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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지음, 이한중 옮김 / 돌베개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쓰려는 이들에게 좋은 글을 쓰기 위한 팁을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이다.
어흑~~~이 문장 하나 쓰는데 장장 10분 잡아 먹었다.간결하게,어깨에 힘 빼고,자연스럽게,어감을 살려 글을 쓰라는 그의 조언들을 고개가 아플 정도로 끄떡이며 읽고 난 참이라 무진장 읽은 티를 내고 싶었는데,안 된다.오히려 머리속이 하애 지면서 손이 뻣뻣해진다.이래서는 안 되는데,이럴 줄은 몰랐는데,어찌된게 난 약발을 전혀 안 받는거냐 ~~~책 읽어도 달라진거 하나도 없음의 표본이 될줄은...ㅠㅠㅠ 울고 싶어라다.
어쨌거나 나를 조금도 개선시키진 못했지만,그래도 알차고 좋은 내용으로 꽉 들어찬 책이니 소개를 해야겠다.좋은 글쓰기의 원칙에서부터 시작 구체적으로 문학,인터뷰,리뷰,자서전,비지니스,비평,유머등의 장르에 들어가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이르기까지,글 잘 못쓰는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전혀 모르는 기본적인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짚어주고 있는 책이다.
나온지 30여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이 분야에선 베스트셀러라고 하니 그 유용성이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되실것이다.특히 책의 앞부분의 경우는 전문적으로 책을 쓰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알아두면 좋을 정보가 수두룩했는데,나를 발견하는 글쓰기,간소한 것이 좋은 글이다,버릴 수 있는 것은 다 버리자,나만의 문체를 찾자,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지 늘 염두에 두자 등은 블러그를 운영하시는 대부분의 분들에게도 유용한 팁이 되지 않을까 했다.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이 책 자체가 잘 쓴 글이라는 점이다.유머를 적절히 사용하면서도,매끄럽고 명확하게 그리고 풍부한 내용을 읽기 편하게 쓰고 있어서 아주 편하게 읽혔다.하긴 어떻게 써야 좋은 글이라고 설명하는 책을 쓰면서 도무지 뭔 내용인지 못 알아먹겠더라 라면 말이 안 되겠지..그리하여, 작가 체면 구길 일은 없었던 책이 되겠다.더불어 작가가 선정한 글 잘 쓰는 작가들과 글을 발췌해서 간간히 견본삼아 늘어 놓았는데,내겐 그게 더 유익하고 재밌었다.
그런데,이 책을 덮으면서 든 한가지 반발은 잘 쓴 글이란 것이 글을 잘 쓰기만 해서 되는가라는 것이었다.장황하고 감상적이며 아무리 읽어도 내용 없는 글이 좋다는건 절대 아니다.단지 매끄럽고 경제적인 글이기만 하다면 다 좋은 글일까 라는 것엔 의문이란 것이다.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 작가의 기준에 의하면 프루스트는 잘 쓰는 작가군에는 끼이지 못할게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다.프루스트는 한없이 장황하니까 볼 것도 없이 탈락이거든.생각해보면,종종 매끄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가슴을 울리는 글을 만나게 될 때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표현력이 모자라는게 눈에 거슬리긴 하지만 전달하려는 아이디어는 멋지다던가 통찰력이 엄청난 글들,난 그런 글들이 매끄러운 글보다는 낫다고 본다.결국,이 책은 글 쓰는데 실용적인 팁을 주긴 하지만 좋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나 좋은 작품을 쓰기 위한 조언으로썬 부족해 보였다.말하자면 골격은 세워 주지만,내용을 채워 주는건 아니란 말씀,여전히 그 내용을 쓰고 고르는 안목은 우리들 손에 달린 것이지 않는가 한다.
짧게 쓰려 했다.그런데 길어졌다.에휴...고집센 당나귀는 배우지 못한다고 하더니,아무래도 내가 그 꼴인가보다.이런거 백번 읽으면 뭐 하나? 나아진게 없는걸....이 누구를 탓해야 할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