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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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너무나 소장하고 싶었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내가 책을 사랑하게 된 이유이자 '처음'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유독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프랑스 작가. 유일하게 아는 프랑스 작가이기도 한 이 작가의 책 속에 항상 등장하는 백과사전이 있다.

바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이 백과사전은 저자인 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과적인 근거에 의한 내용이 많다는 것이다. 분명 판타지 장르인데 소설 속 과학적 사실들이 속속들이 숨어있다. 그게 너무 매력적이다.

백과사전이라고 해서 나조차도 지루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다채로운 지식들에 흥미로움을 놓치기 힘들 지경이다.

책을 보다 보니 선물 같은 글을 발견했다. 이라는 제목을 가진 글이다. 베르나르가 독자인 그대에게 인사를 보낸 편지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지식 백과사전에 이런 편지가 있을 줄은! 한껏 부푼 마음을 가지고 읽었다. '당신은 71%의 물과 18%의 탄소..' 어쩌고저쩌고... 역시 베르나르 글 답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각설하고, 당신이 이 책을 찾아냈다는 것은 당신이 꾀바른 사람임을 말해 주는 것이고 당신이 벌써 나의 세계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끝으로 당신이 태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죽음이 찾아오기 전에 당신의 생명을 의미 있는 뭔가로 만들라 말하며 끝났다. 자잘한 글의 2p 조금 넘는 분량이었는데 내용을 떠나서 기분이 좋았다. 진정한 팬이 된 기분이랄까? 이 외에는 대체로 베르나르가 집필했던 책들의 기반이 되는 지식들이 대부분인데 간혹 '팬케이크 만드는 법' 이라던가 '가짜 기억을 생성하는 방법' 등 엉뚱한 글들이 재미를 더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으로서 그가 쓴 책들을 대부분 거치고 이 책을 마주하니 반가운 마음이 무척 많이 들었다. 어쩌면 그동안 베르나르의 책을 읽으면서 지식백과에 나온 글들 중 많은 부분을 읽어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었는데, 그의 첫 작품인 개미에 관한 것은 5장이나 차지했다. 그 외에도 '제3인류', '초소형 인간', '죽음', '천사들의 제국' 등 이미 출판한 책들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지식들이 담겼다. 깨알 글씨에 724p에 달하는 사전인 만큼 전부를 읽지는 못했지만, 내 책장 한쪽에 마지막까지 간직하며 종종 지식 한 개, 두 개씩 꺼내 읽고 행복해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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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길에서 나를 만나다
장이기 지음 / 더로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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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내가 생을 마감하게 될 때는 어디인가?에 대한 자신의 물음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주변 올레길이나 둘레길을 찾아 걸었고, 숲에서 저자의 존재 가치를 확인했고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고 한다.

<치유의 숲길에서 나를 만나다>는 1952년생인 저자의 인생이 담긴 회고록이다. 자신의 고향부터 학생 시절 이야기, 중학 데모 주동자로 있었던 일, 대학생이 되고 교생 실습을 나갔던 일, 군대를 두 번이나 갔던 일, 차투사의 추억, 숲해설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숲에서 생각한 것들, 현충탑과 수목장에 대한 자신의 생각 등이 담겼다.

코로나로 인해 평생 생각지 못한 한라산을 다녀왔다. 코로나 시국을 기회로 생각하니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들도 알차게 보낼 수 있었고 뜻밖에 숲 매력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책은 요즘 한참 산을 많이 다녀서 인지 제법 흥미롭게 읽을 책이다. 한 사람의 인생이 들어있다. 교육학과를 나왔는데 군대 생활을 의미 있게 보낸 여정도 흥미로웠고 독특하게도 숲해설가가 된 과정도 신기했다. 코로나 이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숲이 주는 에너지가 어떤 것인지 짐작할 수 있는 지금 만난 이 책은 나에게 잔잔한 공감과 흥미를 주었다.

저자가 답을 알아내고자 했던 질문 '내가 어떤 존재인지, 내가 걸어왔던 길은 어땠는지'에 대한 생각을 독자는 따라 걸으며 자신의 삶도 저자와 같이 뒤돌아보고 내다보는 시간이 되는 철학적인 책이다. 평소 숲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 읽어본다면 치유의 숲길에서 자신을 마주한 저자의 이야기가 조금은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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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죽지 마
박광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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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 배운 게 눈물 참는 것이다. 그래서 종종 이 감정을 쏟아내고 싶을 때 일부러 슬픈 영화를 골라 작정하고 울곤 한다.

책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슬픈 책이 별로 없기도 하고 인연이 없었는지 내 손에 들어오는 경우도 없었다.

근데 제목만 봐도 '작정하고 울겠구나' 싶은 책을 읽었다.

<엄마, 죽지 마>는 신문지 만화 '광수생각'으로 유명한 박광수 저자가 쓴 에세이다. 나는 광수생각을 직접 본 적은 없고 유명하다는 것만 알았던 터라 편견 없이(?) 이 책을 마주했는데, 저자가 쓴 프롤로그만 읽어도 느껴지는 감성적이고 따뜻한 저자의 문체가 좋았다.

이 책은 저자의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이후 저자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을 담은 편지 형식 시다. 어려운 주제가 아니고 글씨가 적어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읽었는데, 어금니를 꽉 깨물고 눈알을 굴리며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느라 힘들었던 책이다. 엄마와 죽음은 참으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주제이다. 책 초반에 등대 그림이 몇 페이지에 걸쳐 그려있는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환하게 비춰주는 등대 같은 엄마. '나의 등대가 꺼졌다. 1934.5.11.-2020.9.17' 이라는 마지막 글을 보고 묵직한 슬픔을 예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가 너무 보고 싶죠?'라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이미 전부터 금이 간 뚝은 한꺼번에 무너져버렸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라고 답하고 한참 동안 울고 말았다."

- 박광수 <엄마, 죽지 마> 56p -

시 중에서는 '너무 너무 너무'라는 시가 가장 인상적이었고 큰 한방을 날린 부분이었다. 나는 저자와 같은 입장은 아니었지만, 언젠가 나에게도 닥쳐올 슬픔이기에 감정이 요동쳤다. 치매가 걸린 엄마의 정신이 잠시 돌아왔을 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음식 '무짠지'를 해달라고 했던 이야기에서는 결국 참지 못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고삐 풀린 눈물샘은 이후 펑펑 흘러내렸다.

죽음이 있기에 인간의 삶이 아름답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족의 죽음은 받아들이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저자는 엄마의 죽음을 '조금만 쉬었다 다시 만나요'라며 쉼표 그림을 그려 넣었다. 다 읽고서도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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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편 소설 쓰기 -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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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눈에 띄는 화려한 표지와 글쓰기를 주제로 한 책이라서 보게 된 책인데

저자의 이력을 보고 놀리지 않을 수가 없었던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전에 읽었던 베스트셀러 '회색 인간'의 저자로서 전문적인 글쓰기를 해본 적이 없고 주물 공장에서 단순 작업을 하며 상상하던 일을 우연히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화제가 된 사람이었다. '회색 인간'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신선함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가볍게 읽을 판타지였지만 마지막에 주는 묵직한 메세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와의 인연을 떠올리니 이 책이 반갑고, 신선했었던 저자의 글쓰기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을 가지고 읽었다.

<초단편 소설 쓰기>는 짧지만 강렬한 스토리 창작 기술에 대해 담은 책으로, 쓰기 전, 쓰기 중, 다 쓴 후 총 3장으로 나눠있다.

쓰기 전에는 '초단편이란 무엇인가', '정보 검색', '캐릭터 설정' 등에 관해 담았고, 쓰기 중에서는 '첫 문장을 어떻게 쓸까?', '글 쓰다 막힐 때', '등장인물 이름 짓는 법' 등에 대해 담았다. 마지막으로 다 쓴 후에서는 '단편 순서 배치', '퇴고하는 법', '전문가의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등이 담겼다.

작가들의 실질적인 고민을 해소해 줄만한 내용들이 많았다. 예들 들어 정보 검색은 직접 취재를 다니는 것이 좋지만 정보화시대에 검색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전하면서, 이중 교차 검색을 해야 하고 네이버 기능 중 '반드시 포함'과 '반드시 제거'등을 사용하면 뛰어난 효율로 정보검색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 외에도 사사롭지만 은근 고민되는 등장인물 이름 짓는 법이라던가 소설 제목 짓는 법이 인상적이었으나 책에서 다루고 있는 글쓰기의 정보의 깊이가 얕아서 아쉬웠다.

900여 편에 달하는 초단편을 쓴 저자의 노하우가 담긴 책으로, 초단편 소설을 생각하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 될 책이다. 초단편 소설을 어떤 식으로 쓰는지 구체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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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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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히가시노 게이고의 수많은 소설들을 읽어온 필자다. 원래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게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읽히는 속도가 과장하면 단편 하나 읽는 수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문장력이 뛰어나다. 개인적으로는 미려한 문구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지만, 어디까지나 추리에 그 무게를 두고 있는 소설에서야 군더더기없이 말끔하게 빠진 문장들은 장점일 뿐이다. 마치 CSI의 증거물 분석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랄까. 그럼에도 거의 '찍어내기'에 가까울만큼의 속도로 출간되는 그의 소설을 보고 있노라면 약간의 기시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서 기시감이란 전에 읽었던 듯 한 내용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 흐름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드라이브를 하는데 풍경이나 날씨, 차와 옆에 탄 사람도 바뀌었는데, 같은 직선의 도로를 가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아마 처음 접한 단편모음이기 때문일까. 그 동안 읽어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생경한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안그래도 단편처럼 빠르게, 잘 읽히던 그의 소설이 심지어 실제 '단편'이니 조금 과장하면 광속의 속도로 읽혀버린다. 책을 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덮어야했을 정도니까.

반전은 늘 즐겁다

예전의 추리소설, 대표적으론 셜록 홈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독자에게 의문을 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어찌보면 장르 자체가 '추리'소설이니만큼, 독자에게 추리를 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독자들은 어느 순간, 소설의 주인공이 추리를 하는 모습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만큼 독자들의 눈이 높아지고, 추리력 역시 주인공을 따라잡아버리는 것이다.

필자가 늘 말하지만, 작가는 독자의 머리 꼭대기에 있다. 독자의 추리력이 높아지면, 작가는 꼴 수 있는대로 꼬고 꼬고, 꼬아서 범인을 감출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독자는 지쳐버리고 만다. 답을 찾지 못하게 해놓고 문제를 내는 것과 다름 없으니까. 필자의 생각에는 바로 그런 시점, 작가가 '더이상 숨겼다가는 독자들이 포기해버릴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을 때 '반전'이라는 조미료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싶다.

작가는 계속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독자는 그 손가락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쫓아가다가 어느 순간 범인이 뒤통수를 치는 바람에 잠시간 멍 해지는. 그래서 '다음에는 속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다시 읽게 되는 승리욕의 재미, 그것이 바로 반전이다.

그의 반전이 달라졌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많이 읽은 독자라면 필자가 서두에 이야기한 '기시감'에 대해 알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는 조금 달랐다. 기존의 소설이 CSI라면, 이번 소설은 '청년 경찰'이나 '나쁜 녀석들'의 느낌이랄까. 갖가지 범죄가 판을 치는 일곱 편의 단편소설에서 모두 히가시노 게이고다운 일곱 개의 반전이 있다. 하지만 기존에 읽었던 그의 소설과는 달리 약간은 블랙 코메디적인 요소가 강했다.

기존 그의 기묘하고 약간은 '성악설'에 가까웠던 소설들에 익숙한 독자라면, 약간은 황당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이런 부분은 충분히 마이너스 요소다. 실제 읽으면서 결말이 약간은 '허무'한 것도 있었다. '죽으면 일도 못해'같은.

그럼에도 모든 단편이, 상당히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구성을 갖고 있고, 사건의 인과가 허투루 맺어지는 것도 매우 적어서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의 추리소설 팬이라면 새로운 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읽기를 추천하고, 모르는 독자라도 한번쯤 이 작가의 구성력을 확인하는 기회로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다만, 그의 모든 작품이 이 단편들과 비슷할거라는 예상으로 '용의자 X의 헌신'이나, '백야행'같은 책을 사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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