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털 - 나만 사랑하는 너 이까짓 1
윰토끼 지음 / 봄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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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털 썰이다.

털에 관한 저자의 에피소드 모음집이랄까.. 목차를 보면 알겠지만 장소를 주제로 털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가장 기본적인 목욕탕, 워터파크, 모텔, 사진관, 군대, 심지어는 공중파?ㅋㅋㅋㅋㅋ

직접 체험할 용기와 여건이 안 돼, 에세이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나는

소설은 물론이요 뼈에 관한 책이라든지 개미에 관한 책이라든지 좀 전에 읽은 등산에 관한 책이라든지.

이런 주제로도 책을 낸단 말이야? 싶을 책을 많이 봐왔지만 ㅎㅎㅎ솔직히 털에 관한 책이 나올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난 사실 털에 대한 스트레스는 별로 없는 사람이라 공감이라기보단 오직 호기심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에서 다룬 털에 대한 내용은 생각보다 공감이 많이 갈 정도로 일상적인 이야기였다.

여성의 겨드랑이 털 + 시컴해진 겨드랑이 털, 브라질리언 왁싱, 눈썹 문신, 반지 사이로 흩날리는 손가락 털.

저자가 털을 주제로 책을 낸 이유는 부끄러운 것들에 대해 쓰면 쓸수록 부끄러운 마음이 삭아 없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에서도 언급했던 영화에서 공효진이 겨드랑이 털을 남자친구에게 보여주며 이것 또한 나의 하나라는 듯한 메세지와 비슷한 결로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털이라는 게 자연스럽고 창피한 것이 아닌 내 몸 중에 하나라는 것을 인정하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는 자연스러운 털을 창피해 하게 만드는 이 세상을 꼬집기도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스러움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책이었다. 저자의 의문처럼 정말 모나리자의 눈썹은 왜 숱이 별로 없는 걸까?

- 이 서평은 컬처블룸리뷰단으로부터 리뷰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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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등산 - 나만의 취미로 삶의 쉼표를 그리는 본격 등산 부추김 에세이
신경은 지음 / 애플북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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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 시국에 등산을 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들었다. 안 그래도 엄.빠 산악회가 많은데 코로나로 인해 실내 활동에 제약을 받은 탓에 10대~30대의 새로운 등산인이 많이 생겼다고들 한다.

나는 등산을 취미로 여길 만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회사에서 건강의 날이라며 상급자분들이 좋아하는 등산을 갈 때면 좋아하기보다는 사무실에 앉아 지키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어렸을 때 아빠 따라 일출을 보겠다며 산에 올라 헬기장에서 라면을 끓어먹었던 기억, 그 기억이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하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성인이 된 이후에도 굳이 산을 갈 이유가 없어도 일 년에 한 번쯤. 봄 정도에는 왕복 2~3시간 코스는 연례행사처럼 산행을 다닌다.

산을 오를 때면 다시 내려올 산을 왜 오를까 싶은 생각이 들지만 막상 또 정상에 서 있노라면 또 하나의 약속을 지킨 것만 같은. 미루고 미뤘던 하나의 쾌스트를 통과한 것 같은 성취감이 이루 말할 것 없이 밀려온다. 정상에서 먹는 음식은, 매일 먹는 음식이라도 기억이 생생하게 남는다. 또 내려갈 생각을 하면 몸이 더 무겁게 느껴지면서 정신이 아득하지만 어쨌든 집에는 가야 하니 털레털레 내려온다.

나에게 등산은 그런 느낌이다. 연에 한 번 보는 친구 같달까?

사실, 등산 하나로 젊은 여성분께서 책을 냈다는 것이 큰 기대가 된다기보다는 날씨가 점점 풀려오고 나도 이제 슬슬 연례행사 중 하나인 등산을 해볼까 하는 마음에 서평을 신청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재미있었고 책은 나한테 작은 동경과 활기를 불어 넣었다. 난 등산인이 아니지만 체질에도 맞지 않지만 한 번 등산인이 되어볼까? 나도 블랙야크 100명산을 도전하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책은 참 신통하다. 등산에도 참 많은 난이도가 존재할 테지만 이 책의 저자는 전문 등산인이라기보단, 주기적으로 등산을 다닌 지 2년 정도 된 사람이라는 점을 생각하고, 나 같은 같다. 등린이라면 알아야 할 산에서의  읽다 보면 저자가 보고 느낀 산의 절경이 보고 싶어 갈증이 날 때 맞춰 사진도 곳곳에 실어 있는데, 특히 운하가 깔린 사진은 정말 멋지고 부러웠다.(저자 사진이 좀 많이 들어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등산의 매력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돼서 읽는 내내 즐거웠고

기본적인 예절이나(좁은 길에서 기다렸다가 가기, 야호 하지 말기, 하산하는 쪽보다 오르는 쪽에 우선권이 있다 등)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어서 쏠쏠했고, 등산도 이제 젊은 사람들도 즐기는 스포츠 중 하나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 이 서평은 컬처불룸서평단으로부터 리뷰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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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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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이 세상에 완벽한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그런 불완전함이 가장 위험하게 적용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사회구조이며, 사상이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그런 사회구조는 불완전함을 그 모태로하여 불합리함을 구축한다.

구석기, 혹은 고조선 등의 사회를 지나 현대사회로 진일보하면서 그런 사회구조의 문제가 더욱 드러나는 것은 다른 것보다도 구조를 지탱하는 구성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에 기인한다고 본다. 그러나, 결국 인간은 합리적 동물이기에 그러한 거대한 집단을 이끄는데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였고, 그 결과물은 대의민주주의였다. 법치국가였고, 삼권분립이었다.

그러나 그런 구조 역시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반면, 역시나 불완전한 것은 여전했다. 고로, 갖가지 비리, 부페, 불합리가 드러나고, 사회적 기반을 이루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분노하고 성토한다. 그러나, 이미 구조적으로 꼭대기에 선 자들을 피지배자들이 응징하는 것은 혁명을 제외하고는 쉽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분명 일부 독자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느끼게 해준다.

정의란 무엇인가

동명의 서적이 다년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었다. 전 시대를 통틀고, 갖가지 사상을 총망라하여 이 시대에서 우리가 바라봐야할 '정의'에 대한 개념과 사회적으로 추구해야할 정의를 기술한 서적이었다. 그러나 그 역시, 학문적인 발걸음에 지나지 않음을 우리는 안다.

소설에서 집행관들은 스스로의 그 어떤 사익 없이, 그저 사회적으로 처벌받아 마땅한 자들을 그 대상으로 직접 '집행'에 나섰다. 친일파의 잔재, 악질 기업인, 사기꾼 정치가 등을 처단하면서 여론의 힘을 등에 업는다. 물론, 잔인한 행각에 일부 우려의 여론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동조하며 공감하였다. 그들을 '집행관'으로써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심정적으로 동감하고 공조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들이 '정의'의 편에 서 있는 자들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부정적이다. 물론, 소설 내의 집행관들 역시 스스로를 정의라 여기지 않는다. 단지, 이 불합리한 세상에서 그래도 누군가는 합리적이며 상식적인 '처단'을 해야하지 않겠냐는 것이 그들의 논지이다.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 영화, 소설, 심지어 만화에서도 항상 정의의 편에 있는 자들은 참, 불합리하게도 곤경에 처한다. 목적이 정의라도 과정이 정의롭지 못한, 냉철한 이성적 문제에 봉착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늘, 우리의 정의의 사도들은 정의로운 과정으로 정의를 이뤄낸다.

그것이, 우리가 영웅들을 숭배하는 이유다.

과정의 정의, 결과의 정의

위에도 언급했지만, 어디까지나 필자의 이성은, 정의롭지 못한 과정을 거친 정의는 결국 부정하다라는 이야길하고 있다. 그러나, 또, 처음 언급한 것처럼, 애초에 완벽하지 못한 구조 속에서 과정과 결과 모두 정의롭기를 바라는 것은 그릇된 욕심일지도 모른다.

작은 욕심, 아주 작은 과오. 그런 것들로 우리는 고위 공직자나 정치인들, 연예인들을 평가하고 심사한다. 물론, 사회적 지도층이나 오피니언인 자들이 그런 사소한 부분마저 정의롭지 못하다면 당연히 사회를 이끄는 자세에서도 정의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애초에 그들 역시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본 뜬, 우리의 대표일 뿐이다. 그 과정과 결과가 모두 정의롭기 위해서는, 그들을 대표로 만들어준 우리가 먼저 정의로워야, 그 결과인 그들 역시 정의로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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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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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하면서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분 좋을 때는 무료로 받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이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은 상황이 생겼다. 내가 방금 읽은 '시티 오브 걸스'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베스트셀러가 된 이전에도 아마존 올해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등 눈부신 이력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시티 오브 걸스'의 줄거리는 여든아홉 살의 노인이 된 주인공 '비비안 모리스'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상대 '안젤라'에게 쓰는 회고록 형태의 편지로 시작된다. 1940년대 뉴욕의 한 극장을 배경으로, 19살 소녀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이 이야기의 주제를 2가지 단어로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과, 자아(ego)이다.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는 동시에 한 명의 여성이 한 명의 인간으로 거듭나는, 자신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비비안 모리스는 상당히 시대를 앞서간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지금에 와서야 공감하고 '멋지다'라고 느끼지만 당시에는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비비안 모리스를 보며 나는 지금 현존하는 (좋게 말해)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의 의견이, 어쩌면 미래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여든 아홉 살의 노인 비비안 모리스가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젊음에 대한 누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젊은, 한참 놀아야 할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삶에 있어서 젊음을 마음껏 모험하며 낭비할 수 있도록,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자아를 찾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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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 뮤지컬 <붉은 정원> 원작 소설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46
이반 투르게네프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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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을 것이다. 나의 첫사랑은 누구였을까? 나이가 먹어 누가 (어디서부터?)첫사랑인지도 가물가물한데 이 책의 주인공인 16살 소년은 5살연상 누나가 첫사랑이라고 한다. 이 역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었지만 한 소년의 설렘이 담긴 첫사랑 이야기에 나는 읽는 내내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왜 첫사랑 이야기는 대부분의 결말이 좋지 않음에도 나이를 먹어서도 내 이야기든 네 이야기든 설레고 재미있을까 ㅎ

'첫사랑'은 저자인 투르게네프의 자전적 색채가 농후한 소설이라고 한다. 노인의 모습을 한 저자의 소설이라니 어쩐지 매칭이 잘... 안... 되기도 하지만, 이런 멋진 첫사랑 기억이 있고 그것을 글로써 남긴 것은 존경스러울 일이다.

소설은 표현이 풍부하다(작가인 이반 투르게네프가 작가인 동시에 시인이기도 한 영향이 있나 보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를 보며 남주에게 느꼈던 설렘 가득한 마음이 소설책을 통해 점화되고 등장한 주요인물들에게 집중하고 애정이 갔다.

지나이다의 당찬 모습과 범상치 않은 밀당 기술? 을 보고 있노라면 귀엽기도 하고 (옛날 생각 많이 나) 사랑스러웠다. 16살 블라디미르는 어리지만 자신이 어리다는 것을 자각하고 지나이다를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표현하는 모습이 의젓하고 멋졌다. 내가 블라디미르라면 아버지보다는 자신이 더 현실성 있다며 어떻게든 설득하고 좀 더 강하게 나갔어야 되지 않나.. 싶었다.

 16살 소년의 첫사랑을 보고 있자면 설레는 마음이 들기도 해 재미있다. 위트 있는 문장도 여기저기 많아 기분 좋게 읽었다. 실제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런 말투를 사용한다면 얼마나 웃길지 상상하며 혼자 웃었다. 고전이 이렇게 설렌다면 진작 읽었을 것이다. 중학교 때 주구장창 읽었던 로멘스소설 귀여미작가의 도래미파솔라시도와 견주어 보아도 손색이 없다. 나도 고전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고전은 왠지 죽기전에 읽어야 할 것 같은 숙제같은 책이기도 하다. 고전 읽기 어려워하는 사람에게, 처음 읽는 사람에게 더 없이 좋을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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