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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서 시작되다
론 홀.댄버 무어 지음, 린 빈센트 엮음, 마영례 옮김 / 어부의그물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기독교 영성을 가르치기 위한 이야기들의 진부함을 한데 모은 듯한 소설이었다. 루이지애나 목화 농장에서 태어나 노예같은 농장생활에 이은 감옥 생활, 전과자에서 끝내 노숙자로 전전하던 흑인 덴버는 거리를 떠돌면서 구슬픈 삶을 마감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산다. 그와 정반대에 있는 남자, 백인 론 홀은 그야말로 승승장구의 삶이었다. 사랑하는 여인과의 순탄한 결혼 생활, 우연히 뛰어든 미술 중개상에서의 성공, 백만장자로써의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삶의 무료함을 견디지 못한 그는 불륜에 빠져들게 되고, 눈물로 회개를 호소하는 그를 용서한 아내 데보라는 그를 데리고 교회로 향한다. 선교회의 자원봉사자 삶에 함께 나선 둘은 덴버를 만나게 되고 냉소적이고 무덤덤한 그의 마음을 되돌려 달라고 기도 하게 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던 덴버와 론 홀은 데보라의 중재로 친구가 되고, 신분이 다름에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에 서로가 기뻐할 즈음 데보라가 병에 걸려 죽고 만다. 데보라의 죽음을 가까이서 경험하게 된 두 남자는 절망과 허무를 넘어서 영성을 체험하게 되는데...
설마 이렇게도 진부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유치할 정도로 진부했다. 아뿔싸. 요즘에도 이런 소설이 하나님을 더 잘 알고 싶은 분들에게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더라. 그럴까.요즘 같은 냉소적인 세상에서 이렇게 뻔한 스토리에 사람들이 반응할지 의문이다. 더불어 세상에 지쳐 믿음마저 흔들리는 크리스턴에게 힘이 되는 책이라고 하던데...세상에 지친 크리스천으로써 내 한마디 하자면 조금도 힘이 되지 않았다. 내 아무리 지치고 힘이 든다고 해도 이런 책 하나 읽고서 힘이 난다면 내가 아니겠지. 그리고 하나님 당신의 뜻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라는 질문에 답을 해준다고 광고하는 것 같던데, 아무것도 대답해주지 않으니 답을 알고 싶으신 분들은 패스하시길 바란다. 더불어 깊이 생각할 기회도 전혀 주지 않는다. 하니, 깊은 명상을 원하시는 분들도 왠만하면 패스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