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 <藏壽마을>
윤재광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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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이를 둔 엄마의 눈으로 본다면 섬뜩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표지가 인상적인 책이다.

노인이 '서삼'일 것이고, 서삼의 손에 감싸 쥔 아이가 '동희'일 것이다. 서삼이 동희를 가면 삼아 쥐고 있는 모습이 첫 페이지를 열기 전부터 묵직한 결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장수마을은 미스터리 판타지 소설로 혼쥐설화에 기반을 둔 이야기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하자면 장수마을에는 도선사라는, 언제부터 살아왔는지 모를 어르신이 살고 있고, 마을 주민 모두가 마치 신처럼 받들며 살고 있었다. 재인은 그 마을에서 자라나, 뱃속에서부터 동희에게 천재성을 주고자 무언가 힘을 받게 되고... 재기는 그런 배경도 모른 체 동희의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을 고쳐보고자 격리된 환경을 찾아 장수마을로 이사를 하게 된다. 하지만 재기도, 재인도 몰랐던 사실은 동희가 이미 이 마을로 돌아오기로 안배되어 있었고, 원래 서삼이라는 자의 운명과 동희의 운명이 교묘하게 교차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읽다 보니 옥타비아 버틀러의 와일드 시드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와일드 시드는 주인공인 도로가 영생을 살면서 외로움에 초능력자 교배를 통한 개량으로 불사의 존재를 만드는 내용이었다. '영생'이라는 부분과 '능력'부분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와일드 시드 소설도 참 기괴하고 독특하다 싶었는데 장수마을도 참 독특하다. 옥타비아 버틀러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장수마을 또한 어떤 분위기가 지배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나오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장수마을'의 윤재경 저자는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린아이였던 자신에게 마을 고령 어르신들이 무조건적인 애정을 주는 것을 시작으로 "만약, 누군가 다른 이의 생명을, 능력을, 혼을 빼앗아 올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저 옛날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살아왔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을 저주일까 축복일까."라는 물음과 함께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생명과 능력 그리고 혼을 빼앗아 영생을 한다는 것. 축복일까? 저주일까?

영국 영화배우이자 제작자인 찰리 채플린의 명언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란 말이 떠오른다. 나는 당연히 저주라 단언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이라는 것이 죽음 있기에 삶의 하루하루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배고픔을 알 듯 몸에 고통이라는 기능이 자리 잡고 있듯 균형이 잡혀야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장수마을'은 소설의 이야기를 바라보고 있는 제3자의 눈으로 서삼과 동희의 이야기를 번갈아가며 이어지고 대게 미스터리 소설의 흐름처럼 전~중반에 상황 설명을 쭉 이어가다 마지막에 모든 의문을 풀어주는 구성으로 끝난다. 총 10화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는고 각 목차의 제목이 반대 균형을 이룬다. 제1장 훔치는 아이와 타고난 아이처럼 서삼과 동희의 이야기가 서로 연관된 운명을 나타낸다. 목차만 봐도 이 책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라 흥미롭다.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이 책의 시작이자, 주된 골자인 '영생'의 대상인 '서삼'을 통해 우리는 영생의 삶이 어떤 일인지, 어떤 느낌인지 어떤 것을 겪는지, 내가 단언한 것처럼 저주인지 확인할 것을 기대했지만 여러 가지 사건을 겪은 서삼의 '느낌'에 대한 언급이 크게 없던 것이 아쉬웠다. 어쨌든 서삼은 계속적인 영생을 바라고 있는 것을 보면 축복인 걸까? 그렇다면 영생을 통해 서삼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상하다 싶은 상황들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다. 동희 엄마인 재인이 막달을 앞두고 시골을 다녀왔던 것도, 도둑질을 하는 아들 서삼을 내버려 두고 무기력하게 지내는 기생충 같은 엄마도 왜 그런지 이상했다.

저자는 열린 결말을 제시했고, 동희와 서삼의 운명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궁금하다. 장수마을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를 예고한 것일까? 개인적으로 동희의 천재적인 지능과 서삼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 동희가 아직 능력 발휘?를 하지 않은 부분이 앞으로의 있을? 이야기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아쉬웠던 점은 사투리와 '도아', '노자', '창선', '입적'과 같은 평소에 접하지 않은 어려운 단어들을 많이 사용해서 쭉쭉 읽어나가기 어려웠다. 저자는 분명 소설 속 단서들을 마구마구 던져놓았으니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속독하듯 읽으면 저자 자신만 아는 문장이라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소설을 읽을 때 보다 서평을 쓰는 지금,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새겨보니 더 재미있고 흥미로웠던 소설이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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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 카운터 너머에서 배운 단짠단짠 인생의 맛
봉달호 지음, 유총총 그림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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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 하다 편의점에서 일한 에세이도 나왔구나.

내가 기다리던 에세이다!

나는 사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었다.

가판대에 여러 종류의 제품들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오와 열을 맞춰 정리하는 것, 재고 조사를 하고 부족한 것을 주문 하나는 것, 카운터에 서서 바코드를 삑-삑-찍어 비닐봉지에 예쁘게 담아주는 일 같은 업무들이 왜 그렇게 재미있어 보이던지! 어린 시절, 마트에서 재고 조사를 하던 직원분께 나도 커서 해보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찍이 직장을 잡은 터라 그럴 기회가 없어서 편의점 근무를 해보고 싶다는 갈증이 여전히 남아있었는데 이렇게 책이 나오다니..! 다시금 책의 기능에 고마움을 느꼈다.

저자는 이 책이 두 번째 책으로 첫 번째 책도 편의점에 관한 책이었다. 간간이 신문에 칼럼을 쓰기도 하는 사람으로 편의점 점주이기도 하다. 글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마치 소설처럼 비유와 은유적인 표현이 많다. "채찍질, 끝없는 파문, 지키는 마음", "수걱수걱, 벙실벙실" 나는 좀 더 유쾌할 줄 알았는데 약간의 무게감이 있는 글이다. 책을 읽기 전 이미지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림과 글 사이에 살짝 괴리감이 있다.

고객들의 이야기, 알바 이야기, 편의점 하면서 생긴 직업병, 나름의 직업의식 고찰과 반성에 이야기가 담겼다. 새해 첫날에는 사람들이 담배 끊기, 다이어트하기 등의 결심으로 인해 편의점 방문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웃기고 재미있었다. 몰랐고, 읽으면서도 신기했던 부분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편의점에 해주는 발주 장려금, 여름에 젖소가 힘들어해서 우유 공급이 아슬아슬하다는 것이다. 편의점에 근무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걸 알까 ㅎㅎㅎ

간단한 물건을 사러 가기 좋은 친숙한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 재미있기도 하고 공감 가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어느 곳에나 상상하기 어려운 악성 민폐인들이 있는 걸 알았다. 아쉬웠던 부분은 코로나 일기 부분 분량이 좀 길었던 것 같다. 그림도 더 들어가면 어땠을까 한다. 나처럼 직업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사람,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본다면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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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읽는 대화법
이시하라 가즈코 지음, 오시연 옮김 / 밀리언서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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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하느냐 마느냐는 당사자인 내가 선택하는 건데 오히려 부탁하는 사람보다 부탁받는 사람이 더 어려운 마음을 갖는 모순이 있다. '아니'라고 말하면 부탁한 사람이 상처받고 싫어할까봐 무리하게 부탁을 들어준 경우가 종종 떠오른다. 왜 나는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으로부터 이 책을 읽었다.

거절도 상대방이 오해하지 않도록 센스 있게 말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때 읽는 대화법에서는 6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심리를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거절하는 기준을 정하고 관계를 해치지 않고 부드러운 말투로 거절하는 방법이 소개되었다. 책은 목차가 전부라고 할 만큼 세세하게 꾸려놓았지만 문제에 대해 깊은 솔루션은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뭔가 구체적인 예시가 좀 더 많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도 될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것, 거절했을 때 발생할 불이익에 집작하지 않고, 거절하는 말투에 따라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것이 큰 차이가 있다는 것, 상대방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면 거절하기도 쉽다는 부분으로 봤을 때 결국 자기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게 큰 골자인 것 같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는 분류까지 나올정도로 이 부분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소중한 관계를 망치지 않고 나의 표현을 정확히 할 수 있는 것 또한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기술이다. 거절을 잘 못해 고민이라면 이 책이 도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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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브랜딩 - 아마존은 어떻게 브랜드를 관리하는가
스티브 수시 지음, 조유미 옮김 / 유엑스리뷰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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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 속에서 대기업 아마존은 어떻게 세계 최대 온라인 커머스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에 대한 분석이 '이유 있는 브랜딩'에 담겨있다. 이 책의 저자는 뉴욕 아마존 최초의 크리에티브 디렉터 광고 디자인을 총괄한 사람으로서 아마존이 살아남은 열쇠는 화폐, 정보, 충성도, 시간이라는 4가지의 이유를 알려준다.


내용에는 '브랜드 커런시'에 대한 정보를 시작으로 아마존의 열쇠인 화폐, 정보, 충성도, 시간 각각에 대해 어떻게 적용되고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세부적으로 이야기한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기에 가장 중요하고, 공감가고, 고객의 입장에서 피부로 와닿았던 건 아무래도 '양질의 정보 제공'이다. 무작정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닌 정확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함으로서 자연스레 충성도도 올라가는 것을 느낀다. 저자는 4가지 키워드를 이야기했지만 작은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고객의 소리에 집중하는 모습이 아마존을 세계 최대 온라인 기업으로 이르게 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브랜드 커런시라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대기업이 성공하는 과정에 필요한 핵심 키워드를 옅볼 수 있는 기회가 되서 신기했다. 아무래도 저자가 실제 아마존에 근무했던 사람인지라 상당히 구체적이고 논리적이며 전문적인 서적이다. 브랜드에 입문하는 사람은 물론 세계를 바라보는 국내 기업 관계자들에게도 유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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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 없던 삶이 다시 두근거리는 하루 10분 글쓰기의 힘 - 피로와 무기력,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서 나를 끌어올린 건 바로 글쓰기였다!
곽경빈 외 29명 지음, 김도사 기획 / 미다스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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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 없던 삶이 다시 두근거리는 하루 10분 글쓰기의 힘'에서는 30명의 작가가 등장한다. 각자 3~4p씩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주부도 많고 학생이나 사업가분들이 다수 등장한다.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 바뀐 자신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골자를 이룬다. 책 제목처럼 일종의 글쓰기가 의욕 없던 삶의 터닝포인트가 된 사람들의 이야기다. 아무래도 이 한 권의 책에 참여한 사람들이 30명으로 많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사연들이 있다. 평범한 아줌마, 쌍둥이 엄마, 중년, 백수까지! 그중에서도 나는 주부들의 이야기가 유독 눈에 띄었는데, 글쓰기라는 행위로 단조로웠던 주부의 삶 속에서 글쓰기를 통해 작가가 되는 사연 등을 접하고 나니,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 준 것 같고 누구누구의 엄마인 동시에 자신의 이름으로서 자존감을 찾는 모습 또한 멋져 보였다. 더욱이, 이 책에서 나온 사람들이 권장하는 글쓰기 방법은 하루에 10분 정도의 시간만 내서 이행할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접근 방식이 "나도 글쓰기를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글을 쓰는 스킬이나 어떤 노하우를 찾는다면 다른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글쓰기가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다양한 사람들의 후기를 모아둔 책이라서 부업이라던가 자기계발과 같은 의욕을 북돋아 주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역할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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