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일간의 교양 미술

60일간의 교양 미술 - 그림 보는 의사가 들려주는
박광혁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1년 9월

아는 그림이라고는 모나리자밖에 없어서 간혹 티브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퀴즈로 나오면 괜스레 위축되기도 하고, 전문가처럼 알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유명한 그림을 알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곤 했다.

<60일간의 교양 미술>은 그림에 눈뜨기 좋은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제목처럼 60일 동안 하루에 한 작품씩 읽도록 구성된 책이다. 내용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서 목차를 보고 궁금하거나 눈에 띄는 작품을 골라서 읽어도 무관하다. 책에서는 예술의 중심지 프랑스, 걸작의 여운 이탈리아, 영국, 독일, 영감의 샘 네덜란드, 러시아, 미국, 그 외 나라로 나라별로 목차가 나눠있고 세부적으로는 화가별로 나눠있다.

미술작품을 이해하고 보는 눈이 생기는 것은 많은 경험과 배움이 필요하지만 이 책을 읽는다면 어느 정도의 기초 상식은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모나리자 등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다양한 화가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었다. 자신의 성향과 맞는 화가의 작품을 찾을 수도 있고 작품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기도 한다. 나라별로 정리된 구성이라 나라별 미술작품 특징도 느낄 수 있다.

의외로 미술작품 작명이 직관적이고 초상화가 은근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각 작품마다 깃든 스토리텔링을 읽다 보니 그림만 보았을 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향기가 나는 듯했다. 눈이 즐거웠고, 여러 작품을 보다 보니 필자의 취향은 선명하고 색감이 화사한 작품들을 주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생각보다 어디선가 본 익숙한 작품들도 많아서 흥미로웠다. 화가 저마다의 이야기를 읽는 것도 그림과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교양 입문서로 보기 좋고, 하루 한 편 부담 없이 예술 교양을 넓힐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하는 책이다. 잠들기 전에 한편 읽거나 아침에 일어나서 한 편씩 읽기를 추천한다. 코로나로 인해 미술관에 가서 보기 힘든 요즘 틈틈이 집에서 천천히 읽기 좋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허기의 쓸모

허기의 쓸모 - 삶에 허기진 당신을 위한 위로의 밥상
서지현 지음 / 허들링북스 / 2021년 9월

<허기의 쓸모>는 10년 동안 해왔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그만두고 꼼꼼하게 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두 아이의 엄마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여태껏 듣고 싶었지만 쉽사리 듣기 어려웠던 엄마의 이야기. 특히나 엄마가 가장 어울리고 자신 있어 하는 주방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 특별하게 생각되었다. 책에서는 닭 목에 관한 낭설, 대파 저장용기나 씻는 과정 등, 떡볶이, 쑥, 생강차, 집 밥 등에 대한 에피소드와 저자의 생각이 곁들어져 있다. 다양한 집 밥 메뉴들이 등장해서 사랑스럽고 다정하다. 전반적인 책의 느낌은 익숙하고 따뜻한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묵직함이 있다.

필자의 또 다른 이름 '주부'라는 공통점에서 비롯한 소소한 동감이 많았던 책이다. 특히나 주방에서 헤프게 쓰던 대파가 대뜸 가격이 오르면서 그제서야 대파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부분이 정말 와닿아서 반가웠다. 가장 좋았던 것은 제4장이다. 음식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지나 불 꺼진 주방에 서서 하는 생각, 부엌데기란 말 대신 부엌 지기라는 말이 듣고 싶은 이유, 삶을 홀케이크에 비유한 표현 등이 사뭇 진지하게 다가왔다.

어릴 땐 집 밥의 맛을 각별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독립 후 인스턴트 음식으로 삶을 영위하다 문득문득 집 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 집 밥에서 오는 맛과 푸근한 온기가 그리울 때 이 책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을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호러 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
그래디 헨드릭스 지음, 강아름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8월

반짝반짝하고 여리여리한 표지가 마음에 든다. 호러북클럽? 뱀파이어를 처단? 뭔가 무서울 것 같기도 하면서도 유쾌할 것 같은 독특한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이다. 뱀파이어물은 정말 오랜만이다. 마지막 기억이 아마... 영화 트와일라잇(2008년작...) 그만큼 뱀파이어를 주제로 한 이야기가 없는데 희귀한 책이 아닐 수 없다.

<호러북클럽이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방식>은 밤마다 모여서 잔혹 소설을 읽는 동네 주부 북클럽 5인방이 힘을 합쳐 뱀파이어를 처단하는 이야기다. 이웃 간 끈끈한 유대감이 돋보이는 이 동네에 새로운 이웃 제임스가 이사온다.(이쯤에서 눈치챘겠지만 새로운 이웃 제임스는 사악한 뱀파이어다.) 제임스는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고도 이웃들과 섞여 친하게 지내는데, 북클럽의 회원 파트리샤는 제임스가 의심스러워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만 외면당하고 오히려 제임스를 두둔한다. 억울한 와중에 파트리샤와 같은 낌새를 느낀 북클럽 회원들과 함께 그들만의 방식으로 뱀파이어를 처단한다.

미국 남부 도시 올드 빌리지를 배경으로 동네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된 여성 5인방의 서사와 밤마다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뱀파이어 범죄 이야기가 주 축이 되는 책이다. 독창적이고 조화로운 스릴러로 600P가 넘는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매력으로 이끄는 힘이 대단하다. 전반적으로 호러와 코미디를 겸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인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는 새로운 사람의 말을 더 신뢰하는 부분을 읽을 땐 많이 속상했다. 욕구만 따라 움직이는 뱀파이어보다 파트리샤를 믿지 않아 하는 가까운 지인들에게서 더 소름이 돋았고 무서웠다. 옮긴이의 말에 마지막 질문인 우리네 삶에서 진정한 괴물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 아닐까 생각했다.

뜬금없지만 한 가지 의문 ㅎㅎ 드라큘라는 왜 하나같이 잘 생긴걸까????????? 정말 궁금하다. 드라큘라는 허구라서 잘생기지 않으면 쓸모가 없는 걸까?ㅎㅎㅎ (아니 뭐 그렇다면 강시도 있고..!?..)

TMI

저자는 아주 독특한 이력이 있는데, 미국 심령연구회 도서관에서 일했다고 한다

이 책을 원작으로 한 아마존 tv 드라마화를 논의 중이라고 하니 기대된다.

부록으로 북클럽을 위한 독서 가이드가 있고, 범죄 실화 이야기 목록도 있다. 그리고 뒤에 마을 지도가 있으니 미리 보면 개이득?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똑똑한 아이패드 활용법

똑똑한 아이패드 활용법 - 아이패드로 기록하고, 그림을 그리고, 나만의 사진과 영상 간직하기
윤다연 지음 / 시대인 / 2021년 9월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어서 영상을 보거나 과제를 하는 데 주로 쓰이는데 비싼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가성비를 높이는 방법이 있다. 바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고 추억을 저장하는 친구의 역할이다. <똑똑한 아이패드 활용법>에서는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일상을 기록하는 다이어리를 만들고 더 나아가 일상 속 사물을 그림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사진과 영상을 예쁘게 편집하여 기록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책이다.

최근 인스타 등에서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공부 기록이나 일정을 예쁘게 정리한 사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이어리를 활용하면 자신의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데 기폭제가 되기도 하고, 예쁘게 꾸밈으로써 만족감을 얻기도 하는 데에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라 필자도 해보고 싶은 마음에 유심히 보곤 했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는 아이패드를 자신에게 맞는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는 방법부터 시작해서,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꾸미는 나만의 다이어리 만드는 방법, 아이패드로 그리는 일상, 마지막으로 사진과 영상 간직하는 방법 등 크게 4가지 파트로 나눠있다. 책은 친환경 항균 잉크를 사용해 인쇄했고 크기도 커서 보기가 편했고, 주로 아이패드 화면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사진들이 많아서 정말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초적인 부분이 많이 담긴 책이라 초보자가 처음 시작할 때 보기 좋은데, 영상 편집이라던가 다이어리를 꾸미는데 소소한 팁들도 있어서 초보자가 아닌 사람들도 보면 도움 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아이패드를 활용하여 다이어리를 만드는 과정도 신기했고, 생각보다 활용하는 방향이 많아서 놀라웠다. 특히 아이패드로 디저트나, 꽃, 과일, 크리스마스트리 등을 그리는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 접했던 사물들과 동물들을 직접 그려 넣어보면 얼마나 뿌듯할까? 어떤 그림이 탄생할까? 재미있어 보여 해보고 싶고 설레었다.

여러 가지 형광펜을 사용하여 교과서나 노트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이 있는 사람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좋아하고, 도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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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

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 ㅣ 라이프스타일 에세이 1
박현아 지음 / 세나북스 / 2021년 8월

'프리랜서'하면 떠오르는 것은 자유다. 필자는 조직적인 색이 짙은 회사 생활을 오래 한 사람이라 그런지 유독 프리랜서에 대한 호기심과 부러움, 나와는 다른 세계를 보는 듯한 느낌이 강렬해서 프리랜서의 이야기를 담은 책들을 즐겨읽곤 했다.

이번에 읽은 <우린 한낮에도 프리랜서를 꿈꾸지>는 프리랜서 번역가의 일과 일상을 담은 에세이다. 평일 오전 11시에 한낮의 도심을 자유롭게 걷고, 오후 2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노트북으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떤 생활을 할까? 하는 호기심이 지배적이었다. 정해진 시간에 각 맞춰 움직여야 하는 나는 사실 부러운 마음이 컸다.

프리랜서인 저자의 일상을 동행하면서 나와 다른 세계를 엿본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즐거웠는데, 번역가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었고, 일상의 여유를 느끼고 일 나름대로 성취감을 갖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인상적이었다. 블로그하는 부분에서 공감이 많이 되었고 무슨 직업이든지 나름의 고충이 있고 각자 성향에 따라 그 고충을 받아들이는 데서 차이가 생긴다는 것을 느꼈다.

궁극적으로 나는 일을 하면서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 내 일이 나의 성향과 잘 맞는 일인가? 내가 더 잘하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일이 있을까라는 자문을 하게 된 책이기도 하다. 어려운 책이 아니라서 가볍게 읽기 좋다. 나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은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번역가 프리랜서의 일상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