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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즈의 전쟁 - 마일즈 보르코시건 시리즈 1 ㅣ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2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바라야 행성의 황족인 보르코시건 가문의 독자 마일즈는 가문의 대를 이어 전사가 되는 것이 꿈인 열 일곱의 청년이다. 하지만 태아시절 암살범의 독가스 테러공격으로 간신히 태어난 그는 작은 몸집과 툭하면 부러지는 뼈, 뒤틀린 외모등 군인이 되기엔 적당하지 않은 신체조건을 갖고 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사관학교의 시험에 응시한 마일즈는 체력시험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떨어지고 만다. 낙담한 그는 기분 전환 차 보디 가드인 보타리와 그의 딸 엘레나와 함께 외가 댁으로 여행을 나선다.
외가댁 행성에 오자마자 마일즈 일행은 우주선을 폭파하겠다면서 난동을 부리고 있는 조종사 메이휴를 만나게 된다. 자신보다 더 절망하고 있는 메이휴에게 흥미를 느낀 마일즈는 메이휴가 조종하던 낡은 우주선을 사서 함께 장사에 나서기로 한다. 탈영병인 미스터 제섹까지 포섭한 그는 보타리의 끝없는 걱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농업 장구(?)' 를 싣고 한창 전쟁중인 타우 베르데 항서계의 제 4행성으로 날아간다. 조용히 화물만 내려주고 돈을 챙길 생각이었던 그의 계획은 용병으로 구성된 오서 부대를 만나면서 꼬이기 시작한다. 거들먹거리며 마일즈의 우주선에 올라선 오서가 엘라나를 찝적대자 순식간에 오서 부대를 진압한 그들은 이제 일이 커져 버렸다는걸 직감하게 된다.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거란 마일즈의 낙관은 여지없이 무너져, 그들은 곧 자신들보다 몇 배나 더 큰 함대를 거느리게 된다. 거짓말과 임기 응변, 그리고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타이밍으로 은하에서 가장 큰 용병 부대인 덴다리 자유 용병 함대의 함장이 된 마일즈, 자신이 성취한 것들에 놀라고 있을 새도 없이 고국에서 황당한 소식이 전해진다. 바로 고국에 마일즈가 반란죄를 모의중이며, 그를 위해 함대를 조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것, 아버지가 반란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말에 마일즈는 열일 제치고 고향으로 향하는데...
심각한 SF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황당무계를 적절히 얼버무린 모험물이더라. 비록 불구의 몸이나 재기 만큼은 그 누구 못지 않은 마일즈, 그를 헌신적으로 모시는 보타리 상병, 보타리 상병이 끔찍하게 생각하는 딸 엘레나, 자신을 건드리는 남자쯤은 가볍게 제압하는 여전사 엘레라와 이보다 더 오합지졸일 수는 없다는 부하들등 등장인물들 면면들이 하나같이 흥미진진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더군다나 마일즈가 벌이고 다니는 그 굉장한 모험이라니...우연히 작은 화물선 하나를 산 후 대금을 장만하기 위해 재미삼아 나선 여행이 이렇게 커질 줄 그 누가 알았으리요. 소동이 점차 커져가는 과정을 주인공인 마일즈 못지 않게 긴장하면 읽으려니 그것도 꽤나 쏠쏠한 재미였다. 매력적인데다 정이 가는 등장인물들, 탁월한 성격 묘사, 허를 찌르는 유머 감각에 드라마틱한 전개등으로 한번 집어들면 다 읽기 전에는 내려 놓지 못할 정도로 중독성 있는 SF 소설이었다. 사관학교 낙오생인 마일즈가 막다른 상황에 처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자신의 능력을 펼쳐대다 단시간에 함장이 되는 과정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재밌는 책을 찾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