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모텔에서 미국을 만나다 - 어느 경제학자의 미 대륙 탐방기
마이클 D. 예이츠 지음, 추선영 옮김 / 이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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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란 직업에 염증을 느끼던 마이클 예이츠는 연금을 탈 수 있는 나이인  55세가 되자 미련없이 직장을 때려치고 아내와 함께 미국을 직접 여행 해보기로 한다.옐로우 스톤 국립공원의 객실 직원으로 시작한 남다른 여정은 결국 휴대용 전열기로 음식을 조리해 먹으면서 싸구려 모텔을 전전하는 비상한 응용력으로 확대되기에 이르른다.대략 5년동안 떠돌이 생활을 했으니 그렇게 궁상맞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텐트도 못치지,그렇다고 캠핑용 차를 타고 전국을 돌자니 체력이 부족하지,호텔은 턱없이 비싸지 하니 그 부부에게 남은 선택이라곤 싸구려 모텔뿐이었던 것이다.그렇게 구두쇠 여행을 통해 직접 눈으로 본 미국,과연 좌파 경제학자라는 그의 눈에는 미국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졌을까? 

 

아무리 가르치는게 징글징글하셨다고는 하나 32년간 교직에 있으셨던 분이니 한순간에 몸에 밴 전직을 버릴 수는 없는 법인가보다 .왜냐면 이 책이 꼴은 여행서지만 내용은 강의서였기때문이다. 미국 전역을 돌아보면서 그가 본 것의 골자를 뽑아 보자면  날로 커져가는 빈부차와 경제적 불평등,인간을 피폐하게 하는 노동 현장과 아름다운 대륙을 무참하게 파괴하는 환경파괴등으로 추려지니 대충 감 잡히실 것이다.물론 미국의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고는 감격하는 장면도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비판적인 면이 더 많았다.

 

물론 그것이 다른 여행서와 차별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그의 말이 그다지 신빙성있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한때 특권층이었고(그는 백인에 편안하게 교수직만 한 사람이다.)지금도 여전히 특권층이며 (그는 연금으로 노후 생활이 걱정 없다.) 등산이 아닌 한 몸을 움직여 노동 하는 것을 버거워 하는 그가 노동자를 걱정하고 돈 많은 사람들을 경멸하는 것이 그다지 진성성있게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아들이 노동자라는 것을 무진장 강조하고 있기는 했지만,그것과는 상관없이 어딘지 세상을 자신의 이론과 틀에  맞춰 바라보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그렇게 진정성은 물론 통찰력이란 면에서도 의문이다보니 종래 내겐 지루한 책이 되어 버렸다.미국의 진면목을 알고 싶다면 차라리 이 책 보다는 프랑스인인 베르나르 앙리 레비의 <아메리칸 버티고>를 추천한다.내국인에게 비춰진 미국보다 외국인의 모습에 비친 미국이 더 신빙성 있어 보인다는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어쩌겠는가?그것이  사실인 것을...아마도 한분은 기자 출신이고 한분은 교수 출신이라 통찰력인 면에서 차이가 있는게 아닌가 한다.단지 능력 차이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서도...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든 생각인데,글은 확실히 기자출신 작가가 글을 잘 쓴다. 사물의 여러면을 두루두루 바라보는 시각이 몸에 배인데다 군더더기 없이 속도감있게 쓰는 습관이 들어서 그런게 아닐런지.하여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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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oko 2008-11-28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군요. 저는 아메리칸 버티고가 더 피상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물론 여행서로서는 그쪽이 더 나을 수 있지요. 저는 두 책 다 미국 사회 분석을 기대하고 집었던 것이라...

이네사 2008-11-29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네요.전 여행서로 이야기한게 아니거든요.미국 사회의 분석에 아메리칸 버티고가 더 낫다고 한 말이거든요.저랑 의견이 정 반대시군요.
 
보헤미안의 파리 - 창조적 영혼을 위한 파리 감성 여행
에릭 메이슬 지음, 노지양 옮김 / 북노마드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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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파리에 대한 이야기라는걸 알고는 아차! 했다.내 참,<보헤미안의 파리>란 책을 읽으면서 파리에 대한 것인줄 몰랐다고 하는게 좀 웃기긴 하지만,굳이 변명을 하자면 파리라는 단어보다 에릭 메이슬이라는 이름때문에 집어들었기 때문일 것이다.어쨌든 오해는 마시기 바란다.나 파리 안 좋아한다.실은 별로 관심 없다.그나마 조금 남은 로망마저 이 책을 계기로 완전히 쫑내기로 했다.그렇게 파리에 대해 나를 학을 떼게 만든 사람,바로 이 작가 되시겠다.=에릭 메이슬!
 
한마디로 <작가가 되려면 파리로 오라>고 주구장천 주장하고 있는 책이다.워낙 문화의 도시고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라 저절로 책 한권이 쓰여 질지도 모른다나? 돈 없다고 걱정 하지 말고 그냥 오라고,그것만으로는 불안해 할까봐  어떻게 하면 싸고 오래 파리에 머물 수 있는지 세세한 정보에다 한달에 대략 얼마 정도 드는지 데이타까지 알려주고 있었다.인생을 살면서 예술가가 되기 위해 1년정도 파리에 머무는 것은 절대 낭비가 아니라면서.그래도 망설이는 작가 지망생이 있을까 걱정되었는지 파리에 체류하다 걸작을 써낸 작가의 이름들도 충실히 거명해주고 있었다.파리로 오라고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책은 첨봤기에 그가 프랑스인이 아니란 사실이 이상할 정도였다.
 
뭐,파리가 예술가의 도시라는 점엔 나도 할 말 없다.하지만 파리에서 쓴 책들은 대부분 걸작이라는 뉘앙스에는 전혀 동조할 수 없었다.우선,이 책이  전혀 걸작이 아니잖아? 본인의 책도 별로면서,남들에게 걸작을 쓰려면 무조건 파리로 오라는건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그리고 아직도 파악 안 되신 모양인데, 파리에 대한 책들은 이미 넘쳐난다.너무 많은 사람들이 갔고,너도나도 책 한권씩은 다 냈기 때문에 이젠 징그러울 정도다.거기다 단지 파리에 머문다고 아무나 헨리밀러의  <북회귀선>이나  헤밍웨이의<파리에서 보낸 7년>같은 책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물론 이 작가의 말을 들어보면 그 정도의 책은 뚝딱 써질 것 같이 보이긴 했지만서도...
 
좋은 책이란 쓰는 장소 보다는 작가의 역량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그리고 2차대전 즈음 파리에 체류한  문인들중 문학계의 거장이 된  사람이 많은 것은 장소의 문제라기 보다는 당시 그곳이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해줬었기 때문이었고.특수한 시기었다는 뜻이다.
이 작가 말대로 파리에 가면 저절로 시상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지만,십중팔구는 다른 사람이 이미 쓴 것의 비슷한 재탕이 되기 쉽상일거란 생각은 도무지 못하는것 같았다. 어쨌거나 그의 말을 읽으면서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별로였다.그렇다면 파리를 알기 위해서 이 책을 드는 것은 어떨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행서로도 별로였으니...정말로 파리에 가셔서 오래 체류하실 분이라면 괜찮은 정보 몇 개는 건지실려나  모르겠지만,다시한번 말하자면 그런 책들은 이미 넘쳐나지 않는가...
파리에 대한 욕망을 완전히 접고 싶으신 분들에게 강추! 적어도 난 그랬다.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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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20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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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사진이 생뚱맞은게  예쁘다.무엇보다도 여자가 어깨에 메고 있는 물고기 가방이 눈에 확 뜨이던데--책을 읽어보니 비단 잉어 인형이었음.--왜 저런 디자인의 가방이 진작에 나오지 않았을지 의아할 정도로 맘에 들었다.판매를 한다면 하나 들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근사해 보인다.물론 진짜 나온다면 딴소리를 할 지도 모르지만서도.어쨌거나 이 책의 백미를 꼽자면 바로 저 깜찍한 표지와 감각적인 제목을 들고 싶다. 이 아니 멋질소냐, <밤은 짧아,걸어 아가씨야.>...제목이 8할은 먹고 본 소설이라는 경쟁 부분이 있다면 내 기필코 최우수상으로 선정하고픈 제목이 아닌가 한다.뭐,그런게 없으니 이참에 내 블러그에 카테고리를 하나 더 만들어 볼까 싶지만서도,그건 귀찮아서 패스~~~!

 

지극히 일본스러운 정서와 만화다운 유머가 반복되던--일본 드라마나 만화에서 본 엉뚱한 장면들을 연상하시면 된다.--나름 건전한 로맨스 판타지였다.물론 내 보기엔 로맨스라고 하기에도 판타지라고 보기에도 애매해서 하이틴 로맨스류에 넣으면 적당하지 않겠나 싶었지만서도. 흠,누구나 --아,남자는 빼고--무리없이 볼 수 있는 깜찍하고 귀여운 그러나 읽어봤자 남는거 없음을 각오하고 보면 되는 책을 한마디로 하려면 어떤 단어가 적당할까? 도무지 기억나는 단어가 없다.(머리 긁적긁적)계속 안 난다...ㅠㅠㅠ

 

내용은 간단하다.한번 본 서클 여자 후배에게 반해 그녀에게 말 한번 붙여 보려 따라다니는 남자와 계속 부딪히는 남자에게 또 만났네요를 남발하는 여자,그 둘이 진실로 만나게 되기까지의 힘든 여정을 그린 것이다.하지만 둘이 만나게는 될 것인가보다는 사이사이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기인에 가까운 조연들과 기상천외한 사건들로 현란하게 채워져 정신사납다고 보심 된다.작가가 쓰면서 현실성 없어 보이지는 않을까 고민은 하나도 안 했겠군 싶게 한마디로 현실성 희박해주신 소설 되겠다.다행히도 유치함은 가까스로 벗어난,걱정거리라고는 연애가 전부인 소심한 사람들의 연애담.아,사는게 이렇게 단순하다면 얼마나 좋겠느뇨만은.그래도 머리 복잡하신 분들에게는 이런 책이 적당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남자 주인공을 보면서 언젠가 동생의 일본어 선생이 했다는 말이 떠올랐다.한국 남자들은 사랑한다는 말을 어쩜 그리도 잘 하냐고,일본 남자들은 소심해서 그런 말 대놓고 못한다나? 그냥 하는 말인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일본 남자들은 그런가 보다 싶기도 하다.좋아한다는 말을 ,나랑 사궈보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못해서 이 황당한 난리 버거지를 겪는 주인공을 보니 말이다.

야,이봐, 어리버리~~~! 그러게 걷지만 말고 말을 하랑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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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스 뜨는 여자
파스칼 레네 지음, 이재형 옮김 / 부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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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 견습생 뽐므는 어느날 대학생 에므리를 만나 속절없이 사랑에 빠지고 만다.사랑은 번개에 맞는 것과 비슷하다고 했던가? 벼락에라도 맞은 듯 대책없이 사랑에 빠져 버린 그녀는 고민하는 흔적 하나 없이 그와 동거를 시작한다.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조차 가늠하지 못하던 이 순박한 소녀는 사랑에 빠졌으니 그와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남자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여느 부부들처럼 집을 꾸미고 음식을 만들며 옷을 꿰매고 뜨게질을 하며 남자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 나가는  뽐므의 헌신은 에므리를 점차 질리게 만든다.그녀가 자신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경멸과 질투,의심과 갑갑함은 결국 그녀의 모든 것을 질시하기에 이르고, 그는 마침내 그녀에게 이별을 통고한다.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한 창녀의 딸과 미래 박물관장이 꿈인  대학생,공통점이라고는 이방인異邦人라는 것뿐이었던 두 사람의 관습적인 사랑은 그렇게 파국을 향해 치닫는데..

 

신분이 다른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동거를 하다 파국을 맞는 이야기는 많다.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런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는걸 보면 아마 그 이야기기속의  변주들이 아직 다 파헤쳐지지 못한 채 남아 있는 모양이다.책을 받아 들고는 얼핏 진부하기 그지없는 소재라 새로울만한게 있을까 했는데 다행히 그렇지는 않았다.작가가 새롭게 들리면서도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걸 보면서 좋은 소설이란 소재의 참신성도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도 그걸 어떻게 들려 주는가 하는 역량에 달린 것이로구나 싶었다.

 

이 책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한다면 진정성에서 오는 참신성이었다.

처음 둘의 사랑은 물론 진실했다.하지만 그때조차 남자는 언젠가 그녀가 지겨워질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뽐므,자신의 육감적인 매력과 가치에 둔감한 이 소녀에겐 그런 예지감 같은것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그저 사랑을 믿을 뿐...

 

사랑을 철썩같이 믿는 소녀와 사랑이 진실하기는 했지만 이별이 내정되어 있다는걸 알고 있던 남자.자신을 무조건 믿는 여자가 지겹기만 한 남자와 사랑이 식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그저 순종만 하던 여자,결국 남자는 그녀를 버리고,버림을 받는 그녀는 그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다 미쳐 버린다.그 누구도 그녀에게 그것이 그녀의 잘못이 아니라는걸 확신시킬 수는 없었으리라.이 책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바로 그것이었다.단지 멍청하다고 비난하기엔 너무도 뿌리 깊은 자아에 대한 인식이라 돌려 놓을 수가 없어 보였으니까.왜 그녀는 그런 인생을 택할 수밖에는 없었을까?우리가 한탄한들 어쩌겠는가? 그것이 그녀의 유일한 선택이라면 수긍할 밖에는...

 

이 책에서 가장 설득력있던 부분은 한 여자의 일생을 망쳐 놓은 에므리가  후에 그 사랑을 회상하며 자신의 젊은 날을 뿌듯해 하는 장면이었다.그래,사랑이란 때론 그렇게 잔인한 게임에 불과한 것이지.상대방의 진심을 부셔 놓고 영혼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난 후에도 당사자가 그 사랑을 미화하는 장면들을 난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아무도 그 진실을 알지 못한다는 이유로 말이다.미화된 사랑 뒤에 가려진 사랑의 상처와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한숨 짓게 하던 소설,문체는 시처럼 우아하고 문장들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러웠다.통속적인 소재에 순애보적인 뽐므의 순정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종종 번득이는 예리한 통찰력에는 고개가 절로 끄떡여지던 소설이었다.

 

그런데 지금도 뽐므같은 여자가 있을까 ?아마도 그렇겠지.적어도 이젠 뽐므같은 여자가 시대착오적으로 여겨진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 아닐런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밑줄 그은 말>

게다가 에므리는 그가 애정이라고,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면 하나의 거래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분명히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하기야 그런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조차 계약 내용의 일부일 성싶다.

그가 그녀에게 느낀 애정은 물론 거짓으로 꾸민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나중에 스스로 분개하리라는 건 처음부터 알았을 법했다.--117

 

언젠가 박물관장은 자기가 거의 어린아이나 다름 없던 스무살 때 불가사의할 만큼 초라한 한 소녀를 알았다는 사실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그는 어렴풋하게 양식화되어 남은 자신의 모습에,연인이 된다는게 얼토당토않아 보이던 여자와 남자가 한때나마 함께 있었던 모습에 감동 어린 눈길을 보낼 것이다.그는 젊은 시절의 그 이상한 사건을 흐믓한 마음으로 떠올리면서 거기서 자신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며 좋아할 것이다.그것은 ..그가 저지른 한 건의 은밀한 사기 행각이었다.그의 향수,심지어는 그의 회한까지도 섬세하고 소중한 감정들로 이루어진 그의 부정한 자산을 조금씩 형성할 것이며,그는 이 자산에서 생기는 이자를 거의 날마다 조금씩 챙길 것이다.--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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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메이 아줌마 (양장)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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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돌아가신 뒤 천덕꾸러기처럼 친척집 여기저기를 떠돌고 있던 여섯살 서머는 어느날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 부부에게 발견되어 그들과 함께 살게 된다.그들이 사는 곳은 산골짜기의 녹슨 트레일러,비록 가진것은 별로 없지만 아이 하나 키워 내기엔 넉넉한 노부부의 사랑으로 서머의 인생은 비로서 꽃피게 된다.하지만 그런 행복도 잠시 메이 아줌마는 자신의 텃밭에서 갑자기 돌아가시고 오브 아저씨는 아줌마를 잃은 슬픔에 잠겨 모든 것에서 손을 놓고 만다.침대에서 일어나지도 않으려 하는 아저씨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열두살 서머에게 학교의 괴짜 친구 클리터스가 다가온다.메이 아줌마가 아직 그들곁에 떠돌고 있다고 믿는 오브 아저씨를 위해 클리터스는 신문에 난 광고 속 영매를 찾아가 보자고 제안한다.질색하는 서머와는 달리 오브 아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감추질 못하고,영매를 만나기 위해 셋은 여행을 떠나기로 하는데...

 

요즘 조카와 함께 TV를 보는 일이 잣다보니 연령대별 시청가능 표시에 예민해진다.내가 젤로 좋아하는 표시는 모든 연령 시청가可 표시인데,그런 표시가 붙은 프로그램일수록 대걔 머리를 쓸 필요가 별로 없다는 매력 때문이다.마음의 긴장을 늦추고 무턱대고 봐도 무리가 없다는 점에서 만만해 보인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렇다고 책도 모든 연령가를 선호하냐면 그렇지는 않다.오히려 그완 반대로 너무 쉬운 책은 짜증난다.상상력이 부족한 나머지 현실성 희박해 보이는 책들,특히 너무 착하고 도덕적이고 감동적이며 사랑이 넘쳐나는 바람에 아무리 믿고 싶어도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게 뻔해 보이는,신빙성 제로의 책을 만나게 되면 조숙한(?)어른들을 위해서라도 연령 상한가를 붙여주면 좋지 않겠나 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어린이만 보호받아야 된다는 법이 어디있는가. 어른도 보호 받아야 할 연약한 존재일지 어떻게 알겠어? 하여 세상살이에 지치고 감정에 무뎌진 어른들의 감성을 위해서라도 이런 책엔 필히 29세 이상 금禁을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다.

 

즉,한마디로 이 책은 어른이 보기엔 심드렁 했다.좋은 책이긴 했지만 어른 용은 아니었던 것이다.이렇게 건전한 내용의 감동적인책을 심드렁하다고 말하자니 미안하지만 어쩌랴,이미 난 어른이 된 것을.그리고 아이로 되돌아갈 생각도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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