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얼굴은 먹기 힘들다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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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시라이 도모유키가 지은 SF/판타지 소설이다. 전 세계에 포유류와 조류, 어류를 몰살시키는 인수공통 전염병이 돌면서 동물들은 대부분 멸종한다. 육식이 없어진 상황에 사람들은 클론 인간을 사육하고 먹기로 합의하고 벌어지는 설정으로 시작하는데, 이 책은 일본에서 요코미조 세이시 미스터리 대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인간을 가축으로 길러 먹는다는 설정이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대상 수상을 못했다고 한다. 소나 돼지 같은 동물들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이다. 그만큼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제라 독자에게도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듯하다.

나 또한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내가 잘 못 봤나 싶은 제목에 놀랐다. 제목만 두고 읽을 사람과 읽지 않을 사람이 극명하게 갈릴 거라 생각한다. 작가도 책을 낼 때 조심스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기에 가능한 설정이고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호기심이 생겨서 읽었다. 책을 읽는 초반 중반까지도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 예상 가능한 범주로 읽어나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있었다. 추리가 추리를 낳고 또 반전 그리고 추리를 한다. 이 소설에서 다룬 바이러스가 코로나바이러스를 두고 그 이후의 세상을 그린 것이라 하니 섬뜩했다.

시라이 도모유키라는 작가를 다시금 읽어보는 작품이다. 새로운 분야의 소설이 아닌가 싶다. 상상력이 엄청나고 소재가 참 엽기적이다. 작가만의 세상이 희귀하고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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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
이어령 지음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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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는 고(故) 이민아 목사의 9주기를 맞아 개정판으로 새롭게 출간한 책이다. 이전 책과는 다르게 시들이 빠지고 따뜻한 그림이 들어가고 전부 편지글로만 구성되어 있다. 약 10년 전 딸을 먼저 보낸 아버지 이어령 교수의 산문집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었는데 1부에서는 아버지가 떠나간 딸에게 전하는 말이, 2부에는 딸과 생전에 주고받은 편지들이 담겼다.

읽기 전에 상당히 슬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식을 먼저 잃은 아버지의 글에는 네가 결혼하던 날, 딸이 아이를 낳을 때, 너의 마지막 밤 등 딸과 함께한 온통 사소하지만 특별한 순간들을 읽고 있으니 코가 시큰하고 눈시울이 여러 번 붉어졌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 모성애와는 다른 짙고 무거운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나도 책을 읽으면서 아빠 생각이 많이 나고 어릴 적 함께했던 추억들이 생각났다.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면 아빠에게 자전거를 배울 때, 생일파티를 해줄 때, 야구 경기를 보러 갔을 때처럼 생각보다 소소하고 사소한 장면들이 떠오른다.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결혼을 하면서 아빠랑 함께한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는 게 유난히 실감 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며 표현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매번 후 순위로 밀린다. 존재만으로도 삶의 이유가 되는 가족에게 집중해야 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에게 아무리 가까운 사이가 위로를 전하는 것보다 자기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의 말이 더 많은 위로가 된다고 한다. 지금, 병마와 함께 싸우는 가족을 둔 이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주고, 가족의 소중함과 있을 때 잘하자는 시간의 경고를 던지는 책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언제 죽을지도 알 수 없이 가까이 있지만, 내 일이 아닌 듯 낯설고 멀게만 느껴진다. '우리의 이별은 또 새로운 만남이 될 것이기에'라는 말로 우리는 죽음에 맞서 애써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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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쓸모 - 흙 묻은 손이 마음을 어루만지다
수 스튜어트 스미스 지음, 고정아 옮김 / 윌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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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검색하기론 수 스튜어트 스미스 '정원의 쓸모'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서평단으로 신청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 왠지 기분이 좋다. 나는 지금 작은 텃밭을 꾸리고 책상엔 대부분 예쁘고 작은 꽃 화분이 보이는 곳에 비치해 있다. 그만큼 꽃과 같은 작은 생명들을 좋아한다. 정원의 쓸모도 알라딘에서 내 성향을 분석하고 추천해 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원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근거 있게 설명한 책이랄까?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 치료사가 30년간 정원을 가꿔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원이 인간 마음과 정신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 심리학적으로 밝혀낸 책이다. 어쩐지 식물을 보면 삶의 활력이 생시고 힐링이 되는 이유를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정원을 과학적으로 접근시킨 책이라 상당히 독창적이다고 생각했다.

흙, 새싹, 뿌리, 씨앗, 녹색, 정원 이런 단어들만 들어도 물기 먹음은 푸릇한 녹색이 떠오르면서 마음의 안정이 든다. 꽃이 피는 것을 보고 환호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식물을 가꾸면서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진다는 게 참 기묘하다. 반려동물을 지나 반려 식물이라는 단어를 써도 될 것 같다. 내 사무실 책상에도 20cm 정도 되는 라넌큘러스 화분이 있는데, 그 화분 하나로 얼마나 가치 있고 분위기가 바뀌는지! 새삼, 돈과 꽃을 생각하며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역시 돈은 그냥 도구일 뿐이야.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주변에 작은 꽃과 식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다시금 감사했다.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 전문적인 글인데다가 심리적 요소가 많이 들어있어서 그런지 처음 읽을 땐 당황했다. 꽃을 보면 그냥 기분이 좋은데 이유를 알고 싶기도 한데 너무 많이 알아서 복잡해지고 싶지는 않달까..? 과학, 뇌세포, 진화론....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정말 호기심이 많고 학문이 친근한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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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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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보는 사람은 영화 365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정말)핫한 영화이기 때문에?

보통은 책이 먼저 나오고 영화로 이어지는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먼저 공개한 다음 책을 보는 역순이 되었다. 그래서 책 표지도 실제 영화 남주인공의 얼굴이 똭! ㅎㅎㅎㅎ 나도 넷플릭스 유저이기 때문에 저 영화를 봤다 ㅎㅎ 그래서 책으로 굳이 또 봐야 할까 고민도 했지만 생각 외로 평이 좋아 뒤늦게 서평단을 신청하여 받은 책이다.

작가는 폴란드 출생 여성작가로 사실 365일은 3부작 중 하나였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여자 주인공의 솔직하고 과감한 행보가 눈에 띄었는데 책에서도 더없이 멋지게 나와 인상 깊었다. 나에게 또 다른 삶이 존재한다면 라우라처럼 강단 있는 여성으로 삶을 영위하고 싶은 부러운 마음이 든다.

말이 섹시한 소설이라고 하지, 19금을 넘어서는 상당히 관능적이고 자극적인 소설이다.(영화보다 더 수위가 높음) 작가인 블란카 리핀스카는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저녁을 준비하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개방성이 지나치게 결여되어 있다고 하는 그녀의 말에 정말 많이 공감한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경우 성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창피한 일 마냥 취급을 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필요하고 올바르게 교육되어야 하는 분야인 만큼 나라도 용기 내어 입에 담아 보기도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그런 근간에서 365일은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데 이바지하지 않았나 하는 작은 생각도 해본다.

이 책에 관심이 있다면, 영화 365일을 접한 사람이 아닐까 싶지만 간단히 내용을 말하자면, (젊고 잘생긴) 마피아 수장 마시모가 (젊고 예쁜) 라우라에게 자신과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다음 해 생일까지 365일의 시간을 달라며 납치해버린다. 처음 본 남자에게 납치되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읽는 내내 내가 라우라인 듯 365일간 (난 여자닌까)마시모의 매력을 이모저모 평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말도 안 되는 가정이지만 그렇기에 더 빠져들고, 마시모와 라우라의 당돌함과 과감함에 놀라버린.! 상당히 흡입력 있는 소설이었다. 영화를 봐서 그런지 정말 잘 읽혀서 (종이 바람이 일으켜) 400p 넘는 불량을 금방 읽었다. 영화와 책은 같은 내용이지만 같은 듯 다른 듯 묘하게 다르게 느껴졌지만, 책으로 할 수 있는 상상력에 제한을 두게 돼서 아쉬웠다. 역시 선 소설 후 영화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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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
한수산 지음 / &(앤드)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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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핑크 계열의 분위기 있는 표지는 젊은 여성작가가 쓴 에세이 느낌이 났다. 표지가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기도 했다. 막상 책날개를 열어보니 저자 한수산은 나이가 지긋한? 남자분이어서 속았다는 느낌보다는 신선하고 놀라웠다. 나의 고정관념이 또 발동한 것이다.

'우리가 떠나온 아침과 저녁'은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한 구절을 인용한 제목이라고 한다.

책 속에는 한수산 작가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 때를 회상하면서 시작한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작가의 현재 삶, 가족에 대해, 선생님들, 나무와 같은 작은 생명들과 모든 것들에 대해 담았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랑했기에 알게 된 것들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책을 읽는 내내 한수산 작가가 사랑했던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나는 나를 지나쳤던 인연들과 애정 하는 사람들이 떠올라 소설을 읽는 내내 나의 추억과 함께했다. 뜻밖에도 내가 애정을 쏟았던 작물들까지 범위를 넓혀 생각하자니 뜻밖에 초등학교 5-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참 많이 생각났다. 잊고 살았지만 항상 마음속에는 고마운 마음이 드는 분이다. 그 시절, 그 촌에서 영어를 알려주시던 선생님이다. 크고 생각해 보니 단소는 아팠지만 진심으로 아이들을 교육한 유일한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 나도 한수산 작가님처럼 선생님과의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쩐지 문체는 담백하다기보단 시를 읽 듯 감정이 세심하고 풍요롭다. 한수산 작가를 문체 미학의 대가라고 불리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한수산의 이야기를 읽으면 독자의 지난날에 대해 생각이 많이 나고 많아지는 책이다. 급하게 읽기보다는 여유로운 나날에 읽으면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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