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만큼 땅만큼 무서웠어요 작은책방 그림책나라 33
메라 버그만 지음, 윤지영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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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에서 나온 악어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을 습격한다는 간단한 내용이지만, 위의 <엄마를 잠깐 잃어버렸어요.>와 마찬가지로 읽는주는 사람이 어떻게 읽어주는가에 따라 한층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악어가 천천히 아파트에 진입하는 사이 세 명의 아이들은 무서워서 피해 다니느라 아주 난리가 난다. 악어에게서 벗어 나려 기를 쓰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숨어 있는 아이들을 향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악어( 이 부분이 이 동화책의 하일라이트로, 그림 자체 만으로도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이제 악어로부터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어진 아이들은 마침내 용기를 내는데....
 

악어가 가까이 다가올 수록 하늘만큼 땅만큼 무서웠어요!!!  라면서 이리저리 도망다니는 아이들의 표정이 살아있다. 어른 입장에선 너무 귀엽던데, 아이들 입장에선 그보단 공감이 되나보다. 아, 진짜 무섭겠다 하면서, 벌벌 함께 떤다. 마치 눈앞에서 악어가 돌아다니는걸 보고 있다는 듯이... 마지막 반전이 압권, 늘 당하기만 해선 안 되고, 반격을 해야 한다는것을 가르쳐주는 것 같아 마음에 든다. 아이들 역시 굉장히 통쾌해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하늘만큼 땅만큼 무서웠다고  외치는 자는 과연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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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뽀삐뽀 119에 가 볼래? I LOVE 그림책
리처드 스캐리 글.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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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하도 혼란스럽길래 안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좋아한다. 아마도 조카가 평소 소방서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 그런가보다. 소방서에 페인트 칠을 새로 해주기 위해 온 두 사람은 소방서가 굉장히 멋진것을 알고는 감탄한다. 하지만 늘 사건,사고로 북적대는 소방서를 칠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 칠을 다 마치기도 전에 소방서는 난장판이 된다. 그럼에도 늘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소방관들 덕분에 모든 것은 정상으로 돌아간다. 쨈 트럭과 기중기가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진 ...

 

소방서은 어떻게 생겼는지, 소방관들은 어떻게 출동을 하고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한 아이에게 안성맞춤이다. 답답하고 지루한 교리 문답식 나열이 아니라 사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방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내 눈엔 다소 정신사납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완 상관없이 조카는 너무 좋아한다. 자꾸 읽어달라는 통에 어리둥절했을 정도로... 소방차 소리만 들리면 어디에 있든, 어디로 가든 따라가려 동동대는 남자 아이를 키우신는 분들에게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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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발사 킨더랜드 픽처북스 5
타다 토모코 글, 이모토 요코 그림, 박혜원 옮김 / 킨더랜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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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대로 이발사를 하는 집안의 소년은 자신과 놀아주지 않는 고양이 킨지로가 한없이 못마땅하다. 우연히 밤에 일어난 소년은 킨지로의 정체를 알게 된다. 바로 그는 고양이 이발사였던 것이다. 동네 고양이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쓱싹쓱싹 최신식 유행의 머리를 해주는 킨지로... 주인집 소년은 정신없이 킨지로의 활약을 지켜본다. 더할나위 없이 사근사근하게 고양이들의 머리를 손봐주던 킨지로는 그들의 인간 주인에게 이발소를 홍보해줄 것을 당부한다. 이에 소년은 다시는 킨지로의 낮잠을 방해하지 않았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쉽게 짐작이 되시겠지만, 그림이 예쁘다. 인간들이 잠을 자는 밤에면 고양이들이 모여 자신들의 생활을 엮어나간다는 상상력도 맘에 들고... 딱 내 스타일의 책이라고 보심 되겠다. 인간들처럼 대화를 주고 받는 고양이들도 어째 낯설지 않고 , 킨지로가 고양이들을 멋지게 변신시키는 장면도 멋지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조카의 반응이 약간 심드렁하다는 것이다. 아니, 넌 이게 귀엽지도 않단 말이냐? 라는 표정으로 내가 쳐다보자, 심히 안스럽다는 표정을 내게 날리고는 다른 책을 집어들고 왔다. 흠...아직 뭘 몰라서 그런걸껴. 조만간 이 고양이들의 놀라운 귀여움을 반드시 눈치챌 날이 올겨... 이를 앙 다물며 추천작으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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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못 - 잃어버린 자폐증의 역사를 찾아 떠난 아버지의 여행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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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못을 둥근 구멍에 박는다고 해보자. 우선 망치질이 힘들 것이다. 억지로 끼워 넣는다고 해도 주위에 흠집이 생길 수 있다. 여기까지가 보통 우리의 생각이 미치는 부분이다. 그런데 만약 그 네모난 못이 당신에게 아주 소중한 것이라면? 못이 망가질까 걱정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 폴 콜린스는 네모난 못을 가진 사람이다. 그래서 망치질을 안하겠다고 나선 사람이기도 하다. 사회속에서 함께 살아 나가기 위해선 억지로라도 둥근 구멍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통념에 반발하면서 말이다. 그건 사회야 어찌되었던 간에 그에겐 그 네모난 못이 너무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네모난 못이 그의 아들 모건이니까.

 

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는 대걔 두 갈래의 길을 걷게 되는 것 같다. 한쪽은 아이 입장에서 다시금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아이가 세상에 맞추지 못함을 비난하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어느쪽을 걸어가건 간에 부모가 그것을 의식적으로 택하는건 아니라는 것이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마치 물방개를 물에 풀어 놓으면 뽈뽈 대며 헤엄쳐 가는 것처럼.... 어떤 사람에겐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그렇게도 어렵지만, 또 어떤 사람에겐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여서, 보고 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이 책의 저자인 폴 콜린스처럼 말이다. 아들 모건을 사랑한 나머지 의사가 뭔가 잘못되었다는 말을 하기전까진 자폐아인줄도 몰랐다는 남자, 아들이 자폐아라는 말을 듣고는 무슨 수를 써서든 고쳐주고 말겠다고 다짐한 남자,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알고는 이젠 세상을 바꿔 놓으려 하는 남자이니 말이다. 그는 말한다. 그래, 내가 갖고 있는 것은 네모난 못이야, 하지만 그게 당신들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내 못을 둥굴게  깍으려 한다면, 그래서 내 못이 다치기라도 하는 날엔 난 절대 가만 있지 않을거라고... 겨우 못 하나 때문에 온 세상을 상대로 싸우려 하다니, 너무 무모해 보여서 눈물이 나오려 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난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 왜냐면 그가 옳기 때문이다. 외롭지만 옳은 길을 가고 있다는걸 알기에 박수를 보낼 수밖엔 없었다. 그리고 그런 길을 흔연히 선택한 그의 용기에 감동했다. 사랑이 없다면 갈 수 없는 길임을 잘 알기에 말이다.

 

두 살때부터 글을 읽고 암산을 해 내던 아들 모건이 자폐아라는 진단을 받자 콜린스 부부는 절망한다. 상호 작용은 커녕 한번도 엄마 아빠라고 부르지 않던 것, 어른과 눈을 맞추지 못 하던 것,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불러도 대답 않던 것등이 다 자폐의 증상이었던 것이다. 한번 보기만 해도 이상하다는걸 눈치챈다는 자폐를 그는 곁에 두고서도 전혀 몰랐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자신이 책을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던  <야생 소년 피터>가 자폐아동에 대한 과거 사례라는걸 알고는 망연자실한다. 인정만 안 하고 있었을 뿐, 그 역시도 아들이 뭔가 이상하다는걸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서둘러 자폐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다. 전문가를 찾아가고, 역사적 아웃사이더로 남아있는 과거 자폐인들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그들이 과연 어떤 오해와 성공속에서 살게 되었는가 하는 걸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려보기 시작한다. 교도소 사람들이 장애인 안내견을 훈련 시키는 곳에도 찾아가서 안내견이 자폐인에게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했던가? 다행히도 앎이 늘어나면서 그의 불안과 절망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한다.

 

역사적으로 사회가 자폐아를 가혹하게 대했을 거라는건 쉽게 짐작이 되실 것이다. 한때 그들은 인간과 동물의 중간 단계라던가, 아님 정신 이상자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 근대에 들어서 의학이 발전하면서 자폐에 대한 근본적인 연구가 시작되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시작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60년대까지만 해도 자폐는 부모의 냉정한 양육 태도에서 유발된 것이라 믿었다니 말이다. 아이가 아픈 것도 억장이 무너지는데 그게 다 당신들 탓이라고 비난을 받았다니, 부모 입장에선 얼마나 억울했을지 가슴이 아프다. 아직까지는 자폐를 유발시키는 원인을 정확하게 알아내진 못했으나,  어느정도는 부모에게 물려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하자면 부모에게 자폐 성향이 있다면 아이가 타고 태어난다는 것이다. 수학이나 공학, 물리학, 미술, 음악에 천재가 있는 집안은 특히나 그렇다. 모건의 경우를 따져본 작가는 자신과 아내의 집안이 자폐 지뢰밭이라는걸 알고는 깜짝 놀란다. 모건은 운이 나빠서 어쩌다 자폐아가 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집안의 성향에 충실하게 태어난 것 뿐이지...

 

강연 차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에 들린 폴 콜린스는 그곳엔 프로그래밍에는 귀재지만 굳이 사람을 사귈 필요를 느끼지 않는 사원들이 많다는걸 알게 된다. 현대판 사방트들( 천재 자폐인)의 아지트가 바로 실리콘 밸리였던 것이다. 비단 현대인만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이나 아이작 뉴튼, 미켈란젤로, 글렌 굴드, 앨런 튜링등 역시 사방트였다. 그들의 비범한 천재성과 괴팍한 성품을 생각하면 아귀가 탁탁 들어맞는 이야기다. 한 자폐 아동은 자신의 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고 한다. "내 머리는 디지털 컴퓨터 같아요. 켜지거나 꺼지거나 둘 중 하나죠. 정보는 옳거나 그른 거구요. 다른 사람들의 머리는 아날로그 컴퓨터라 전압량이 늘어났다 줄었다가 하기도 하고, 불분명한 논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말여요. " 자폐를 정신 이상이 아니라 극단적인 남자 뇌의 발현이라고 이해하는 요즘에는 그들의 재능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바꾸려는 불가능한 프로젝트에  매달리기보단 그것이 훨씬 더 현명한 일 같지 않는가.

 

어느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던 저자는 다짜고짜 사람들을 붙잡고 알 전구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한 사내를 만나게 된다. 사람들이 그를  멋쩍게 외면하는 걸 본 저자는 성당으로 가 펑펑 울고 만다. 언젠가 다른 사람들이 모건을 잔인하게 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 타인에게 홀대하는 장면을 보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이 있을까? 아들이 외로운 아웃 사이더의 운명이라는걸 받아들인다는게 얼마나 어려울지 가슴이 먹먹해졌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춰 서 있지 않는다. 모건이 의사표현을 하도록 도와주는 일만으로도 그의 머리는 꽉 차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모건에게서 "아빠!" 라는 소리를 듣고는 감격하고 마는 그, 읽는 나도 그만 흐믓해졌다.

 

자폐나 장애에 관한 책은 수없이 많다. 좋은 책도 있고, 최소한 좋은 의도로 쓰인 책도 있으며, 일부는 경솔한 책도 있고, 가식과 나르시즘때문에 불쾌한 책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아주 아주 좋은 책이었다. 이토록 영리하게 아들의 자폐에 대처하면서 담담하고 명료하게 글을 써 내려가는 사람의 글은 읽어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감동적이었다. 사랑은 때로, 이렇게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도 하나니... 모건이 언젠가는 자신이 대단히 멋진 아버지를 두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날이 있기를 바라본다. 아니 그렇지 않다해도 상관없다. 내가 아니까. 그가 삶의 험난한 장애를 만나 절망하고 있는게 아니라 앞장 서서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개척자다. 내가 만나 본그 누구보다 우아한 인생의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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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뇌, 그 여자의 뇌 - 뇌과학과 심리 실험으로 알아보는 남녀의 근본적 차이
바다출판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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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를 뇌과학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들려 주고 있던 책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에 대해서 굳이 더 알 필요가 없음에도 이 책을 집어든 이유는 저자인 사이먼 배런 때문이었다. 얼마전 읽은 <네모난 못 >에서 자폐아들을 둔 작가가 아들을 더 잘 알기 위해 배런 교수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불안해하는 아버지에게 자신이 연구해서 얻은 과학적 지식으로 이해시키고 확신시키던 저자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권위란 바로 그런 행동에서 우러나오는게 아니겠는가. 그의 섬세한 마음과 정밀한 과학 정신이 부러운 마음에 집어들었다. 역시나 책도 잘 쓰신다. 하긴 5년동안 열심히 갈고 다듬어 내놓은 책이라니, 왠만하지 않았다고 하면 본인으로썬 부끄러운 일이겠지. 얼마전 읽은 <브레인 섹스>와 똑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굳이 비교해 보자면 이 책이 더 나았다. 통찰력이나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내는 점이나 설득력있게 소재를 다루는 방식등등 독자들에게 이해가 팍팍 오도록 서술하고 있었다.  남녀의 차이에 관한 책을 한 권만 읽으겠다시면 이 책을 추천하는 바다.

 

서론이 길었다. 배런 교수는 여자의 뇌와 남자의 뇌는 다른 방향으로 진화되었다는 전제하에 이런 분류를 한다. 여성의 뇌는 공감하기에 적합해진 면 남자의 뇌는 체계화에 적응이 되었다는 것이다. 뇌의 그런 차이는 우리가 흔히 목격하게 되는 남녀의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전화로는 용건만 간단하게 말하는 남자와 2시간도 좋다, 수다떨기에 여념이 없는 여자, 지도를 잘 읽는 남자와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도 아리송한 여자, 지금 막 출시된 차 기종에 대해 빠삭하게 읊어대는 남자와 지금 방금 만난 사람이라도 친숙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자, 새를 관찰하고 우표와 음반과 오디오를 수집하는 남자와 말 못하는 아기들과 노는데 별로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여자, 수학의 달인인 남성과 육아의 달인인 여성, 뭐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은 굳이 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고, 뇌의 발달 외에 호르몬의 영향에 의해서도 두 성이 달라진다는 것도 아실 거라 본다. 남녀의 성차를 설명하는 책엔 한번씩은 언급이 되어있는 사항이니 궁금하신 분은 직접 읽으시길 바란다.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되는 점이 있다면 자폐아를 극단적인 남자의 뇌로 본다는 것이었다. 타인과의 교류가 불가능하고, 타인의 마음을 읽지 못하며, 결여된 공감 능력 대신 뇌를 오로지 체계화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자폐아의 특징이라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자폐아는 남자 아이들이 많았던 것이나, 여자 자폐아는 종종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이 아귀가 맞아 들어간다. 하지만 이 교수님이 들려 주시려 하는 것은 그래서 어느 한쪽이 더 우월하고 열등하고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었다. 각자 다 다른 영역에 재능이 있는 것이니 그 다름을 자각하고 서로를 이해했음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람이었으니 말이다. 성차별이나 장애인 차별이 아닌, 우리의 다름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다 필요한 자질이라는걸 알아 줬음 한다는 말에 공감의 미소가 흘렀다. 난 한쪽을 편드는 것도, 성에 따라 한가지 능력만이 있다고 말하는게 아니야, 만약 그렇게 생각했다면 실망해서 울어버릴거야, 라고 선언을 하시던데... 배런 교수님!  울지 마셔요. 한번에 알아 들었으니 말여요. 교수님의 이런 노심초사가, 그리고 다름을 이해하기 보단 백안시 하는 풍토가 언젠가는 한낱 우스운 해프닝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본다.

 

이 책을 보면서 균형잡힌 뇌를 가진 사람이야말로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체계화를 잘하면서 공감까지 잘하는 의사나 건축가, 판사, 정치인을 보기 힘든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던 것이다. 공감능력이 도덕규범하고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어쩜 얼마전 타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말로 균형잡힌 뇌를 가진 분이 아니셨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남에게 적용한 도덕을 자신에게도 적용하기란 흔치 않는 일이니 말이다. 소통이 공감이 필요한 시기다. 어디서 그걸 찾아야 할지 갑자기 갑갑해진다.

 

<밑줄 그은 말>

 

공감은 사회적 접착제다. 공감은 당신이 다른 사람의 경험을 알아내고 염려하도록 동기를 불어넣는다. 또 공감은 당신이 자신의 어려운 점만 다른 사람에게 쏟아붓게 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묻게 하며, 또 그들이 지원받고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더욱이 공감은 도덕규범의 발달에 틀을 제공한다. 구약 성서에서 어떻게 쓰고 있건, 도덕규범은 사막의 바람 부는 산 위에서 우뚝 선 돌판에 새겨져 있다가 발견된 것이 아니다. 타고난 공감, 동료의식, 동정심을 가진 사람들이 세운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법체계가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 그러한 법 체계는 그저 행동을 조절하지 위한 하나의 시도일뿐이다. 법체계가 도덕규범의 버팀목이 되긴 한다. 그러나 순수한 논리 과정인 체계화하기를 통해 우리가 정의와 부정에 대한 감각까지 갖추기는 어렵다. 역사가 보여 주듯이 논리와 법체계는 독재 정권을, 심지어는 대량학살을 일삼는 정권을 옹호하는데 사용될 수도 있다.--62

 

강간은 그 정의대로 하면 사람을 공감없이 대하는 것이다. 일부 남성들은 강간에서 성적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는 그들에게 성행위가 친밀하고 호혜적인 관계와 전적으로 무관한 것임을 시사한다....남성의 성적 욕구는 사람의 감정을 완전히 무시하도록 만들 수도 있는가? 분명히 그런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남자들 대부분은 이 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만큼 공감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강간이 존재하는걸 보면, 공감 분포의 양쪽 끝에서 공감 능력에 남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공감하지 못하는게 강간의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강간이 발생하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긴 하다.--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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