 기록을 남긴 작가의 삶은, 얼핏 미련하고 동떨어져 보이지만 미련할 정도로 우직하고 멀리 떨어져 있는 만큼 환상적으로 보였다.

게다가 단순히 자연에 대한 관찰에만 국한하지 않고, 본인 내면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혹은 우주와 인간 내면의 본질적인 욕망, 추악함, 외로움, 사랑과 연대에 대한 사유의 모습까지 드러냄으로써 자연과 같은 넓이와 깊이를 지닌 시인의 면모를 여과 없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일기는 일기장에 쓰라는 말

이미 공개된 시점에서 일기는 일기가 아니다. 게다가 작가가 쓴 일기는 그 자체로도 이미 작품성을 지닌다. 소로의 일기는 더욱 그렇다. 단순히 하루의 있었던 일들에 대한 단편적인 기록이 아닌, 매일매일 떠오로는 자연과 삶, 인간과 사회에 대한 사유들을 빠짐없이 기록한 사유의 총체적 기록이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매일 기록한' 일기와 같기에, 어떤 줄거리나 일관된 모습은 없다. 매 사유의 의미 역시 통일되었다는 느낌은 없다. 어떤 글들은 신성에 대한 찬양을, 혹은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직업에 대한 충고를, 가끔은 그저 계절의 변화에 대한 감탄을, 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어떤 기별도 없이 갑자기 늘어놓는다. 애초 매일의 기록이 그저 날짜의 흐름에만 따른 것이 아니라, 갑자기 몇 년 전 같은 날의 기록으로 넘어가버리거나, 다른 책의 구절을 인용하거나, 아니면 미상의 날의 기록을 가져오는 바람에 더욱 그런 느낌은 짙어진다.

즉, 애당초 나처럼 책 한 권에는 통일된 무엇인가가 있어야만 하고, 첫 장을 펴고 나서 맨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까지 이어지는 호흡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책이라는 것.

하지만 역시, 책 제목 자체가 이미 독자에게 예시하고 있듯이 매일 같은 날의 한 페이지만을 명상하듯 읽어 나간다면 생각보다는 꽤 큰 영감을 받을 수 있을 확률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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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 안전가옥 FIC-PICK 1
윤이나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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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드 오브 퓨처는 한 마디로 말하기 어렵지만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이면서 로맨스이다. 5명의 작가가 참여한 5개의 소설집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현재 그리고 미래에서도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은 고유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와 현재를 알고 있는 지금, 기술이 발달한 환경의 미래의 우리 사랑은 어떤 모습을 띄고 있을지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었다. 사실,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가족이나 직장 사람들 말고는 따로 약속을 잡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줄었다. 나는 이 믿기지 않는 상황을 겪으면서 어렴풋이 우리 미래의 모습 또한 이와 닮아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 적이 있다. 내가 상상한 건, 코로나 전염병 때문이 아닌 기술의 발달로 인해 '만남'자체가 불필요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거다. 과연, 이번에 읽은 <무드 오브 퓨처>에서도 내가 상상했던 미래의 모습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 이야기 '아날로그 로맨스'에서는 먼 미래를 배경으로, 외국인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란토'라는 이름의 기계를 사용한다. 미래에서는 이 기계로 외국인과 소통하고 있어 굳이 외국어를 따로 익히지 않아 결국엔 '란토'가 없으면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한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늘날로 치면 핸드폰과 같은 친밀한 도구인 란토뿐만 아니라 외부와 소통할 기계를 모두 회수하고 외딴섬에 과학기술 없이 사랑하는 것이 가능한지 보는 '글로벌 로맨스 리얼리티 쇼'를 기획한다. 다양한 나라의 여러 명의 참가자들 중에는 과거 연인이었던 사람도 참가해서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막상 '란토'의 부재 때문에 연인이었어도 실제 음성을 모르는 독특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아날로그 로맨스'를 읽으면서 몇 칠 전 넷플릭스에 봤던 '솔로 지옥'이 떠오르면서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근본적인 상황은 비슷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섯 작가가 그려낸 과학 기술이 발전한 미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했고, 의외로 현실적이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인간을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감정인 만큼, 환경이 아무리 변한다 할지라도 다양한 형태로 지속될 거란 확신으로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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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 A Year of Quotes 시리즈 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로라 대소 월스 엮음, 부희령 옮김 / 니케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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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사람 이름이다.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이 사람을 먼저 소개하자면, 1817년생 미국인으로 하버드를 졸업하고 잠시 교사로 일했다. 그는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년여 동안 생활하면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그 기간 동안 '세계 문학 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이한 책'으로 불리는 <월든>을 썼다. 이번에 읽은 <매일 읽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기반은 모두 <월든>으로부터 나온 내용이다. 책은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의 날짜를 기준으로 짧은 일기처럼 서술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데, 1년이라는 기간을 설정한 데에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중요하게 여긴 저자가 1년 동안 몸소 느낀 자연의 시간을 더욱 효과적이게 표현하기 위함인 것 같다.

책을 읽기 전, 서문에 있는 책 '들어가는 말'을 꼭 읽고 보길 바란다. 여기에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가치관이 어떤지 미리 이해할 수 있어 글을 읽는데 더 풍성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죽은 듯 무감각한 시계가 아닌 살아 있는 해 시계로, 인공적인 시간이 아니라 계절들이 활기차게 도착하는 매 순간을 세상에 알려 주는 시계로 주의를 돌렸다고 한다. 꽃을 피우는 것, 햇살을 받아 깨어난다는 것, 열매가 맺히고 맛보는 것, 가을의 황금빛으로 시간을 느끼고 그 순간을 기억하는 그의 생각이 나는 무척 와닿았다. 또한, 소로가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야기한 1월 3일 일기에서는 '사람들은 나를 구속하지만, 자연은 나에게 자유다. 사람들 속에서 나는 다른 세상을 소망하지만 자연 속에서 나는 있는 그대로도 만족한다.'라는 문구가 경이롭다고 느껴질 정도로 좋았다.

모든 일기가 자연을 느끼고 잊고 있었던 아름다움을 떠올리게 해 평화롭고 청명했다. 자연 속 오두막집에 사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느낀 감각들이 오롯이 나에게 전해지는 듯한 생생한 표현력이 때묻은 내 마음을 정화시켜주는 듯하다. 지친 사회생활 속,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통해 자연의 분위기를 느껴 정화 받고 싶을 때 조금씩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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