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1 - 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 김대중 옮김 / 새만화책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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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과 저항,전쟁과 광신의 억압,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현실을 몸으로 겪으며 살아가는 이란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고통스럽게 찾아가는 모습을 그려낸 수작이다.작년 타임지 선정 영화 베스트 10선에 들었던 <페르세폴리스>의 원작으로 흑백 대비로만 그려진 강렬한 톤의 그림이 어딘지 북한의 투박한 구호들을 연상케 해서 안 본 책이었다.그런데 읽어 보니 전적으로 잘못된 편견이었다.내용이 상상외로 너무 세련되고 공감이 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읽으면서 이슬람 문화의 저력에 대해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는데,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여서 그런가 사고의 폭이나 비판적인 지성이라는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탁월하지 않는가 싶었다.누가 이들을 무지하다고 하리요.폭정과 억압 때문에 그들의 재능이 잠시 가려져 있는 것일뿐 그 먹구름이 걷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도 되는 상황이 되면 그들이 세계의 문화계를 주도하는 세력이 될지도 모른다는생각이 잠시 들었다.그만큼 참신했다.어디선가 본 듯한 이야기들의 짜집기가 아닌 생생한 자신의 이야기 였으니까.자신의 올곧은 생각만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그것도 이렇게 쉽고 매력적으로 풀어 낸다는 것은 결코 흔한 것이 아니다.마르잔 사트라피,어쩌면 그녀는 이란이라는 곳에서 보면 특출난 이단아에 지나지 않을런지는 모르겠지만,적어도 이런 이단아를 키울 정도의 토양이 되는 문화라면 그건 무시못할 지적 전통이 아니겠는가 한다.

 

마르잔 사트라피 본인의 어린 시절부터 24살 때까지의 여정을 그린 것이다.어릴때부터 정권에 투쟁하는 부모의 모습에 동화되던 그녀는 사춘기의 반항이 심해지던 14살때 유럽으로 보내진다.이란의 교육 풍토에 적응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부모의 배려로...하지만 자유롭기만 할 줄 알았던 유럽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외로움과 방황,지독한 가난만을 안겨준다.결국 향수병을 이기지 못해 고국으로 돌아 온 그녀가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들이 군더더기 없이 매력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전쟁과 혼란스런 정치 상황속에서 살았던 사람이라 자유와 평등을 향한 정치적인 이슈에 대한 고민들과 이란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중압감 때문에 자동적으로 페미니스트적인 시선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이 책을 보다 보니 페미니스트야말로 여성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우리가 원하는 것은 인간답게 사는것,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그것은 타협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지 않는가?

 

특히 이 책에서 감동적이었던 것은 마르잔의 부모와 할머니였다.어리고 미성숙하며 설 익은 마르잔의 시선을 바로 잡아주고,그녀의 실수를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지지해주는 그들의 모습이 흐믓하기도 했지만 배울 점이 너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깊고 넓은 사람으로 키워 내는 것은 비단 그 아이의 재능만으로 부족하다는걸 그들을 보면서 깨달았다. 아마 그들의 연륜과 사랑의 깊이가 이런 책을 가능케 한 배후의 원동력이 아니겠는가 한다.여성분들에게 꼭 읽어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특히 딸을 가지신 부모님들이라면 더욱 더...자식의 자유와 행복이 현명한 부모에게서 나온다는 점에서 보자면,훌륭한 윗 어른에게서 한 수 배우는 것이야 말로 언제나 두 손 벌려 환영해야 할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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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이야기 - 아주 특별한 사막 신혼일기
싼마오 지음, 조은 옮김 / 막내집게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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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먼저 읽으시더니 이 작가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하신다.아마 그녀의 글이 엄마 구미에 맞았나 보다.하지만 곧 싼마오의 남편 호세가 죽은 데 이어 싼마오 마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그녀의 인생이 평탄하지 못했음을 애석해 하신다.맞다.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왜 운명은 우리 인간에게 이다지도 잔인해서 이렇게나 사랑스런 연인이 오래도록 해로하게 두지 않는 게야.책을 읽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었다.

 

무작정 사하라가 좋아 그곳에 가고 싶어 했던 싼마오는 그녀를 무작정 좋아했던 호세의 청혼에 힘입어 사하라에서 신접살림을 차린다.얼핏 이 싼마오란 여자가 보통 여자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정말로 그랬다.사하라에서 산다는 것이 우리네의 상상과는 많이 달랐음에도 --어찌보면 가혹했다.--태연히 웃으며,사는게 뭐 그런거지 하는 그녀를 보니 말이다.

 

우선,그녀가 생각하는 사하라의 정경이 어찌나 근사하던지 그곳에 가고 싶어하던 그녀의 동경에  나 역시도 고개가 끄떡여 졌다.호세가 그녀의 열정에 동참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었다.참고로 말하자면 난 사하라를 보면서 절대 그녀와 같은 생각을 못하기에 여전히 이 한국에 눌러 있는게 아닌가 한다.그녀와 같은 동경이 있었다면 당연히 나도 보따리를 쌌을 테니 말이다.

 

운명이 이끈 것이건,그녀의 동경이 이끈 것이건 사하라에 정착한 그녀.

하지만 그녀의 사하라 생활은 상상속이나 영화속처럼 낭만적이지 않았다.무엇보다 그녀의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해서든 이용하려던 사하라 사람들의 행태는 내게는 적잖이 충격이었다.사하라 인들이 욕심 없고,편견 없으며,사막처럼 넓은 마음을 지닌 신비한 사람들이라고 들었던 것은주입식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역시 직접 살아보지 않는한 절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니까.

 

사하라 사람들의 무지,선한 사마리아인하고는 거리가 먼 행동들,네 것과 내 것을 구별하지 않는 태도,툭하면 내 자존심을 밟았다고 삐치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는 용케 웃음 거리와 희망,사람들 사이의 정을 발견해 낸다.거기에 속이 넓은 호세는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니...그 둘의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도 무척 재밌었다.

 

다 읽고 보니 그녀야 말로 사하라를 닮은 여인이었지 않는가 싶다.사하라가 그녀를 부른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녀의 여정이 호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글을 참 솔직하고 매력적으로 쓰던데,호세가와 함께 오래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멋진 책을 썼을지...앞으로 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책이라도 출간이 되면 챙겨볼 생각이다.



 



 





엄마가 먼저 읽으시더니 이 작가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하신다.아마 그녀의 글이 엄마 구미에 맞았나 보다.하지만 곧 싼마오의 남편 호세가 죽은 데 이어 싼마오 마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그녀의 인생이 평탄하지 못했음을 애석해 하신다.맞다.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왜 운명은 우리 인간에게 이다지도 잔인해서 이렇게나 사랑스런 연인이 오래도록 해로하게 두지 않는 게야.책을 읽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었다.

 

무작정 사하라가 좋아 그곳에 가고 싶어 했던 싼마오는 그녀를 무작정 좋아했던 호세의 청혼에 힘입어 사하라에서 신접살림을 차린다.얼핏 이 싼마오란 여자가 보통 여자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정말로 그랬다.사하라에서 산다는 것이 우리네의 상상과는 많이 달랐음에도 --어찌보면 가혹했다.--태연히 웃으며,사는게 뭐 그런거지 하는 그녀를 보니 말이다.

 

우선,그녀가 생각하는 사하라의 정경이 어찌나 근사하던지 그곳에 가고 싶어하던 그녀의 동경에  나 역시도 고개가 끄떡여 졌다.호세가 그녀의 열정에 동참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었다.참고로 말하자면 난 사하라를 보면서 절대 그녀와 같은 생각을 못하기에 여전히 이 한국에 눌러 있는게 아닌가 한다.그녀와 같은 동경이 있었다면 당연히 나도 보따리를 쌌을 테니 말이다.

 

운명이 이끈 것이건,그녀의 동경이 이끈 것이건 사하라에 정착한 그녀.

하지만 그녀의 사하라 생활은 상상속이나 영화속처럼 낭만적이지 않았다.무엇보다 그녀의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해서든 이용하려던 사하라 사람들의 행태는 내게는 적잖이 충격이었다.사하라 인들이 욕심 없고,편견 없으며,사막처럼 넓은 마음을 지닌 신비한 사람들이라고 들었던 것은주입식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역시 직접 살아보지 않는한 절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니까.

 

사하라 사람들의 무지,선한 사마리아인하고는 거리가 먼 행동들,네 것과 내 것을 구별하지 않는 태도,툭하면 내 자존심을 밟았다고 삐치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는 용케 웃음 거리와 희망,사람들 사이의 정을 발견해 낸다.거기에 속이 넓은 호세는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니...그 둘의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도 무척 재밌었다.

 

다 읽고 보니 그녀야 말로 사하라를 닮은 여인이었지 않는가 싶다.사하라가 그녀를 부른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녀의 여정이 호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글을 참 솔직하고 매력적으로 쓰던데,호세가와 함께 오래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멋진 책을 썼을지...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책이라도 앞으로 출간이 되면 챙겨볼 생각이다.

 



 



 





엄마가 먼저 읽으시더니 이 작가 글을 잘 쓴다고 칭찬을 하신다.아마 그녀의 글이 엄마 구미에 맞았나 보다.하지만 곧 싼마오의 남편 호세가 죽은 데 이어 싼마오 마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는 그녀의 인생이 평탄하지 못했음을 애석해 하신다.맞다.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왜 운명은 우리 인간에게 이다지도 잔인해서 이렇게나 사랑스런 연인이 오래도록 해로하게 두지 않는 게야.책을 읽어가면서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었다.

 

무작정 사하라가 좋아 그곳에 가고 싶어 했던 싼마오는 그녀를 무작정 좋아했던 호세의 청혼에 힘입어 사하라에서 신접살림을 차린다.얼핏 이 싼마오란 여자가 보통 여자는 아니겠다 싶었는데 책을 읽어보니 정말로 그랬다.사하라에서 산다는 것이 우리네의 상상과는 많이 달랐음에도 --어찌보면 가혹했다.--태연히 웃으며,사는게 뭐 그런거지 하는 그녀를 보니 말이다.

 

우선,그녀가 생각하는 사하라의 정경이 어찌나 근사하던지 그곳에 가고 싶어하던 그녀의 동경에  나 역시도 고개가 끄떡여 졌다.호세가 그녀의 열정에 동참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니지 싶었다.참고로 말하자면 난 사하라를 보면서 절대 그녀와 같은 생각을 못하기에 여전히 이 한국에 눌러 있는게 아닌가 한다.그녀와 같은 동경이 있었다면 당연히 나도 보따리를 쌌을 테니 말이다.

 

운명이 이끈 것이건,그녀의 동경이 이끈 것이건 사하라에 정착한 그녀.

하지만 그녀의 사하라 생활은 상상속이나 영화속처럼 낭만적이지 않았다.무엇보다 그녀의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어떻게 해서든 이용하려던 사하라 사람들의 행태는 내게는 적잖이 충격이었다.사하라 인들이 욕심 없고,편견 없으며,사막처럼 넓은 마음을 지닌 신비한 사람들이라고 들었던 것은주입식 환상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역시 직접 살아보지 않는한 절대 그 속을 알 수가 없다니까.

 

사하라 사람들의 무지,선한 사마리아인하고는 거리가 먼 행동들,네 것과 내 것을 구별하지 않는 태도,툭하면 내 자존심을 밟았다고 삐치는 사람들 속에서도 그녀는 용케 웃음 거리와 희망,사람들 사이의 정을 발견해 낸다.거기에 속이 넓은 호세는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으니...그 둘의 알콩달콩 신혼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도 무척 재밌었다.

 

다 읽고 보니 그녀야 말로 사하라를 닮은 여인이었지 않는가 싶다.사하라가 그녀를 부른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그녀의 여정이 호세의 죽음으로 막을 내리게 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글을 참 솔직하고 매력적으로 쓰던데,호세가와 함께 오래 오래 살았더라면 얼마나 멋진 책을 썼을지...그녀가 죽기 전에 남긴 책이라도 앞으로 출간이 되면 챙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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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지의 진실 - 작가와 도시: 시드니
피터 케리 지음, 김병화 옮김 / 효형출판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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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와 도시>라는 기획 시리즈물에 시드니편을 의뢰받은 저자는 17년만에 시드니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고향으로 향한다.부커상 2회 수상의 빛나는 전력을 가진 저자가 호주를 취재 하겠다고 나서자 그의 친구들은 긴장한다.생태주의적 좌파라는 그의 성향은 물론 어떻게 글을 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주에 더해서 친구들까지도 도매급으로 신랄하게 까발릴 것이란 것을...

 

그리하여 그를 맞이한 친구들의 반응은 그야말로 다양했다.본인의 이름은 가명으로 해 달라는 친구에서부터 머리 숱을 좀 많이 붙여 달라고 주문을 하는 친구,열성이 너무 지나쳐 따돌림을 받는 친구,만나자 마자 녹음기 찾는다고 몸수색부터 하는 친구등등. 가장 인상적인 친구는 작가가 행복한 호주를 써내지 않을거란 생각으로 일부러 그를 만나지 않으려던 사람이었다.하지만 그도 결국 작가의 열성에 항복해 자신의 호주를 들려준다.

 

그렇게 작가가 시드니와 친구들을 들 쑤셔대  완성한 이 책 30 days in Sydney : a wildly distorted account (시드니에서의 30일 :심하게 왜곡된 보고서)는 친구들의 기대만큼 호주를 긍정적으로 그리진 않았을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무척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책이었다.

토박이의 시선에 잡힌 호주의 모습은 바로 이랬다.

부패한 경찰과 역시 불법에 관대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곳,그 상황에 너나없이 익숙해져 버려서 왠만하면 고쳐질 가능성이 없는 곳.나를 때린 사람을 용서할 아량은 있어도 내가 때린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양심은 없는 곳,세상 어떤 곳을 돌아 보아도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곳은 발견하기는 힘든 곳,척박하면서도 동시에 너무도 풍부한 자원들에 둘러 싸인 곳,그리고 죄수들과 그 후예들에 의해 개척 되었으며 여전히 그 잔재가 남아 있는 곳,엉성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벌려 나가면서도 세간의 평에 꺾이는 법이 없는 곳,거칠기 짝이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야성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사는 곳 등등...

읽으면서  꽤나 맘이 드는 구절들이 많았는데 물론 이 작가가 글을 잘 쓰는 것도 이유겠으나,무엇보다 그가 그린 인물들이 길들여 지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런게 아닌가 싶었다.길들여 지지도 않았을 뿐더러 아예 길들여 지는 것을 생래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의 나라,호주...그렇게보니 그들의 개성이 호주와 닮아 보이면서 호주의 실체가 손안에 잡히는 듯 했다.

 

부커상 수상자라고 하더니 글을 정말 매력적으로 쓴다.읽으면서 부럽기 짝이 없었다.얇아서 읽기에 부담도 없으니 한번 보심도 좋을 듯...


<밑줄 그은 말들>



 



"이곳 중앙상업지구는 그런 후손을 위한 살아 있는 기념비고,공공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는 엘레트에게 바치는 헌사다.

 

피터 마이어스가 나타나자 얌전하게 노트를 펴고 펜뚜껑을 열였다.나보다 더 열심히 조개무지와 석회석과 유형수의 진흙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이것은 대로 걱정스러울 정도가 되는 셰리단이 열정이 내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다는 최초의 경고였다.그는 차 안쪽에 내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내 조사의 본바탕이라고 자기가 이해한 것에 적합하도록 계획을 변경하고 있었다.

 

"왜 여기에 나오셨어요?"

"저 빌어먹을 하구에 있었는데 폭풍이 닥쳐오길래 누군가가 애를 먹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돌아보려고 나왔어요."

 

"그들은 우리나라 국기라고 씌여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여,굳세게 전진하라>를 불렀다.하지만 그것은 너무나 많은 거짓말과 오류가 가득 찬 노래이며,진정한 우리 노래도 아니고 한번도 우리 노래였던 적도 없다.진정한 우리 노래라면 양 한 마리를 훔치고 체포 되는니 차라리 자살을 기도한 부랑자에 대한 노래여야 한다.그 노래는 우리의 척박한 땅을 잘못 묘사하지도 않으며 우리가 젊고 자유롭다고 주장하지도 않는다.그것은 우리 가슴의 노래다.그것은 시드니에서 쓰인 것은 아니지만,그 노래의 정신은 우리 발밑에서 흐르고 있고,탱크 개울과 함께 현재 우리가 모여 있는 곳에서 태어났다.<춤추는 마틸다>는 우리가 덧칠해서 지워버릴 수 없는 것이며 그것은 그런 주형에서 한정될 수 없는 감정을 지닌 사람들의 형태까지도 찍어 내는 주형이다."과거는 한번도 죽은 적이 없다."고 윌리엄 포크너는 썼다.그것은 지나가 버린 것도 아니다.우리에게 자유의 여신상이 없지만 그 누래를 부를 때,그럼으로써 <춤추는 마틸다>속 세계의 주민이 될 때,우리는 온갖 번민과 짓밟힌 자가 된다.그것은 승리의 노래가 아니라 공감의 노래다.그게 우리에게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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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기억을 쫓는 남자
알렉산드르 R. 루리야 지음, 한미선 옮김 / 도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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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명민하고 똑똑했던 자세츠키는 1942년 전쟁에 참전했다가 폭탄 파편에 맞아 뇌를 크게 다친다.뇌 손상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병상 침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그게 내 이름인가보다 짐작했을 정도로 그에게 남은 기억이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단지 기억뿐만이 아니다.반쪽만 남은 시야는 끊임없이 흔들렸고,기본적인 생리적 욕구마저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당황한다.손상당한 언어와 사고 능력을 되돌리기 위해 그는 백지 상태의 머리속을 헤집으며 앞으로 전진한다.전두엽은 손상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그,말하자면 뭔가 잘못 되고 있는건 알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쩔쩔 맸던 것이다.과연 그는 뇌손상을 이겨내고 자신의 기억과 언어를 되찾을 수 있을까?

 

2차대전 당시 독일인이 유태인을 상대로 했던 실험에서 내가 가장 끔찍스러워 하는 것은 바로 유아를 대상으로 했던 언어 실험이다.그들은 인간의 본능에 내재된 언어 충동이 어느정도인가 알아보기 위해 신생아 100명을 인위적으로 엄마에게서 분리해서는 모든 것은 다 갖춰 주되 단지 언어만을 박탈했다고 한다.동정적인 베이비 시터들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실험은 강행 되었으며,그 불쌍한 아기들은 그들을 얼러 주거나 다정하게 부르거나 심지어는 자신의 우는 소리에 반응하는 사람 하나 없이 단지 침묵 속에서 양육 되었다고 한다.결과는? 1년은 넘겨 살아남은 아기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인간의 잔인함은 그렇게 우리의 상식을 가볍게 뛰어 넘는다.

 

신생아의 죽음을 불러올 정도로 언어를 배우려는 우리의 내재된 충동은 엄청나다.그렇기에 그것을 박탈당했을 시의 충격이 어느정도일지 난 상상이 안 된다.뇌손상을 입어 언어에 대한 기억은 물론 배우는 능력까지 빼앗긴 자세츠키는 하지만 절망만 하고 있지는 않았다.다치기 전에는 너무도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들에 대한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 나가면서 그는 그 과정을 일지로 남긴다.이 책은 바로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나온 것이다.그렇게 이 책은 뇌를 손상당한 한 사내가 지치지 않은 끈기로 완치의 희망을 향해 나아간 과정이 그려져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을 꼽자면 올리버 색스의 서문과 얇다는 점 뿐이다.

아무리 뇌 손상된 환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그렇지 그 외 나머지 본문을 "아무것도 기억 나지 않는다.그는 기억을 잃었으며 되찾을 길이 없다"는 문장으로 되풀이 도배를 하고 있으면 어쩌란 말이냐.독자들이 어느 정도는 독해 능력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두세번만 알려 줘도 이해 못할 사람은 없었을텐데 말이다.간단히 말해 딱히 내용이랄게 없었다. 고로,뇌에 대한 뭔가 새로운 사실을 알고 싶었던 나로써는 매우 실망스런 책이었다.왜 이 책이 지금 나온건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그다지 새롭다 할만한 내용이 없었었데다 그렇다고 수작이라 할만한 책도 아니었으니까.거기다 지루하기까지 했다.

 

주인공은 끝내 자신의 기억을 다 찾아내지 못한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그의 실패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조금씩 나아가기 위해 그가 얼마나 엄청난 용기로 버텼는지 잘 이해됐기 때문이다.사고로 인해 부서지고 바뀌어진 자신의 세상에 절망하지 않고 기억을 되찾기 위해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전진하던 자세츠키에게 박수를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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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정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임경화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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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거나 습하거나 머리를 굴릴라치면  짜증부터 나는 이 여름에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되는 추리 소설이다.마지막 반전의 일격이 꽤나 멋졌다.물론 읽다보면 어느 정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예상이 되긴 했지만서도.그럴 듯한 이야기 전개에 부담 없을 정도의 잔인도,그럭저럭 무난하게 읽을 만하다.하지만 그녀의 다른 책을 찾아서 볼 정도는 아닌걸 보면 그닥 감동적이라거나 매력적인 소설은 아니었나 보다.아무리 잘 쓰는 추리 소설 작가라고 해도 아가사 크리스티 정도의 추리 소설을 쓰는건 어려운 모양이니,언젠가는 차세대 미스 마플이 등장해주길 기대해 본다.

 

<줄거리>자수성가형 대기업 회장이 후사 없이 사망한 지 6개월이 지났다.그의 유서가 공개되기로 한 날짜가 다가오자 상속인들은 속속 회랑정으로 집합한다.그 미래의 상속인들 중에는 상속과는 상관 없이 단지 복수를 위해 잡입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녀가 기유리 에리코다.할머니로 변장을 했지만 30대의 젊은 여자 그녀의 사연은 이렇다.회장의 비서로 회사의 일에 혼신을 다했던 그녀는 애인과 함께 회랑정에 투숙했다가 애인이 살해되는 변고를 겪게 된다.자신의 모든 것이었던 애인을 잃은 그녀는 이제 거칠 것이 없다.애인의 죽음이 유산 상속인들중 한명의 소행일거라 추측한 그녀는  복수를 위해 상속인들 속으로 들어간다.하지만 그녀가 진범을 알아 내기도 전에 다시 회랑정에 시체가 나뒹굴고 분위기는 뒤숭숭해 진다.과연 그녀는 그녀의 원대로 애인의 살인범을 잡아 복수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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