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여, 내 손을 잡아라 밀리언셀러 클럽 10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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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연애다운 연애를 하고 있는 사립탐정 켄지는 대학 은사로부터 사건을 의뢰받고 출동한다. 정신과 의사인 의뢰인은 얼마전 불안에 떠는 대학생의 상담을 받은 후 자신의 아들 사진이 담긴 우편을 받았다면서 걱정스러워 한다. 동네 마피아의 소행이라는 말에 알아본 켄지는 그들과는 상관없는 별개의 사건이나 뭔가 꺼림칙한 면이 있다는 것을 직감하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 정신과 의사의 아들인 제이슨을 미행하던 켄지는 동네 처녀가 엽기적인 모습으로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와 비슷하게 살해된 경우가 있었나 알아보던 켄지는 20여년전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된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걱정하던 제이슨이 동네 처녀와 비슷한 수법으로 살해되자 켄지는 연쇄 살인범이 나타났음을 아렉 된다.  마치 사인처럼 똑같은 범인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찰들은 오래전 수감된 살인범이 켄지에게 면담을 요청하자 의아해 한다. 켄지 역시 도무지 그가 왜 자신을 지목하는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연쇄 살인범의 배후 인물로 지목받고 있는 하디만은 마치 그를 잘 아는 듯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자체는 무리가 없다. 숨막히도록 전개되는 탄탄한 이야기들, 누가 범인이고, 누가 착한 사람인지 아리송하게 만드는 추리 기법, 폭력적이고 변태적인 아버지 아래에서 자라났으나, 그와 똑같은 악인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켄지와 그를 너무 잘 이해하는 파트너 앤지, 그리고 그의 개성넘친 멋진 친구들까지...이야기 자체 만으로는 흠잡을데 없이 재밌었다. 단지...살인 수법이나 그런 것들이 너무 엽기적이라. 읽고 난 다음에도 영 꺼림칙하다는 것이 문제면 문제. 도무지 이런 연쇄 살인범이 아니면 소설을 전개할 수 없는 것인지. 읽는 것 만으로도 지쳐 버렸다. 데니스 루헤인, 이야기를 잘 만들어 낸다는 것에는 의문이 없지만, 과연 이런 과장된 극악들을 무한정 양산해 내는 것이 바람직할까 라는 것에는 의문이 있다. 재미를 위해 읽는다고는 해도, 과연 이런 변태적인 극악을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관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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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맨
크리스토퍼 이셔우드 지음, 조동섭 옮김 / 그책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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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파 배우인 줄리앤 무어와 콜린 퍼스가 주연한 영화 < 싱글맨>의 원작이라고 해서 본 책이다. 내용은 심플하다. 평생을 함께 할 줄 알았던 애인 짐이 갑작스런 사고로 죽고 난 후 혼자 살게 된 조지의 일상을 그린 것이다. 일상을 통해 그의 내면을 그렸다고 하는게 더 맞겠지만서도. 배경은 1962년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인 조지는 동성애자다. 애인인 짐이 교통사고로 죽고 나자 그의 함께 살았을 적에 몰랐던 모든 것들이 걸리기 시작한다. 시끄러운 아이들로 넘쳐나는 이웃들과 애완동물들, 혼자 사는 그를 끌어 들이려고 하는 이웃 사람들까지모든 것이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그것이 단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는 상실감때문은 아니었다. 사근사근하고 아이들과 천성적으로 잘 어울리던 애인 짐이 감당했던 자리가 훵하니 드러났을 뿐이지. 까탈스럽고 내성적인 그는 그를 퀴어라고 백안시 하는 이웃도, 진보적인 척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하려는 이웃도 똑같이 마득찮을 뿐이다. 이렇게 자신을 이웃들에게서 고립시키면서 그는 점점 외로워진다. 짐이 떠나간 자리가 퀭하니 커져가는 가운데, 그는 살아남았음에 ,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어색해진다는 짐을 깨닫게 된다. 은근이 유혹을 해오는 샬롯을 밀치지 못하는 것도, 왕성한 젊음으로 그를 매혹하게 하는 제자들을 바라보면서도, 그는 이제 짐과의 편안한 관계는 잊어 버리고 다른 인생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저의기 곤혹스러워 진다. 동성애자에 늙은 그가 추잡한 노인네라는 오명을 쓰지 않은채 인연을 만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비밀스럽다고 자신을 설명하는 제자들을 보면서 자신이 실은 대화를 원하는 고독한 한 인간일뿐임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그의 고민은 깊어만 가는데...  

기대를 많이 하고 봐서인가, 그다지 감동을 받지는 못한 소설이었다. 물론 이 소설이 나왔을때가 64년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런 책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인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에게 점수를 줘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서도 말이다. 시대가 달라진 지금은? 어느정도는 조지의 고뇌가 이해가 되는 면이 있었으나 그다지 엄청난 책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동성애자에 59세의 나이인데다, 혼자가 되었다. 교수인 그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며, 인간적인 교류를 원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려나. 젊은 남자를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추잡하다고 할 것이라는걸 너무 잘 아는 그는 모든 행동들이 조심스럽다. 자신을 오해 하지 않는 사람과의 공기처럼 편안한 관계가 그리운 그는 이제 그걸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알게 된다. 과연 즉사한 짐보다 자신의 처지가 나은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딱히 낫다고 생각되질 않는 것도 그때문일 것이다. 곳곳마다 걸리적대는 그를 향한 시선들. 과연 동성애자인 늙은이는 마지막 노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은 것인지, 조지의 고민은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다. 

뭐, 딱히 상상력이 없더라도 조지의 처지가 난감하다는 것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거라 본다. 제자들은 그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애인을 새로 만들자니 구차스럽고, 친구인 이성애인은 은근히 그에게 접근을 하나, 아무리 외롭다고 하나 자신의 성향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고. 늙은이도 그냥 사람인데, 그가 마음에 들어하는 젊은이에게 접근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 부담이 너무 크고 말이다. 그의 외면이야 어떻든지 간에 그의 자유스런 영혼을 이해해줄 사람을 그리워 하는 한 남자의 내면이 잘 그려진 소설이었다.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좀 갑갑하긴 했지만서도, 적지 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혼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낭패스런 심정이 드는 분들이라면 공감하기 어렵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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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견문록 - 에디오피아에서 브라질까지 어느 커피광이 5대륙을 누비며 쓴 커피의 문화사
스튜어트 리 앨런 지음, 이창신 옮김 / 이마고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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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좋아하과, 커피 중독이라는 말도 듣긴 하지만 어디가서 난리를 치는 성격은 아니다. 그저 아침을 깨우는 데는 커피가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는 정도? 아마도 아침 커피가 없다면 하루를 시작하기도 싫어질 것이다. 거기까지가 내가 딱 커피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정도. 훌륭한 맛의 커피를 대접받거나, 맛 보게 되면 좋긴 하지만서도, 찾아다닐정도는 아니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지 커피가 좋아서 목숨걸고 세계를 다니는 이 저자가 좀 이해가 안 됐다. 할 일이 없긴 한가보군, 이란 생각을 떨치기힘들던 사람이였다고나 할까? 그보단 돈이 되는 것이라면 살인이나 마약 외엔 왠만한 것에는 손댈만한 양반같아 보였다. 그렇게 할 일이 없는 양반이다보니 어쩜 커피를 찾아 전세계 삼만리 하는 그의 행동은 어쩜 당연한 것일지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 하지만 뒤로 가면서 점점 저자의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탈세를 가장한 사기에 가담하다 돈을 잃게 된다던지, 카페인 정제를 갖고 다니다 마약으로 오인 받게 된다던지 라는 상황이 호기에서 비롯된 재밌는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불법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사소한 괜찮지 않을까 라는 것이고, 그러다가 외국의 감옥에서 3년 정도 썩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쉽게 말해 정직한 사람의 마인드는 없어 보였고, 그게 본인의 의도--나 멋있지 않니? 세상 기준과는 다르게 산다니까.나는 야 틀에 박히지 않은 멋진 사나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별로 멋지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책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었다. 안 만나 봤지만 자신이 불륜을 저지르면 연애이고, 다른 사람들이 하면 불륜이라고 할만한 전형적인 사람이 아닌가 한다. 쉽게 쓰인점은 정말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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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 뉴욕을 읽다 - 까칠한 뉴요커 글쟁이의 속깊은 뉴욕이야기
애덤 고프닉 지음, 강주헌 옮김 / 즐거운상상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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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별 하나가 된 이유-- 

1.표지가 아름답다. 

2.제목이 근사하다.--뭔가 있어 보이지 않는가? 

3.불명증에 최고다. 10분만에 나를 잠재운 책이니 말이다. 간밤에 덕분에 잘 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으로... 

이 셋을 합쳐 별 한개. 탁월함은 별로 없고, 그저 수다스럽기만 한 칼럼니스트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 사람이 진짜 뉴욕에서 인기가 있다고? 글쎄... 이해가 안 가긴 하나,  내가 뉴욕커도 아니니 그렇다면 그런줄 알아야 겠지.

그런데 현기증이 나온 킴 노박을 닮은 여자가 주인공의 증조할머니였던가? 

죽은 애인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내 기억이 잘못되었던지 번역이 잘 못 된 거 같다. 

설마 그렇게 기초적인 단어를 실수했을리는 없으니 아마 내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게 맞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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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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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앤젤로가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면서 세상의 모든 딸에게 조언해주고 있는 책이다. 워낙 다사다난한 삶을 살아오셔서 그런지 자신이 인생 역정을 들려 주는 것만으로도 다른 이들에게 조언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 속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내용은 16살에 미혼모가 되었던 것과 비록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게 된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축복이었음을 알았다는 것, 전설적으로 강한 엄마였던 비비안 벡스터에 대한 이야기, 오빠 베일리와 살아오면서 만나게 된 다양한 사람들과의 인연을 풀어놓고 있었다. 혼자 힘으로 아들을 키우는 것이 갑자기 힘들게 느껴져 자살을 하려 했을 때 그녀를 잡아준 스승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들어도 역시나 감동적이었다. 평소에 우린 얼마나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고 사는지, 그녀 못지않게 내 자신도 생각해 보게 만든다고나 할까. 

얇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든다. 더군다나 내용이 그녀의 그간 책에서 내어 놓은 것들의 잡탕이라는 것도...하여 그녀의 자서전이나 나온 책들을 다 읽은 사람들이라면 별로 권하고 싶지는 않음. 새로운 내용이랄게 없기 때문이다. 다만 마야 앤젤로라는 여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입문서로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단언하지만 그녀의 이름을 달고 나온 책들중에서 이 책이 제일 별로다. 만약 이 책이 마음이 드셨다면 다른 책들도 읽어 보실 것을 권한다. 이렇게 강하고 아름답고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는 여류 작가는 흔하지 않으니 말이다. 당당하고 아름다우며 지성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꾸려온 할머니의 목소리 역시....그녀의 엄마인 비비안 벡스터가 마야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 너는 마음씨가 아주 착하면서도 아주 똑똑하잖니. 이 두가지를 겸배한 사람은 드문데 말이다."... 나 역시도 비비안 벡스터의 말에 동의한다. 그런 여자는 드물다. 이런 여자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여성들에겐 희망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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