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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의 불시착
박소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평점 :
장류진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과 비슷한 책을 찾는다면 나는 박소연작가의 '재능의 불시착'을 추천하고 싶다.
어느 형태로든 '직장'을 다닌 사람이라면,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미묘한 분위기와 관계를 포착한 이 책들을 통해 충분한 공감과 웃음을 얻을 수 있는 이 소설이다. 으로 구성된 모든 이야기가 순위를 매기기 힘들 정도로 흥미롭고 만족스러웠던 이 소설은 소설이지만 을 약간의 위트를 섞어 포착했다. 모든 이야기가 에 감탄하고 어떤 결과를 낳을지 끝까지 흡입력 있게 봤다.
1장 '막내가 사라졌다'라는 회사 막내가 갑자기 퇴사하고, 대리인을 통해 퇴사를 진행한다. 갑자기 사라진 막내를 통해, 왜 막내가 퇴사를 했는지, 주변 사람들이 은 없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막내에게 했던 일들을 회상하며 괜히 움찔하는 모습들을 담은 내용이다.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막내가 갑자기 퇴사를 한다면 '이유가 뭘까?, 내가 가해자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하고 뒤돌아보는 모습이 요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그리고 나는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일까 생각해 보는 소설이었다.
2장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라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봉사'를 직업으로 삼아 일하면서 겪은 깨달음을 담은 이야기다.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에서는 두가지 부분이 인상 깊다. 좋아하고 가치 있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을 때 "간식일 때 만족스러운 음식을 삼시 세끼 먹게 되자 삶이 엉망이 되었다-74p"라고 결론을 내린 것과 두 번째는 남자친구의 엄마 이야기이다. 다른 엄마가 필요하지 않는데, 결핍이라며 챙겨주는 남자친구 엄마의 이야기에서 나는 이 얼마나 답답한 것인지 또 그 속에서 사람은 얼마나 이기적인지 깨달았다. 엄마가 없다고 또 다른 엄마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 엄마 구함 공고를 낸 것도 아닌데 엄마를 자처하는 일은 되려 불편하다.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같은 소설은 ''에 대해 고민하는 독자가 읽으면 도움 되지 않을까 싶다.
3장 '전설의 앤드류 선배' 업무의 포인트를 찾지 못하고 쓸데없는 것에 열정적인 능력 없는 선배. 앤드류와 함께 일하게 된 '지연'의 이야기다. 하면서 불난 집 구경하듯 읽을 소설이다. 가장 가볍고 유쾌하게 읽은 '전설의 앤드류 선배'
4장 '재능의 불시착' 이 소설의 제목이라 읽기 전부터 가장 궁금했던 내용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준'의 능력은 도구 없이 동서남북 찾기, 도구 없이 g 단위까지 무게를 정확히 잴 수 있다. 너무너무 이라 공허함이 든다. 나침반과 저울이 없던 과거에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웃프면서도 씁쓸했다. 가진 재능이 시대를 잘 못 타서 빛을 못 보는 것이지 개인의 노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한 편으론 마음이 편해지고 하고 시각의 차이가 많은 상황을 바꿔놓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던 순간이다.
5장 '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 이 담긴 책이다. 여자로서 정말 고소하게 읽었다. 맞벌이 시대인 요즘 육아를 오롯이 엄마가 해야 된다는 편견을 깨고 육아가 얼마나 힘든 것인지 가치에 무게를 둔 소설이라 육아휴직을 논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읽으면 정신 차리지 않을까 싶은 소설
6장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라는 진상 원생 부모와 유치원 선생 이야기다. 이 책에 담긴 소설 중 가장 높은 집중력으로 읽었고 화가 나서 혼났다. 게다가 그런 진상 부모가 정말 있을 것 같아서 더 짜증 나고 응원하기도 했다
7장 '노령 반려견 코코'는 가장 인상 깊고 재미있게 읽은 소설 중 하나인데, 노령 반려견 코코에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수의사의 말을 듣고 주인 '선우'가 회사에 가족 돌봄 휴가 한 달을 신청한 이야기다.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에게 반려견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분명하지만 이 신선하고 놀라웠고 한편으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교차한 소설이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휴가 신청 담당자인 '경아'의 마음처럼 코코와 선우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도움을 주고 싶었다. 애견인이라면 감정이입해서 읽을만한 소설이다.
코팅된 사직서, 엄마 구직 지원서 등 불편한 현실 속 약간의 위트! 너무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내용으로 현실적이라 모든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했다. 다 읽고 나서도 아쉬움이 남아 작가의 다른 작품, 새로운 작품이 기대된다. 짧은 단편에 반전이 있거나 하지 않지만 공감대가 많고 가독성이 좋아 직장동료에게 읽어보라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