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이 상처로 남지 않으려면 - 세상 모든 연인들과 나누고 싶은 연애의 모든 것 '연애담'
감정수학자 지음 / 모모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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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들어있는 예쁜 일러스트와 다양한 색감들이 주변 공기를 산듯하게 환기시켜준다. 책은 작은 편이어서 들고 다니면서 읽기 편했다. 연인 관계에 있어 생기는 서운함과 다툼으로 인해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기 위한 조언이 담긴 책이다. 짧은 글 200여 개가 수록되어 있다.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침대맡에 두고 매일 조금씩 읽어나가는 게 어울리는 책이다.

나는 친구들이나 지인과 이야기할 때 공감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다. 단순히 공감을 원해서 말한 건데, 왜 그걸 문제시 만드냐며 나무란다. 그런 게 내 단점이라는 걸 사회생활하면서 스스로 인식했고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던 와중에 적절한 책을 만났다.

연인 간에 생길 상처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더 나아가 공감 능력이 부족해 인간관계에 고민이 있는 나 같은 사람에게 좋을 책이다.

읽다 보니 책에서 나온 '너'가 바로 '나'의 모습으로 반추되어 보였다. 내가 했던 사사로운 말투들이 생각났다. 나한테 이 책은 대부분 공감과 위로가 되기보다는 '그렇게 해선 안됐었는데'라고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가장 공감이 가고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해결책만 말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정확히 나의 단점을 지적했다. '해결책이 아닌 공감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점과 그 외에도 '떨어져 있을 때 연락을 잘 하자', '애인이 서운한 걸 말하면 안아주자' 같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조언이 도움 됐다.

- 이 서평은 컬처블룸리뷰단으로부터 리뷰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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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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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누미타 마호카루는 일본 오사카 문학학교에서 글쓰기를 배웠으며 결혼 후 주부, 승려, 회사 경영자라는 남다른 이력을 거쳤다. 56세라는 늦은 나이에 소설가로 정식 데뷔했다. 미스터리 소설 '유리고코로'는 2011년에 발표했으며 2017년에는 영화화됐다.

예비신부 실종, 어버지 췌장암 말기, 교통사고로 인한 어머니 사망..집에서 발견된 4권의 살인노트.

소설의 시작은 혼돈이다. 앞뒤 설명 없이 들이닥친다. 너무 많은 사건들로 정신이 없다. 책이 이렇게 공포스러울 수 있을까? 읽어갈수록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어두운 중압감으로 독자를 어지럽게 한다. 조금씩 던져주는 단서들로 안개가 낀 듯, 읽는 내내 답답함을 호소하게 한다. 결말은 예상 가능하지 않고 반전이 수두룩하다.

유리고코로라는 뜻은 일본어도 아니고 그 외 다른 나라 언어도 아니다. 오직 이 책에서만 존재한다. 원래 발음은 '요리도코로'인데 책에 나온 주인공이 어렸을 적 잘 못 들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유리고코로'라고 불렀다. 뜻은 감각적인 안식처, 인식의 안식처, 마음의 안식처, 의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살인 노트를 적은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에 유리고코로를 느낀다.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이 미스터리 스릴러 살인극을 가족사와 연결시켜 '유리고코로=가족' 결국 마음의 안식처는 가족이라는 메세지를 담은 듯싶은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나는 그런 거 모르겠고 그냥 기괴하고 무서웠다.

반절쯤 지나서야 예전에 이름도 모르고 봤던 영화가 떠올랐다. 알고 보니 나는 유리고코로를 영화로 봤었다. 어린아이들이 죽고(죽이고) 자해 중독, 창녀 생활로 인해 보는 내내 암울하고 부담스러웠는데 저자는 글도 잘 써서 책이라도 임산부나 심신이 약한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영화는 당연히 19세) 서스펜스 몰입감 좋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그것이 알고싶다?)이라면 정말 안성맞춤!

- 이 서평은 몽실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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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
나태주 엮음 / &(앤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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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아마 시를 처음 썼던 것은 중학교 다닐 때였을 것이다. 꽤나 두터운 공책에 이런 저런 시라고 스스로 부르는 글짓기들을 모았었다. 그렇게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에서도 문학동아리에서 '이런 것이 시 이잖은가!'라며 부지런히도 글짓기를 했더랬다.

아마, 그 때, 같이 많은 종이를 낭비했던 친구들은 그것을 분명 시라고 불렀고, 아무래도 그것을 시라고 부르든 운문이라고 부르든 그건 우리들의 문제이지 남의 문제는 아니었다. 특히 우리들 사이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었다.

그 뒤로, 시를 거의 접해보지 않은, 혹은 단 한번도 적어보지 않은 사람들이 가끔 묻곤 한다. 시가 무엇인지, 혹은 시가 어렵지 않은지, 혹은 '이 시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하지만, 시라는 것은 어찌보면 난해한 추상화와 같고, 틀려도 아무 상관없는 문제와 같다. 작가는 그 속에 무엇인가 그려 숨겨놓았지만, 그것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하고, 대부분 '학자'라 불리거나 '수험생'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몫이고, 일반적인 독자들의 몫은 그저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아마 불감증(혹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자극에 따른 둔감증)이지 않은가 싶다.

시가 독자에게 원하는 것

시가 독자에게 원하는 것은 없다. 운율이 있다는 면에서 시는 노래로 많이 비견되는데, 노래와 같다. 누군가 노래를 부를 때, 이것을 누군가 듣고 어떤 영향을 받기를 원하고 부른 노래는 없다. (혁명가나 노동요는 제외하자.) 시는 어떤 작가의 욕구나 사상을 독자에게 관철시키고자하는 글이라기보다는 시인의 느낌을 독자에게 그대로 전해주고픈 편지와 같다. 책 속에 있는 거의 '가장 유명한' 시귀를 한 번 보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화내지 말라!' (아마, '노여워하지 말라'라는 의역을 더 많이 접했을것이다.)

시적 화자는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여러 고난들이 결국은 시간이 흘러 옅어지게되고 그에 상응하는 기쁨이 주어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 것 같다. (추측일 뿐이다. 그 어떤 학자도 추측할 뿐이다. 시인을 제외하고 시에 대해 완벽히 해석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시인이, 혹은 시적 화자가 우리에게 무엇인가 강요하고 싶은 것일까. 그저 시적화자는 본인이 살아보니 이러저러하더라. 라는 이야기를 독자에게 담담히 전하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읽고 어떤 독자는 깨달음을 얻거나, 현재의 난관을 조금은 내려놓는 여유를 얻을 수도 있고, 어떤 독자는 무슨 개소리냐며 책을 덮어버릴 수도 있다.

시란 그저 그런 것이다. 이 몇 줄 안되는, 하지만 삶과 감정, 진리가 농축돼 있는 편지는 그저 쓰여진 것이다.

우리가 시에게 원하는 것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시를 읽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그 몇 줄 안되는 속에 담겨진 삶에 대한 성찰과, 작가의 지혜, 그리고 독자의 감정을 그대로 녹여낸 듯한 공감력 때문이다. 우리는 시를 읽으며 우리네 삶을 돌아보거나, 앞날을 기대하기도 하고 옆에 앉아있거나 혹은 멀리 떠나 있는 정인을 떠올리기도 한다. 세태를 교묘히 비꼰 시를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멀리 타향에 고된 일을 마치고 끙끙 고단한 잠에 빠져드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짓기도 한다.

우리가 시를 보며 원하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나와 같은, 내 삶과 비슷한 삶 속에서 노래하는 시적 화자를 만나는 것이다. 특히, 세세하게 구구절절 흐뜨려놓는 여러마디 말보다 조금 더 간략하되 진솔하게 다가오는 싯구를 보며 위로를 얻는 것이다.

리리이에게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괴테에게

정다운 리리이여, 너는 오래도록

나의 즐거움이었다. 노래였다.

지금 너는 나의 괴로움이지만

그러나 여전히 나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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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운 괴테여, 그댄 참 오래도

내게서 즐거움을 찾는 노래를 했어요.

그댄 여전히 내게 괴로움이지만,

이제는 그대가 나의 노래네요.

- 이 서평은 컬처블룸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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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 남성작가 편 - 세계문학의 흐름으로 읽는 한국소설 12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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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옛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실용적이고 교육적인 책이다. 책은 남성작가 편 10작품이 수록되어있다. 옛 문학을 단순히 모아둔 것이 아닌 한국 현대 소설에 대한 강의를 묶어서 펴낸 책이다.

남성작가편 외에도 여성작가편이 별도로 있어 나중에 연관되어 기억하기에는 좋을 듯싶다.

나는 서평단 때문에 읽지 않은 책들을 '로쟈의 한국문학 수업'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지만 이왕이면 소개된 책들을 먼저 읽어 본 뒤 해설본을 보듯 나중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책을 읽고 나 혼자 이해한 것을 떠나 좀 더 디테일하고 넓은 시각으로 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아무래도 서평가가 쓴 책이다 보니 뭔가 일반 교과서나 해설집하고 다르게 좀 더 유연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 책으로 인해 파생되어 읽어야 할 책이 많이 생겼다. 나중에 꼭 읽어야지 생각하며 일단 주문해놓고 책장에 놀고 있는 책들이 목차에 많이 있어서 놀랐다. 아무래도 현대문학이 아니라 그런지, 왠지 어렵게 느껴져서 그런지.. 묵은지 마냥 묵혀둔다. 목차에서 반가웠던 책들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 김훈의 칼의 노래다. 워낙 다들 오래된 책이라 읽었던 책도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이 책을 계기로 다시 읽어보고 싶은 도전 욕구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목록에 있는 책들을 보고 다시 읽어보리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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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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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라는 배경

한때, 나는 감옥이 편안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 갈색 박스 위에 앉아 추위와 배고픔에 노출되어 구걸하는 사람을 볼 때면 그렇게 생각했다. 감옥은 자유를 빼앗지만 의식주를 해결하고 보호를 받으며 아무런 부담 없이 그저 시간만 보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설을 읽는 내내 묘사되는 감옥의 엄청난 규모와 중압적인 무게감을 다시금 인식하고 두려웠다. 그 모습은 너무나 생생했고 내가 마치 어두운 방에 갇힌 도스가 된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으로 내내 소설 속에 살았다.

끌림이 의미하는 것

처음 마거릿은 감옥에 있으면서도 척박한 빌뱅크 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라색 꽃을 손에 쥔 죄수 도스에게 관심이 생겼을 것이다. 도스와 이야기하며 연민이 생기고 외로움에 휩싸인 자기와 같다는 착각에 위로를 받았을 것이고(마거릿은 자신이 도스를 위로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셀리나를 만날수록 현재 상황에 놓인 자신을 부정하고 '내 반쪽', '영혼이 나를 떠나 그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라는 둥 구구절절한데 내가 아쉬웠던 건 끌림에서 집착으로 넘어가는 계기를 잘 모르겠다. 감옥에 있는 영매에 꾀어 점점 미쳐가는 마거릿을 보며 안타까웠다.(엄마는 무슨 죄람?)

어쩌면 소설 제목과 반대로 도스가 마거릿에게 끌림을 느낀 것이 아닌, 아빠 자리를 대신할 누군가 자기를 끌어주고, 위로해 주길, 알아주길 바람에서 나온 자발적 끌림이 아닐까.?

세라 워터스의 2번째 책, 이번엔 동성애 아닌 스릴러!

이렇게 두껍고 부담스러운 책에 눈길을 가둬두게 하는 글의 힘. 이건 정말 엄청난 능력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재번역이 되어 출판되었나 보다.

아찔했던 '티핑 더 벨벳'과는 또 다른 잔잔한 끌림이 있는 세라 워터스의 '끌림'

동성애에 관한 책이 아닌 긴장감을 늦을 추 없이 뒤로 갈수록 외줄 타듯 스릴감이...! 엄청났다.

동성애, 강신술, 감옥, 영매라는 장치에 장르를 속지 말자

감옥과 영매라는 도구를 가지고 독자의 눈을 흐릿하게 한다. 그리고 그 기묘하고도 몽롱한 세계로 인도한다. 하지만 소설 마지막에는 그렇듯 소설이 아닌 이것이 현실임을 일깨워 준다.

- 이 서평은 몽실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되었으나 읽고 싶어서 신청하였고 솔직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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