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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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불법체류자인 한국인 장이 영주권을 갖기 위해 '스너글러'를 하며 만난 미국인 마거릿과 결혼하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이다. 특이점은 라는 것.!

저자는 우리나라에선 상식적이지 않지만 미국 뉴욕이라는 배경을 활용해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현실감을 부여하면서 <결혼은 세 번쯤 하는 게 좋아>를 통해 해 보게 하는 책이다.

소설에서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장과 마거릿은 서로 합의하에 결혼을하고, 한국인 장은 '스너글러'라는 직업에 대해 윤리적으로 당당한 모습을 비추는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한국 독자들은 이 부분에서 개인 가치관에 따라 이 소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직업  스너글러를 찾는 사람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남편이 있는 사람도 있고, 독거노인, 남성까지 형태도 다른데 대부분은 외로움과 사람의 온기가 필요해서 찾는다. 인상적인 부분은 장이 이전에 안아줬던 여자의 집을 지나치면서 을 보면서 스너글러라는 직업이 단순히 신체적인 접촉과는 결이 다른 외로움과 고독을 안아주는 직업이라는 개념이 생기면서 처음에 이질적으로 보이던 시각이 새롭게 보였다.

필자는 결혼의 의미를 사랑, 사회적 행동, 번식 등 기존 시각보다 더 넓게 바라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고, 장과 마거릿의 선택을 존중하고,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음으로써 결혼을 도구의 쓰임으로 수용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외에도 뉴욕에서 유색인종의 위치와 대우를 간접경험해 볼 수 있고, 장이 마거릿과 가까워지면서 여자친구인 데이지에게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보는 재미, 다섯 번 재혼했어도 당당한 그레이스를 필두로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의 시선에서 흘러감에도 불구하고 대표성을 띠는 표지에 있는 사람은 마거릿이라 의아했는데, 결말에이 훈훈하고 참신했다. 참고로 마거릿은 장과의 결혼이 세 번째 결혼이다.

개인적인 가치관과 문화 차이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아 추천하기는 조심스럽지만(장과 마거릿의 섹스 장면도 있음) 필자는 특별히 부족함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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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 처음이라서 서툰 보통 어른에게 건네는 마음 다독임
윤정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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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마음을 다독여주는 책들을 많이 낸 저자답게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 또한 잘 사는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진짜 어른은 어떤 어른인지 등 어른이 되어가면서 맞닥뜨리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글은 온기가 묻어나는 시적인 표현이 많고 잔잔하다. 저자는 자신의 일화를 회상하며 깨달은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어쩌면 저자 본인을 다독이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책은 총 5장 68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있다. 소제목에 1~2페이지 정도 분량의 짧은 이야기로 꾸려진 만큼 주제는 좋으나 묻어나는 깊이가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소제목만 읽어도 힐링이 된다는 것이다.

쉬어가도 된다, 수고했어 오늘도, 퇴근 후 맥주 한잔 등 지친 하루 끝에 듣고 싶었던 한마디를 건네받을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점점 고독해지고 관계에 대해 어렵다고 느낄 때가 많았는데, '관계가 어려워진 건 진짜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라는 부분을 읽으니 왠지 모를 다독임을 받는 한편, '철들고 싶지 않은 어른이'라는 부분에서는 깊은 공감을 했다.


'지금 그대로도 괜찮아'를 읽으면서 유독 눈에 많이 들어온 부분이 '어른'과 '관계'라는 키워드였음을 알았고, 덕분에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선명해졌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전적으로 위로해 주는 한 마디를 찾는 사람에게 닿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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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증인 - 40년간 법정에서 만난 사람들의 연약함과 참됨에 관한 이야기
윤재윤 지음 / 나무생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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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윤재윤은 30년간 법관으로, 10년간 변호사로 총 거의 평생을 법조인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저자가 40년간 법조인에 몸 담그며 만났던 사람들 중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물음에 깨달음을 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잊을 수 없는 증인'이다.

좀처럼 일반화할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사람의 죄를 판단하고 인생을 좌지우지할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판사라는 직업은 신기하다. 그래서 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쓴 에세이를 즐겨 읽곤 하는데, tv알쓸범잡에 출현하면서 유명한 정재민판사의 '지금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도 재미있게 읽었다. '잊을 수 없는 증인'또한 판사가 잊을 수 없을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뭘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를 갖고 펼쳐보았다.

사람이 살면서 법원을 가는 일이 있다면 분명 인생을 봤을 때 큰일 중에 하나일 것이다. 한 가지 일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본질 깊숙한 곳을 꿰뚫어보는 통찰을 경험할 수 있었다. 책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자기존중, 부모의 역할, 삶의 관점, 배려, 봉사, 행복, 진정한 성공에 대해 통찰해 볼 수 있고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읽으면서 유독 와닿았던 건 10분이 주는 자유다. 나도 저자처럼 걸어가다 만난 작은 들꽃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데 가끔은 효율적이라는 말 뒤에서 여유를 잊어버리곤 한다. 바쁜 일상에 나를 위한 10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 번 더 되새겼다.

윤재윤판사의 글은 정갈하고 차분하다. 그래서 조금은 심심하다. 하지만 오롯이 판사이기에 할 수 있는 경험과 삶의 진리를 깨닫는 일화를 단돈 1~2만원에 공유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경이롭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조금은 얻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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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 지독했던 서른앓이를 치유해준 문장들
김현중 지음 / 더퀘스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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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MD로 재직 중인 저자는 자신이 서른 앓이를 하면서 겪은 삶의 고뇌를 독서를 통해서 진짜 '나를 알아갔다'고한다. 그런 이 '서른 진짜 나를 알아가기 시작했다'이다.

올해부터 타인에게 나를 소개할 때 '서른'이라는 단어를 썼다. 사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에 어느 정도 공감하고 있는 나였고, 29살에 12월이나 30살에 1월이나 똑같지 않을까? 생각하던 나였다. 하지만 막상 내 입으로 '서른', '계란 한 판'이라는 단어를 내뱉을 땐 어쩐지 청춘이 끝나고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할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어 삶에 대해 정리되지 않은 여러 가지 생각이 몰아쳤다.

나는 이정표가 될만한, 나를 다독여줄 만한 책이 필요했다.

자기계발 서적을 판단하는 데 있어 약간 까다로운 안목 덕분에 반신반의한 눈으로 이 책을 넘겼지만,

저자는 노련하게도 '이미 인증된 대중적인 책'의 문장들을 인용하며 나를 사로잡았다.

이미 유명한 책들의 문장들을 사용하여 자신의 책을 엮는다는 건 책 정체성에 있어 저자에게 큰 모험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다양한 책에서 뽑은 했다. 그런 부분에서 저자의 편집기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내용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어른 아이, 삶의 의미, 프로불편러, 편견과 차별, 포노 사피엔스, 진정한 부자, 금융문맹, 문명, 진짜어른, 전체주의, 낭만주의 딜레마, 고슴도치 딜레마, 관계, 업무생산성, 무기력한 직장인, 건강 등의 인생을 정리하고 내다볼 나이 서른 즈음에 주로 생각하는 인 내용이 많아 다소 이 있다.

당연하게도 . 책을 읽다가 와닿는 구절은 필기하는데, 공책에 다 담을 수가 없었다. 인상적이고 나의 가치관과 맞물려 정리된 부분을 말해보자면, 을 이야기한 내용이다. 노인의 특징은 책임 없는 권리만 주장하며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는 사람이고, 어른은 시대적 책임을 위해 권리를 내려놓을 정도로 무르익은 존재라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고 새삼 '서른=어른'을 상기하며 시대적 책임을 느꼈다. 한편 우리 주변에 있는 책임과 의무는 하지 않고 권리만 요구하는 노인들을 떠올리며 나는 저런 식의 사람은 되지 말아하지 다짐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혹시라도 내가 대충 읽고 지나친 중요한 문장이 없는지 자문할 정도로, 시간이 많다면 분명 다시 읽고 되새김질을 하고 싶을 정도로 가치 있고 욕심나는 문장과 단어들이 많았다. 당연하게도 인용된 책의 대부분은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잃었고,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로 하여금 삶의 이정표가 될 책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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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마와라시
온다 리쿠 지음, 강영혜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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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세상에는 단순히 물건의 범주를 넘어, 그 물건에 깃든 어떠한 힘으로 인해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있다. 물론, 상당부분은 미신이나 종교적인 해석, 토속신앙 등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게다가 필자 역시, 상당부분 그러한 초현실적인 상황들에 대해서는 거의 믿질 않는다. (필자가 쓴 소설인 '장수마을'에서도 그러한 부분에 대한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소설'의 범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부분에 대해 꽤나 큰 신뢰를 보내고 있다. 예를들면, 버려진 가구는 주워다 쓰는 것이 아니라거나, 깨진 거울에 모습을 비추는 것은 안 좋다는 이야기같은 것들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갖고 있는 '어떤' 물건들에 대한 '어떤' 기억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소설의 주인공 '산타'는 선택적 사이코매트리의 능력으로 '어떤' 물건들에 깃든 '어떤' 존재가 전달하고자 하는, '어떤'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스키마와라시 ≠ 자시키와라시

필자가 반복적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서평은 어디까지나 독후감과 다르므로 책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는 최소화 하는 것을 기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서평을 위해 부득이 하게 드러내야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시키와라시가 바로 그런 부분이다. 자시키와라시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지박령 혹은 성주신에 가장 흡사하다. 그냥 집에 우연히 나타나는 아이의 모습을 한 지신地神 혹은 가신家神인데, 이 자시키와라시가 있는 동안 집안이 흥하고, 그 집을 떠날 수 있으며 떠나고 나면 가세가 기운다는 점에서 지박령보다는 확실히 성주신에 가깝다.

소설 초반, 산타의 형인 다로가 산타의 이야기를 듣고, 산타와 함께 있었다는 여자아이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면서 만들어낸 단어다. 말하자면 사람의 기억의 간극 사이에 존재하는 동자신이라는 뜻인데, 결론적으로는 형의 가설은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하지만, 호칭은 그렇게 정해져버렸다.

소설의 제목인 스키마와라시는 산타가 '그것'이라 지칭하는, 우리가 흔히 사이코매트리라고 불리는 현상에 대해 겪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산타가 마치 이야기를 하듯 차분히 서술하고 있다. 가끔은 약간 괴기스럽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스키마와라시는 자시키와라시와는 달리, 심통을 부리거나 요술을 부리는 귀신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기억에, 역사에 존재하며, 과거의 폐허 속에서 미래의 희망을 찾아내어 현재에게 전해주는 전령사 같은 느낌이었다.

예상외로 추리소설

소설 저변에 감춰진, 무너지는 오래된 건물들에 대한 경외와 안타까움. 그 속에서 무언가를 찾아 헤매는 모습의 스키마와라시. 그리고 스키마와라시를 일본의 전성기 시대를 상징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등장인물. 그리고 과거 2차세계대전과의 연관성. 필자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역사적 피해자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피해망상에 빠진 것일 수도 있지만, 작가소개에도 드러나있는 것처럼, 만약 이 소설이 '노스탤지어 문학'의 정점이라면 이 소설이 그리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문학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에 반역한다.

일단 필자는 노스탤지어 소설이라는 장르에 대해서도 문외한이거니와, 그렇게 특정 작가나 작품을 마치 하나의 장르인 것처럼 표현하는 것도 달갑지는 않다. 그런 면에서 작가소개라던지, 뒷 표지의 '모든 낡아가는 것에 바치는 오싹하고 눈부신 찬사'라는 설명은 매우 흥미를 끌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한 소설은 예상외로 장르물에, 추리물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 두 개가 모두 존재하는! 5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몇 시간만에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재밌는 소설이었다.

또한, 생각보다 기괴하고 불편할 수 있는 여러 장면들을 '산타'의 '느슨'하고 차분한 서술로 읽다보면 독자마저도 담담히 비현실적인 일을 현실의 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일'을 그저 실제 벌어진 일로 받아들이게 되고, 그렇게 스키마와라시가 우리 곁에 와 있게 된다.

긴박하고 아슬아슬한 추리물이 아닌, 잔잔하게 계속되는 의문스러움을 좋아한다면 강력하게 추천. 다만, 모두 읽고나면 분명 이런 질문이 남지 않을까 싶다.

1. 스키마와라시는 이제 사라진 것인가.

2. '산타'의 '그것'은 이제 사라지는 것인가.

3. 왜 '하나'인가. 왜 '산타'인가. ('주인공이 왜 주인공인가'라는 질문은 조금 부족해보이긴 하지만.)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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