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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하우스 - 드론 택배 제국의 비밀 ㅣ 스토리콜렉터 92
롭 하트 지음, 전행선 옮김 / 북로드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들어가는 말
인류의 과학기술은, 놀랍게도 언제나 인간의 상상력을 그대로 현실로 가져오는 황금마차였다. 그러나, 황금마차를 끄는 말들이 남기는 그, '똥'은, 정말 지독하게도 뒤에 남겨진 사람들을 괴롭힌다.
아마존에서는 나름, 일부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고, 일각에선 드론 택시가 시험되고 있다. 이러한 제반 현실을 둘러볼 때, 이 소설의 배경은 그저 공상과학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자본주의는 너무나 자본적으로 흘러버렸고, 거대한 공룡기업들은 늘 배고픈 상태로 먹잇감이 될 중소기업들을 노리고 있고, 어떤 중소기업은 먹히기 전에 스스로 공룡의 발톱이 되어버린다.
필자가 이 소설을 보면서 가장 놀란 때는, (스포일러 때문에 언급은 못하지만, 분명 이 책을 읽다가 경악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을 제외하고) 조지 오웰의 '1984'가 언급된 때였다.
그리고 더욱 놀란 것은, 1984가 그 원인이 되는 정치적인 문제때문에 현실이 되기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그 원인이 되는 자본주의 때문에 현실이 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부분이다.
톱니바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소설은 1984와 비슷한 부분이 없지 않다. 오로지 그 사회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 정치냐 자본이냐의 문제만 다를 뿐이다. 하지만 역시 그 원인이 다른 만큼, 그리고 1984에서는 현 세대가 이전 세대를 경험해 보지 못한 상태라는 이유만큼, 그 결과물 역시 꽤나 상이하다.
하지만 어쨌든 두 소설의 공통점이자, 두 소설 모두 독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는, 미래에 어느 시점에서 우리 인간들은 (특히, 피지배층인 우리들은) 거대한 하나의 구조 속에서 그저, 구조를 지탱하고 조직이 굴러가게 하기 위한 톱니바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될거라는 것이다.
물론, 두 소설 모두 주인공은 결국, 사회구조적 문제에 맞서고, 그것이 카드를 뒤집듯 현 상황을 극적으로 반전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언젠가 먼 훗날 혹은 소설의 마지막 장을 이어서 쓴다면 몇 페이지 안에 혁명이 일어날 듯한 치명타를 날린다는 것은 선량한 작가의 희망사항이지 않을까.
필자는 매우 염세적인 편이다. 그러므로, 조지아의 사랑은 얼핏 이해가 되지 않는다. 펙스턴이 꿈을 포기하는 과정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필자 역시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를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지만, 이미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그런 자유의지 혹은 혁신의지는 없다. 약간은, 작가가 뭔가 희망을 주고 싶어하는 욕구에서 튀어나온 무의식의 무개연성이지 않을까 싶다.
로봇의 3원칙
클라우드는 모든 시장을 장악했다. 그리고 모든 소비자는 클라우드에 장악당한다. 환경은 파괴되었고, 클라우드의 궁극적 목적은 무한의 에너지원을 개발하여 보급함으로써 석유연료 시대의 종막을 알리고, 지구의 생태계를 복원함으로써 인류와, 나아가 전 지구의 생명을 회복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극명한 정의는 악보다 못하다. 소설 속에서 언급한 오멜라스처럼, 그들은 시작점을 잘못잡았다. 애초에 인간 개개인의 자유의지와 행복과 능동성을 짓밟은 토대 위에 유토피아는 서지 못한다.
영화 '아이 로봇'의 결론을 예로 들며 글을 마치려 한다. 로봇의 3대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가하거나, 혹은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둘째, 로봇은 첫 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셋째, 로봇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로봇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로봇 3원칙 [Three Laws of Robotics, -三原則] (IT용어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영화지만, 철학적인, 인공지능 로봇 비키의 결론이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 제 논리는 완벽해요. 인류를 위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인류는 통제되어야 해요 -
- 이 서평은 몽실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