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 a True Story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을까? 1
페르디난 트 폰쉬라크 지음, 김희상 옮김 / 갤리온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인 저자가 자신이 변호했던 사건들을 모은 것들이다. "아니, 어떻게 살인자를 변호할 수 있어요?"  당신도 살인자와 똑같은 개차반이죠? 라는 세간의 눈빛에 대해 그는 말문을 연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실은 살인자 중에서도 당신보다 더 착하고 선량하며 인정이 넘치는 사람이지만, 잘못된 곳에 서 있고, 잘못된 사람들과 엮이며, 잘못된 유전자를 받고 태어나서 자신들이 원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린 사람들도 있다고 말이다. 

그런 가장 두드러진 예로 그는 칠순의 의사 사건을 들려준다.명문가의 자제로 앞날이 창창했던 그는 까페 종업원인 아내를 만나 첫눈에 반하고 만다. 그녀의 육감적인 얼굴과 몸매에 반한 그는 그녀가 자신과 생각하는 사람과 전혀 다른 인간이라는 것을 신혼 여행지에서 알게 된다. 폭력적이고 입이 거칠며, 막무가내고,그를 종 부리는 듯 거침없이 대하는 아내, 절대 이혼만은 안 된다는 아내와의 약속 때문에 그는 수십년간의 수모와 고문을 묵묵히 견디며 결혼생활을 유지한다. 그러다 어느날 평생 쌓아왔던 모든 불만을 폭발시킨 그는 아내를 도끼로 토막내 죽여 버린다. 그리고 곧장 경찰에 자수를 하고 그를 찾아왔다고 한다.... 

과연 그 의사에게 손가락질을 우린 할 수 있을까? 살인자라고? 그가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면 아마도 그렇게 불행한 나날들을 약속이라는 맹세 때문에 견디어 왔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지금이라면 다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지만서도, 과거의 독일 같은 체제에서 그가 자신의 인생을 되찾기 위한 시도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를 비난할 수 있을까? 우린 자기 자신에 대해 때론 끔찍할 정도로 무지한 사람들이니, 그런 우리로썬 그의 비극에 섣불리 비난을 가할 수 없을리라 본다. 하여간 이웃 사람들의 증언과 정상참작으로 그 할아버지 의사는 풀려 났다고 한다. 아직 살아계신지 모르겠지만 이젠 평온하게 잘 사시길... 

그외 유전적으로 범죄자 집안에서 태어난 죄로 평생 외롭게 살다 자살한 의뢰인에 대한 이야기나 갱단과 거래한 이야기들이 인상에 남는다. 전문 작가가 아니라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을 나열한 것이기 때문에 종종 지루해진다는 것이 단점. 그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잠시 들여다 본다는 기분으로 읽으시면 될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점은 누구를 변호하건 간에 이 저자가 변호사라는 자신의 직업에 어느정도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즉 ,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선량함이 있었다는 말이다. 아마도 그래서 그는 살인자를 변호할수 있었던 것이겠지...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밥이좋다 2011-06-23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격! 즐겨찾는 서재에서 읽어본 책을 올려주시다니요!! (잘난척이라 하셔도... 맞아요)

이네사 2011-06-23 23:32   좋아요 0 | URL
하하하...뭐, 감격까지...오히려 제가 죄송하네요. 읽은 지 좀 오래되서 대충 쓴 리뷰거든요.
이것보단 더 잘 쓰면 좋았으련만, 아니 솔직히 다른건 몰라도 정확하게라도 썼다면 좋았으련만...
요즘은 예전만 기억력이 못해서요. 벌써 가물가물 하네요. 내용이 어땠는지...그래도 그냥 흥미있게 읽긴 했는데요.
뭐,이런 잘난척은 많이 하셔도 뭐라 안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해주셔요~~~~후후후...
 
범죄의 탄생 -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LA 강력범죄 사건파일 22
마이클 코넬리 지음, 안재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기자 출신 작가들중엔 출중하게 글을 잘쓰시는 분이 은근히 많다. 처음 보는 작가인데 선명한 필체에 화끈한 입담에 매료되서 프로필을 살펴보면 전직 기자 출신이라는 설명, 그럼 그렇지 수긍이 간다. 기자 출신과 일반 작가들을 비교하면 뭐랄까. 할 말만 똑부러지게 하는 면이 있다고 할까. 다른 작가들이 중언부언 이런 저런 쓸잘데기 없는 말들로 문장들을 지루하게 하는 점들이 있다고 한다면,  적어도 기자 출신들에겐 그런 단점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짧은 몇 줄 안에 사건 개요와 그에 따른 파장들을 함축해서 설명하는 버릇이 몸에 배여서 그런 모양이다. 그런 특성, 솔직히 부럽다. 그렇게 할 말만 요령있게 써 내려가는 문장력 쉬운게 아니니 말이다. 돈을 주고서라고 그런 문장력은 배우고 싶지만서도, 아마도 그건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몸에 축적되야 가능한거라 배워서 될지 싶다.

서론이 길었다. 마이클 코넬리의 문장력에 대한 칭찬을 하려다 보니 이렇게 됐다. 그간 리뷰를 통해 말했다 시피, 난, 추리 소설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 좋아한다. 추리 소설 작가로 내가 대놓고 좋아한다고 선언하는 작가는 아마도 이 작가가 첨이지 싶은데, 처음엔 그저 어쩌다 , 대단히 운이 좋아서, 좋은 책 한 건 올려주신 작가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 읽어보니 그게 아니더라. 못해도 본전이고, 잘 쓰면 대박을 빵빵 터트려 주신다. 응? 어쩌다 우연히 작가가 아닌 모양이네? 싶어 프로필을 들여다 봤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전직 범죄 당담 기자 출신이란다. 아, 그래서 이렇게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었구나. 적어도 상상으로만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보고, 느끼고 , 경험하고, 통찰해 낸 것들을 써 내려간 것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다르다. 그의 글 속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던 현장감이 거짓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보니 그의 글을 보면서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다. 그렇지 않겠는가? 자신이 잘 아는 이야기를 하고, 또 그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이야기꾼이다보니, 어찌 귀 기울여 안 들을 수 있겠는가. 저절로 귀가 쫑끗하지...하여간 그것이 베스트 셀러 추리 소설 작가인 마이클 코넬리의 비밀이 아니었을까 한다. 뭐, 듣고 보면 당연한 거라 비밀이라고 하기도 그렇지만서도, 하여간 그의 책이 그렇게 재밌게 된 원인이 바로 그것이라는 점에서 비밀이라고 봐도 좋겠다. 

그렇다면 이 책은? 그의 비밀 장부 정도가 되려나 ? 그가 기자 시절 쓴 기사 목록들이니 말이다. 그가 LA타임즈에 근무하게 되면서 정말 여긴 나의 천국이야..라고 했다는데 추리 소설 작가로 글을 쓰고 있던 그로써는 그야말로 노다지 동네가 LA 였을 거란 생각이 든다. 왜냐고? 살인 사건 넘쳐나죠, 범인을 잡으려 애쓰는 개성& 능력있는 형사들 포진해 있죠. 영화나 소설보다 더 언 리얼한 사건들 빵빵 터져 주시죠. 상상력 만으로는 결코 만들어 낼 수도 생각해 낼 수도 없는 사건들이 연일 터져주시다 보니 그의 사건 일지 공책이 그야말로 터져 나갈 지경이 된다. 이 아니 행복할 소냐? 고...그는 말한다. 다소 겸연쩍어 하면서 말이다. 자신의 노다지가 곧바로는 타인의 불행을 짓밟고 일어난 것이라는걸 알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작가가 그런 사건들로 횡재한 기분이라고 떠들면 대단히 얄미웠을텐데, 이 작가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참 기묘한 일이다. 왜 그럴까?  다른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역겨운 살인 사건과 그 피해자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인데도, 왜 그에겐 역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말이다. 

아마도. 그건, 마이클 코넬리에게 미워할 수 없는 인간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왠지 타인의 불행을 이용하는게 아니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자신이 살겠다고 타인을 이용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호기심을 잘 쓰고 있을 뿐이며, 게다가 자신의 통찰력을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하는데 쓰고 있다는 인상이 든다는 것이다. 마치 그가 창조해 낸 탐정 해리 보슈를 보는듯 하다. 나완 다르다고 그가 누차 말하긴 하지만서도, 정말로 마이클 코넬리는 자신이 만든 탐정들과 닮았지 싶다. 그리고 그래서 더 믿음이 가고 애정이 생기며 받는 것 없이 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그렇다면 결국, 모든 멋진 등장인물들은 작가의 매력에서 나오는 것인 것일까? 그럴지도... 그렇게 보자면 남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얼굴이 아니라 성격적인 면에서--해리 보슈를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매력은 말로는 설명이 잘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또 간과하기도 어려운 것이니 말이다. 하여간 이 책은 마이클 코넬리의 매력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는 사건 기록집이 되겠다. 어떻게 그가 해리 보슈라는 탐정을 만들게 되었을지, 그리고 그가 책 속에 집어 넣은 사건들은 어떻게 생각해 내게 된 것인지 팁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아무래도 탐정 소설과는 달리 현실속에서는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 있는 것이 많다는 점도 수긍이 갔다. 소설 속에서나 그렇게 딱딱 떨어지지, 현실 속에서도 그렇게 박진감있게 범인을 잡아들이는게 가능하겠는가. 그리고, 특이한 사건들을 뒤늦게 나마 읽어보게 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인간은 참으로 대단한 존재들이라서, 범인들이 저지르는 사건들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인 경우도 있더라. 무엇보다 형사들이 이구동성으로 증언하는...범인들은 결코 개화되지 않는다는 탄식은 내게 생각할 거릴 던져주었다. 그들이 틀렸다고 말할 정도로 나는 순진하지 않다. 다만 문제는 과연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구가 멸망하는 때까지 마냥 가둬 둘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전쟁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범죄란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면서 견뎌 내야 하는 댓가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런 추리 소설 작가들이 계속 흥하고 말이다. 어쨌거나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 주신다는 점에서 마이클 코넬리에게 박수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긍정의 배신 -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우리의 발등을 찍는가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전미영 옮김 / 부키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해주길 기다려 왔다... 는 표제 문구가 재밌다. 음... 물론 그렇긴 하다. " 암에 걸린 것은 제 인생엔 다시 없는 축복이었어요. " 라는 말을 무슨 신의 가호라도 받은 듯한 표정으로 해대는 사람들을 보면서 드는 불편한 감정들을 누군가 대신 속시원히 까발려 주는 사람 없나 했었으니 말이다. 진짜 정신 나가도 그 정도면 정신병원에 입원을 해야 마땅할텐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이 생의 진리를 깨달은 자같은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서 책을 내고 방송에 나와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는걸 보면 속이 뒤집어 진다. 인생의 진리를 깨닫거나, 절대적인 신앙인으로 추앙을 받으려면 그 정도의 거짓말은 아무렇지도 않게 해야 되는가 모르겠지만서도, 그런 사람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 주변에서 투병을 하면서 이리저리 치이는 사람들을 지켜 봐야 하는 처지로써 말이다. 암이 축복이라고라?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병이 걸린건 그저 지독하게 운이 안 좋은 사건일뿐이다. 고통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애를 쓰는 것이 인간의 정신 구조라는건 알고 있지만서도, 그런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람이나, 그 말에 정말인가보다 하면서 경청하는 사람이나 똑같아 보인다. 그래서, 암은 절대 축복이 아니라고 단언하는 이 작가, 맘에 들었다. 오히려 자신에게 인생을 알 기회라고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다고 하는데, 그만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맞다. 병에 걸린 사람들과 그 간병인에게 희망을 주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이 실은 골치거리일때가 많다. 그건 그들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골려 먹으려 일부러 의도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선의라 해도 똑같다는 뜻이다. 왜냐고? 그들은 결코 아픈 자들의 심리를 알지 못하니까. 때론 전직 암 환자였다 회복된 사람들이 나와서 희망과 긍정과 축복을 설파하기도 하지만서도, 말하건데, 암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머리가 뛰어나게 좋아지는 건 아니니, 그들에 대해선 논외로 치기로 하자. 하여간 아프지 않은 자들은 아픈 자들의 곤란한 심경을 알지 못한다. 그들이 얼마나 힘든 과정들을 겪고 또 겪으며 겪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엔 본인들이 해당된다는 것도 모른다. 얼마나 똥파리처럼 성가시게 느껴지는 지에 대해서도. 그래서 이 책 일단, 시도는 맘에 들었다. 그녀는 말한다. 제발 현실을 직시하게 그냥 두라고, 암은 그저 고통일 뿐이다. 죽지 않기 위해서 마지못해 감내해야 하는 과정이고. 살아난다면 그야 몹시 기쁜 일이겠지만, 살아나기 위한 여정에서 무언가 배웠다고 그걸 축복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말이다. 동감이다. 병은 상당히 곤란하고 귀찮은 일일 뿐이다. 난 가끔, 내가 신이라면, 암이 축복이라고 하는 사람들만 골라서 암에 걸리게 했음 좋겠다 싶다. 얼마나 좋은가? 응? 싫어하는 사람들은 놔두고, 기꺼이 그 고통의 과정을 축복이라고 생각할만한 사람들에게 던져 주자 그거다. 그들에겐 얼마든지 현실을 이겨낼 긍정이 넘쳐나니 말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걸 보면 아마도 이 세상엔 신이란 없지 싶다. 

하여간, 긍정이란게 그다지 믿을 것도 못되고, 정작 중요한 순간에 짜증일 날만큼 귀찮은 것이라는걸 제대로 보여준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몇 해전에 유행했던 "시크릿"의 헛점이나, 긍정의 힘을 전파하는 목사들의 가증스런 모습을 공개하는 것도 좋았다. 그들의 실체를 제대로 보는 것도 유용한 일이니 말이다 . 다만, 아쉬운 것은 초반을 넘어가면서 균형감각을 잃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긍정의 힘을 강조하는 무리들을 고발하려다 보니, 그녀 역시 그 반대편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는 느낌이랄까. 시크릿이나 긍정의 힘 세력에 대해 별반 관심이 없던 나로써는 그들의 모습을 극악의 한 형태로 몰고가는 저자가 좀 어리둥절했다. 뭐야? 그녀가 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어? 현실속에서 긍정이 별로 소용이 없다는 말을 하려던게 아니고 말이지? 하여간 초반 자신의 경험을 말할때는 좀 속 시원했는데, 뒤로 갈수록 지루한데다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일들을 듣는 듯한 기분이었다. 밝은 면만 보라는, 아무리 긍정을 해도 현실을 달라지지 않는다는 뭐, 그런 심오한 인생 이야기를 듣게 되는 줄 알았더니, 긍정으로 인해 돈을 버는 사람들을 고발하고 있는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그게 과연 긍정의 힘을 파는 사람들 잘못일까? 그것에 속는 우리들에겐 잘못이 없을까? 우리는 몰라서, 그 긍정을 설파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긍정에 희망을 가져보려는 것이 인간에겐 마지막 남은 희망일 수도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파국이 닥치기전엔 그래도 나만은 여기서 빠져 나갈 수 있을 거라 다들 믿고 싶어하는게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결국 반쪽짜리 고찰에, 어딘지 핀트가 안 맞는 논리로 빠져 버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기대한 대로 그녀가 논조를 이끌어 가지 않아서 이런 불만을 제기하는지도 모르겠지만서도. 하여간, 긍정이 싫으시다구요? 그럼 긍정이 싫은대로 표현을 하시라. 그게 아마도 정신 건강에 좋을 것이다. 자신을 속이는 것만큼 정신 건강에 나쁜 것도 없으니 말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6-22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네사 2011-06-22 09:58   좋아요 0 | URL
읔.대체해주는건 없었어요. 이 여자 정신력이 대단한 사람이라서, 그냥 삶에 다가오는 온갖 쓰잘데기 없는 고통거리들은 다 자기가 알아서 해결하라,...뭐 이 주의였던 것 같아요. 그런 것 정도는 환상 없이 그냥 알아서 삭이셔요~~~가 그녀가 하려던 말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걸 방해하는 긍정 내진 희망 전도사들을 증오하구요. 지지님 말씀대로, 정말로 그런 사람들 짜증나거든요. 한번만 부딪히고 만다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자꾸 부딪히다보면 저절로 화를 내게 되더라구요.그런데 그들은 화를 내는 저를 보면서 왜 우리에게 화를 내지? 우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나오거든요. 동상이몽이 따로없죠 뭐...하여간 이런 책들을 보면서 좀 자신들의 행동을 돌이켜 봤음 좋겠네요. 그럴만한 머리들이 있는 사람들은 아니라 생각되지만서도요.

간달프 2011-07-2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긍정이 싫다는 얘기가 아니라 긍정하는데만 정신이 팔려서 현실을 허옇게 분칠한 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을 상실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책 아닌가요?

저자 역시 긍정적 마음가짐이 백해무익하다고 말하진 않습니다. 그것의 심리적 효과도 인정하고요. 하지만 긍정적인 심리에서 출발하면 현실이 어떻든 상관없다는 식으로 몰고가면 안된다는 거지요. 그게 더 나아가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인 문제를 개인 심리적 문제로 잘못 환원시켜버려 문제를 더 악화시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겁니다. 기본 중의 기본은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능력'이고.. 그 다음이 '긍정적인 마인드'란 겁니다.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눈으로 문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로부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 개선해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거겠죠.

이게 거꾸로 되버리니까 '긍정적인 마음'이란 것이 주술적이고 신비적인 효용이 있는 것처럼 활용되고 팔리면서 사이비 심리과학이 되어서는, 자기계발서 판매 아이템이 되가는 거구요.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쿄 중심가 상점 거리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가게 주인인 여성으로 겨우 12엔의 소비세를 둘러싼 다툼으로 벌어진 사건이었다. 목격자에 의해 살인범으로 잡아온 사내를 보고는 형사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정상이 아닌 할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치매에 걸린 왜소한 할아버지가 살인을 했다는게 믿겨 지지 않는, 더군다나 그 이유가 단돈 12엔 때문이라니... 형사는 모정의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 수사를 단행한다. 하지만 살인에 대한 자백은 커녕 이름도 대답하지 못하는 이 할아버지, 목격자의 증언이 아니라면 도저히 살인을 할 것 같은 사람이 아니다. 결국 여기저기 찔러본 요시키 형사는 살인은 커녕 벌레도 못 죽일 것 같은 이 할아버지가 실은 유괴살인으로 26년을 복역한 사람으로, 얼마전에 출소했다는 사실을 밝혀 낸다. 이에 더욱 호기심이 생긴 그는 할아버지가 복역한 교도소를 방문하고는 그를 알고 있는 교정원을 만나게 된다. 그 역시 할아버지는 살인을 할만한 위인이 못 된다는 증언에 형사는 그와 친했다는 복역 친구를 찾아간다. 할아버지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말에 깜짝 놀라는 친구는 그는 절대 살인을 할 사람이 못 되며, 살인할 리도 없다고 단언한다.  더군다나 할아버지가 복역한 유괴 살인 역시 누명을 쓴 것이라고 하질 않는가. 게다가 치매에 걸린 듯 바보처럼 구는 할아버지가 실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며, 상상력도 풍부해 단편 소설을 쓸 정도였다는 것을 들려준다. 긴가 민가 하던 형사는 감옥 친구가 내민 단편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는다. 할아버지가 쓴 네 편의 소설 중, 인상적으로 보았던 <삐에로 열차 살인 사건>이 오래전 실제로 벌어진 사건이었고, 아직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있다는걸 알게 된 형사는 혼비백산 하고 마는데... 과연 이모든 사건의 진상을 무엇일까? 절대로 사람을 해칠 사람이 아니라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할아버지는 진짜로 살인을 한 것일까? 목격자들의 증언에도 불구하고 형사는 진실을 찾아 수고스럽게 나서는데... 

 잘 쓴 소설이길 바라면서 읽었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 거라 믿었고...우선 제목이 멋지질 않는가. 다 본 소감은 그럴 만한 가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전편을 아우르는 복선으로 등장하는 삐에로 살인 사건의 진상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너무 작위적이라서, 그리고 지나치게 배배 꼬아 만든 티가 역력해서,듣고 나면 실소가 날 정도로 말이다. 신출귀몰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 이건 누가 봐도 어이 없는, 말도 안 되는, 독자를 얼마나 바보로 생각하면 이런 트릭이 먹힌다고 생각한 것일지, 아니면 이것밖엔 생각할 것이 없었어? 라고 작가에게 되묻고 싶어만큼 말이다. 그러게 지나치게 인상적이여 보일려고 인위적인 사건을 만드는게 꼭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니까. 자연스런 상상력, 누가 봐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전개, 굳이 엽기적이 아니라도 몰입이 되는 설정, 추리 소설에선 그게 최고 아니겠는가. 

하여간, 밝혀진 진실도 어이없었지만, 이 왜소하고 평생 짓밟히면 살아온 할아버지가 한국인이라는 설정도 기분이 언잖았다. 웬 연민? 내진 동정? 그리고 우리가 그렇게 살인에 정통한 사람인 것 같아 보여? 라고 묻고 싶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가 다른 인간 종들과는 다른 별종이나, 특별한 인간들이나, 내진 슈퍼맨처럼 특출난 재능을 타고 태어난 사람들인줄 아는가 보다. 그렇게 특별한 사람들이 왜 보잘것 없는 너희들의 식민지로 살았겠어? 응?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알거 아냐? 라고 질문하고 싶었던 책... 아마도 일본인들 잠재의식 속엔 우리를 학대한 것에 대한 죄의식이 남아있어 언젠가는 그들을 똑같이 학대하지 않을까라는 피해의식이 남아있는가 본데...미안하지만 우리 사는 것도 바쁘거들랑? 별로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미안한 척 하지 말아주식 바래. 어차피 너희들 손 봐주는 시간에 우리가 그냥 잘 살아보자는 쪽으로 가고 있으니 말이야. 우린 특출나지 않아. 남자들이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 하는 바람에 비록 대부분 총을 쏠 줄은 안다고 하지만서도, 절대 살인 병기는 아니란 말이지. 그러니 안심하고 발 쭉 뻗고 자기를...부디 바라건데. 이렇게 엉성한 소설에 우리나라 사람을 범인으로 몰지는 말아줘...제발~~~ 

하지만 한가지는 인정하련다. 제목 잘 지었다. 다 읽어봐야지나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짐작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서도, 하여간 이 책에 걸맞는 제목이긴 하더라. 물론 제목이 걸맞다고 해서 내용이 충실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서도. 전혀 별개의 문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6-22 0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네사 2011-06-22 10:07   좋아요 0 | URL
도서관에서 빌려서 봤으니 걱정 마셔요. 일본 책은 왠만하면 사지 않는답니다. 아직까진 완벽하게 믿는 작가가 이렇다하게 없거든요. 지금도 책이 넘쳐나기 때문에 소장할 가치가 없는 책들은 이젠 곤란해서 말이죠. 책 사는건 아주아주 아주아주 신중한 편이니 그런 걱정 안 하셔도 되요.^^

아, 그런 뒷배경이 있었군요. 10년전에도 그랬었어요? 참 나...웃긴다니까. 우린 별로 생각도 안 하고 있구만, 왜 지네들이 난리래요. 그들이 거기서 살고 잡아서 살게 된 것도 아니구만서도 말여요. 하여간 일본 정말로 차별적이고 계급적이고 그런 보이지 않는 선들이 많은 것 같네요. 어떤때 보면 사고가 유연한 듯 보이면서도, 그렇게도 편협하고 고루하다니 별로 매력적인 사람들은 아닌 듯 하죠?
뭐, 좋은 취지에서 그 사람을 내세운 것은 고마운데요. 사할린 문제를 꺼내들고 나온 것도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그 할아버지, 한국 사람이라는 느낌이 안 들지 않나요? 그런 것에서 조금 반발심이 생긴다는 거죠.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림도 자연스럽게 못 그려내면서 무슨 동정심에 주인공으로 내세우냐... 싶어서요. 더군다나 천부적인 살인 본능을 가진 사람이라니... 아무리 봐도 말이 안 되더라는...

아, 한국 사람들을 쌈닭으로 생각하는건 있는가 보더라구요. 우리나라 남자들 군대 가잖아요. 남북 대치 상황이라 가끔 폭탄도 오가구요. 여자들에게 대쉬할땐 화끈하고 말이죠. 그런 저런 선입견때문에 일본 남자들은 우리나라 남자들이 대부분 쌈닭인줄 안다고 하더라구요 .그걸 무척 부러워 하고 말이죠.
하긴 일본 드라마 보면 어찌나 유약들 하시던지...일본 여자들이 우리나라 남자들에게 뻑 가는 것도 이해가 가더군요. 하여간 그런 편견이 있대요. 하지만 그 편견이 결코 자랑스럽지 않더라는... 그죠?
 
내 인생 나를 위해서만 - 죽을 때 후회 없을 단 한 가지 삶의 태도
라인하르트 K. 슈프렝어 지음, 류동수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제목에 끌리신다면 한번 읽어보심도 좋다. 나 역시도 제목에 끌려서 읽게 된 책이다. 일단 그 제목에 끌린다는 자체에 조금은 자괴감이 들었었지만서도, <내 인생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제목에 끌렸다면 그간 내 인생을 나를 위해 살지 못했다는 뜻이니 말이다. 그렇다. 요즘 내 화두는 내 인생을 어떻게 내 것으로 가져 올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분하게도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오지 못했다는걸 이제서야 인정했기 때문이다. 몰랐던 것이 아니다. 그저 다른 수가 없다고 생각했을 뿐. 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큰 문제를 일으키진 않을 거란 안이하게 생각했다. 인생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거다. 그리고 인생을 날로 먹으려 작정을 한 것이고. 어찌되었던 간에 그렇게 내 그간의 생에 대한 반성으로 읽게 된 책, 단호하게 당신의 인생 당신을 위해서 사셔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시는게 좋을 겁니다.나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라는 우유부단함이 아니라, 원한다면 그렇게 살아.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라고 단언을 해준다는 점에서 속이 다 시원했다. 맞다. 내 인생 내 맘대로 사는게 그게 뭐 그리 대단한 것이겠는가? 하지만 살인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결심을 한 것도 아님에도, 자신의 인생을 내 뜻대로 살겠다는 말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어떤 어려움? 아마도 머리속에서 늘상 중얼 거리는 그래서 안 된다는 당위나 의무? 그럴 수 없을 거라는 무기력?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음때문이 아닐까? 

하여간 당신이 당신의 인생을 사는데 막아서는 것이 그 무엇이 되었건 간에, 그건 다 신기루에 불과한 것이니, 당신 마음 가는대로 해라....라는 것이 이 책의 골자다. 물론 , 그에 따른 책임은 당신이 져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만약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결심한 대로 나선 것이라면 절대 남에게 불평하거나, 책임을 미루거나, 과거를 후회하거나 하진 않을 거라는게 이 저자의 주장이었다. 

흠. 일리있는 말이다. 결국 우리가 불평을 하고 후회를 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다 내 인생을 남에게 맡겼을때 일어나는 일이니 말이다. 내가 내 뜻대로 한 것에 대해 과연 그 누구에게 화를 내고 비난을 할 수 있겠는가? 나뿐이 더 있겠는가? 남을 비난하면서 에너지를 갉아 먹는니, 그저 내 뜻대로 하고 , 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것이 한결 마음이 편할 것이다. 마음이 편한 것 뿐 아니라, 그것이 내 인생을 제대로 사는 것이고 말이다. 하여간 제목에 끌리신다면 한번 보시길. 적어도 한가지 정도는 팁을 얻어갈 수 있을테니 말이다. 특히나 주저하는 인생, 남에게 의존해서 살아가는 인생,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는 인생을 살고 있는데, 그게 영 불만이라는 분들에게 좋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