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와 인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2
존 스타인벡 지음, 정영목 옮김 / 비룡소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돈이 좀 모이면 땅을 사서 자신들만의 농장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두 떠돌이 레니와 조지. 거구에 머리가 모자란, 아이처럼 어수룩한 레니를 데리고 다니는 조지는 늘 그를 다구치며 조심할 것을 당부한다. 마음씨는 한없이 곱지만 자신의 힘을 조절할 줄 모르는 레니가 종종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동에 말려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다독이고 가르치며 일거리를 찾아 떠돌던 조지는 남부의 어느 농장에 간신히 일자리를 마련한다. 어눌한 레니를 보호해가며 돈을 벌 요량이었던 조지는 농장 주인의 아들 컬리가 사디스트에 말썽을 찾아 두리번거리는 사내라는 사실을 직감하곤 꺼림칙해한다. 거기에 컬리가 두달전 헤픈 여자와 결혼을 했으며 그녀가 아무 남자에게나 추파를 던진다는 말을 듣고는 걱정이 배가된다. 레니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녀에게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을 당부한 조지는 농장의 늙은 잡부가 땅을 사는데 돈을 보태겠다는 말에 희망에 부픈다. 절대 현실화 될 수 없을 것 같았던 꿈이 눈앞에서 가물대던 그때, 레니는 마굿간으로 컬리의 아내가 자신을 찾아오자 깜짝 놀란다. 조지가 그녀를 멀리하라던 말을 되뇌면서 긴장하는 레니, 하지만 레니의 힘을 모르는 컬리의 아내를 그를 무서워 하지 않는데...

 

책장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이 책의 결말을 짐작하고 있었을까 라는....조지와 레니, 그들이 원하는 것이라곤 그저 조그만 땅덩어리였다. 남의 간섭 받지 않고 자신이 일한 만큼 거두어들이는 작은 농장, 너무도 소박하고 착한 꿈이라 이뤄질리 없을 거란 조지의 비관에 동조하기 싫었다. 그래서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내려진 결론에 당황하고 말았다. 쉽게 일이 풀려 가는 것을 흐믓하게 바라보던 참이었는데, 레니가 결국 자신이 인간사회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순간 허물어지던 둘의 꿈, 허망했다. 그저 쓰다듬고 싶었을 뿐인데, 잡히는 것은 다 죽이고 만다는 레니는 얼마나 가여운 인간인가? 자신이 상대하는 인간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추파를 던지는 칼리의 아내는 또 얼마나 어리석던지... 마지막에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엔 없었던 조지의 결정은 가슴 아팠지만 이해가 갔다. 어쩜 그것이 바로 우정이리라...생존보다 앞으로 살아가는 날들의 가치를 더 헤아려 보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남자다운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보는 통찰력도 ,올바르게 살아가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결국 자신이 바란대로 살 수 없었던 주인공들의 운명에 안타까운 심정 금할 길 없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개연성 있는 등장인물, 생동감있는 대화체와 설득력있는 상황 설명에 이해하기 어렵지 않는 점이 장점이다. 너무 얇다는 것이 좀 못마땅하긴 했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랍비 발터, 아주 특별한 인생을 만나다
발터 로트실드 지음, 강주헌 옮김 / 나무생각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랍비나 목사나 신부를 하다보면 별별 일을 다 겪게 되는게 당연하지 싶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원컨 원치 않건가에 남의 인생사에 얽혀들어가기 마련인 것 같다. 물론 개개인마다 정도차가 있을 것이고, 또 자신이 겪은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설명하는가 하는 것이 각각의 성격과 성품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는 있겠으나, 다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된다는건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 책은 랍비인 발터 로트실드가 자신이 랍비직을 수행하면서 겪은 일들 중 불가사의하거나, 감동 깊거나, 인상적인 경험이었다는 것을 모아 쓴 수필집이다. 2차대전때 독일 나찌에 의해 추방된 유대인들이 영국에 자리잡아 만든 공동체 출신이라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은 것이 특징으로,  나찌가 마을에 침입하는 바람에 받을 수 없었던 성년식을 몇 십년이 흐른 뒤 치르고는 이틀 후 홀로 사망했다는 할아버지 이야기, 랍비를 붙들고 늘 자식과 손자 손녀 자랑을 하던 할머니가 사망한 후 실은 자손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깜짝 놀란 사연, 가족이 죽었다고 펑펑 울기에 놀란 마음에 한 걸음에 달려가보니 애완 고양이라는 사실에 황당해한 사연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런것들은 성직자가 아니라면 들려줄 수 없는 이야기지 싶다. 다만 신비주의를 싫어한다는 저자가 목욕탕에 살던 귀신을 야단쳤다는 것이나, 기타등등 믿겨지지 않는 불가사의한 일들까지 써 놓은 것은 글의 격을 떨어뜨린게 아닌가 싶었다. 

 

귀신이나 사탄, 영혼의 존재에 대해 자신이 경험한 것을 쓴다는 것은 정말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내가 정말로 겪었다는 말만으로 일반 독자를 설득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자신이 겪은 귀신이나 사탄들을 본대로 느낀대로 분석한대로 쓴 이 랍비 아저씨는 어쩜 순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님, 평소에 워낙 많은 사람들이 랍비라면서 우러러 보는 것이 습관이 되다보니, 누군가 자신의 말에 토를 달고 의구심을 제기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거라는 건 생각해 본적도 없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설득력이 부족했다. 그냥 당신이  믿고 싶어해서 귀신이란 환상이 나타난게 아니냐고 묻고 싶었으니까. 그렇다고  그가 경험했던 것들이 마냥 거짓말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별로 신빙성 있게 다가오진 못했다는 말이지. 어쨌거나 이 랍비님, 랍비를 하시면서 특별한 인생들은 많이 만나신 듯은 보였다. 그런 사람들을 다독이실만큼 다정하고 다감한 분이시라는 것도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자동적으로 특별해 지는 것은 아니니...랍비님, 특별한 인생을 많이 만났다고 해도 특별한 책은 못 쓸 수도 있답니다. 넘 실망하지 마셔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결한 할리우드 - 악동 감독 케빈 스미스의 미국 문화 뒤집기
케빈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케빈 스미스? 처음 들어보는 감독이다. 이 감독의 작품중 가장 대중적이라는 <저지걸>도 안 봤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처음 들어보는 감독이건 아니건간에, 문자로 쓰여진 것은 읽는다는 모토하게 집어든 책--실은 도서관에서 빌릴게 이것밖엔 없었다.--낄낄대며 읽을만은 했다. 

대학교 시절 점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된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써서 영화를 만든 케빈은 의외로 그 영화가 대박이 나면서 스타돔이 오른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떻게 내가 이렇게 유명해 졌을까, 감격한다는 그가 들려주는 할리우드 통신, 할리우드의 속 안을 까발려 준다고 보면 되겠다. 물론 그 까발림의 대상은 주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배우들이라 호기심이 동한 것도 사실. 겉으로만 보여진 그들의 모습이 아니라 실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했다. 신명나게, 속 시원하게, 한점의 숨김도 없이, 혹시 점잖은 말을 쓰면 우리가 자신이 진실로 까발리고 있다는걸 안 믿어 줄까봐 비속어를 남발하며 적나라하게 까발려 주고 있던데, 시나리오를 직접 쓴다고 하더니 글을 어떻게 써야 사람들이 좋아할지는 아는 사람인 것 같았다. 

다만 문제라면, 지나치게 자기 위주의 글을 쓴다는 것이었다. 기자가 아니니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소재를 다뤄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자신의 경험을 걸름망도 없이 그냥 직설적으로 쏟아내는데 좀 얼떨떨하기는 했다. 고로 처음 읽을땐 낄낄대면 웃었지만 페이지가 나아갈 수록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는 것이 특징, 저자에 대한 의문점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더라 하는건 절대 내 탓이 아니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꼴불견이었던 것은 친구라는 벤 애플렉에 대한 지나친 찬사와 비속어가 너무 남발한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날 좋아하는 친구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날 존경하는 친구를 갖는건 피곤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벤 애플렉이 그렇게 대단한 배우였던거야? 그의 연기에 한번도 감명을 받아본 적이 없는 나로써는 주구장천 칭찬을 해대는 케빈의 오바가 나를 설득하기는 커녕 아예 이참에 그가 완전히 싫어져버렸다. 더군다나 벤 애플렉은 또 어떤가? 뭐, 이 책으로 인해 성경이 두번째로 위대한 책이 됐다고? 하, 정말 비속어로 욕 나온다. 욕을 싫어하는 관계로 차마 내뱉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아, 그래도 읽을땐 재밌네 싶은 장면도 있었는데, 읽고 나니 생각나는건 안 좋은것 뿐이다. 짜증이 쓰나미처럼 밀려 들어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를 사랑하라고 아빠를 만들었다 - 엄마가 된 아빠의 육아일기
엘리샤 쿠퍼 지음, 박영수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아빠가 되고픈 생각은 없었다던 저자가 얼떨결에 아빠가 된 후 겪게 된 일을 그린 초보아빠의 분투기.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내가 아기를 간절하게  원한다는 이유로 어영부영 딸 조이를 얻게 된 저자는 아빠 노릇이 의외로 해 볼만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물론 자유시간이 없어지고, 아빠가 되기전에 했던 일들을 많이 못하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평하게 되기 보단 딸 조이의 미소에 모든 시름을 잊게 되더라고 고백하고 있는 책이다. 초보아빠가 된 저자가 자신의 딸을 잘 키우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딸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던 아빠 육아기라고 보심 된다.

 

한마디로 건전하지 않을 내용이 전혀 없는 그런 책이다. 귀여운 아기를 보면서 흐믓해하는 아빠를 보면서 마주 흐믓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비추천작으로 넣여진 것은 다른 아빠들의 육아기에 비해 별 특징이 없었기 때문이다. 천편일률적인 내용에 신선하게 느껴지는 사연도 없어서, 이 사람은 책을 내면서 다른 아빠 육아서는 읽어본 적도 없나? 의아할 지경이었다. 아님 그저 글을 잘 못 쓰는 작가였던 것일 뿐일까? 추측컨대 그것보단 사물을 관찰하는 시선이 그다지 특출날 것이 없는 사람이지 않는가 싶다. 그렇다보니 그가 호들갑 떨면서 분투기라고 늘어놓는 일상이 그다지 인상적으로 다가 오지 않았다. 이봐, 미안하지만 말이야, 네가 느끼는건 다른 대부분의 아빠, 엄마들도 느끼는 것이거든? 너만 그런게 아니라니까? 그렇다보니 저자가 이 책을 쓴 진짜 의도와는 반대로 아, 이래서 사람들이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는구나란 자각만 얻었을 뿐이었다. 너만 자식 있는거 아니거든? 다들 그렇게 애지중지 하면서 키우거든? 별다른 사연도 없으면서 뭐 그리 난리라냐? 싶었던 것이다.  하여, 결론을 말하자면 앞으론 나도 좀 조카 자랑을 자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아이를 보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니 말이다. 어쨌거나 모든 어른들에게 소중한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기곰이 많이 아파요! 아기곰과 친구들 2
카르마 윌슨 지음, 제인 채프먼 그림, 임미경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아기곰이 감기에 걸려 쓰려져 버렸다. 아파서 끙끙대는 아기곰을 낫게 하기 위해 아기곰의 친구들이 나섰다. 토끼와 쥐, 그리고 올배미, 오소리, 두더지, 갈까마귀들은 차와 이불과 약초와 기타등등을 찾아와서는 아기곰을 정성껏 간호한다. 따뜻한 모닥불까지 피워 놓고 아기곰이 낳기를 바라는 동물 친구들... 다음날 아침 친구들 덕분에 말끔하게 일어난 아기곰은 친구들이 아파 끙끙대는걸 발견한다. 아기곰을 간호하느라 지친 나머지 병에 걸렸나보다. 이에 아기곰은 이제 내가 보살펴 줄께, 걱정마...라면 친구들을 다독인다. 역시 아기곰다운 말 아니겠는가? 

친구가 아팠을때 정성스럽게 돌봐주는 모습이 흐믓하게 다가오는 동화책이다. 정말로 의외로 조카가 이 책을 너무 좋아한다. 아픈 친구를 돌보는 단순한 이야기라 안 좋아할거라 생각했는데, 우리집에 놀러오면 아기곰이 아픈건? 이라면서 이 책부터 찾는다. 왜 이 책을 좋아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아플때 곁에서 간호하는 엄마 ,아빠가 생각나서일까? 아니면 자신도 친구가 아프면 그렇게 돌보겠다는 생각때문일까? 어쨋꺼나 누군가 아프면 돌봐줘야 한다는걸 가르쳐 준다는 점에서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다. 그림이 멋들어진 것도 맘에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