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우선 처음 만나서 어떻게 인사를 할까. 남자 남자 간에 하는 모양으로, ‘처음 보입니다. 저는 이형식이올시다.‘ 이렇게 할까. 그러나 잠시라도 나는 가르치는 자요, 저는 배우는 자라, 그러면 무슨 차별이 있지나 아니할까. 저편에서 먼저 내게 인사를 하거든 그제야 나도 인사를 하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할까. 그것은 그러려니와 교수하는 방법은 어떻게나 할는지, 어제 김장로에게 그 청탁을 들은 뒤로 지금껏 생각하건마는 묘방이 아니 생긴다. 가운데 책상을 하나 놓고 거기 마주앉아서 가르칠까. 그러면 입김과 입김이 서로 마주치렷다. - P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