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n The Postbear (Hardcover)
Carol Ottolenghi / Gingham Dog Pr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우체부인 곰 벤 아저씨와 우편 배달부 쥐 제롬이 함께 시골로 배달에 나섰다.배달할 목록이 잔뜩인 그들은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지도를 보면서 길을 걷는다. 첫번째 배달할 집인 암소 아줌마 집으로 간 두 우체부는 소포가 왔다면서 아줌마를 부른다. 반갑게 나온 암소 아줌마는 내용물이 뭐냐고 묻고, 벤은 잘 모르겠지만 소리가 난다고 말한다. 암소 아줌마는 무엇을 받았을까? 

돼지 아줌마 집에 들린 벤은 역시 내용물이 뭐가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지만 깨끗한 냄새가 난다고 대답한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두더지 아저씨네 들린 제롬을 두더지 아저씨가 반갑게 맞아준다. 지난주에 주문했는데,빨리도 왔다면서 조심해서 풀어달라고 부탁하는 두더지 아저씨? 과연 아저씨가 주문한 물건은? 

삑삑대는 병아리와 함께 있는 암닭 아줌마 집에 들린 벤은 그들에게 평평하고 부드러운 물건을 건네주고 간다. 

양 아줌마네와 마지막으로 제롬 사촌집에 들린 우체부 두 사람은 피곤해져서 집에 돌아온다.  "와, 드디어 일을 다 마쳤네.우리가 제대로 다 배달을 한거지?" 라고 벤이 묻자 제롬이 웃으며 마지막 편지를 꺼낸다. 과연 그 편지는 누구에게 온 것일까? 

우선 그림이 아기자기 귀엽다. 어쩐지 낯이 익네 했더니 <또또가 달라졌어요>를 그린 안나 카살리스의 그림이다. 따뜻하고 매력적인 그림,역시 인상적이다. 그림도 그림이지만 내용 역시 알차서 쏙마음에 든다. 우체부처럼 지도를 읽으며 시골 길을 가고, 배달할 집을 일일히 찾아다니면서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우편물을 전달해주면서 단어들을 익힐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좋았지만, 소포나 편지를 직접 열어볼 수 있게 해놓은 것도 좋다. 아이들이 손으로 펼쳐 보면서 마치 자신들이 소포를 받은 양 좋아하는 모습에 흐믓했다.  책이 참 좋던데, 이 책은 번역이 되서 나온 것이 없을까? 한번 찾아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스플랫은 유치원이 좋아! 고양이 스플랫 시리즈 1
Rob Scotton, 이정아 / 살림어린이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아직 세상이 마냥 커보이고, 한없이 두렵기만 한 아이들에게 유치원이란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는 것은 보통 스트레스가 아니다. 엄마와 고모,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나서 유치원이란 곳이 얼마나 좋은지 아무리 설명을 해 준다해도 아이 입장에선 불안한 것이 당연할 터... 처음 유치원에 가야 하는 날이 되자 고양이 스플랫의 눈은 무서움에 마냥 커졌다. 어떻게 하면 안 갈 수 있을까 꾀를 내보지만 엄마에겐 당해낼 수가 없고... 결국 도시락 가방에 친구인 쥐 시모어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나선 스플랫, 뚱뚱하고 푸근해 보이는 윔피 선생님이 포근하게 맞아 주시자 좀 안심이 된다. 그를 환영하는 많은 친구들, 수업이 시작되자 스플랫은 고양이란 종족에 대해 이것 저것 배우기 시작한다. 다 맘에 들었지만 단 한가지, 쥐를 보면 쫓아가야 한다는 말에 왜?를 남발한다. 점심시간이 되서 스플랫이 도시락 뚜껑을 열자 쥐 시모어가 튀어 나와 유치원은 난장판이 된다. 시모어를 잡기 위해 후두두두 쫓아가는 유치원 친구들, 시모어는 친구라면 스플랫이 막아서도 보지만 역부족인데... 과연 시모어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하루를 보낸 스플랫의 심정은? 과연 그는 내일도 유치원에 가고 싶어할까? 

예전에 생각해보지 못한 사항인데, 의외로 유치원에 가기 싫어하는--정확히는 무서워 하는 것이겠지만--아이들이 꽤 많은가보다. 유치원에 가기 싫은 동물에 대한 동화책이 많은걸 보면 말이다. 어린 시절 오빠 따라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에 (빈) 가방을 메고 동네를 혼자 헤메고 다녔던 나로써는 이해가 안 가긴 하지만--물론 학교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지루한 나머지 왜 내가 그렇게 학교에 다니고 싶어했던고 무지 후회를 했었다.-- 엄마와 난생 처음 떨어져야 하는 아이들로써는 불안감을 느끼는게 당연하지 싶기도 하다. 조카도 어린이집에 다니기 두달전부터 교육을 받았었는데, 가기 싫다고 완강하게 거절하는 바람에 난감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그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물론 등교 하루만에 없어져 버렸지만... 얼마나 좋아하던지 집에 안 온다는걸 질질 끌고 왔으니 말 다했다. 어쨌거나 자신의 이야기라 그런지 아이들이 금방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거기에 고양이 스플랫과 시모어는 어찌나 깜짝하던지... 딱 아이스러운 행동에 표정에 말투라 아이들이 정말 좋아한다. 작가인 롭 스코튼, 처음 알게된 작가인데 그림이랑 글을 동화책답게 아주 맛깔나게 쓴다. 그의 다른 책들도 번역이 되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대인 경찰연합 2 - 바르샤바 터널
마이클 셰이본 지음, 김효설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책의 저자인  마이클 셰이본이 마이클 더글라스, 토비 맥과이어가 출연한 영화 <원더 보이즈>의 원작자라는 말에 솔깃해서 보게된 책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원작이 탄탄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제목도 생소하기 그지없는< 유대인 경찰 연합> 이라...지루하며 어색하지 않을까라는 짐작을 하게 하는 촌스런 제목이다. 저런 제목을 달고 생명력이 길려면 정말로 이야기가 출중해야 될텐데 싶었다. 자신감이 대단하군 했는데 읽어보니 자신감 있을만한 소설이었다. 물론 대단한 걸작이라곤 말할 수 없는 책이었으나, 그렇다고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촌스럽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베스트 셀러나 영화화 될 것을 겨냥해 만든 기획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쉽게 말하면 대중성을 적절히 가미했다는 의미--그렇다고 이야기 자체가 구멍이 송송뚫린 얼치기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느낌인데, 작가는 이 책을 전심전력으로 쓴 것일까? 자신이 쓰고자 의도한 그대로? < 원더 보이>에서 보여준 깊이와 통찰력에 비교하면 이 책은 깊이가 얇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순수 소설과 장르 소설을 넘나드는 작가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마이클 셰이본의 본색은 무엇일까?  단지 두 권의 책을 가지고는 짐작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지 주목해서 봐야할, 흥미로운 작가를 한 명 더 알게 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지만서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에 따라 그 흥미도에도 차이가 나겠지 싶다.

 

아내와 이혼 한 뒤 비루한 삶을 전전하고 있던 랜즈먼 형사는 그가 묵고 있던 호텔에 총기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관심을 갖게 된다. 피살자는 한 눈에도 낙오자가 분명한 중년의 유대인, 그를 찾을 사람도, 죽었다고 슬퍼해줄 사람이 없을 듯한 초라한 행색에 랜즈먼은 오히려 살인범을 잡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살해된 자 옆에 체스판이 놓여진걸 눈여겨 본 랜즈먼은 아인슈타인 체스 클럽을 탐문수색하고 곧 그가 누군지 알게 된다. 체스 내기를 통해 소소하게 돈을 벌던 사람이라는 걸 알게된 랜즈먼은 그가 살해되었다는 말에 다들 슬픔을 삼키는걸 보고는 의아해 한다. 마약중독자 유대인의 죽음에 왜 그들은 동요했던 것일까? 뒤를 더 캐보던 랜즈먼은 그가 실은 그 구역의 최대 실세인 유대인 마피아 수장의 외아들, 멘델 슈필만이라는걸 밝혀 내고는 깜짝 놀란다. 예지자로써의 운명을 타고 태어난 멘델은 주위에 평화와 행복, 빛과 기적을 가져다 주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 부터 시작된 그의 놀라운 능력이 축복을 보낸다는 말 한마디로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내기에 이르자, 그의 가문은 천년에 한 명씩 예지자가 바로 그라면서 흥분한다. 하지만 그를 통해 유대인의 부흥이 시작될거란 기대는 그가 20년전 스스로 잠적하면서 막을 내린다. 그 이후로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었다.

 

랜즈먼이 살고 있는 유대인 지구는 특이한 곳이었다. 2차대전이 끝날 즈음 루즈벨트 대통령은 알래스카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 주기로 약속을 한다. 그 약속에 따라 희망에 부풀어 알래스카에 온 유대인들은 곧 그곳 원주민들과 반목하게 된다. 유대인만의 거주지를 만들려 하던 유대인들과 유대인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원주민들은 유혈 분쟁에 휘말리고 결국 서로를 극도로 증오하기에 이른다. 그런 갈등은 유대인과 원주민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 2대에 걸친 오랜 반목끝에 곧 쫓겨날 팔자가 된 유대인들은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가로 낙담하게 된다. 그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살해된 멘델, 랜즈먼은 겉보기와는 그 살인 사건에 어떤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멘델의 죽음을 알리려 슈필만의 집에 들린 랜즈먼은 랍비인 멘델 아버지의 냉담한 반응에 식겁한다. 이어 이어지는 조직적인 수사 방해, 단서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그는 멘델의 어머니 바세바 슈필만을 찾아간다. 그녀를 통해 멘델과의 마지막 통화를 전해 들은 랜즈먼은 두달전 사망한 여동생의 죽음에 멘델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는 경악한다. 아들의 살인범을 꼭 찾아달라는 바세바의 애끓은 요청과 미궁에 빠진 여동생의 죽음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랜즈먼은 멘델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유대인들이 알래스카에 정착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가정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으로써, 현재 팔레스타인와 이스라엘을 대비해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추리 형식의 소설이었다. 초기 정착 유대인들과 원주민과의 갈등, 이를 해결하고 보호하기 위해 강력하게 강화될 수밖엔 없었던 유대인 민족주의, 편협한 백인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대인들과 그들에게 조소를 보내는 것도 어려운 경직된 분위기, 그 틈바구니에서 상처받고 방황하는 많은 영혼들과 혼혈민들에 대한 이야기, 예지자로 태어난 멘델의 놀라운 능력과 그의 운명을 거부한 멘델의 결단력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랜즈먼이라는 냉소적인 형사를 중심으로 그가 어떻게 자신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가 라는 문제에 촛점이 맞춰진 소설이었다. 장애아가 태어날 것이 두려워 낙태를 시킨 뒤 아내와 소원해진 그는 그 뒤 죄책감과 절망에 시달리다 못해 이혼을 해버린다. 여동생의 죽음에 깃들인 수수께끼, 유대인 우월주의자였다 낙향한 삼촌과 혼혈인이면서 100% 유대인인양 살아가는 사촌 조니 베어와의 관계, 상사가 되어 돌아온 전처를 바라보며 잃은 아이에 대한 상실감에 쩔쩔매던 랜즈먼은 멘델의 죽음을 파헤지면서 서서히 자신의 문제와 유대인 지구 전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과연 그가 그 모든 난관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지켜 보는 것이 이 책의 묘미, 비록 무뚝뚝하긴 하지만 꽤나 매력있던 성품 탓에 어느덧 그를 응원하면서 읽게 되는 스릴이 있었다. 다만 1부 도입부에서 중반까지가 좀 장황하니 지루한점이 단점. 아마도 그 탓에 1부에서 멈추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한다. 인내심을 갖고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확언을 할 순 없으나, 적어도 2부에 들어서면 1부만큼 지루하지 않다는 것만은 자신한다. 다 읽을 건지 말건지는 독자 스스로 결정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대인 경찰연합 1 - 예언자 멘델의 죽음
마이클 셰이본 지음, 김효설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이책의 저자인  마이클 셰이본이 마이클 더글라스, 토비 맥과이어가 출연한 영화 <원더 보이즈>의 원작자라는 말에 솔깃해서 보게된 책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원작이 탄탄하다는 생각을 갖게 하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제목도 생소하기 그지없는< 유대인 경찰 연합> 이라...지루하며 어색하지 않을까라는 짐작을 하게 하는 촌스런 제목이다. 저런 제목을 달고 생명력이 길려면 정말로 이야기가 출중해야 될텐데 싶었다. 자신감이 대단하군 했는데 읽어보니 자신감 있을만한 소설이었다. 물론 대단한 걸작이라곤 말할 수 없는 책이었으나, 그렇다고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촌스럽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베스트 셀러나 영화화 될 것을 겨냥해 만든 기획 소설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쉽게 말하면 대중성을 적절히 가미했다는 의미--그렇다고 이야기 자체가 구멍이 송송뚫린 얼치기 작품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든 느낌인데, 작가는 이 책을 전심전력으로 쓴 것일까? 자신이 쓰고자 의도한 그대로? < 원더 보이>에서 보여준 깊이와 통찰력에 비교하면 이 책은 깊이가 얇아졌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순수 소설과 장르 소설을 넘나드는 작가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마이클 셰이본의 본색은 무엇일까?  단지 두 권의 책을 가지고는 짐작하기 어려워 보인다. 단지 주목해서 봐야할, 흥미로운 작가를 한 명 더 알게 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지만서도...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는가에 따라 그 흥미도에도 차이가 나겠지 싶다.

 

아내와 이혼 한 뒤 비루한 삶을 전전하고 있던 랜즈먼 형사는 그가 묵고 있던 호텔에 총기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관심을 갖게 된다. 피살자는 한 눈에도 낙오자가 분명한 중년의 유대인, 그를 찾을 사람도, 죽었다고 슬퍼해줄 사람이 없을 듯한 초라한 행색에 랜즈먼은 오히려 살인범을 잡겠다고 다짐을 하게 된다. 살해된 자 옆에 체스판이 놓여진걸 눈여겨 본 랜즈먼은 아인슈타인 체스 클럽을 탐문수색하고 곧 그가 누군지 알게 된다. 체스 내기를 통해 소소하게 돈을 벌던 사람이라는 걸 알게된 랜즈먼은 그가 살해되었다는 말에 다들 슬픔을 삼키는걸 보고는 의아해 한다. 마약중독자 유대인의 죽음에 왜 그들은 동요했던 것일까? 뒤를 더 캐보던 랜즈먼은 그가 실은 그 구역의 최대 실세인 유대인 마피아 수장의 외아들, 멘델 슈필만이라는걸 밝혀 내고는 깜짝 놀란다. 예지자로써의 운명을 타고 태어난 멘델은 주위에 평화와 행복, 빛과 기적을 가져다 주는 인물이었다. 어린 시절 부터 시작된 그의 놀라운 능력이 축복을 보낸다는 말 한마디로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내기에 이르자, 그의 가문은 천년에 한 명씩 예지자가 바로 그라면서 흥분한다. 하지만 그를 통해 유대인의 부흥이 시작될거란 기대는 그가 20년전 스스로 잠적하면서 막을 내린다. 그 이후로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었다.

 

랜즈먼이 살고 있는 유대인 지구는 특이한 곳이었다. 2차대전이 끝날 즈음 루즈벨트 대통령은 알래스카에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해 주기로 약속을 한다. 그 약속에 따라 희망에 부풀어 알래스카에 온 유대인들은 곧 그곳 원주민들과 반목하게 된다. 유대인만의 거주지를 만들려 하던 유대인들과 유대인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에 불안감을 느낀 원주민들은 유혈 분쟁에 휘말리고 결국 서로를 극도로 증오하기에 이른다. 그런 갈등은 유대인과 원주민사이에 태어난 혼혈아들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킨다. 2대에 걸친 오랜 반목끝에 곧 쫓겨날 팔자가 된 유대인들은 이젠 어디로 가야 하는가로 낙담하게 된다. 그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살해된 멘델, 랜즈먼은 겉보기와는 그 살인 사건에 어떤 음모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멘델의 죽음을 알리려 슈필만의 집에 들린 랜즈먼은 랍비인 멘델 아버지의 냉담한 반응에 식겁한다. 이어 이어지는 조직적인 수사 방해, 단서도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던 그는 멘델의 어머니 바세바 슈필만을 찾아간다. 그녀를 통해 멘델과의 마지막 통화를 전해 들은 랜즈먼은 두달전 사망한 여동생의 죽음에 멘델이 관련되어 있음을 알고는 경악한다. 아들의 살인범을 꼭 찾아달라는 바세바의 애끓은 요청과 미궁에 빠진 여동생의 죽음의 실체를 알아내기 위해 랜즈먼은 멘델의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유대인들이 알래스카에 정착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라는 가정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으로써, 현재 팔레스타인와 이스라엘을 대비해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추리 형식의 소설이었다. 초기 정착 유대인들과 원주민과의 갈등, 이를 해결하고 보호하기 위해 강력하게 강화될 수밖엔 없었던 유대인 민족주의, 편협한 백인 우월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대인들과 그들에게 조소를 보내는 것도 어려운 경직된 분위기, 그 틈바구니에서 상처받고 방황하는 많은 영혼들과 혼혈민들에 대한 이야기, 예지자로 태어난 멘델의 놀라운 능력과 그의 운명을 거부한 멘델의 결단력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랜즈먼이라는 냉소적인 형사를 중심으로 그가 어떻게 자신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가 라는 문제에 촛점이 맞춰진 소설이었다. 장애아가 태어날 것이 두려워 낙태를 시킨 뒤 아내와 소원해진 그는 그 뒤 죄책감과 절망에 시달리다 못해 이혼을 해버린다. 여동생의 죽음에 깃들인 수수께끼, 유대인 우월주의자였다 낙향한 삼촌과 혼혈인이면서 100% 유대인인양 살아가는 사촌 조니 베어와의 관계, 상사가 되어 돌아온 전처를 바라보며 잃은 아이에 대한 상실감에 쩔쩔매던 랜즈먼은 멘델의 죽음을 파헤지면서 서서히 자신의 문제와 유대인 지구 전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과연 그가 그 모든 난관들을 어떻게 풀어나가는가 지켜 보는 것이 이 책의 묘미, 비록 무뚝뚝하긴 하지만 꽤나 매력있던 성품 탓에 어느덧 그를 응원하면서 읽게 되는 스릴이 있었다. 다만 1부 도입부에서 중반까지가 좀 장황하니 지루한점이 단점. 아마도 그 탓에 1부에서 멈추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한다. 인내심을 갖고 보면 재밌을 것이라고 확언을 할 순 없으나, 적어도 2부에 들어서면 1부만큼 지루하지 않다는 것만은 자신한다. 다 읽을 건지 말건지는 독자 스스로 결정하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리 하루키가 쓴 유일한 자서전이라고 선전을 하던데, 나라면 굳이 안 써도 되는 자서전이었다고 정의하고 싶은 책이었다. 수십년간 진지하게 달리기를 해왔다는 하루키, 그가 그동안 달리기를 하면서 든 생각들을 적어 놓은 수필집이다. 러너의 하이부터 러너스 블루까지 다양한 감정을 겪어봤다는 하루키, 달리기를 하면서 소설을 구상한다는 그, 마라톤에 꾸준히 참석하며 기록이 나아지지 않는 것이 불만이며, 체질적으로 고독을 좋아하는 고로 달리기가 성격에 맞는다는 그의 이야기... 문제는 어디선지 한 두번쯤 들었던 이야기같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다양한 수필을 통해 자신의 성격과 달리기에 대해 장광설을 늘어놓았던 탓에, 정작 그가 달리기를 말할때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면서 작정하고 쓴 이 책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던 것이다. 한마디로 신선하지 않았다. 아마 다작하는 작가의 딜레마가 아닌가 싶다. 또 말을 아끼지 않고 줄기차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남발해온 작가의 한계일 수도 있겠고...

 

오랫동안 달리기를 해본 사람은 안다. 그가 말하는 것이 거의 정확하다는 것을... 그래서 한편으론 그걸 이렇게 주절주절 꼭 썼어야만 했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냥 달리기가 좋아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으로써 마음에만 품고 있으면 안 되었던 것일까?  보통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거기다, 작가가 수줍은 성격이라는것까진 이해하나, 자신이 대단한 작가가 아니라는 척 내숭을 떠는 것은 이젠 좀 볼썽 사나웠다. 다만 달리기를 왜 할까?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던 분들이라면 괜찮은 정보가 될 듯...물론 최선은 그냥 달리기를 시작하는 것이지만 서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