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해럴드 블룸 지음, 하계훈 옮김 / 루비박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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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쩌다 보니 앞에 리뷰를 쓴 "불멸의 작가,위대한 상상력"(서머싯 몸)과 같이 읽게 됐다.똑같은 비평서인데도 어찌나 비교되던지...재미란 분야만 놓고 보자면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이다.뜨악서는 어림도 없고 경악서로 분류하고 싶을 정도로 지루했다.세상에...천하의 해럴드 블룸이 이렇게 글을 못 쓸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다고 정평이 나신 분이 어쩜 이다지도 못 쓰신다냐, 참으로 충격적이었다.안타까운건 책의 이 책이 보통 신경을 써서 만든 책이 아니라는 점이었다.기독교 성경에서 시작,그리스,세르반테스와 세익스피어,몽테뉴와 베이컨,괴테와 에머슨,니체,프로이드에 프루스트까지... 유럽 문학의 정수라 할만한 사람들을 모아 그들이 말했다는 지혜에 대해 들려주고 있는 책인데,이름만 들어도 해박함을 자랑하기 충분했을거라는걸 짐작하실 수 있을 것이다.실은 그게 문제였다.지혜를 알려준다기 보다는 자신이 얼마나 아는게 많은가 자랑하는듯 보였으니까.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시라. 플라톤,단테,세르반테스,세익스피어,프로이트,프루스트,아우구스티누스 기타등등 하나라도 빠지면 큰일이라도 난다는 듯 유럽 문화계 천재들 이름이 줄줄이 계보처럼 꿰고 있는걸 발견하실 수 있을테니.책의 절반은 대명사로 채워지지 않았는가 싶던데,이게 어떻게 지혜를 찾는 책인가? 사람들 이름 속에서 길 한번 잃어 보라는 책이지.세상에,이름 감상하고 싶어 책을 읽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결국 알맹이는 하나도 건지지 못한 채 이국적인 사람 이름만 잔뜩 주워 들은채 책을 내려 놓았다.

 

"이 책은 위안을 얻을 수 있고 노화와 중병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사랑하는 친구를 잃은 슬픔으로부터 생긴 상처를 말끔히 씻어줄 수 있는 지혜를 추구하고 있다."고 그는 쓰고 있다.의도하신 대로 되었다면 얼마나 근사했겠는가만은,아무리 머리 속을 뒤져봐도 위안을 받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물론 본인에게 대단한 위안이 되었을거라는건 의심치 않지만서도.

결론적으로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고,무게만 디립다 잡고 있으며,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만 바빠 정작 그가 들려 주고 싶어 하던 지혜를 설득력있게 설명하지 못한 듯 보였다.일관성 있기를 하나,명확하기를 한가,조리가 있나, 아귀가 맞나,유머가 있길 하나...블룸은 아무래도 책만 너무 읽으신게 아닐까? 지상으로도 가끔 내려 오셔서 우리 단순한 인간들이 어떻게 사는지 보셨다면 좀 더 좋은 글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도무지 이걸 가지고  어떻게 노화나 질병,사랑하는 친구를 잃은 슬픔을 씻어내라고 하는지,나도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봤지만 이걸로는 택도 없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온갖 책에서 발췌한 멋진 문장들이 블룸이 설명하는 순간 그 광채를 잃는다는 것이었다.블룸에게 통찰력이 없는 건지,내가 무식해서 이해를 못하는건지,아님 보는 시야에서 차이가 나는건지,것도 아님 단순하게 번역이 잘못 된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누군가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나보다는 운이 좋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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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 기업이 절대 알려주지 않는 가격의 비밀
요시모토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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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소비를 위해 기업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시스템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라는 자극적인 제목이지만 딱히 스타벅스가 아니라도 상관 없다.맥도날드건,피자헛이건,캔터키 프라이든 치킨이건 간에 체인점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무엇인가를 먹을 때는 큰걸로 먹으라는 의미니까.그것이 사는 사람 편에서도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득이 된다나? 얼핏 납득이 안 되실지 모르겠지만 설명을 듣고 보면 아주 간단하다.상품에서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에 상행위에 있어서의 박리다매라는 불변의 진리를 더하면 나오는 답이니까.거대 할인점 매장의  대용량 과자나 음료수들이 싼 이유도 바로 같은 메카니즘이다.제목을 처음 봤을 땐 의아했는데,설명을 듣고 보니 아,그렇구나 싶다.그렇게 보면 널려 있는 흔한 현상임에도 그다지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우선 싸다 싶으면 생각없이 사고 그게 왜 그런걸까 따져보지 않은 채 살았던게 기본적으로 내 뇌의 구조였으니 말이다.

알고 보니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더라.ㅠㅠㅠ

 

이 책을 안 보실 분을 위해 내용을 대강 정리를 해 드린다면...

1.텔레비젼과 디지털 카메라의 가격이 점점 낮아지는 이유는--경제학에서 말하는 규모의 경제성 때문이다. 결론만 말하면 많이 팔릴 수록 남는 장사기 때문이다.

2.시간이 지나면 DVD가격이 다운되는 이유는--시간차 판매를 통한 가격 차별이 이뤄 지고 있기 때문이다.지금 당장 간절히 보고 싶은  사람이 더 쉽사리 지갑을 연다는걸 상기하심 되겠다.그렇게 보면 인간의 욕망을 돈으로 수치화 한다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 싶다.

3.100엔숍,저렴함의 비밀은?--여러가지 방면에서 비용을 낮췄기 때문이다.100엔숍에서 현명한 소비를 하려면 원가를 따지지 말고 필요한 것을 사라고 한다.

4.어린이 의료비 무료화는 시행하면 모두에게 천국이 올까?--그렇지 않다.공짜는 낭비를 불러오고 현명한 소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가격 차별이 여기서도 의미를 갖는데,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란 필요한 사람이 기꺼이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이라고 한다.

5.휴대 요금의 요금 제도는 왜 그렇게 복잡한가?--첫째,그래야 바가지를 씌워도 사람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테니까,둘째는 그렇게 함으로써 공짜 폰의 대금을 교묘하게 받아 내기 때문이라고.

&기타 등등인데,이 책을 보니 휴대 요금의 요금 제도 하나에도 많은 고뇌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그리고 그걸 소비자들 모르게 하기 위해 정말로 그들은 노력에 노력을 하고 있더라.그런데,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일본이 고안해낸 요금 구조를 그대로 갖다 베끼고 있지 않는가 싶었다.왜냐면 일본의 가격 구조인데도 놀랍게도 우리랑 똑같아서...

마술 같은 책이다.신기해서가 아니라 내용을 알고 나면 놀랄 만한 점이 없다는 면에서.글쎄,이 책이 현명한 소비에 도움이 되려나는 잘 모르겠다.게다가 스타벅스에서 늘 대형 사이즈만 사먹으라는 충고라니...우린 당장 에드벌룬처럼  부풀어서는 둥둥 떠다니게 되지 않을까?하긴 떠다니게 되면 교통비까지 절약 될테니 더 이득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르는 일이겠다.결국 이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소비자라기 보다는 가격 차별,규모의 경제성,비교 우위등 간단한 경제 개념을 가지고 책 하나를 넉근하게 채운 이 작가로 보였다면 너무 냉소적으로 들릴려나?

 어쨌거나 쉽게 읽히는데다 이해하기도 쉽다.심심풀이로 읽어 보심도 괜찮을 듯 ...하지만 표지에 쓰인 대로 경제를 알면 당신의 미래가 보인다는 식의 주장엔 넘어가지 마시길.당신의 미래는 이 책을 봐도 전혀 안 보일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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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작가, 위대한 상상력 - 서머싯 몸이 뽑은 최고의 작가 10명과 그 작품들
서머셋 모옴 지음, 권정관 옮김 / 개마고원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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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이 소설가의 입장에서 10대 명작의 목록을 만들어 그 작품과 작가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평론집이다.소설은 재밌어야 한다는 자신의 지론을 바탕으로 그가 고른 작품들을 보자면 <톰 존스>-헨리 필딩 <오만과 편견>--제인 오스틴 <적과 흑>-스탕달 <고리오 영감>발자크 <데이비드 코퍼필드>--찰스 디킨스 <보봐리 부인>--플로베르  <모비 딕>허먼 맬빌  <폭풍의 언덕>-에밀리 브론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스토예프스키 <전쟁과 평화>--톨스토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없다는 점만 뺀다면 수긍이 가는 선정이다.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가치는 책을 제대로 고를 줄 아는 작가의 안목에 있지 않았다.글을 너무 잘 썼다는 점에 있었지.

 솔직히 별 기대 없이 집어든 책이었다.원래 평론집을 그다지 신뢰하는 편이 아니다.현재까지 읽은 수많은 평론집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거라곤 르네 지라르의 이름도 거창한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이 유일하니 대강 평론집을 대하는 내 기분이 어떨지 짐작하실 것이다.이것도 뜨악류에 지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오마나, 이게 왠일? 그가 선정한 소설 못지 않게 잘 쓴다.깜짝 놀랐다.탄탄한 문장에 군더더기 없는 묘사,완벽한 구성에 일관성 있는 서술 태도에 성실한 사전 조사,무엇보다 그 역시 탁월한 소설가란 사실이 새삼 떠올려 질만큼 작가들에 대한 모순 없는 통찰력까지.완벽했다.열명의 작가에 대한 설명은 물론이고 작품 자체에 대해서도 너무도 흥미 있고 설득력있게 서술하는 바람에 그 책 만큼이나 즐거웠다.평론이 해당 책보다 더 나은 경우는 흔하지 않은데,더군다나 그가 선정한 책을 보라! 한결 같이 대가들 아닌가? 다른 사람이 했다면 분명 졸작에 변죽만 울려대다 말 작업이었을텐데도, 쉽고도 우아하게 남들 다 아는 것을 알려 준다는 식으로 써내려 가는걸 보자니 경이로울 뿐이었다.옛날 사람들도 이렇게 잘 썼구나 기가 죽었다.

 이 책이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이유는 많겠지만서도,특히 내 눈에 뜨이는 것은 천재 소설가 반열에 올려 놓아도 무방한 서머싯 몸이 다른 천재 작가들의 삶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려주는 것들이었다.우리 같은 둔재들은 천재의 휘광에 눈이 부신 나머지 그들이 가진 인간적인 결점은 눈감아 버리거나 묻지마 신화로 만들어 버리기 마련이다.다시 말하면 환상 속의 그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하지만 서머싯 몸에겐 그런 환상이 끼여들 여지가 없었다.천재가 어떻게 탄생하고 자라며 글을 쓰고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해 본인이 잘 알고 있었기에 천재들의 허세가 그에겐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지극히 냉정하고 초연한 눈으로 응시하던 그의 시선을 통해 평소 존경해 마지 않았던 대가들을 보니 역시 달라 보인다.대가들의 몰랐던 사생활과 비밀을 엿들으면서 시종일관 낄낄대거나 공감의 고개를 주억거렸으니...이해를 돕기 위해 대충만 적어 보자면 이렇다.

 
*톡쏘는 듯한 매력을 지녔다는 제인 오스틴에 대해 비평가인 개로드는 제인이 낭만적이거나 비상식적인 일련의 사건들에 의한 이야기는 쓸 줄 몰랐다고 말한 적이 있다.하지만 제인은 그런 이야기를 쓸 재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그녀는 너무나 분별있고 유머가 넘쳐서 낭만적인 사람이 될 수 없었다.또한 비상적식적인 것이 아니라 상식적인 것에 흥미를 느꼈다.대신에 그녀는 날카로운 통찰과 반어,그리고 날렵한 재치로 상식을 비상식으로 변주해낼 줄 알았다

*바람둥이가 되고 싶어 안달을 했지만 늘 실패를 거듭했다는 문제아 스탕달에 대해 아이들이란 늘 그렇기 마련이지만,그도 평범한 구속을 과도한 폭정으로 여겼다.강제로 공부를 시킬 때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못하게 할 때,아이들은 자신이 몹시 가혹한 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이런 점에서 스탕달도 보통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그러나 보통 아이들은 다 크고 나면 어릴 적 불만은 다 잊는 반면,그는 53세 때도 그 오래된 원한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점이 그들과 달랐다.

스탕달이 방금 보고 온 연극을 고쳐서 어떻게 하면 자기 작품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염치없는 말을 일기에 되풀이해서 적어 놓은걸 보면,그에게 창착 능력은 그다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탕달은 꾸며내는 재주가 그다지 뛰어나지는 않았다.그러나 자연이 어떻게 해서 이 저속한 광대에게 사물의 속성을 정확히 간파해내는 재능과 복잡 미묘하고 변덕이 심하며 기괴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부여했는지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는 자기 주변의 인간들을 매우 하찮게 여기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흥미를 매우 강렬했다.

*무분별과 허영에 의한 빚이 아니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지 몹시 궁금해지는 발자크 발자크는 전쟁과 평화처럼 서사시적 웅대함을 지닌 소설이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처럼 음울하고 마음을 격동 키시는 소설,오만과 편견처럼 아름답고 기품있는 소설은 한편도 안 썼다.그는 어떤 한 작품이 뛰어나기 때문에 위대한 게 아니라 가공할 만한 양의 작품을 생산해냈기 때문에 위대하다.

*우리의 영원한 허영때기 언니 엠마 보바리에 대해 우리는 누구나 터무니없고 가당찮은 백일몽을 꾸고,그 속에서 부자나 잘생긴 사람이나 입신양명하는 사람이 되고 낭만적인 모험의 주인공이 된다.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분별력있고 소심하며 모험심이 없기 때문에,백일몽이 실제 행동에 영향을 미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하지만 엠마 보바리는 환상속에서 살려고 애쓴 인물이라는 점에서,그리고 지나치게 절세 미인으로 묘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반 사람들과 다르다.

 나머지는 재밌는 부분들은 책에서 찾아보시길.간혹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긴 했지만,이 작가보다 더 깊이 있게 스탕달이나 발자크,플로베르등을 통찰한 사람은 못 본 것 같다.10명의 작가들에 견주어 상상력이나 통찰력에 있어 조금의 모자람이 없는 작가의 명쾌하고 탁월한 평론집이었으니,재밌는건 기본이고 유익한건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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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비트
쇼지 유키야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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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말고 누가 이 책을 들여다 볼까 의문이긴 하지만,그래도 노파심에 한자 적기로 한다.

하트 비트...책의 맨처음에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니? "라는 말을 세번 되풀이해 적고 있다.광장히 의미심장에 보이는 그 말이 바로 이 엉성한 소설의 복선이다.이 책의 주인공이 타인의 심장 뛰는 소리는 듣지만,자신의 심장 뛰는 소리는 듣지 못하는 죽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여차저차한 이유로 죽은 반장은 10년전 여자친구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본으로 간다.자신이 죽었다는 것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돌아 다니는 그는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은 여자친구가 못내 걱정이 된다.자신 혼자 힘으로는 그녀를 찾는건 무리라고 생각한 그는 학창 시절의 친구에게 도움을 받기로 한다. 다른 주인공인 고등학생 유리의 집엔 죽은 엄마의 귀신이 떠돌아 다닌다.엄마를 홀대했던 전력이 있는 할아버지는 병원으로 실려가고 집은 발칵 뒤집힌다.그렇다면 과연 귀신은 존재하는 것일까?그 둘의 사연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식스센스처럼 자신이 죽었음에도 죽은 줄 모르고 떠다닌다는 걸 복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미스테리 소설이다.식스 센스가 나온지 어언 10년이 넘었건만 아직도 우려먹을게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가 있다니 가소롭다.게다가  남의 아이디어를 베꼈으면 적어도 그보다는 정교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게 아닌가? 완전히  주먹구구식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이런식으로 사후 세계를 만들어 내는건 아무리 소설이라고 해도 재미가 없다.순정 만화 주인공들처럼 현실성 없는 등장인물들에 사건들,유치한 이야기 전개까지,다 읽고 나서 읽은걸 후회하도록 만드는 책이었다. 게다가 이 책 읽고 자면 악몽까지 꾼다니까,여러모로 영양가 전혀 없던,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갖가지 이유를 다 가지고 있던 소설이었다.혹 완벽한 비추를 지향하기 위해 태어난 소설이 아닐런지 추측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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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앤 2008-06-12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문장에서 알라딘 직원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크

이네사 2008-06-13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앤님--오,아니요.알라딘 직원 절대 아닙니다.
원래 이 원문이 네이버 블러그에 있거든요.제 이웃들 보시라고 리뷰 쓰는데 다른 이웃분들 이 책 나왔는줄로 모르실거라는 생각에 쓴거여요.제 이웃들은 제가 별로라고 하면 오히려 왜 별로라고 하나 궁금하시다는 분들도 계시거든요.그래서 쓸때마다 고민이지 뭐여요.
 
왕국 1 - 안드로메다 하이츠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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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이름이라기 보단 요구르트 상호명 같은 이름을 가진 작가의 신작이다.이 작가의 책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그녀에 대한 존경이나 애증이나 선호도가 없던 터라 어떤 책일지 궁금했다. 이 작가에 대해선 아는 게 거의 없어서 이 사람이 여자인가도 자신이 없다.어렴풋이 맞는 것도 같은데...앗,다시 생각해보니 남자가 이런 글을 썼을 리 없으니 여자가 맞지 싶다. 작가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채로 신작을 읽는 것이 책의 입장에서 보면 다행일지 아님 마이너스 일지 의문이었는데,이 책만큼은 마이너스였다. 휘광 효과나 인내심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즉,그다지 궁극적으로 잘 된 책이라고 말하긴 어려웠다.쉽게 말하면 별로였다.

산속에서 차의 명인인 할머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시즈쿠이시(선인장 이름중 하나라고 함)는 할머니가 몰타로 떠나자 시내로 나와 혼자만의 삶을 시작한다.마땅한 일자리를 찾던 중 유명한 맹인 점쟁이가 어시스턴트를 구한다는 말에 면접을 본다.앞날을 보는 예지력을 가진 가에데는 새 책을 내기 위해 비서가 필요한 참이었다.예지력과 함께 남다른 이해심을 가진 가에데와 일을 하게 된 시즈쿠이시는 선인장을 키우면서 할머니가 가르쳐준 치유력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노력한다.어느날 가에데가 그녀가 아끼는 선인장을 보여 달라고 부탁하자 스즈쿠이시는 기뻐하면서도 의아해 하는데...앞으로 그 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는 여운만 남겨 놓은 채 변죽만 울려대다 끝을 맺던 1권이었다. 놀라운 점은  2권에서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전혀 감을 못잡았다는 것이다.3편중 첫 권이라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았다고 해도 다음에 뭐를기대 해야 하는가 정도는 알려 줬어야 하는데, 이렇게 끝을 맺어 놓으면 누가 2편을 읽고 싶어할지 의문이다.자신의 이야기에 엄청나게 자신이 있고,독자들도 그렇게 믿을거라 생각하는 작가든지,아님 판권을 엄청나게 낸 나머지 수지를 맞추려면 세 권으로 내야 하는 절박한 사정이 있는 출판사가 아니라면 절대 해내지 못할 도박이 아닌가 싶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치유력을 지닌 글을 쓰고자 한다고 얼핏 들은 것 같다.그녀가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했는가 알 것 같다.이 책에서도 그런 내용들이 자주 언급되기 때문이다.증오나 욕심,이기심,질투,경멸,혐오 ,세상을 어지럽히는 모든 악들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선함을 되찾자는 식의 말들.선인장이나 다른 식물들에게 인간과 같은 영혼을 부여하고,그들에게서 위안과 따스함을 발견해내는 그녀만의 감성과 시선은 독특했다.뭐,그렇다고 그게 존경스러웠다는건 아니니 오해는 마시길...

그런데,이 작가가 정확히 몇 살인지는 모르겠지만,정신 연령은 소녀에서 벗어나지 못한게 아닌가 싶었다. 글을 잘 쓴다.하지만 하이틴 로맨스나 순정 만화에 비교해 질적인 차이가 보이지 않는 내용이었다.게다가 이렇게 느른하고,나른한 감성에 환상을 부추기는 말투,난 무지 부담스럽다.언뜻 그녀의 말은 설득력있게 들려 온다.선인장엔 정말로 정령들이 살고,우리 인간에게 치유를 위한 에너지를 보내고 있으며,우리의 몸을 다스리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말,그럴 듯하지 않는가? 그런데 문제는 설사 그 모든 것들이 사실이라 해도 난 상관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 안 되는 현실성 희박해 주신 말들로 치유가 될거라 생각하는것 자체가 소녀적인 사고다.환상에 근거한 분석으로 어떻게 치유가 될거라 생각한건지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다.그나마 상상력이 대단했다거나 재미가 있었더라면 용서가 되었을텐데,용서해 주고 싶을 만큼은 아니었으니...허공속을 혼자 열심히 떠돌아 다니고 있던 바나나 양은 그냥 그렇게  떠돌게 냅두고,표지에 나온 말을 옮겨 보기로 한다면...

"가장 좋은 것을 찾도록 해라.
흐름에 몸을 맡기고 겸허해져라.
증오는 너의 몸 세포 하나하나까지
상처를 입힐거야"

갑자기 도를 깨달은 듯한 말투로 지껄여 대는 그녀의 말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명하려나 궁금해진다.하긴 뜬구름 잡는 듯한 코엘료의 책도 먹혔으니 그건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동화도 아니고 순정 소설도 아니며,그렇다고 구도 소설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건만,치유를 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어디에 분류를 해 줘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다. 쉽게 짐작되기론 작가가 자신의 능력에서 벗어나는 글을 쓰고 있는게 아닌가 싶던데,1권만 본 지금으로썬 결론을 내리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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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앤 2008-06-12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델님은 남자일거같은데욥
저도 요시모토는 한번도 안읽어봤고
앞으로도 안읽을 예정인데 그 결정타는 그녀의 최근 인터뷰였죠
이지매경험이 있을듯해요
코엘료도 타큐멘터리에 젊은 시절이 나오는데 노년에 후광이 비췄다고나 할까.. 훋

이네사 2008-06-13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앤님--오,아델이나 아이디를 쓰는 남자가 있을까요? 건 의문인데요? 전 여자랍니다.그리고 여자도 왜 충분히 이런 감상 나부랭이만 폴폴 날리는 책 싫어할 수도 있죠.
이지매라고 하니 웃기네요.실은 이지매 당하게도 생겼거든요.얼굴이 아니라 성격이...
크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