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달리는 64가지 방법 - 64명의 러너가 추천하는 제주 러닝 코스
안정은.최진성 지음 / 책과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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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제주에 가다면 하고 싶은 게 자연 속 풍경이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각종 박물관이나 체험 위주로 동선을 짜곤 했는데 점점 제주라는 섬의 경관과 자연이 눈에 띄곤 한다. 제주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한 달 살기 같은 정말 제주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이 책을 만났다. 자연친화적이고 많은 돈이 필요하지 않으며 제주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달리기다. 이 책을 마주하는 순간 무릎을 탁하고 쳤다. 왜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제주를 달리는 64가지 방법>에서는 64명의 러너가 추천하는 제주 러닝 코스를 한곳에 담은 책이다. 제일 처음 제주를 담은 지도 위에 러닝 추천 코스가 담긴 작은 지도가 눈에 띈다. 나 같은 경우는 성산 일출봉이 있는 제주 동부쪽을 좋아해서 유심히 봤는데, 우도에도 달리기 코스가 있어서 정말 반가웠다. 자신이 원하는 지역이 특별히 없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코스를 훑어보며 정해도 되고 필자같이 원하는 지역이 있을 경우 처음 나온 지도에서 찾고 원하는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여도 좋다. 사라봉, 한라산, 이호테우, 추자도, 섭지코지, 중문, 용머리해안, 금능, 애월 등 장소는 다양하고 코스도 난이도도 다양해서 자신에게 맞는 코스를 선택할 수 있다.

각 추천 러닝 코스마다 2~3장 분량인데, 난이도와 km, 러닝 시간과 워킹 시간이 간단하게 소개되었고 러닝 코스가 그려져있는 작은 지도가 첨부되어 있다. 이 지도에서는 조금 더 재미있게 러닝을 뛸 수 있을만한 정보들과 챙겨야 할 준비물 등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포토존까지 표시되어 있다.

특별한 것은 각 코스마다 러너가 다르고 짧은 추천사도 있다. 러너가 추천한 근처 맛집과 꿀팁까지 담겨있어 애정이 담긴 코스라는 생각이 들어 더없이 소중했다. 책을 보다 보니 생각보다 러닝 할 곳이 꽤 많다는 것을 알았고, 자동차로 갔었던 곳이 러닝으로 똑같은 코스를 간다면 그때 보지 못했던 제주의 색다른 면모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상당히 기대된다.

필자와 같이 초보자부터 평소 러닝을 즐겨 하는 사람까지 제주를 달리고자 하는 생각이 있다면 이 책에서 소개한 러닝 코스를 참고하여 달리면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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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바다가 되어
고상만 지음 / 크루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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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의 모티브는 2011년 있었던 어느 돌고래 공연에서 허공에 달린 링을 통과하기 위해 공중으로 치솟은 엄마 돌고래가 떨어질 곳에 새끼 돌고래가 있어 방향을 틀고 콘크리트 무대로 떨어져 죽은 사건을 시작으로 시작되었다.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위한 동화이다.

책에는 10살 여자아이 종안이와 3살 수컷 돌고래 아토, 그리고 자기 아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대신 희생한 두 엄마 수진이와 돌고래 루나, 마지막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또 다른 방식으로 헌신했던 '다르지만 같은' 두 아빠 진수와 돌고래 텐버가 등장한다. 저자는 이 동화를 통해서 사람과 동물로 나뉘지만 결국은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람이나 동물이나 전혀 다르지 않는 '가족애'를 말한다.

어려서부터 동물원 가는 것을 좋아했다. 동물이 하는 묘기를 보며 신기함에 소리치고 독특하게 생긴 모습이 눈길을 가뒀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행을 떠나면 동물원과 아쿠아리움을 즐겨찾던 어느날 문득 궁금했다. 저 안에 있는 동물은 행복할까? 그런 궁금함이 생겼을 땐, 풍요로운 환경을 제공해주니 상부상조일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염두하기도 했지만 동물관련 다큐나, 이번에 읽은 동물권관련 책들을 접하면서 생각이 한가지길로 모아졌다.

들꽃을 만났을 때 꺽어다 꽃병에 두곤했었다. 지금은 안다. 꽃은 제 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같은 이치로 모든 동물도 자신의 자리가 있고 그 곳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다우며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인간의 편리함과 이기때문에 공생하는 동물들을 괴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토는 결국 행복할까 궁금하다.

내 생각은 야생으로 나갈 수 없는 동물, 장기적이 보호와 치료가 필요한 동물을 대상으로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을 운영하면 어떨까 싶다.

책이 무척 아름답다. 중간중간 돌고래가 그려진 그림이 인상적이다. 크게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어서 가독성이 높은 책이다. 동물을 사랑한다면 읽어봄직하다. 궁극적으로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등에 대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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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극장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5
홍예진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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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 사는 유령이 어느 한 배우의 몸을 빌려 연기를 하고 선택된 배우가 공연의 스타가 된다고?라는 호기심으로부터 읽기 시작한 소설이다. 이 소설은 극장이라는 배경과 유령이라는 판타지, 그리고 한국전쟁이 만연했던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설정이 독특하다. 유령의 이름은 차인석. 1029년생. 한국전쟁 때 총을 맞고 죽은 뒤 70년 동안 극장에서 발이 묶인 채 떠돌고 있다. 왜 이 유령은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볼 수 있는 지은을 만나면서 자신이 이곳을 떠나지 않은 내면의 이야기를 접한다. 과거 인석의 시간과 현제 지은의 시간 크게 두 줄기로 이야기가 나뉜다. 유쾌하고 성장소설일 줄 알았던 이 소설은 사실 아련하고 애틋한 로맨스인 면모와 북한과 남한이 분리되지 않았던 그곳으로 인도하는 책이다. 기존에 알고 있던 헛헛한 유령 이미지와는 다르게 책에서 등장하는 유령은 너무나 인간적이었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인석, 극작가 지망생 영임, 연출가 지망생이었던 수찬까지 그들의 한 명 한 명의 서사가 탄탄했고 죽은 이후 70년이 지나서도 남은 그들의 사랑, 기억, 이루지 못한 꿈, 지키지 못한 약속,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기적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볼 수 있었다. 소설을 통해 결코 관과 해서는 안되는 역사와 사랑, 영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특히 북한, 전쟁, 인민군과 같은 단어에서 파생된 독특한 분위기가 또 색다르다. 필자 세대에서 보기에 북한은 완전 다른 나라 같은데.

양장본으로 만나본 소나무극장은 진지한 드라마 장르의 소설이다. 내용 자체도 길지 않지만 어렵지 않고 깔끔한 전개로 가독성 높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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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합본 특별판)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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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한 소녀의 성장을 바라보는 죽음의 신의 이야기

죽음의 신은 소녀를 자주 떠올리고 되뇌어보곤 한다.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각각의 당신이라는 존재가 그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증명한다.

여기서 눈치채겠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죽음의 신과는 많이 다른 죽음의 신이 등장한다. 죽음의 신이 쓴 일기를 보면, 낫은 들고 다지니 않으며 두건 달린 검은 가운은 추울 때만 입는다(추위를 느껴?) 얼굴은 해골 같은 생김새가 아니다. 휴일도 필요하고 감정이 있지만 표현은 안 한다. 특히 남은 자들에 대해 마음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소설에서 이다.

죽음의 신은 우연히 무덤 옆에서 책을 훔친 소녀를 보게 된다.

그 소녀는 글을 읽지도 못하지만 책을 훔쳤다.

이다. 어려운 상황에 책임지지 못해 엄마는 떠났고 동생은 눈앞에서 죽어버렸다.

처음 책을 훔친 장소가 동생이 묻힌 무덤 옆이었다. 책은 동생과 자신을 이어주는 고리이기도 했다.

책도둑 리젤 메밍거가 새롭게 만난 

여기서 나온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은 독특한 인물이다. 유대인에게 빵을 건네줘 인간으로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하는 등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도 이타적인 인물로, 나중에는 지하창고에 유대인 권투선수를 숨겨주기도 했다.

그 외에도 양어머니 로자 후버만, 리젤의 친구 루디 슈타이너, 유대인 권투선수 막스, 서재를 공유해 준 시장 부인까지 모두가 특별하다.

리젤이 시장 부인의 편지를 받았을 때 나는 줄곧 생각해왔던 것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뭐가 이렇게 다들 따뜻해?'

어떻게 전쟁 속에 리젤이 만난 사람들은 모두 따뜻하고 좋은 사람들일까? 하다 하다 죽음의 신까지 따뜻하다.

특히, 가 가장 인상 깊다.

루디는 리젤을 좋아해서 항상 따라다니고 도움을 주는 팬인데, 제시 오언스라는 별명이 있다. 히틀러 올림픽 때 흑인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에 감격을 받고 온몸을 숯으로 칠한 다음 운동장을 마구 뛰어다녀서 얻은 별명이다. 어린 나이에, 그 시절에 차별이 없고 진정한 멋짐을 아는 남자였다. 루디는 남자답고 낭만적이라 책을 읽는 동안 '리젤에게 키스해'라는 문장을 유독 진심으로 응원했다. 루디까지 컨베이어 벨트에 싣다니..너무나 속상했다.

'그냥 제시 오언스처럼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아빠.'

'안다. 하지만 너는 아름다운 금발에 크고 안전한 파란 눈을 가졌어. 너는 그걸 행복하게 생각해야 돼.'

- 책도둑 -

독일에서 일어난 2차 세계대전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중간중간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다소 더디고 종종 이해하지 못한 문장이 있었지만, 아름다운 문체와 죽음의 신의 시선으로 서술된 그 시절의 암울한 이야기는 충분히 흡입력을 발휘한다. 죽음의 신은 객관적인 눈으로 정보를 전달하여 현실을 상기시켰다.

'매일 밤 리젤은 밖으로 나가 문을 닦고 하늘을 보았다. 보통은 뭘 엎질러놓은 것 같았다. 차갑고 무겁고, 미끌미끌하고 회색이었다. 그러나 가끔 별 몇 개가 용기를 내어 떠올라 빛을 발했다. 불과 몇 분이기는 했지만. 그런 밤이면 리젤은 약간 더 오래 머물며 기다렸다. 별들아 안녕. 기다렸다. 부엌에서 목소리가 들리기를. 또는 별들이 다시 끌려내려가, 독일의 하늘이라는 물에 잠기기를.'

- 책도둑 -

리젤은 동생의 무덤 옆에서 훔쳤던 책을 가지고 양아버지 한스 후버만에게 글을 공부한다.  이를 계기로 책도둑 리젤은 책을 통해 버텨나가고 성장한다. 글도 몰랐던 소녀가 몇 권 안되는 책을 소중히 하고 읽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모습이 애절하면서도 흐뭇했다. 사실 리젤이 읽었던 책들은 특별한 책이 거의 없어서, 내용에서 위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모든 시간들이 행복했기에 리젤이 책에 집착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책 때문에 양아버지와 심야 수업을 했고, 친구 루디와 함께 책을 훔쳤고, 막스와 지하에서 둘만의 추억을 만들고, 시장 부인의 지지를 받았으니까.

낯선 도시의 힘멜거리. 후버만부부의 집을 둘러싼 한마을 사람들이 어느새 친근해지고 한 명 한 명에게 애정이 생겨 마음이 아팠다. 마을이 파괴되고 이웃이 죽는 소식을 들을 때면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알기 때문에 애처롭고 애틋한 시선이 깃들었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루디와 후버만부부의 죽음이 다가왔을 때 혼자 남아 감당해야 할 리젤이 걱정되었다. 시간이 흘러 리젤에겐 해피엔딩처럼 보이지만 죽음의 신이 남은 자들에게 마음 가는 것이 두려워 색을 찾아다녔던 것처럼, 리젤은 남겨진 사람이다.

ps. 책을 다 읽고 다시 처음, 신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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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여행 - 우리의 여행을 눈부신 방향으로 이끌 별자리 같은 안내서
최갑수 지음 / 보다북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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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유난히 좋아하는 탓에 여행 책만 보면 관심이 간다. 이번에 본 <단 한 번의 여행>은 저자가 20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여행한 곳 가운데 마음을 위로해 주는 여행지 48곳을 손에 꼽아 소개한 여행 에세이다. 강릉 바다와 커피, 서울 한양도성길, 세종 하루 나들이, 정선 새비재와 몰운대 지나 만항재까지, 지리산 둘레길, 인천 자월도, 소쇄원과 명옥헌, 해남 땅끝 마을과 대흥사 등이 소개되었다.

글도 글이지만 사진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개된 여행지에서는 내가 가봤던 곳과 살고 있는 지역과 가까워서 자주 방문했던 곳도 있었는데 내가 갔던 곳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진이 멋스럽게 찍혔다. 사진 잘 찍는 방법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저자는 한 여행지에서 하루만 잠시 머물다 가기보다는 며칠 동안 머물다가 간다. 그곳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좋은 곳을 소개해 준다.

여행지에 대한 기본적인 역사와 유례, 유명한 이유, 산책 소요시간, 그곳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몇 가지를 소개해 줘서 이 책을 보고 여행지를 선택하고 맛집도 더불어 안내받을 수 있어 좋았다.

꼭 가봐야지 싶었던 곳은 강원도 서피비치 눈부신 모래밭, 삼척 죽서루 건너편 덕성루 중국집의 군만두, 전남 광양 매화마을, 거창의 어탕국수집이다. 해외를 못 가는 요즘 이렇게 국내에 아름다운 곳을 소개한 책을 발판 삼아 국내여행을 떠날 수 있어 좋은 계기가 되었다.

48곳이라는 다양한 여행지를 담았기에 여행지를 고를 선택의 폭이 넓어서 좋았다. 여행지의 정보와 여행자의 감성이 버무려져 유익했다.

유난히 바다와 절이 많다. 대체로 한적하고, 소개된 여행지에는 세상과 동떨어진 여유가 있다.

저자의 바람처럼 누군가의 손을 잡고 함께 갔으면 더 좋을 곳이 가득한 국내 여행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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