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소설의 7일
미우라 시온 지음, 안윤선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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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인 주인공이 로맨스 소설을 번역하다가 소설이 너무 유치했던 나머지 자신이 창작해 버렸는데 그것이 성공작이 된다는 다소 황당한 내용의 소설이다.

이야기는 6년간 동거를 해 온 남자친구가 직장을 때려 쳤다는 것으로 시작한다.단지 출근하기 싫다는 이유 만으로...언제 결혼할거냐며 바가지를 닥닥 긁던 아버지의 노여움은 심화되고 나 역시도 이 남자와의 미래가 불안해지기 시작한다.거기에 설상가상,남친의 친구가 폭탄소식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닌가.알고빈 남친은 주인공 몰래 세계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 자신도 모르는 새에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열 받은 주인공은 그만 번역하던 소설속 남자 주인공을 죽여 버리고 만다.원작에는 끝까지 살아남아 여자 헤로인과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줘야 하는 사람이건만 이미 죽여 버렸으니 이를 어째,나중에 사태를 깨달은 주인공은 결국 이야기를 꿰어 맞추기 위해 창작을 시작하는데...

 

미우라 시온,연애는 자신 없어요 하더니만 소설이 영 어설프다.간간히 이 심난한 상황--자신과 맞지 않는 소설을 억지로 써 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매력적인 문장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는 역시 만만찮은 작가구나 싶긴 했지만서도...그렇다고 그것이 이 작품의 질과 연결되는건 아니었으니...

"유치한 로맨스 소설 싫어요,번역하다 열 받아서 아예 내가 창착해요.

그게 품격 있는 로맨스로 사람들에게 각광 받아서 나 역시도 우쭐해요."

이 얼마나 그럴 듯한 줄거린가.우리 모두 유치한 로맨스 소설에 한번쯤은 식상해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멋진 소재였건만...장르 성격상 작가본인에게  안 맞은 나머지 결국 이도저도 아닌 용두사미 정도가 아니라 사두 사미인 이상한 소설이 되 버린게 아닌기 싶었다.아쉬웠다.그녀의 다른 소설에 기대를 걸어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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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성공 법칙 101 - 성공한 美여성의 상징, 캐롤린 캡처의
캐롤린 캡처.스티븐 패니첼 지음, 정경옥 옮김 / 고려원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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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프렌티스를 혹시 보셨는지 모르겠다.그때 트럼프 왼쪽에 수줍게 앉아 있던 미모의 여자가 바로 이 책의 저자 캐롤린 캡쳐다.--실은 저자라고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남이 대필해준게 아닐까 하는 부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하긴 그렇게 바쁘게 사는 사람에게 꼭 직접 글을 써야 한다고 윽박지르는건  무자비해 보이긴 하다.

 

캐롤린 캡처,얼음 공주라고 불리던 금발의 여성,그때 어프렌티스를 시청하면서 난 그녀가 무지 자랑스러웠었다.물론 미모 때문은 아니다.당차고 냉정하며 무서울 정도로 똑똑한데다,혀를 내두를 정도로 통찰력 있고,복잡한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해대던 그녀가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다.거기다 어찌나 여성스럽던지...성공하려면 여성성은 집어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보통의 상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오죽하면 그녀 덕분에 트럼프가 다시 보일 정도였을까.저런 여자를 부하 직원으로 둘 사람이라면 허영이 심한 바람둥이일 뿐이라는 세간의 소문은 편견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그리고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궁금증이 일었다. 남자들도 살아남기 힘들다는 트럼프 군단에서 그녀는 어떻게 살아 남았을까하고...

 

그점이 나만 궁금했던게 아니었던 모양이다.그녀에게 메일이 쏟아져 들어 온 통에 할 수 없이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하니 말이다.그녀는"난 나를 과장하거나 돋보이게 하기 위해 이 책을 쓴게 아니라고" 말한다.직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 모르는 여성들을 위해 직장 여성으로 살아남는 법을 알려 주고 싶어서 쓴 것이라고. 역시 쓸데 없는 낭비를 혐오하는 그녀 답다.그녀가 들려주는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성공 법칙들을 맛뵈기로 본다면...

1.사람을 정확히 파악하는 눈을 길러라.--즉 인간을 볼 줄 알아야 성공한다.

2.부하 직원에게는 사랑 받기보다는 존경 받기를 구해라.

3.자신을 파는 방법을 익혀라.

4.늘 진실 편에 서고,늘 가감없이 솔직해라.단기적으로는 그게 마이너스로 보일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득이다.

5.좋은 사원은 직장의 분위기를 살린다.아침에 직장에 나서기 싫다고 느낄때면 이직을 준비해야 한다.열정적이 되라.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6.성적인 매력으로 비지니스에 성공하려 하지 마라.남보기 꼴 사납다.여성으로써의 품위를 떨어 뜨리는 일은 결국 본인 손해다.등등...

 

이 책의 미덕중 하나는 그녀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었다.일은 일로 승부를 거는 태도,건전한 윤리관,성실성과 정직으로 협상에 임하는 자세,남에게나 자신에게나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던 균형 감각등 어프렌티스를 시청하면서 우러러 보게 되던 그녀의 직장관을 새롭게 되새길 수 있었다.

공감가는 좋은 말들이 많았지만 그녀가 하고자 하는 말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항상 숙녀로 남으라는 것이다. 베이직을 지키고, 솔직하며,여성다운 장점을 쉽분 활용하면 어디서건 살아남는데 모자람이 없을 거라면서...맞는 말이다.그녀의 충고 그대로 실천하며 산다는것은 어렵겠지만서도,읽으면서 공감하게 되는 미덕들이 많았기에 성공한 그녀에게 한 수 배워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 추천작으로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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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독 흰 고독
라인홀트 메스너 지음, 김영도 옮김 / 이레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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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에 성공한 메스너가 2달 후 낭가파르바트의 단독 등정에 나섰을 때의 상황과 심정을 그린 책이다.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만으로도 기가 질리는데,에레베스트보다  낮다곤 하지만 더 거대하고 오르기 힘들다는 낭가파르바트의 단독등정이라니...미친 사람 아니냐는 소릴 안 들었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나 역시도 이 사람 이거 단단히 미쳤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재밌는것은 본인 자신도 그렇지 않는가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쳤다는 소리를 듣는 일을 실제로 해낼 계획을 세우다니...하지만 동생을 그 산에 잃은 뒤 8년,감정적인 면에서건 이성적인 면에서건 그는 그 산에 올라야 했다고 말한다.

 

8000미터의 급의 산을 오르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장비나 인력적인 면에서 어마어마한 뒷받침이 되어야만 실현 가능한 것이다.그렇다고 경제적,인적인 뒷받침만 있으면 저절로 정상 정복이 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실제로 낭가파르바트 산의 정복사를 읽어 보면 낭비가 심한 투자란 것이 간단하게 셈해질 정도로 죽어나간 사람들 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실 것이다.

하지만  메스너는 틀에 매이는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시대의 혁신을 가져오는 다른 개혁과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불가능을 꿈꾼다.그는 생각한다.이렇게 투자를 많이 해서 산을 오른다는게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하고.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닌가.진정한 알피니스트라면 혼자의 힘으로,산을 오르는 능력과 판단력,본능만으로 산을 올라야 하는게 아닌가 하고...남의 도움을 받아 올라가는건 사기란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하지만 그게 가능하지 않으니 다른 이들과 함께 올랐던 것이 아니겠는가.여기에 메스너는 한발 더 나아간다.몽상가가 아니었던 그는 도전에 나선다.단독등정을 위해 낭가파르바트를 찾은 것이다.그를 이해하는 사람?아무도 없다. 그 역시 이해 시키길 포기했다.본인마저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남을 이해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그저 앞으로 나가는 수밖엔...다행히 살아 돌아온 그는 그 당시의 상황을 책으로 낸다.언젠가는 그 자신이 이해 되기를 바라면서.그는 자신이 신화로 남기를 바라지 않았던 것이다.그걸 허용하기엔 너무도 현실적이고 솔직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 책이 나올 당시 그를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됐을까? 그가 말한 것들이 가감없는 그의 진실이라는 걸 알기란 좀 힘들지 않았을까 싶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계란으로 바위 깨는 심정으로 설명하는걸 보자니 충분히 짐작이 된다. 하지만 메스너의 그런 부단한 노력 덕에 지금은 어느정도 알피니스트들에 대한 이해가 되어지는게 아닌가 싶었다.

그가 고독을 위해 찾아 갔다는 낭가바르파트,흥미로웠던 장면은 오르는 동안 누군가 자신에게 줄곧 말을 걸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었다.희박한 공기가 만들어 낸 환상이었는지,아님 우리가 자각하지 못하는 영적인 존재를 만난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그리고 그가 홀로 산에 올라간 후 남아 있던 동료가 망원경으로 쳐다 보면서 그려냈다는 꿰적은 얼마나 다정하던지...그림 속에 걱정과 성공을 비는 마음,불안을 배제하기 위한 노력들과 당시의 절박함이 느껴져 오랫동안 바라 보았다.한 경이로운 산악인의 산 정복기,인간의 극단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호기심 삼아 보심도 좋을 듯하다.하지만 거대하고 정교한 감동을 원하신다면 <희박한 공기속으로>가 더 낫지 않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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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탄생 - 현상과 실재, 인식과 진리, 인간과 자연에 던지는 첫 질문과 첫 깨달음의 현장
콘스탄틴 J. 밤바카스 지음, 이재영 옮김 / 알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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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라 불리우는 탈레스,아낙시만드로스,아낙시메네스,피타고라스,크세노파네스,헤라클레이토스,파르메니데스,엠페도클레스,아낙사고라스,그리고 데모크리토스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제목을 보고선 어려운 책이 아닐까 걱정을 했다.하지만 실제 그들로부터 본격적인 철학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부각해서 지은 제목이니 나무랄 수 없어 보인다. 표지에 "현상과 실재,인식과 진리,인간과 자연에 던지는 첫 질문과 첫 깨달음"이라고 써 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처음이기도 했지만 "원형"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들이 자신의 사상을 피력한지 2500년이 지났지만 우린 그들에게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기 때문이다.그런 면에서 보자면 인간이 날마다 진보중이라는 말은 틀린 것이다.

 

타임 머신을 타고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이론상으로 불가능한 이유는 바로 시간의 비가역적인 속성 때문이라고 한다.쉽게 말하면 한번 써버리면 그만인 소비재 같은 것이여서 재활용이나 리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그렇기에 우린 시간적으로는 어쩔 수 없이 줄기차게 직진만 해야 하는 운명에서 벗어날 길이 없게 된다.그렇다면 시간과 비교해 인간의 정신은 어떠할까? 우린 직진하고 있는 것일까.아니지 싶다.실은 우린 우리 인간종에게 주어진 인식의 한계 내에서 파동 운동만 하고 있지 않는가 싶었다.

간혹 천재라는 사람이 헤성처럼 등장해 인간 정신의 극치를 구현하는걸 보면 우린 박수를 치면서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그들이 도달한 경지에 이미 오래전에 도달한 사람이 있었다는걸 혹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그들이  바로 이 책의 주인공들인 소크라테스 이전의 철학자들이다.역사가 시작된 이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하더니,철학은 물론이고 첨단을 달린다는 물리학,화학,천체등에 관한 이론들이 어느 정도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재탕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놀라웠다.흥미로운 점은 현대 천재들이 작정하고 표절한 적은 없다는 점이었다.그들은 단지 몰두해서 고민을 했는데 어쩌다 보니 같은 결론에 도달했을 뿐이었다. 현대에는 첨단 장비들이 과학자들의 실험을  뒷바침 해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고대인들이 얼마나 대단한 천재들인지 짐작이 되실 것이다.

과학 뿐만이 아니다.살아가는 모습도 마찬가지 였다.다른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만 빼면 우린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사상은 물론이고 고민 역시 현대의 그것들과 비슷해 이해하는데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다.실은 너무 똑같아서 어리둥절할 정도였다.그들도 "신은 있는가"의 문제로 갑론을박을 벌였고,영혼이란 주제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다양한 의견을 내어 놓았으며,합리적이며 비판적인 이성과 디오니소스적인 열정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으니 말이다.확대 해석하면 우린 그들의 삶을 반복하는것에 지나지 않아 보였다.그렇게 시대를 불문해 달라지지 않은 삶의 조건을 음미해 보면서 좋았던 점은, 이미 그들이 살아낸 삶들이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현재를 조망할 수 있는 거리감을 준다는 것이었다.그리고 그것은 좁은 시야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름길을 보여 주기도 했다.

 

많은 철학자들의 다양한 학설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피타고라스와 데모크리토스의 사상들에 공감되는 것들이 많았다.다양한 다원적인 학설을 허용하는 전통을 만들었다는 이오니아의 철학자들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한다.특히 현대 물리학이나 철학에 관심이나 지식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더 재밌게 보실 거라 생각된다.서두가 좀 지루한 편이니 지루한걸 못 참는 분은 본론부터 읽는 것도 요령이 되겠다.  


<밑줄 그은 말들>

철학과 물리학의 체계를 형성하는 모든 개념들은 이 시기의 그리스 철학이 만들어낸 것이다.그들은 동방 민족들처럼 실용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그들의 목적은 세계를 보편적인 관점에서 관찰함으로써 진리를 찾아내는데 있었다.

무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학을 할 때,그들인 추구했던 것은 분명 어떤 유용성이 아니라 앎 자체였다.55

비판적이고 합리적이며 대상을 이해하려 하는 태도와 신비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우리를 구원해주는 통일적안 체험을 추구하는 태도,이 두 가지 근본 태도를 끊임없이 다시 결합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서양의 운명인 것 같다.이 두 가지 태도는 인간의 영혼 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이며 한쪽은 다른 쪽을 자신의 대립항의 싹으로 삼아 항상 자신 안에 품고 있을 것이다.--볼프강 파울리

 

피타고라스 그는 누구인가? 그가 죽은 뒤 몇 년 후에 엠페도클레스가 무한한 경외감을 느끼면 말했듯이 "탁월한 지혜를 갖추고 있었고 실로 지극히 방대한 사상을 섭렵했으며,온갖 지혜로운 작품들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사람이었던가? 아니면 헤라클레이토스가 경멸조로 썼듯이 "사기꾼의 원조"이며 "온갖 사람들로부터 입수한 다양한 정보들과 여기저기서 골라낸 책들에서 조합해낸 것들을 자신이 발견한 진리처럼 떠벌린 ,현학적이며 기만적인 인물이었던가?

 

피타고라스 학파가 추구하는 삶의 궁극적이고 유일한 목적은 개인적인 자아를 단계적으로 버려감으로써 신적인 것에 통합되는데 있다.--138

 

물리적인 것을 최상의 수준에서 파악하면서,물리적인 것과 초월적인 것,내면의 종교성과 과학적 합리주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상태에 유럽 정신 사상 최초로 도달한 사람이 피타고라스였다."그는 모든 이해의 가장 심오한 원천을 ...종교와 과학의 공동의 뿌리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모크리토스는 신 관념의 발생 과정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설명하기도 했다.이로 보건대 그는 우주의 본성에 대한 자신의 연구도 신적인 자연과 현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인간의 오래된 보편적인 노력의 일부라는 사실을 뚜렷하게 자각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아인슈타인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우리의 대표적인 이교도들 중에서도 지고의 (우주적인)종교성에 충만해 있었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당대의 사람들은 그들을 흔히 무신론자들로 간주했다...데모크리토스의 경우처럼...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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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에스프레소 꼬레아노 - 이탈리아 여자 마리안나와 보스턴에서 만나 나폴리에서 결혼한 어느 한국인 생물학자의 달콤쌉쌀한 이탈리아 문화 원샷하기
천종태 지음 / 샘터사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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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한국말 하고 싶어서 어떻게 나폴리에서 사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말이 홍수처럼 넘쳐나던 수필집이다.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예기치 않게 이탈리아 여자와 사랑에 빠져 나폴리에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미게 되었다는 이탈리아의 꼬레아노의 "이탈리아 문화 원샷하기",진솔하고 재미난 필체로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그리고 가장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들려 주고 있던 책이다.

 
한국,미국,이탈리아 세 나라를 직접 몸으로 부대끼며 살았으니 할 말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마음에 맞는 한국 사람이 있었다면 밤을 새고 들려 줬을 법한 이야기들이 책 하나에 응집되어 있었다.숨가쁘게 뱉어 내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자연스럽고 절절하던지 놀랄 정도였다.한국을 떠난지 20년이나 되셨다는데 그동안 한국 말로 수다를 떨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셨던 모양이다.직장에선 이탈리아어로,아내와는 영어로,그리고 밤이 되면 본인의 생각을 편지로 쓴다고 하시던데, 이 책을 쓰는 것 자체가 저자에겐 굉장히 신나는 일이 아니었겠나 싶다.마치 물고기가 바다로 나간 것 처럼...덕분에 난 이탈리아에 산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간접 경험 실컷 했다.

 이탈리아 사람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닮은 점이 많다고 하더니 문화적인 면에서 보면 별로 그렇지 않았다.술 안 권하는 사회라던가,어떤 직장을 다니던지 정장 차림의 옷차림을 고수한다는 것,패밀리 밸류(value)가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든지, child first의 나라라든가,마피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확실히 우리랑 다르네 싶다.도둑이 극성이라는 이야기는 이탈리아에 발끝이라도 닿은 사람이라면 꼭 언급하는걸 보면 대단하긴 한가보다 싶었고...이탈리아에선 소매치기도 전문 직업으로 인정해 준다고 하던데,이거야 원, 직업의 귀천이 없다는걸 몸소 실천해줘서 고맙다고 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린다.

 
저자가 2002년 월드컵 때 이탈리아와 한국이 맞붙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 주는데 여전히 무지 자랑스러웠다. 저자나 나나 한민족이 맞긴 한가 보다.이탈리아에 반해 그곳에 정착한 외국인들의 경험담을 담긴 책을 몇 권 읽은적이 있는데 같은 사회를 보면서도 전혀 다르게 생각하는 점들이 비교되서 흥미로웠다. 여자가 쓴 정착기의 경우는 주로 그곳은 천국이고 삶을 찾았노라가 테마라면 이 책같은 경우는 사회 전반에 걸쳐 예리한 눈으로 분석을 하는 것이 달랐다고나 할까. 자신이 몸 담고 사는 사회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남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이탈리아 주재 특파원이 쓴 듯 다양한 주제를 소화해내는 저자에게 훨씬 믿음이 갔으니,그냥 무작정 천국이란 말은 어딘지 믿겨지지 않는다니까. 뒷면에 1+1=5이란 인생의 곱셈 법칙을 실천하고 계신다는 저자의 가족 사진이 박혀 있었는데 화목하니 보기 좋았다.그래,우리 한민족이여,어디서 사시건  그렇게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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