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아가는 철학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한주희 옮김 / 시그마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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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철학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준 책이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철학>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철학가들이 등장하고 언젠가 경험해 봤을 이념들이 누가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 대해 설명해 주는 기초 철학서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고대부터 미래까지 범위의 철학사를 다루고 2부에서는 삶과 죽음, 행복, 고령화 사회, 안락사와 존엄사, 긍정적 사고, 공동체주의 등 주제별 철학을 다루고 있다. 목차를 보고 흥미로운 주제를 찾아 읽어도 되는 구조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아무래도 2부에서 다룬 내용들이 일상생활에서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만한 내용들이 많아 접근하기 쉽기 때문에 나처럼 철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접근하기가 쉽다고 생각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떻게 하면 행복할까?'였는데 3~4명의 철학가가 주장하는 행복의 정의를 읽으면서 나의 생각과 일치하는 철학가는 누구이며 생각지도 못한 행복의 정의는 어떻고 왜 그렇게 기준을 잡았는지 평소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통해 호기심을 갖고 읽다 보니 '아리스토텔레스', '에피쿠로스', '스토아학파의 세네카' 등 읽기조차 어려운 철학가들이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혔다. 철학은 배움에 따라 오히려 나의 가치관을 정리하는 기회가 된다.

자칫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이라는 학문을 이토록 즐겁고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책의 구조 덕분 아닐까 싶다. 이 책을 통해 '철학은 다양한 지식을 분석하는 학문'이라는 뜻으로 '철학'에 대한 개념을 확립할 수 있었고, 다채로운 주제 속에서 익히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철학가들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무엇보다 철학은 어렵게만 느껴지고 심오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거리감이 많이 느껴졌는데에 반해 지금은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세상이 되었다.

생각보다 철학은 참 재미있는 학문이다. 정답은 없지만 그래서 조금 더 세상을 바라보는데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고, 다채로운 분야에서 기초 지식을 쌓는데도 유용하다. 무엇보다 역사 속 똑똑한 철학가들이 고심 끝에 내린 정의들을 이 책 한 권에 모두 흡수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한 가치가 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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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제텔카스텐 - 옵시디언 기반 두 번째 뇌 만들기
제레미 강 지음 / 인간희극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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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에 제목인 '제텔카스텐'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면 제텔가스텐은 독일어로 메모와 상자를 합친 용어로 한국어로 '메모상자'라고 한다. 제텔은 주로 A6 크기의 인덱스 노트를 가리키며 이 노트를 보관하는 상자가 '카스텐'이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속에 들어오고 있는 와중에 아날로그식인 메모상자는 사라질 법도 한데, 최근 독일의 니클라스 루만 교수의 메모법이 새롭게 주목받게 되면서 제텔카스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표지만 보고서는 정체성을 알기 어려운 이 책은 사실 아날로그식 '메모'에 관한 자기계발서라고 정리하면 되겠다

<하우 투 제텔카스텐>은 총 6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에서는 제텔카스텐에 대한 개념을 2장에서는 제텔카스텐을 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들 소개 3장에서는 옵시디언 사용법 4장~5장에서는 제텔카스텐의 세부 가이드 마지막 6장에서는 인생을 바꾸는 메모를 쓰는 방법에 대해 담았다.

책의 디자인이나 구조 또한 옛날 교과서를 보는 듯한 분위기가 나기도 해서 가볍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 또한 메모를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새로운 정보들이 정말 유익했다. 특히, 옵시디언이라는 프로그램을 정말 사용해 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인덱스 폴더 만드는 방법 또한 사진으로 인해 이해하기도 쉽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제텔카스텐이라는 단어를 새롭게 알 수 있었고 어딘가에 살고 있을 니클라스 루만이라는 이름을 가진 메모광 교수님을 연관하여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메모를 좋아하는 사람인 내가 읽기에는 비교적 아는 내용이 많았고 약간은 예쁘지 않은 편집이 아쉬웠지만 그렇기에 더 깔끔하기도 했던 책이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메모는 유익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두터워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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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유학 가다 -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유학 성공기!
이현주.임성재 엮음 / 바른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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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통해 오랜만에 흙수저라는 단어를 마주했다. 흙수저란 부모의 도움이 거의 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다. 흙수저 반대말은 금수저이다. 읽기 전에 나는 무슨 수저일까, 내 주변 사람들의 수저는 어떻게 생겼을까 생각해 봤다. 흙수저라고 해서 욕이나 펌하하는 단어라고 느껴지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문화에서 비롯된 단어라는 생각에 거부감 없이 읽었다. 아마 나도 흙수저나 아니면 나무 수저 정도가 아닐까 싶어 이 책에 눈길이 갔을지도 모르겠다.

<흙수저, 유학 가다>는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유학 성공기를 담은 책으로 다섯 명의 이야기가 담겼다. 유학파들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책 속에서는 자유로운 구조가 인상적인데, 몇 페이지가 영어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고 전문적인 단어들도 등장하는 한편 개개인의 서사도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 첫 번째로 소개된 신은비님의 글들이 유독 인상 깊었는데, 어릴 적 환경부터 대학생활 그리고 유학을 떠나고 그곳에서 했던 여러 가지 준비과정들이 비교적 상세하게 다룬 부분이 다채롭게 다가왔다. 특히 "할매 바테 간다"라는 짧은 문장에서 아마 애정이 간 게 아닌가 싶다. 마치 소설 같은 유학기라서 재미도 있고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등장하는 소수의 유학 합격 사례를 가지고 '너도 할 수 있어'라며 유학을 권하는 의미가 아니라 경제적인 이유로 꿈꿀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버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려 기획했다고 한다. 나는 어쩐지 더 거리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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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편이 되는 말하기 - 나의 말과 생각, 운명을 바꾸는 36가지 언어 기술
황시투안 지음 / 미디어숲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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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와 눈에 보이지 않은 감정이 들어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억양과 상황에 따라 대화하는 상대방이 체감하는 게 차이가 많다. 쉽게 생각하면 정말 쉬운 게 말이고 또 어렵게 생각하면 정말 어려운 것이 말이다. 필자 같은 경우에도 사회경험이 쌓일수록 인간관계가 어려워지고 말하면서 쓰는 단어 하나하나에 조심한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 배운 적이 없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얻고 설득을 해야 할 때 지지를 받고 공감을 받아야 할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말해야 내 편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에 담겨있다.

<다 내 편이 되는 말하기>에서는 말과 생각을 바꾸는 36가지 언어기술을 소개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었으며 1장에서는 소통을 2장에서는 설득과 공감 그리고 지지를 끌어내는 어법을 3장에서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언어를 마지막 4장에서는 적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을 다룬다.

예를 들어 가장 효과적인 부탁 법 중에는 부탁과 이유를 붙여 말하라는 것, 단어 하나를 바꿨을 뿐인데 대화의 느낌이 달라진다는 것 등이 있다. 나는 나 자신의 언어들을 점검해 볼 수 있었던 3장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인생을 좀먹는 부정적인 말들을 많이 하고 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을 읽고 당초 궁금하고 기대했던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실제로 잘 실천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방향으로 대화를 해야 할지 갈피를 잡았다. 책 속에서 조언하는 내용들은 실용적이나 기초적인 부분이 많기도 하고 개인 간의 대화보다는 주로 직장 내에서 일어날만한 내용들이 많기 때문에 사회 초년생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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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슈퍼
김주희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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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내가 소설을 왜 쓰는가에서도 언급했지만, 요즘 출판의 트렌드는 둘 중 하나다. 돈 벌거나, 위로하거나. 일단 돈 버는 법에 대한 책이야, 쓸 수 있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증권가나 기업가 혹은 비트코인이라도. 아니면 경제학자라던지. 그런 면에서 일반적인 작가들이 쓸 이야기는 정해졌다. 위로하는 글.

그런 의미에서 요즘 트렌드가 에세이라는 점은 너무 당연하다. 상대적 박탈감. 사회적 외로움. 실패에 따른 좌절. 이런 것들에 대한 잔잔하고 따뜻한 위로의 글이, 독자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다가서는 것은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이런 트렌드를 따른 것일까. 소설에서마저도 대놓고 '위로하겠다!'라고 나서다니. 약간 입이 쓰다.

물론, 소설 역시도 시대를 반영한다. 시대의 아픔과 슬픔을 녹여내고,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할 여지를 주는 것. 그리고 미약하나마 사회 구성원들에게 조금 더 나은 방향의 신호등을 켜주는 것. 그것이 소설이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그냥 재미라도. (장르문학 같은.)

그런데 일반적인 현대소설에서 대놓고 '위로'를 전면에 내놓은 글이 나온다는 것이, 상당히 입이 쓴 것은 솔직한 심정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알차냐. 글쎄.

위로할 테니 달게 받아라

주인공 선미는 남편을 사고로 잃고 자신도 죽고자 외할머니가 운영하던 슈퍼에 왔으나 죽음 직전 두려움에 돌아서고, 분명 잠겄음에도 자꾸 들어오는 사람들과 동물들에 부대끼다가는 삶의 의미를 찾아버린다.

아. 찾아버렸다.

소설 내내 분명 잠겄음에도 열리는 문에 대한 설명은 없다. 중반에서는 차라리 선미는 이미 죽었고, 찾아오는 사람들은 영혼이며, 그 영혼들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번뇌를 깨닫고 승천하는 이야기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그런 생각마저도 너무 뻔하다는 반대의견에 묻혔다.

소설에서 선미나 유현, 점쟁이나 정수, 왕코 할머니 기타 등등. 모든 등장인물에 대한 어떠한 색도 보이지 않았다. 순수한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그 어떤 등장인물도 눈에 선하게 그려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심지어 연탄이도 그저 까만 고양이라는 이미지만 뿌옇게 남아 있다. 거의 주인공 '급'인 (강아지)선미 역시도 그렇다.

특히나 주인공의 정체성은 너무 허약하다. 혹시 죽어보려 한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이해할 것이다. 남편의 교통사고 후 갑자기 죽기를 다짐한 주인공이 강에 들어갔다가 뭔지 모를 이상한 기분에, 그리고 두려움에 발길을 돌려 슈퍼로 돌아온다. 그 뒤로 원치 않음에도 자꾸 슈퍼를 찾는 다른 등장인물들과 엮인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주기도 하고 가끔은 해결해주기도 한다. 심지어 말 못 하는 동물들의 애환도 해결해준다.

바로 얼마 전에 죽음을 다짐하고 실행에 옮긴 사람은 저럴 수 없다. 단언한다. 경험자니까.

애초에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과 이런 인정을 가진 사람은 기본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스스로에 애정을 가진 사람은, 절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이런 설정을 잡은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간의 연결고리 역시 너무 허약해서 쉽게 개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물론 사람에 따라 특정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털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 보는 슈퍼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혹여 그렇다손 쳐도 죽음을 다짐했던 사람이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도 어불성설이다. 즉, 서로 대화할 일 자체가 없는 등장인물들이, 거의 강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애환을 풀어낸 다음, 해방에 다다른다. 이건 뭐, 그냥 대놓고 이 소설로 위로해줄 테니 달게 받아라는 수준 아닌가.

차라리 귀신이었으면 좋겠다

작년에 꽤 혹평을 남겼던 소설이 있다. 그 뒤로 가장 혹평이 될 듯하다. 앞서 말했지만, 차라리 주인공은 이미 죽었고, 그 주변에서 삶에 여러 애환으로 인해 죽거나 죽임을 당한 영혼들이 등장해서 이 사회의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플롯이 더 나았겠다.

대를 이어온 과부 집안에서, 3대째 과부가 된 주인공이, 외할머니가 운영하던 시골 슈퍼에 내려와서 겪게 되는 잔잔한 에피소드와 그리고 인해 스스로를 치유하는 이야기이기를 기대하고 읽었는데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캐릭터들, 특히 주인공의 캐릭터마저 확고하지 않으니 더욱 집중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정말 짧은 기간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왕따 문제, 동성애자와 가정폭력, 미신과 사기의 문제를 모두 가지고 있다니. 아무리 소설이라도 현실이 배경이라면 어느 정도의 개연성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차라리 귀신이라면 워낙 삶에 대한 애환이나 고통이 강하게 서려야 이승에 남아 있을 테니까, 그 짧은 기간에라도 이 슈퍼에 (주인이 방금 죽긴 죽었는데 죽은 지를 잘 몰라서 인간처럼 자신들을 대해줄 수 있는 슈퍼에) 사연 맛집인 듯 달려들 수 있는 여지가 있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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