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인들 - The Sav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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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과 교수인 존과 극작가 지망생 웬디 세비지스 남매는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살던 아버지에게서 치매에 걸렸으니 데려 가라는 소식을 받고는 황당해 한다.남매가 어렸을 때 둘을 학대한 전력을 가진 아버지는 자식들이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무심한 채 평생 자신의 몸만 위하며 살아온 위인이다.그런 아버지가 20년간 살았던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이자  남매는 그래도 가여운 아버지라면서 머리를 맞대고 이 난관을 헤쳐 나가려 한다.하지만 현실적인 오빠와 감정적인 동생은 어디로 모셔야 할 것인지부터 티격태격 충돌하는데... 

3년간 사귄 여자친구를 아직 결혼할 준비가 안 됐다면서 떠나 보내는 존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유부남과 자는 웬디.둘은 서로의 연애전선을 무진장 맘에 들어 하지 않지만 더이상 섣불리 조언을 하지는 못한다.왜냐면 어린 시절의 상처가 그 둘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걸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요양소에 모신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존의 집에 잠시 살러온 웬디는 간만에 오빠에게 잔소리를 해대며 남매의 정을 되새기는데,암울했던 어린 시절 똘똘 뭉쳐 위기를 넘겼던 남매는 과연 그 상처를 극복할 수 있을까? 

간신히 발견한 요양소에 아버지를 모신 둘은 일상적인 서류제출을 위해 아버지에게 묻는다.만약 아버지가 혼수상태가 되면 어떻게 할까요?라고...어렵사리 남매가 묻는 말에 좀전까지 자신이 있는 곳이 호텔 아니더냐고 반문하던 아버지는 호통치듯 말한다. "Unplug!" 플러그를 빼! 라고.이렇게 정신이 말짱했다 마실 나갔다 하는 아버지를 위해 딸 웬디는 좀 더 나은 요양소를 찾아주려 하지만 여의치 않자 애가 탄다.우린 끔찍하고도 끔찍한 자식들이라면서.글쎄...끔찍한 상황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끔찍한 자식은 아닌 것 같은데,저 정도면 양호한거 아닐까? 

"치매에 걸린 부모를 둔 자녀들 모임"에 나간 두 사람은 강의를 하는 강사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뒤에 놓여진 다과만 열심히 챙겨먹다 들키고 만다. 먹지 말라는 강사의 말에 뻘쭘해서는 자세를 바로하는 두 사람,얼굴은 다르지만 남매 아니랄까봐 행동하는건 어찌나 똑같던지...아버지를 좋은 곳에 모시지 못한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웬디는 아버지가 "정상"이라고 속여 그림같은 다른 요양소에 인터뷰를 얻어 내지만 결국 들통이 나서 세 사람은 같은 장소로 되돌아 오고 만다.시간을 낭비했다고 화를 내는 존과 자신을 무시한다면서 대드는 웬디.둘의 갈등은 풀릴 길이 없어 보이는데...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다른 요양소를 찾아주는건 포기한 웬디는 아버지 방을 예쁘게 꾸민다.마치 자신의 아이의 방을 꾸미는 것처럼.그리고 서서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기 시작한다.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탓에 결혼제도를 조롱하듯 유부남과 사귀고 있던 웬디는 가망없는 관계를 지속하는 자신이 비참하게 느껴진다.이 관계도 결국 진부하고 진부할 뿐이라고 절규하면서 웬디는 남자친구인 유부남에게 그래도 난 아무도 배신하지는 않았다고 말해 보지만,돌아오는 대답은 "그건 그렇지,너 자신을 빼고는..."이라는 것이었다.소위 쿨하게 살아 왔지만 실은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관계만을 되풀이 하고 있었다는걸 깨닫게 된 웬디는 아버지를 돌봐주던 흑인 남자 간호사 지미의 친절과 올곧음에 점차 자신의 현실을 바로 보게 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6개월이란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웬디의 극본이 무대에 올려지게 된다. 연극의 리허설을 보면서 눈시울을 적시던 오빠에게 동생은 묻는다.오빠의 어린 시절을 연극 소재로 쓴 것에 대해 화 나지 않느냐고.오빠는 아니,절대 아니라면서 동생의 성공을 축하해 준다.오히려 영광이라면서...그리고 잡을 용기가 없어 떠나 보낸 전 애인을 만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 간다. 

우선 주인공으로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했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다.비주얼 상으로는 너무도 안 어울리는 두 배우가 어찌나 진짜 남매같던지 보면서 감탄할 정도였으니까.오빠역을 맡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냉정해 보이지만 실은 감상적이고 정에 약한, 어린 시절의 말 못할 상처를 안에 가둔 채 사랑하는 사람을 밀어내는 역을,웬디역의 로라 리니 역시 정이 넘치고 지적인 사람임에도 자신을 방치하며 살아가는 여인의 역을 깜찍하게 잘 소화해내고 있었다.아버지의 치매 발병이라는 어마어마한 사태에 대처해 가다 소원했던 남매가 서로를 의지하고 상처를 보듬으며 이해하고 격려하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오던데, 보다 보니 문득 피보다 진한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다른 듯 보이지만 호흡까지 닮은,공기의 진동이나 어깨짓만으로도 이해하는 타인이 이 세상에 피붙이 외에 있을 리 없으니 말이다.
난감하기 그지 없는 불행한 사건을 인생을 이해하는 발판으로 설득력있게 풀어가던 작가의 시선에 찬사를 보낸다.진정한 용기란 바로 그런 것이 아니겠는가...
 
팁1--영화속에서 오빠와 동생 역을 맡고 있긴 하지만 실은 로라 리니가 호프만보다 3살이 많다고 한다.호프만이 제 나이대로 보인다고 치면 로라 리니가 제 나이보다는 어려 보이는 것인데,어쩜 그리도 여전히 사랑스럽던지,무척 부러웠다.
 
팁2--어린 시절 학대를 받고 자란 아이들은 커서도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해 진다고 한다.이 영화속에서 웬디가 유부남과 사귀려 하는것이 그 예가 되겠는데, 나쁜 것이란 것은 자각하면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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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턴 프라미스 - Eastern Promi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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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당신의 정체는 뭐죠?"라는 여자의 물음에 남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내가 뭘 알겠느냐는 뉘앙스를 풍기며 말한다. "난 그저 운전사일 뿐이요." 글쎄...정말 그럴까? 과연 감독은 "단지 "운전사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것일까? 살짝 손을 모으고 서 있는 자세만으로도 광폭하고 살벌한 분위기를 팍팍 풍기는 운전수를 향해 관객의 의혹에 찬 눈길이 머물면서 영화의 이야기를 풀려 나가기 시작한다. 

  
영화는 14살의 소녀가 병원으로 실려 오면서 시작한다.아기를 낳고 소녀가 곧 사망하자 그녀를 가엾게 생각한 조산원 안나(나오미 왓츠 분)는 그녀의 신원이라도 알 생각으로 죽은 이의 가방을 뒤진다.딱 열 네살 소녀가 사용할만한 깜찍한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것은 해독이 불가능한 러시아 언어,안나는 러시아 이민계인 삼촌에게 번역을 부탁한다.빙퉁맞은 삼촌은 남의 일에 괜시리 끼어든다면서 안나를 못마땅해 하고, 소녀의 가족에게 아기를 넘겨주고 싶은 안나는 소녀에 대해 알려줄 사람을 찾아 일기장안에 있는 명함속의 장소를 찾아간다. 

그녀가 찾아간 곳은 유명한 러시아 마피아의 대부가 사는 곳,겉으로는 평화로운 식당이었지만 실은 정체를 숨긴 이들이 자신의 욕망을 맘껏 채우고 있던 곳이었다.아리따운 금발의 안나에게 다가가 "여기는 당신이 올 곳이 못된다."고 협박처럼 조언하는 이 남자,바로 대부의 아들의 운전수인 니콜라이다.전문 살인 킬러인 그는 러시아 액센트가 배인 어눌한 영어로도 능숙하게 여자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한다.그의 정중한 친절이 헷갈리는 안나는 그에게 묻는다.어떻게 이런 사람들하고 어울리냐고...그의 대답은 언제나 한결같다."나는 그저 운전수일 뿐이오.오른쪽으로 가라하면 오른쪽으로 가고,왼쪽으로 가라면 왼쪽으로 갈 뿐이죠."글쎄...그게 과연 정확한 대답일까? 겸손한 그 대답 아래 뭔가 숨겨진 것이 있다고 생각되는건 왜 일까? 

일기장을 번역해낸 삼촌은 식겁해서는 절대 이걸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말라고 안나를 질책한다.하지만 이미 일기장의 사본이 마피아 대부의 손에 건너가 있는 상태...일기의 내용을 알게된 안나는 끔찍스러워 하면서도 분노한다.14살 러시아 소녀가 어떻게 청운을 꿈을 믿고 영국으로 오게 되었는지,그리고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를 처절하게 적어 놓은 것이었기 때문이다.일기를 통해 그 소녀가 강간당한 날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안나는 강간범을 찾아가 담판을 지으려 하지만,문전에서 쫓겨나고 만다.마피아의 대부는 일기장의 내용을 알고 있는 삼촌을 제거할 것은 운전수에게 명령하고 우연의 일치인지 그날 삼촌은 실종 되고 만다. 

운전수가 일을 묵묵히 성실하게 수행한 점을 높이 산 마피아의 대부는 그에게 별을 달아주려 한다.마피아의 간부들을 모아놓고 승급심사를 받는 장면,운전수는 드디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며 설레는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하지만 사실 이것은 마피아 대부가 파놓은 죽음행 티켓이었음을 그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는데...-->비고 모텐슨의 연기력이 돋보이던 장면중 하나다.승급을 위해 벌거벗다시피 서있는 그,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다 감수하던 그가 차마 인간성만은 버리지 못했음을 나타내는 장면이었다. 고지가 바로 앞에 서 있는 자의 긴장감과 굴욕감, 수치심과 연약함,그리고 이게 과연 잘하는 짓일까 라는 내면의 갈등을 앉아 있는 모습만으로도 보여 주던데,과연 이걸 모텐슨처럼 해낼 수 있는 배우가 있을지 의문이다. 

<당신은 누구시길래?> 온화한 식당 주인과 공손한 운전수처럼 보이는 그들,과연 그들의 속마음도 겉모습과 같을까?어찌 우리같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그들의 속을 짐작할 수 있겠는가.
폭력을 주제로 한 영화를 연작으로 내놓고 있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신작으로 2005년의 <폭력의 역사>를 인상적으로 본 사람들에겐 반갑게도 비고 모텐슨이 다시 주인공으로 등장한다.전작보다 쌈빡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빼어난 줄거리 전개에,누구를 믿어야 할지 애매한 상황이 주는 긴장감, 어눌한 액센트의 발음을 썩 잘 소화해낸 비고 모텐슨의 연기가 너무 진짜같아 흥미진진하게 본 영화다.담배를 혀에 대어 끄는 장면이라든지,문신을 새기는 장면,사우나 장 안에서의 싸움 장면들은 어떻게 저렇게 만들수 있지 궁금할 정도로 사실감 넘치던데,요즘 영화들은 어찌나 현실 같은지 영화 보기가 좀 겁이 난다.이보다 더 폭력이 난무하는 <핏빛 자오선>이나 <로드>같은 소설들이 영화화되면 어떻게 될른지 미리부터 걱정스럽다.공포 영화 못지 않은 피벅범 영화들이 탄생하지 않을까 싶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사견으로 <로드>의 아빠 역으로 비고 모텐슨이 참 잘 어울릴것 같던데,누가 캐스팅 되었는가는 모르겠다.<핏빛 자오선>의 판사 역에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하비에르 바르뎀이 딱 제격이긴 하지만 하려고 들지가 미지수다.내가 바르뎀이라도 고사하고픈 역이니까...음,리뷰가 옆으로 샜다.어쨌거나 폭력에 그다지 혐오감이 없으신 분이라면 재밌게 보실 수 있는 마피아 이야기로, 대부로 나오는 아민 뮬러의 연기도 역시나 였다.<뮤직박스>나 <샤인>에서보다 늙은 티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속과 겉이 다른 악마의 연기를 그만큼 매력적으로 해내는 배우도 드물지 않는가 한다.여전히 악소리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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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위의 포뇨 - Ponyo On The Cliff By The 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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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이 지루해진 물고기 소녀 포뇨는 마법사인 아빠 몰래 가출을 감행한다.해파리를 타고 느긋하게 가출 10분째의 해방감을 즐기고 있던 그녀는 난데없이 출연한 쓰레기 수거 그물을 피하려다 유리병속에 갇히고 만다.바다에 놀러 나왔다 기절한 채 떠있는 포뇨를 우연히 발견한 소스케는 그녀가 금붕어라고 생각하고 구해준다.죽은 줄 알았던 포뇨가 펄펄 살아나자 기쁜 소스케는 그녀를 녹색 버킷에 담아 유치원에 데리고 간다.자신의 다친 손을 포뇨가 핥아주자 다 나았다면서 소스케는 그녀에게 먹을 것을 내민다.빵을 잘라주자 어이가 없다는 듯 처다 보지도 않는 포뇨,알고보니 도도한 그녀는 햄을 좋아한단다.게다가 놀라운 것은 이 금붕어(?)가 말도 한다는 것! 소스케,포뇨! 라고 한마디씩 배우던 포뇨는 순식간에 문장으로 한마디를 내뱉고는 너무 좋아한다."포뇨,소스케 좋아!" 
 포뇨의 가출에 노심초사하던 아빠에 의해 다시 잡혀 온 포뇨,인간의 위해성에 대해 일장 연설을 듣는다.하지만 그 말이 포뇨에게 먹힐 리 만무,포뇨는 자신은 인간이 좋다면서 인간이 될거라고 선언한다.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포뇨에게 다리와 팔이 생기고,놀란 아빠는 마법을 써서 그녀를 잠재운다.동생들에 의해 탈출하게된 포뇨는 아빠가 그동안 모아온 강력한 바다의 마법약을 몽땅 들이키고는 육지로 향한다. 

바다에 강력한 마법의 주문이 풀리자 바다는 광포하게 날뛰고,마법의 약을 다 들이마신 이 괴력의 소녀는 신이 나서 파도를 타고 달린다.(시사점--아무거나 주워 먹으면 큰일난다.)소스케를 발견한 포뇨는 그를 향해 열심히 내 달리고,그걸 본 소스케는 바다에 소녀가 빠졌다고 소리친다.깜짝 놀라 바다를 살펴보던 엄마 앞에 파도를 헤치고 나타난 이 빨간 머리의 소녀는 소스케를 향해 반갑게 뛰어 가서는 거칠게 안긴다."소스케야,넌 게가 누군지 아니?"라는 엄마의 물음에 어리둥절한 소스케는 그녀를 찬찬히 바라보는데...그 둘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주로 하늘을 무대로 하는 만화영화를 만들던 마야자키 하야오가 드디어 바다를 배경으로 만화영화를 만들었다.드디어 어릴적부터 간직해 왔다는 하늘에 대한 동경을 일단락 지은 모양이다.덕분에 이번엔 바다에 대한 볼거리로 화면이 그지없이 풍성했는데,다양하고 신선한 소재를 쓴다는 점에서 두말할 것도 없이 환영이었다.데본기서부터 시작된 다양한 바다 물고기들의 총출동,인간을 혐오하지만 딸네미만은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빠 마법사,언니가 하는 일이라면 단체로 출동해서 도와주는 포뇨의 동생 물고기들,엉뚱하지만 순수한 포뇨와 착한 소스케,그리고 사려깊고 우아한 바다의 여신 포뇨의 엄마...굳이 관객들을 설득해야 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로 섬세하고 자연스런 이야기 전개에 탄탄한 구성,풍부한 배경 그림과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깜찍한 주인공들,그리고 사려 깊은 어른들로 보는 것이 너무도 즐거웠던 만화였다.역시 마야자키는 여전히 건재하구나 싶었던,나이를 불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영화와는 별 상관없는 감상을 늘어놓자면...
1.바닷가 산 정상에 있는 소스케의 집...환상이었다.조금 위험해보인다는 점만 빼면 살고 싶은 집 1순위로 당장 등극해버린 집이 되겠다.소스케의 집만 그런게 아니라 이 영화 속 마을 전체가 어쩜 그렇게 예쁘던지...일본이란 나라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에 딱 알맞았다.그들의 문화저력에 약간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2.소스케와 포뇨의 인물묘사를 보면서 극본을 쓴 사람이 누군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꽤 유심히 관찰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왜냐면 그들의 행동이 딱 2~~5살짜리 아이들의 것이었기 때문이다.만약 이 영화를 보면서 유난히 포뇨가 귀엽다고 느껴진다면 그건 그것이 아가들의 전형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란걸 알아주시길...아마 그래서 더 진짜같이 느껴진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3.바다를 주관하는 신을 여자로 설정한 점이 아주 맘에 들었다.역시 이 미야자키라는 사람,뭔가를 아는 사람이란 말야...큭큭큭.
4.아주 재밌게 봤다.하지만 그래도,올해 본 만화영화중에서는 최고를 꼽으라면 단연 깜찍한 <월-E>다.아이들과 같이 보기는 포뇨가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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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가시 2009-03-09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스케집.^^ 소스케 엄마처럼의 운전실력만 가지고 있다면(..) 당장에 살고 싶어요!! ㅎㅎ 앗. 월-E아직도 못 본.ㅠ.ㅠ 꼭 봐야겠네요!!

이네사 2009-03-10 23:43   좋아요 0 | URL
운전실력 없어도 걸어서라고 살고 싶지 않던가요?
정말 부럽죠?아...그런 집만 있으면 전기 가끔 나가도 불평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실제로 살다보면 안 그럴까요?
 
레이첼 결혼하다 - Rachel Getting Marri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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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 중독자으로 9개월전 재활센터에 끌려갔던 킴이 언니의결혼식에 맞춰 돌아오자 집안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오자마자 결혼식 준비로 소란한 집안 분위기가 싫다면서 분위기 팍팍 깨고다니는 킴, 행여나 가족들이 잊었을까봐 집안의 " 검은 양" 으로써의 위상을 확인시키고 다니는 킴, 그녀 역시 가족들이 자신을 부담스러워 할거란 사실을 잘 알면서도 개의치 않겠다는듯 무시한다. 주눅들지 않으려는 듯 밉살맞은 입을 부지런히 놀리고 다니면서 가뜩이나 예민해신 가족들의 화를 돋우는 킴에게 레이첼은 이번만큼은 별탈없이 지내보자면서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라는걸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다. 돌아온 탕자 대하듯 킴에게 절절대는 아빠는 화를 펄펄 내는 두 딸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한다. 결혼식이 가까워지면서 점점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점차 이 가족에게 드리우고 있었던 그늘의 실체가 벗겨지자 이젠 정신 차려 잘 살아보고 싶다고, 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고 울먹이는 킴의 마음이 실은 진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지껏 당한 것이 많아 동생 말이라면 믿고 싶지 않은 레이첼과 더 이상 자식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무조건 킴을 감싸기만 하던 아빠는 결국 서로에게 쌓였던 원망을 한꺼번에 쏟아내게 된다. 과연 레이첼은 본인의 결혼식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까. 해묵은 고통이 수면위로 드러나면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버텨왔던 그들의 관계에도 새로운 정립이 필요하다는걸 깨닫게 되는데... 

 

모두가 들뜬 결혼식에서 혼자 겉도는 티가 역력한 킴 역을 잘 해낸 앤 해서웨이나 이번만큼은 자신이 인생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은 레이첼 역의 로즈마리 드윗의 우아함 덕분에 지루할 새 없이 볼 수 있었던 ,요즘 본 영화중 다우트 이후 가장 괜찮았던 영화다. 물론 후반부 결혼식 장면들이 너무 늘어지던 것은 지루했지만서도. 왜 그걸 매끄럽게 (다른 말로 하면 간단하게) 편집하지 않았는지, 아마도 찍는데 돈을 많이 들여서 버리려니 아까웠기때문일까? 하여간 제목대로 레이첼이 어떻게 결혼식을 하게 되는지 전 과정들을 꼼짝없이 지켜 봤는데, 내 말하지만 타인의 결혼식의 전과정을 지켜 본다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어쨌거나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작품으로 아직도 한 미모를 자랑하던  데보라 윙거가 엄마 역으로 출연하는 것도 반가웠다. 언제 저렇게 늙으셨대 안타까운 마음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걸 보니 과거 그녀의 미모가 어땠을지 가히 짐작 되고도 남는다. 데보라 윙거 자신은 톰보이처럼 말괄량이라 젊은 시절 자신을 섹스심벌로 보는 타인의 시선이 무척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이젠 어느정도 자신의 미모에 적응하셨으려나 궁금하다.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봐선 그런것도 같던데...

 

영화 처음 시작에 신부 들러리를 안 시켜 준다고 삐치는 킴을 보면서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갈 무렵, 멍이 든 얼굴로 신부 들러리를 서고 있는 그녀를 보니 그건 이기적이었던게 아니라 가족으로써 그녀가 바랐던 최소한의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린 타인의 말과 행동을 오해하기 쉽상인지라 항상 끝까지 그들의 선의를 헤아려 보는 편이 더 올바른 선택이 아닐까 싶다. 비록 처음엔 그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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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트 - Doub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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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미국 브롱크스 교구의 활달한 성품의 신부 플린은 이제 교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다. 가족적이고 친밀한 교회를 만들고 싶어하는 그, 권위적이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서는 그를 사람들은 모두 환영한다. 사사건건 삐닥하게 보는 교장 수녀 알로이시스만 빼고.  어느날 학교의 유일한 흑인 학생인 밀러가 플린 신부를 만나고 와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자 순진한 제임스 수녀는 의혹을 품는다. 1주일 가까이 끙끙 댄 제임스 수녀는 결국 교장 수녀를 찾아가 넌지시 말을 흘리고, 이에 알로이시스는 당장 그의 성추행을 기정 사실화한다. 떠보기 위해 교장실로 플린 신부를 부른 두 사람, 크리스마스 공연 일정을 의논하기 위해 오란 줄 알았던 플린은 뜻밖의 이야기 전개에 상당히 불쾌해한다. 플린 신부의 마지못한 해명에 남을 의심하는 것이 천성적으로 힘든 제임스 수녀는 오해가 풀렸다며 기뻐하나, 산전수전 다 겪은 알로이시스는 오히려 죄의 증거라며 심증을 굳힌다. 가십의 해악에 대해 설교를 하는 플린 신부, 밀러의 엄마까지 불러 들이며 사건을 크게 만드는 알로이시스 수녀, 둘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는 제임스 수녀...플린신부와 알로이시스 수녀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나도는 가운데, 밀러의 엄마에게 협조를 거절당한 일로이시스가 다음 행동으로 나설거라 선언하자 결국 플린은 폭발하고 만다.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알로이시스 수녀에게 당신은 자비도 없느냐고 되묻는 플린, 과연 플린에겐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플린 신부--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기다리는 사람>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교를 할 줄 아는 남자, 아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보듬을 줄 아는 남자, 어른으로써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뭔가 해보려 하는 남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확신하는 남자. 여자들에게 다 거절 당하면 어떻게 하냐는 소심한 소년의 질문에 그럼 ,신부가 되면 되지, 하고 제때 유머를 날릴 줄 아는 남자인 플린신부, 현실이라고 믿기엔 너무 완벽한 그는 복사소년을 성추행했다는 교장 수녀의 심증앞에 결국 자신의 뜻을 접고 교구를 떠나고 만다. 그가 신자들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을 보면서 나는 의문에 휩싸였다. 그는 왜  더 싸워보지도 않고 백기를 들은걸까? 교장 수녀의 짐작대로 뭔가 켕기는게 있었단 것일까. 속타게도 영화속에선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 주지 않는다. 단지 친절하지 않게 군데군데 흩어진 단서들을 그러 모아 추측만 할 수 있을 뿐... 그렇다면 가장 가능한 조합은 무엇일까? 그의 겉모습이 악마의 가면이 아니었다는 전제하에, 싸워 보지도 않은 채 힘 없이 물러난 플린 신부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이었는지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자.
 
그 의문을 풀기위해선 간간히 등장하는 플린 신부의 면면들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잘 다듬은 긴 손톱을 자랑하는 신부, 말린 꽃잎을 성경 갈피에 넣는 신부, 넘어진 아이를 감싸안아 일으켜 세울줄 아는 신부, 농구를 가르치며 엉덩이를 흔들라고 조언하고, 꼬마 눈사람 캐럴을 좋아한다며 흥얼거리며,홍차에 설탕을 세 조각이나 넣는 신부, 무엇이 생각나시는가? 그는 게이가 아니였을까? 만약 그가 진짜 게이라면, 1960 년대 동성애자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쉬쉬하던 시절에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밝힐만한 성직자가 과연 있을까? 그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로이시스 수녀를 봐서 알겠지만 그 당시는 게이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시절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성추행 여부를 떠나 구설수에 올랐을 것이고, 죄인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모든 게이가 아동 성추행자는 아니라는 사실을 그 누가 이해하려 들겠는가? 어쩔 수 없이 시대가 변하기를 기다리는 쪽을 택할 수 밖엔 없었을 것이다. 난 그저 당신들과 성적 취향만 다를뿐, 당신들과 똑같이 선량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것은 벽에 대고 이햐기 하는 것과 마찬가지 였을테니까 

<교장 수녀--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내 뒤 뜰에서는 안 돼!> 

마침내 그를 몰아낸 수녀, 한치의 틈도 없을 것 같던 그녀가 내뱉는 소리에 우리는 어안이 벙벙해진다. " I have doubt..... I have such a doubt "이라니...그럼, 의심할 여지도 없다는 그녀의 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확증도 없이 그를 몰아붙였단 말인가? 인정사정없이 신부를 몰아붙이던 얄미운 수녀가 안스러워 지는 장면이었다. 세상에는 규율이 필요함을, 그리고 사람들이 싫어할지라도 기꺼이 악역을 맡을 준비가 되어 있던 그녀, 결벽적인 보수주의자인 그녀는 사실 심성이 고운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녀는 왜 신부를 몰아냈어야만 했을까? 가장 그럴듯한 대답은 정말 그가 싫었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가 뭘 떠들던지 간에, 그가 뭘 하려든지 간에, 그가 결백하건 아니건 간에 그저 자신의 영역에서 없어져 주기만을 바랐을지도 모른다. 감정이 이성을 이끈다는걸 혹 아시는지. 하지만 양심은 언제나 그자리에 남아 우리를 괴롭힌다. "아,난 생사람을 잡은 것이 아닐까, 그저 내가 싫다는 이유로?" 그래서 교장 수녀는 제임스 수녀를 잡고 울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제임스 수녀--오, 스윗 제임스> 

선량하면서도 순진한,그리고 또 걱정이 많은 제임스 수녀,플린 신부를 믿고 싶어하면서도 또 드러난 증거에 눈을 감지 못하던 그녀는 어쩜 우리네 보통 사람들과 많이 닮지 않았나 싶었다. 플린 신부와 교장 수녀 사이의 갈등에 어쩔 줄 몰라하던 그녀, 사람들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믿고 싶어하는 그녀, 고지식한 나머지 플린 신부의 사상을 다 이해하지 못해 주저하는 그녀는 가장 공감이 가는 인물이었다.
 
나의 완소남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이 출연한다길래 만사를 제치고 가서 본 영화. 신부역의 호프만은 물론 눈이 부실 정도로 멋졌고, 수녀 역을 맡은 메릴 스트립은 "소피의 선택"에서 봤던 모습들이 연상됐다. 흔들리는 연약한 내면을 필요에 의해 감추는 그녀의 냉정한 연기는 여전히 감탄스러웠다. 거기다 제임스 수녀 역을 맡은 에이미 아담스마저 딱 제격의 역을 맡은 듯 했으니... 교태를 떠는 역활보다 착한 역을 무리없이 소화하는걸 보면 성격이 그런게 아닐까 싶다. 아무리 연기자라 해도 자신에게 없는 성격을 만들어 내는 쪽이 더 어색할테니 말이다. 연기가 아니라 진짜 신부와 수녀들의 대결을 보는 듯 했던, 셋의 연기 조화가 무척이나 훌륭했던 작품으로 진지한 작품을 보고 싶으시다면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애인과 함께 보러갈 영화를 고르는 중이라면, 글쎄...참, 이 리뷰는 전적으로 내 견해에 따른 것이란 것을 염두에 두셨음 한다. 다른 해석이 얼마든지 가능한 영화이기 때문이다.노파심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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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9-03-05 1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거 봐야하는데 여긴 개봉하는 곳도 한군데밖에 없더니
그나마 그것도 끝난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

이네사 2009-03-07 19:46   좋아요 0 | URL
그래,이제 보셧나요? 대본하고 연기가 탄탄한 점이 볼만했기 때문에 굳이 큰 영화관에서 보시지 않아도 될 것은 같거든요.놓치셨다면 DVD로 나온 것을 보셔도 괜찮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