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
마이클 셰이본 지음, 이선혜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갱 단원인 아버지가 주는 돈으로 흥청망청 살고 있던 대학 졸업생 아트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가게 될지 아무런 야망도 계획도 의지도 없는 나약한 인간이다. 사회로 나가기 전 마지막 여름, 새로운 자유를 어떻게 쓸지 고민하던 그는 우연히 게이인 아서를 만나게 된다. 아서를 통해 그의 친구인 클리블랜드와 제인, 그리고 매력적인 플록스를 알게 된 아트는 그해 여름이 다른 해완 다르게 전개될 것을 직감한다. 제인에게 반한 아트는 그녀의 애인이라는 클리블랜드가 어떤 인간인지 흥미를 갖게 되고 그가 몹시 복잡한 성격의 인물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집으로 남자 애인을 데리고 오던 아버지, 불행한 결혼 생활에 질려 자살한 엄마, 죽이고 싶어했을 정도로 붙어다니던 동생, 한마디로 콩가루 가족의 모든 것을 갖춘 집안에서 성장한 클리블랜드는 이제 날마다 술에 절어 살며 자신을 파괴하고 있었다. 그의 위태로운 파괴 성향만큼이나 치명적인 마력에 아트는 압도되고 만다. 돈이 떨어진 클리블랜드는 아트에게 아버지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한다. 평생 아버지가 하는 일엔 발꿈치도 닿지 않으려 노력했던 아트는 클리블랜드의 요청에 펄쩍 뛴다. 갱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들인지 잘 아는 아트로썬 클리블랜드를 말리보려 하지만, 쉽게 돈을 벌겠다는 그의 결심을 꺽진 못한다. 한편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아트는 점점 아서에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플록스와 사랑을 키워 나가던 그는 아서와 동침 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플록스는 화가 나서 펄펄 뛴다. 자신이냐 아서냐 하나만 고르라는 플록스의 최후통첩에 골치가 아파진 아트는 클리블랜드마저 갱단에 합류하자 어쩔 줄 몰라한다. 아트의 동성애를 알게된 아트의 아버지는 아들을 타락으로 몬 친구들에게 복수하겠다며 나서는데... 과연 다섯 친구들의 운명을 어떻게 될 것인가?
<위대한 개츠비>에서 영감을 받아 쓰기 되었다는 저자 자신의 성장소설이다. 좋은 음악들과 무지막지 좋은 책들을 배경으로 해서, 아들이 갱단이 되지 않길 바라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그와 그의 돈에 기대 사는 아트, 동성애자이자 나르시스트인 아버지에 자살한 엄마를 둔 클리블랜드의 번민과 일탈, 미천한 신분을 감추고 귀족처럼 살아가는 게이 아서등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 펼치는 다이나믹한 이야기들이 인상적이었다. 흡입력있는 탄탄한 문체, 탁월한 이야기꾼이라는 평이 무색하지 않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 설득력있게 설명되던 가족사, 쉴 새 없이 터져대는 사건들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것등 장점이 많았지만, 뒤로 갈수록 마무리가 시원찮다는 점이 그 모든 장점을 말아먹고 있었다. 더군다나 이 책에서 성장이라는게 그가 사랑하는 한 남자와 잤고, 또 다른 남자는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는 것이란걸 알고는 뒷맛까지 영 개운치 않았다. 난 다른 사람의 섹스사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못해서 말이다. 더군다나 이 남자, 어찌나 징징대고 ,토하길 잘하고, 결단력은 없고, 줏대가 없던지...부패와 부정의와 폭력등 기성세대를 상징하는 갱 단 아버지보다 나을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도무지 아버지의 수표를 받아 사는 주제에 이 여자 저 남자와 섹스를 하게 되었다고해서 그걸 어떻게 성장이라 하는건지 그것부터 공감이 안 간다. <위대한 개츠비> 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 플레이 보이지가 말했다고 하던데, 그건 딱 플레이 보이지 다운 분석이고. " 술집과 침대밖에는 갈 곳이 없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일탈을 그렸"다는 표지 문구엔 허허 웃고 말았다. 이 책을 잘 요약한 설명이긴 한데, 참, 그게 무슨 대단한 자랑거리가 된다고 말이다. 남자들에겐 그게 대단한 자랑거리가 되려나? 여자들에겐 차마 들어주기 고약한 고역거린데 말이다. 그나저나 미국이란 나라, 사는게 한가하긴 한가보다. 기껏 성장통이란게 이런 것이라니 말이다. 그러게 너무 한가한 삶도 그다지 좋은건 아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