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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상하든
김희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1월
평점 :
<얼마나 이상하든>에서는 이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순서, 규칙, 반복에 대한 강박을 달고 사는 음악가 그리고 편순이 해진
불면증에 시달리며 '불면증'이라는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사장
외출을 싫어하는 게으르고 외로운 극작가 백수지
비행기와 배를 못 타게 되어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눌러 앉은 영국인 마크
우체통이 없어질까 편지를 부치는 초등학생 다름
수녀복을 입고 다니는 배우 지망생 승희
그리고 그림자인 듯 외계인인 듯 온통 검은색인 어떤 생물 김만초씨까지.
이 소설같은 경우는 이상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람도 아닌 생물 '김만초'씨를 대두로
'얼마나 이상하든 별 상관없고, 보통이라는 건 남들 시선에 달릴 문제일 뿐'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에는 그들이 이상해지지 않을만한 각자 그럴만한 사연들이 있었고,
해진을 중심으로 이상한 사람들의 이상한 행동을 보여준 뒤 각자의 사연을 하나씩 풀어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흘러간다.
그 순간 나는, 그가 그림자든 실루엣이든 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나타나면 그래도 한 번씩 웃게 되니까 그냥 그걸로 좋았다.-148p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보통이라는 건 남들 시선에 달릴 문제일 뿐 그의 문제는 아니었다.-153p
나는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개인사를 접하고 나니 '쟤는 좀 독특해'라고 생각했던 주변 사람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
'김만초씨와 함께한 순간에 그냥 웃게 되니, 김만초씨가 무엇이든 상관없다'라는 해진의 말 따라
내가 그동안 '상식과 평균'이라는 둘레에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길지 않은 소설에 다양한 특징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해진과 연결시켜 이야기를 꾸리던 게 조금 버거워 보였고 서로 간의 개연성이 떨어져 혼란스러운 부분이 아쉬웠지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좋은 메세지는 잘 전해졌기에 기분 좋게 읽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