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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들의 화두 - 곤충기에 머문 어른들을 위한 곤충기
메이 R. 베렌바움 지음, 권은비 외 옮김 / 효형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옮긴이의 말 서두에 이런 말이 소개되어 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 인형기, 공룡기, 기차기(내진 자동차기),그리고 곤충기를 거쳐가면서 성장한다고...아이가 없으신 분들에겐 이해가 안 되는 말일지도 모르겠는데, 조카를 보니 얼추 들어맞는 것도 같다. 조카는 현재 자동차기를 거쳐 공룡기를 대충 뛰어 넘는가 싶더니 곧바로 곤충기로 들어선 듯 보이니 말이다. 내가 근처에도 가기 싫어하던 곤충들을 요즘 좀 달리 보게 된 사연인 즉슨, 좀 뻘줌하긴 하지만, 바로 조카 때문이다. 조카가 요즘 곤충에 버닝중이라는 단 한가지 이유로...
어쨌거나 평생 곤충기를 거치지 않았던 나완 정반대점에 서 있다고 해도 무방한 사람들, 즉 곤충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들중 한분이시라는 메이 베렌바움 교수님이 쓴 과학에세이다. 좀 심하게 칭찬하자면 곤충계의 여자 빌 브라이슨이라고나 할까? 어쩌다보니 희귀하다 못해 괴팍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여자 곤충학자로써의 어려움과 즐거움, 그리고 곤충학자로써 그녀가 하는 일들과 매력을 쉽고 재치있게 풀어내고 있는 글들이다. 과학은 따분하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 불러주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자신의 말발을 펼쳐 놓는다는 베렌바움 교수님, 다른 생물학자들을 웃길 정도의 발말이라길래 어느정도일까 했는데, 정말 재밌는 분이시긴 한 것 같다. 그녀가 들려주는 곤충학자로써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대충 흥미진진해 보이긴 했으니 말이다. 과학자답게 설득력있는 논조로, 하지만 또 때론 과학자답지 않은 소심함과 상식으로 무장한채 곤충들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항변하고 계신 바렌바움 교수님, 종종 번역이 서툴다는 것이 단점이긴 했지만, 친절하고 말 많은 수다쟁이 곤충학자 교수님과의 만남이 그리 기분 나쁜 시간이진 않았던 것 같다. 재밌는 동물학 책들을 읽고 싶다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쉽게 읽히고 유익한 정보도 등장하며 덤으로 읽고나면 바렌바움 교수님의 남편이 가엾게 느껴지실 것이다. 왜인지는 책에서 확인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