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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애의 문장들 - 우린 푸른 곰팡내가 아닌 볕의 냄새를 맡는 거야.
한완정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1년 11월
평점 :
정애의 문장들이고 산문집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정애라는 사람의 산문집인 줄 알고 읽은 책이다.
이렇듯 <정애의 문장들>은 나에게 새롭고 잘 쓰지 않고 잊었던 단어들을 무척이나 많이 마주하게 해준 책이었는데,
저자의 나이도 젊고, 사랑의 헌사가 많은 점, 통통통통 튀는 인상 깊은 문장들로 하여금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전에 읽었던 이원하 시인의 <내가 아니라 그가 나의 꽃>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할아버지, 아빠, 외할아버지,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사색 등 여러 가지 모양의 짧은 글들이 담긴 산문집이라 아무 페이지나 읽어도 무방하다. 그래서 한거번에 읽기보다는 조금씩 조금씩 감정따라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솔직함과 은유적 표현들이다.
많이 솔직해서 저자가 글을 쓰면서 어떤 마음이었을지, 책을 내기까지 망설이진 않았을지 궁금했다. 저자의 시선에서 주변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 담긴 글들을 보며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을 생각했고, 실로 오랜만에 전화로라도 안부를 물었다.
오랜만에 싱그러운 문장들을 만나 나의 독서 노트에 옮겨 적어가며 빠른 시간에 읽었다. 본문의 여러 글들이 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그중 하나는 아빠의 이야기가 담긴 '요즘은 힘들 때면 아빠를 찾게 된다'였는데 옆모습으로 사랑해 주었다는 의미가 인상적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빠는 나를 옆모습으로 사랑해 주고 계셨던 것 같다.
학원 앞으로 마중 나와 있던 차 안 아빠의 옆 모습.
방문 틈 사이로 어렴풋이 보였던, 야근으로 늦게 들어온 아빠의 밥 먹는 모습.
술 마시고 들어오셔서 친구들에게 내 자랑을 했다며 웃으시다 지쳐 쓰러지듯 짐채에 누우셨던 아빠의 잠든 옆 모습.'
<정애의 문장들 -29p>
글로 남김으로써 저자의 20대 초반의 감정들을 갈무리하는 게 부럽고 굉장히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10년 20년 50년이 지난 뒤 저자가 자신의 글들을 보면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하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