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거짓말 모중석 스릴러 클럽 14
리사 엉거 지음, 이영아 옮김 / 비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프리랜서 작가인 리들리 존스는 차에 치일뻔한 아이를 구해낸 장면이 메스컴을 타면서 예기치 않게 유명세를 타게 된다.하지만 그 사건은 명성만 불러 들인게 아니었으니 집으로 배달된 한통의 우편물은 잔잔하던 그녀의 일상이 바꾸어 놓는다.빛바랜 사진과 함께 동봉된 한장의 메모지엔 "네가 내 딸이냐?"라는 질문이 쓰여져 있었다. 아니,뭐 이런 미치광이가 있어 라면서 화를 내던 그녀는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던 의문을 떠올리게 된다. 자신이 아빠도 엄마도 닮지 않았다는 것과 아기적 사진이 한장도 없었다는 것,소포안에 들어 있던 사진 속에 엄마와 아기 사진을 들여다 본 그녀는 자신의 현재 모습과 아이를 안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너무 닮았다는 것에 놀라고 만다.경악해서 부모님에게 달려가 그 사건에 대해 묻지만 그들은 너는 내 딸이다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부모님의 말을 믿고 싶은 마음 한편으로 의구심이 솔솔 피어 나는 것을 어쩌지 못하던 그녀는 마침내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만나게 된다.그는 리들리의 엄마가 잔인하게 살해 되었으며 그날 밤에 아기 역시 실종되었다는 사실을 들려 준다.지난 30년의 세월동안 아내 살인범으로 몰려 쫓겨 다녔다는 그는 이야기를 끝맺기도 전에 어디선가 날라온 총알에 살해되고...단순히 자신의 정체를 알고 싶었던 리들리는 자신과 엄마를 둘러싼 모종의 음모가 있었다는 추측하에 애인인 탐정 제이크의 도움으로 과거를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

 

1.좀 장황한 편. 확 줄였음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불필요한 묘사가 많았기에...

2.작가 이름이 리사 엉거,난 처음엔 중국계 작가인줄 알았다.성이 무지 특이함.

3.주인공 리들리 존스의 리들리는 리들리 스콧 감독을 좋아한 아버지가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그런데 30여년전에도 리들리 스콧이 유명했었던가? 흠...

4.알고보니 자신의 전 생애가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진실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 다니는 주인공의 이야기.어디서 본 듯한 설정들과 등장 인물들의밋밋한 개성,부족한 개연성에 뻔한 심리 묘사등으로 통속소설에 그치고 만 책이었다.역시 대단한 스릴러가 되는것은 쉬운게 아닌가 보다.

5.그럼에도 빨리 읽히는게 장점.시간 때우기 용으로는 그럭저럭 괜찮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잃어버린 것들의 책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존 코널리 지음, 이진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게 동화란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있는 기억들이다.어린 시절의 지루함을 견딜 수 있게 해주었고,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법을 가르쳐 주었으며,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데다,재밌고 흥미진진한 시간들을 선사하던 그들이었으니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난 아직도 빨강 머리 앤과 다락방의 요정들,대도둑과 꾀보 바보,허풍선이 남작,닐스의 모험,바바가족,말괄량이 삐삐등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진다. 막 잠들기 전의 그 순간처럼 달콤하고 살풋하며 편안한 기분이 된다고나 할까.되돌이켜보면 난 동화를 통해 이 세상이 안전하고 살아볼 만한 곳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 것 같다.그리고 그런 믿음이 어른이 된 지금까지 남아있는걸 보면 동화의 힘이 세긴 세다는 생각이 든다.이 책을 집어든 이유도 바로 그때문이었다.어른이 되어 우리가 잃어버린 동화를 모티브로 한 소설이라는 말에 갑자기 잊고 지냈던 동화들이 떠오르면서,설렁이는 그리움과 함께 아,나 같은 어른이 또 있는가 보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그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걸 전혀 짐작도 못한 채...

 

엄마의 죽음에 이은 아빠의 재혼,거기다 탐탁지 않던 새 엄마가 이복동생까지 낳자 12살 소년 데이빗은 불안과 소외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한다.책속서 위안을 찾던 그는 책으로 둘러싸인 자신의 방이 원래 조나단 툴베이라는 사내아이의 방이었으며,일곱살난 여동생과 함께 실종된 뒤 찾지 못했다는 말에 흥미를 느낀다.그러던 어느날 정원에서 들려오는 죽은 엄마의 목소리...자신을 구해달라는 말에 데이빗은 주저하지 않고 목소리를 따라 구멍으로 들어간다.이어 펼쳐진 다른 세계에서 당황한 그를 만난 숲사람은 그곳이 아이들에게는 위험한 곳이라고 경고를 해준다.나가는 길을 알고 싶으면 왕을 찾아가 보라고 일러주면서...하지만 왕을 찾아가는 여정은 험난하기만 했으니,데이빗은 그가 즐겨읽던 동화속의 주인공들을 차례로 만나게 되는데 그들이 책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알게된다.죽을 고비를 간신히 넘기고 우여곡절끝에 왕국에 도달한 데이빗은 그가 찾던 왕이 바로 조나단 툴베이라는걸 알게 되고는 경악하는데...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개인 각자에게는 나름의 필터가 존재해서 무엇을 갖다주건 간에 그 필터를 통해 걸러 보게 된다고...이 책을 쓴 존 커넬리는 원래 스릴러 작가라고 한다.동화책을 스릴러 작가에게 갖다주면 어떻게 될지 알고 싶으신 분은 이 책을 보시면 된다.철저하게 잔혹 버전으로 탈바꿈 한다는걸 알게 되실테니...동화속 상상의 세계를 현실 그대로 해석한답시고 불쾌하고 기괴함이 넘쳐나는 세상을 만들어내는 작가를 보자니 어이가 없었다.현실보다 더 잔인하고 잔학한 동화를 읽게 될 줄은 몰랐었기 때문이다.거기에 이제 겨우 12살인 소년이 며칠 사이로 살인도 서슴치 않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것을 성장소설이라고 말하다니... 그러면 아프리카의 살인기계 소년병들도 어른으로 성장한 거냐? 반발심이 생겼다. 질투심때문에 동생을 팔아먹는 오빠,아이들의 심장을 꺼내 먹어 치움으로써 생명을 연장하는 꼬부라진 남자,그리고 주로 목을 뎅강 자르는 방식을 선호하던 작가의 살인 취향에 길을 잃은 아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라고 묻는 뉘앙스에서 묻어나던 살인의 그림자...처음부터 칙칙하니 암울하더니 끝까지 세기말적으로 우울했다.동화를 재해석해서 이렇게 만들어 내는 것도 재주이긴 하겠지만 무엇보다 그 원본들보다 재밌지 않더라는건 한번 생각해볼 만한 일이 아닐까 한다.동화의 아름다움과 인간미(=심장) 뺀 채 잔혹성만 남긴 책이었으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하겠지만서도.현실이 동화같이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는건 아니다.단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실보다 재미없고 잔혹한 동화가 굳이 필요한가라고 묻고 싶었다.어쨌든 생명력있는 책을 쓴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가보다 .이 작가는 실패한 듯 보였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와 손톱
빌 밸린저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만 보고서 어째,이와 손톱만 남겨두고 사라진 시체에 대한 이야기인갑다 싶었는데,아니나 다를까 내 짐작이 맞았다.한때는 굉장하다고 명성 드높았던 책이라던데,시대가 시대다 보니 어느덧 복선이 뻔히 보이는 소설이 되버리고 말았다.우리가 누군가? 바햐흐로 CSI 전성시대의 총아들이 아닌가? 이젠 제목만 보고도 줄거리를 짐작할 지경이니 앞으로 추리 소설을 쓰시려는 분들은 부담감 백톤의 압박감속에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어쨌거나 이미 한물간 줄거리이긴 했지만,그래도 풀어 보자면...

 

마술사 루는 택시비가 모자라 길거리에서 실갱이를 하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 탤리를 만나게 된다.그녀에게 돈을 꾸어준 루는 갈 곳이 없다는 그녀를 자신의 집에 묵게 한다.그렇게 시작한 로맨스는 결국 결혼으로 이어지고 루와 탤리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만끽하게 된다.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루가 집을 비운 사이 아파트에서 탤리가 의문의 실족사당하자 그녀가 자살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루는 아내의 살해범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한편,집안에 시체가 있다는 전화 제보에가정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벽난로에서 불에 태운 흔적과 이와 잘린 손가락,그리고 정강이뼈등 시체 잔여물을 찾아낸다.곧이어 손가락의 임자가 집주인의 개인 운전사였던 레닉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집주인이 살해범으로 체포된다.집주인은 완강하게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레닉이  자신을 폭행하고 돈을 훔쳐간 것이라고 항변하는데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검사와 변호사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꼼짝없이 살해범으로 몰린 집주인은 도대체 누가 자신을 함정에 몰아 넣은 것이냐며 절규 하는데...

 

그러니까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우린 CSI 세대라는 것이다.이 책이 50년대엔 그럴 듯하게 들렸을지 모르지만, 지금 시점으로 보면 헛점이 슝슝 드러나는,트릭과 결론과 복선이 훤히 보이는 소설이었다.우선 시체를 벽난로에  하루 밤 태웠더니 이와 손톱등만 남더라는 이야기도 신빙성이 없고,시체를 토막 냈건만 혈흔이 약간 남아 있더라는 말도 납득이 안가는 이야기였다.더군다나 루가 레닉이라는 이미 사망한 사람의 이름으로 신분증을 만든다는 것도 말도 안 되는 이야기고.또 길거리에서 만난 남자의 제의를 선뜻 받아 들여 결혼까지 하는 탤리라는 여성과의 로맨스는 작가가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을 해도 어딘지 석연찮아 보였다.그러니까 루가 복수에 나서게 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만든 설정같아 보였다고나 할까? 여하튼 범죄 수법이 지능화 되면서 수사 기법도 지능화 되더니 이젠 덩달아 우리 추리소설 독자들도 한층 업그레이드가 된게 아닌가 싶다.작가보다 한층 더 깐깐하게 따지고 들면서 타박을 하는 나를 보자니 말이다.그러고 보면 이런 시대에도 여전히 사랑을 받는 아가사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은 정말 대단한 작가이지 싶다.그들이 존경스러울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몬스터 창비청소년문학 10
월터 딘 마이어스 지음, 이은선 옮김 / 창비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6살의 스티브는 편의점 주인 살해 사건의 종범으로 잡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무서워서 울지 않으려 애를 쓰면서 그는 자신에겐 죄가 없다고 중얼거린다.과연 그럴까? 그에게는 정말 아무 죄가 없는 것일까?

 

영화 감독 지망생 스티브는 친구인 킹이 한 건 할거라면서 밖에서 망 보라는 말이 선뜻 그러기로 한다.하지만 단순히 돈을 털기로 했던 계획은 편의점 주인이 총을 빼들면서 걷잡을 수없이 커져,결국 주인이 살해되는 것으로 끝이 난다.그 이후 공범들과 함께 경찰에 잡힌 스티브는 울먹이는 부모님과 그의 무죄방면을 얻어 내기 위해 애를 쓰는 오브라이언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재판을 받게 된다. 감옥안에서 평소의 자신의 정체성(착한 소년)과 자신이 한 일(중죄모살 공범)의 간격 사이에서 갈피를 못잡던 그는  끊임없이 "나는 누구일까?"를 되묻는다.과연 그는 검사가 말한 대로 괴물일까?아니면 그를 알고 있던 사람들의 증언대로 착실한 청년이었을까?그 역시도 혼란스러워 하는 가운데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시나리오처럼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과연 그는 누구일까?

 

사소하게 생각했던 일로 중범죄가 되어버린 한 소년이 무죄를 받아 내기 위해 재판에 임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는 소년에게 변호사는 이렇게 대꾸한다.

"너는 어리고 흑인이고 재판을 받고 있어.여기에 뭐가 더 필요하겠니?"

그 말에 스티브는 감옥안으로 들어와 다른 재소자들을 살펴보게된다. 그들 모두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어떻게 해서든 죄가 없다고 최면을 거는 사람들을 보면서 그는 자신도 그런 사람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나 역시 죄가 있는것이 아닐까를 고민하며 평생을 감옥에서 썩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그의 독백이 마치 죄소자가 쓴 것처럼 설득력있게 펼쳐지고 있던 소설이다.

 

이 책을 보면서 참 불편한 심정이었다. 왜냐면 편의점 주인이 살해되었음에도 그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실제 총을 쏜 킹은 편의점 주인이 총을 꺼내 들은 것에 대해 불평한다.그 덕분에 자신이 살인자가 되어 인생이 꼬였다고.공범인 보보는 주인을 살해한 직후 햄버거를 먹으러 갔을 정도로 태연하다.법적으로는 분명히 죄가 있는 스티브 역시 그저 자신은 어쩌다 인생을 말아 먹었다고만 생각한다.25년형을 받으면 어쩌나 안절부절하면서...그 누군도 살해된 자가 누릴 예정이던 삶에 대해서 미안해 하지 않던 모습들이 어찌나 뻔뻔해 보이던지.자신의 잘못은 외면한 채 자신이 당하는 불편함은 못견뎌 벌벌 떠는 아이들을 보자니 아무리 아이들이라고 하지만 역겨웠다.사소한 실수라고? 편의점을 터는게 어떻게 사소한 실수가 될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는게 어떻게 사소한게 될 수 있다는 것인지 그들의 주장엔 동조하기 힘들었다.

 

이 책은 실제 많은 죄수들의 인터뷰를 통해 만들어 졌다고 한다.가장 열광한 독자들 역시 재소자들이었고.자신들과 비슷하다는 것이 공감간 모양이었다.책 말미에 무죄를 위해 애를 쓰던 오브라이언 변호사는 재판이 끝나자 스티브를 외면한 채 돌아선다.나는 왠지 그녀의 심정을 알 것 같다.물론 스티브는 왜 그녀가 외면한 것일까 궁금해하지만서도...자신이 한 일의 중대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스티브는 영원히 그 궁금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닐런지. 유무죄를 떠나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는 말할 것도 없고
코니 윌리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시간 여행이 자유로워진 21세기의 중반,1940년대 당시 폭격으로 부서진 코번트리 성당을 복원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마침내 완성을 코앞에 두고 있다.하지만 성당 복원을 조건으로 시간 여행의 연구비를 지원했던 갑부 미망인 슈라프넬은 1940년 폭격 당시 있었다는 주교의 새 그루터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연구원들을 들들 볶는다.자신의 증증증조모였던 할머니의 일기 속에서 그 그루터기가 아름답다는 정보를 입수한 슈라프넬의 집념이 꺽이지 않는 가운데 연구원들의 시간 도약은 점차 위험수위가 점차 높아져 간다.그루터기를 찾기 위해 시간 도약을 계속 감행하던 연구원 네드가 결국 시차 증후군에 걸려 쉬여야 한다는 진단을 받자 상사 던위디씨는 슈프라넬을 피해 그를 빅토리아 시대로 보낸다.그런데 문제는 그가 시차 증후군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설상가상으로 네드는 열차 플랫폼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기로 되어 있던 연인을 실수로 갈라 놓는다.한바탕 소동 끝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 그는 그녀가 바로 그와 접선하기로 되어 있던 베리티임을 알고 반색한다.그것도 잠시 베리티가 고양이 아주먼드 공주를 데리고 왔느냐고 묻자 네드는 패닉상태에 빠진다.그의 임무가 그 고양이를 베리티에게 데려다 주기로 한 것이었음이 그제서야 생각난 것,베리티가 그 고양이를 미래로 데리고 간 덕에 생긴 시간의 간섭을 되돌려 놔야 했기 때문이다.그때부터 네드와 베리티는 미래를 교정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그들의 노력은 번번히 실패로 돌아간다.연합군의 승리가 위태로운 가운데 그들은 과거를 제자리로 돌려 놓을 수 있을 것인가?그리고 그들이 찾고 있는 주교의 새 그루터기는 과연 미래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이 책의 장점을 들자면 맨먼저 이 작가가 수다쟁이로 소문 난 아줌마라는 사실을 밝히고 싶다.정말 말이 많다.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말이 많음에도 결코 길을 잃는 법이 없더라는 것이다.따라 읽기도 버거운 이 두꺼운 책 안에 어찌나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고 있던지...그녀에 대한 찬사가 넘쳐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었다.

둘째는 이 작품의 성격이다.시간 여행이라는 SF물적인 성격을 띠고는 있지만 실은 로맨스 소설로도 추리 소설,역사 소설,문학 소설로 봐도 무방했기 때문이다.한 책 안에 이렇게 풍부한 이야기를 풀어 놓으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다양한 장르를 한번에 아우르는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다.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작가,정말 수다쟁이 맞다니까.

세째는 영화를 책으로 옮긴 듯했던 소설이라는 점이었다.빠른 이야기 전개,마치 연기자의 표정을 읽어 주는 듯했던 재치 있는 설명,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던 사건들과 등장 인물들 하나하나의 입체적인 개성이 왜 이 책이 아직도 영화화 되지 않았는지 궁금하게 했다.각색도 필요없이 그냥 그대로 찍기만 하면 될 듯 보였는데 말이다.

네째는 주교의 새 그루터기를 찾는다는 추리 소설 기법이 주는 긴장감이 압권이었다는 점이다.계속 복선을 흘려대면서도 그것을 긴가민가 하게 만드는 작가의 의뭉스러움은 어찌나 영리하던지... 박수를 쳐주고 싶을 정도다.

다섯째는 탁월한 유머 감각에 삐딱하지만 성실한 주인공들,그리고 쉽게 동조& 동감하게 되던 설득력있는 정의관념들이 독서 자체를 유쾌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었다.한마디로 무난,무해,유쾌 ,상쾌 ,통쾌한 멋진 책이었다.독서의 잔잔한 재미를 천천히 음미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딱인 책이 아닐까한다.제목에 ,책의 두께에,생소한 작가 때문에 망서리셨던 분들이라면 그냥 한번 집어 들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충직하게 읽다보면 어느덧 이 책의 진가를 알게 되시리니...

 

이 책을 보면서 한가지 든 의문은 줄곧 이 책의 패러디로 쓰인 제롬 K.제롬의 <보트를 탄 세 남자>를 작년에 읽었을때 그렇게 재밌다는 인상을 못받았다는 점이었다.이렇게 재밌는 책을 쓴  작가가 감탄하고 있을 정도라면 분명 탁월한 책이란 말인데,왜 난 그걸 잡아내지 못했을지 이해되지 않았다.뭐야뭐야,내가 뭘 빠트리고 읽은 것일까? 아니 번역이 잘못된 것일까? 아무래도 다시 확인을 해 봐야 겠다.

팁--<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여행서>를 흥미롭게 읽으신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