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2 - 세계의 와인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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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와인의 세계>가 와인의 대략적인 개요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라면, 2권 <세계의 와인>은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특성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와인은 크게 유럽 대륙 와인과 신대륙 와인으로 나뉘고 이 두 와인 종류에 따라 라벨 읽는 법도 다르다.
유럽 대륙의 와인은 오랜 전통과 문화 위에 성립되어 만들어져 왔기 때문에, 라벨에서는 그들의 문화와 자부심을 읽을 수 있다.
물론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잘 알지 못하는 우리가 백날 쳐다보았자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리가 만무하지만 말이다.^^
반면, 신대륙의 와인은 유럽 대륙의 와인에 맞서기 위해 알아보기 쉬운 라벨을 채택했고, 그래서 그들의 와인은 라벨만 보고도 어느 나라에서 어떤 포도 품종으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을 읽으며 내가 얻은 것은, 나 스스로 와인을 선택할 만한 기준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냥 권해주는 대로나 혹은 가격에 맞춰 구매했던 것을 떠나 내 의지대로 고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그 전에는 사 와서 코르크 마개를 딴 후 맛보지 않으면 이 와인이 내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친구가 권해준 와인도 내게는 꼭~ 맞지는 않았기 때문에 와인을 구입할 때마다 다른 와인을 고르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라벨을 제대로 읽어낼 수도 있고, 책에서 얻은 포도 품종에 따른 분위기에 따라 어떤 맛을 낼 지 상상해 볼 수 있다는 점과 각 나라마다 우수한 와인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으니 와인을 선택할 때 조금 더 수월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와인은 꿀꺽꿀꺽 마시는 술이 아니다. 
눈으로 보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음미하며 목으로 넘기는 그 순간까지 이 모든 것이 합쳐져야 제대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게 맞는 와인을 고를 수 있다는 자신감은 더 즐거운 시간을 만드는 노력과 같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제대로 알고 나니 그런 여유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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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복 교수의 와인의 세계, 세계의 와인 1 - 와인의 세계
이원복 글.그림 / 김영사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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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좋아한다. 
그것이 유전으로 인한 것이든 앞으로 중독이 될 가능성이 있든간에,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저녁을 먹으며 남편과 한 잔 하는 술의 매력에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내가 좋아하는 술은 "맥주"인데, 작년 다이어트를 하며 종목을 바꿔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오히려, 다양한 술을 즐기게 되었다는 것.(정말 못말리는 애주가인가보다.)
그렇게 와인과도 친해지게 되었고 우리는 가끔 와인을 마신다.

와인을 고를 때의 기준은 "싼 것"이었다.^^
한 번 딴 와인은 금방 맛이 변질된다는 것을 깨달은 우리 부부는 하루 혹은 이틀에 걸쳐 마셔버려야 한다는 사실에 경제적인 중압감을 가졌다. 
뭐, 맛은 거기서 거기인 것 같으니 가능하면 싼 것으로 자주 마시자..라는 태평한 생각에 도달한 것.
아아~ 지금(책을 읽고 난 뒤) 생각해보니 얼마나 얼토당토, 황당무계한 생각이었던지..ㅋㅋ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책 <<먼 나라 이웃나라>>의 저자 이원복 교수님의 <<와인의 세계>>에서는 전체적인 와인의 개념, 역사와 와인 등급에 대한 포괄적인 설명과 와인을 만드는 여러 종류의 포도 그리고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만화로 읽으니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우며 즐겁다.
와인에 얽힌 숨겨진 에피소드(외출했던 남편이 아내가 술을 마셨는지 확인하기 위해 아내에게 키스하는 풍습이 생겼다는 등의 믿거나 말거나 설을 포함하여..^^)나 와인에 대한 문화를 통해 와인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였다.
와인은 그저 기분을 좋게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여러 문화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동안 잘못 알아왔던 와인에 대한 편견이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와인을 고르는 기준을 확실하게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어떤 평론가가 매긴 등급이나, 가격 같은 것들에 의한 선택이 아닌 내가 직접 맛보고 경험한 뒤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직접 골라야 한다는 사실!!!
와인을 제대로 즐기려면 그에 맞는 환경(레드와인은 14~18%, 화이트와인은 6~12%, 샹파뉴 4~8%)부터 갖춰놓아야 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았다. (레드와인의 경우 그저 실온...이라고만 생각했으니 제대로 맛본 적이 없다.)

다음에 와인을 고를 때는 와인을 만든 나라나 이름, 가격이 아닌 포도의 종류별(물론 나라마다, 와이너리마다 다른 맛을 내겠지만)로 경험해보고자 한다.
일단 내 입맛에 맞는 와인을 찾기 전까지는 모험은 필수불가결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자 결심하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일단 어제 맛 본 칠레의 "카베르네 소비뇽"은 합격이었는데, 다음엔 어떤 종류로 시험해볼까나?^^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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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아빌루] 서평을 올려주세요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흥미로운 옛날이야기와 섬세하고 잔잔한 감수성 짙은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는 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  

 

 

 

 

 

 

 

•  서평 도서와 동일한 분야에서 강력 추천하는 도서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감수성이 많고, 문장 하나하나 천천히 되새길 줄 아는 초등학생들과 그 외 아름다운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들 모두.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랄라는 멀리서 쏙독새가 숨죽이며 우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모닥불 속에는 붉은 잉걸불만 마치 잿더미 속에 숨어서 팔딱거리는 이상한 벌레들처럼 불꽃도 연기도 없이 계속 타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잉걸불이 한순간 아주 세차게 타오르고 나서 스러지는 별처럼 사그라지자 랄라는 일어나서 자리를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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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아빌루] 서평을 올려주세요
발라아빌루 -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화영 옮김, 조르주 르무안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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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이야기"라고 하면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어스름한 저녁, 화롯불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앉아 할머니가 옛날이야기를 해주시는 그런 풍경 말이다. 내가 할머니에게 옛날이야기를 듣던 시절에는 이미 화롯불은 없었는데도, "옛날이야기"라고 하면 어김없이 그런 풍경이 떠오르고 만다. 왜 어스름한 저녁이어야 하고,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였으며, 화롯불인지..... 따지고들면 끝이 없지만 결국 그런 분위기야말로 아이들이 이야기를 듣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는 것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옛날이야기를 듣던 그런 풍경이, 바로 여기에도 있다. <<발라아빌루>>, 이 책은 르 클레지오의 <<사막>> 중에서 일부분을 발췌한 그림책이다. 소녀 랄라의 이야기가 <<사막>>이고, 어부 나망이 사막 소녀 랄라에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발라아빌루>>이다. 

<<발라아빌루>>의 첫부분은 너무나 서정적이어서 처음엔 당황스럽기도 하다. 마을 사람들이 불을 좋아한다는 이야기, 하루 중에 어떤 불들이 있는지(아침을 짓는 불, 모닥불, 저녁놀 속의 화롯불 등등), 어부 나망이 배의 널빤지 틈새를 메울 송진을 끓이는 모습, 랄라가 어부 나망을 위해 바늘잎을 따 모으는 모습 등등... 아무런 이야기가 없는 이런 묘사들은 소녀 랄라가 사는 동네의 모습을, 또는 소녀 랄라 자체에 대하여, 그리고 모닥불이 피어오르고 그 주위로 모여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게 한다. "글"이란 게 이렇게나 아름답과 서정적이며 감성적일 수 있구나...하는 느낌이 절로 든다.

<<발라아빌루>> 속에는 작은 이야기가 하나 들어있다. 바로 어부 나망이 모닥불 근처로 모여든 아이들에게 해 주는 옛날이야기 <발라아빌루>이다. 이 이야기는 낮에서 저녁으로 가는 길목에 아이들을 숨죽이게 만들고, 궁금하게도 하고, 무섭게도 하고, 신비롭게, 그리고 비로소 안도하게 한다. 이야기가 끝나면 아이들은 각자의 집을 찾아 돌아간다. 마지막 불까지 사랑하는 소녀 랄라만 빼고......

   
  랄라는 멀리서 쏙독새가 숨죽이며 우짖는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모닥불 속에는 붉은 잉걸불만 마치 잿더미 속에 숨어서 팔딱거리는 이상한 벌레들처럼 불꽃도 연기도 없이 계속 타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잉걸불이 한순간 아주 세차게 타오르고 나서 스러지는 별처럼 사그라지자 랄라는 일어나서 자리를 떠납니다.  
   

랄라의 마지막 모습이 외롭게도 느껴지고, 충만한 하루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고, <발라아빌루> 속의 공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 공주보다 소녀 랄라가 더 기억에 깊이 각인되는 것은 랄라의 감성이 책 곳곳에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만들어진 소설이 있구나..하는 감탄을 하게 된다. 이것이 "신성의 언어를 아름답게 흩뿌려 놓는 작가"라는 칭호를 받는 르 클레지오의 저력일 것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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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최애영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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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리 구스타프 르 클레지오. 바로 올 2008년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작가의 이름이다. 그는 "현대 프랑스 문학의 살아 있는 신화"라고 불리기도 하고, "신성의 언어를 아름답게 흩뿌려놓는다"는 찬사를 듣기도 한다. 그가 소설을 쓰는 근간이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스웨덴 한림원은 "르 클레지오가 인간성 탐구, 관능적 환희, 시적 모험, 새로운 출발의 작가"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가 쓰는 소설에 이런 것들을 담게 된 배경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 바로 <<아프리카인>>이다.

<<아프리카인>>은 자서전이 아니다. 르 클레지오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아버지"가 걸어온 길, 그리고 르 클레지오가 아버지를 이해해 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수필도 아니다. <<아프리카인>>을 검색해보면, 분명 "소설"이라고 씌여있다. "왜 소설인가."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따라다녔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라는 1인칭에 너무나 자세한 묘사, 그의 가족사 이야기 그리고 덧붙여져 있는 그의 아버지가 직접 찍은 사진까지.... 분명 수필로 보이는데, 소설이란다. 왜일까.

이 이야기는 르 클레지오의 아버지가 청년이었던 시절, 아프리카로 발령 받아 의사로서 일을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어머니와의 결혼, 신혼시절 그리고 전쟁동안 떨어져 지내던 동안의 "아버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이 모든 과정과, 전쟁 이전과 전쟁 이후의 아버지가 어떻게 달라지셨는지... 등의 이야기는 르 클레지오가 아버지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다. 어머니에게서 전해 들었거나 아버지가 찍어 놓으셨던 사진을 보고 후에 그가 같은 루트로 그곳을 오가며 아버지의 입장에 서서 추측해 본 이야기인 것이다. 그래서 "소설"이다. 

그의 어린 기억 속에는 광활한 대지와 뜨거운 열기, 그리고 진정한 남자와 어른의 세계로 들어서게 해 주던 "자유"와 "억압"의 아프리카가 있다. 제 2차 세계 대전으로 모든 남자들은 징집당했고, 주위엔 여자들과 노인들, 그리고 어린이들만 남은 세계에서 남자 아이들 특유의 그 어떤 장난이나 놀이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주위 어른들의 권위는 없으나 전쟁으로 인해 자유로울 수 없었던 르 클레지오는 8살이 되어서야 아버지를 처음 만나고 함께 살게 되는 아프리카로 들어서며 새로운 세계와 맞딱뜨리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혹독한 권위가 주는 "억압"과 아프리카의 그 광활한 사바나를 뛰어다니며 누리는 "자유" 아래 서게 된다. 그리고 이 두 가지는 르 클레지오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준다. 

왜 아버지가 아이들에 대해 너무나 권위적일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르 클레지오는 그것이 바로 <아프리카인>의 관습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 권위나 명예 따위를 떠나서 자유를 찾아 아프리카로 떠난 아버지는 전쟁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지리적 "억압"을 당하게 된다. 서양인들이 아프리카인들을 대하는 모순과 부조리함 등에 혐오를 느끼는 아버지는 더욱 더 "아프리카인"이 되어 간다. 그리고 아마도 오랫동안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해 아버지의 권위에 대항했을 르 클레지오도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아버지와 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아프리카인>은 그의 아버지이기도 하고, 르 클레지오 자신이기도 하다. "아프리카"가 그에게 주는 의미는 매우 원초적이면서도 그를 품는 어머니의 이미지, 그리고 바로 그 땅에서 잉태되었다는 자신감에 있다.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이렇게 사실적인 소설로 만들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에 매우 놀랍다. 그리고 그 풍경을 묘사하는 힘, 그건 역시 멋들어진 풍경을 직접 보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아프리카의 아름다움 뿐 아니라 그 이면의 것들까지 껴안을 수 있는 그야말로 진정한 "아프리카인"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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