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빌 브라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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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경고---이 책은 원치 않은 웃음을 유발할 수 있으니 법정이나 장례식장이나 ,지하철,공공 도서관,공연장이나 기타 정숙을 요하는 장소에서는 삼가시기 바랍니다.

으하하하...다시 빌 브라이슨이다.감사하게도...살다 보면 왜 저런 놈은 죽지도 않는거야 하늘도 무심하시지 한숨 쉬게 되는 경우도 생기지만,빌 같은 사람만큼은  "신이시여,제발 그는 무병 장수하여 글 많이 쓰게 도와 주소서"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게 한다.것도 자동적으로...
남들과 별다를게 없는 평범한 어린 시절을 이토록 흥미로운 소재로 탈바꿈시키다니,요 얄미운 재주꾼 같으니라구, 그의 통통한 볼을 붙잡고 마구마구 꼬집어 주고 싶어진다니까. 정말로 탁월한 글솜씨다. 어찌나 탁월하던지 어떤 소재를 던져 줘도 그는 우릴 웃게 만드는 이야기로 탈바꿈 시킬 거라고 이젠 믿게될 정도다. 웃음의 연금술사란 종교가 있다면 그는 단연코 교주 감이니, 이 참에 나는 그의 열성적인 신도로 미리 등록이나 해볼까나?

내용은 빌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 것이다.빌이 살았던 1950년대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작은 도시 디모인엔 왠만해선 죽지 않는 강철같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의 눈으로 보면 한없이 무지하고 무식하며 황당했던 그 시절을 그들이 어떻게  살아 갔던가 하는 것이 어린 빌의 눈을 통해 낱낱히 그려 지고 있는 책이다.알고보니 빌은 유머 감각만 천재적인게 아니라 기억력 또한 천재적이었다. 거의 잊은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음주와 담배? 해로울게 뭐가 있겠는가?한없이 권장 되던 엑스레이를 맘껏 쐬고, 소독차에서 뿜어 내는 석유 냄새도 향기롭기 그지 없던 시절,거기에 자신을 초능력자 선더볼트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어린 빌이 초능력 빔을 쏘아 사람들을 숯으로 만들어 버린 사연들이 진지하게 펼쳐지나니,기발하게 쓰여졌고,재치 있게 웃기며,황당한 일화들마저 어찌나 재밌던지...마치 내가 그 세월을 산 듯한 기분이 들었다.엄숙한 마음으로 무게를 잡으며 독서를 하다가도 어느덧 낄낄대면서 웃고 있는 나를 발견했으니, 역시 빌 브라이슨이다.존경스럽다.그가 아니면 누가 이런 자연스런 유머를 구사하겠는가? 없다고 본다.아직까지는 발견된 바 없다고 자신하는 바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빌 브라이슨이 어떻게 그렇게 글을 잘 쓰는지 알게 된 것이었다. 바로 그의 아버지인 빌 브라이슨 시니어가 탁월한 스포츠 기자였던 것이다!그럼,그렇지...천부적인 재능이 있었으니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던 거구나 싶어 고개가 끄떡여 진.
다음 문장은 슈퍼맨 못지 않는 초능력자 선더 볼트 키드로 세상을 평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빌 브라이슨이 자신의 활약상을 설명한 것이다. 혼자 힘으로 초능력자의 삶을 개척하는것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하소연을 늘어 놓는 그, 그의 너스레가 귀엽기만 하다.

 
"다행히 나는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나쁜 사람들을 붙잡거나 보통 사람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데는 내 초능력이 통하지 않았다.나는 엑스레이 투시 광선을 사용하는 데 뛰어나서 예쁜 여자의 옷 속을 꿰뚫어보거나,내 즐거움을 방해하는 사람들,예컨대 선생님,베이비 시터들,뽀뽀를 해달라는 할머니를 숯으로 만들어 없애 버렸다.그 시대의 영웅들에게는 나름대로 전공 분야가 있었다.슈퍼맨은 진리 및 진리와 미국의 성공을 위해 싸웠다.로이 로저스는 급수 시설에 독을 풀거나 미국식 삶을 방해하고 공격하려는 음모를 꾸미는 공산국가 간첩들에 맞서 싸웠다.조로는 분명하지는 않지만 틀림없이 건전한 이유로 바보같은 가르시아 상사를 괴롭혔다.나는 멍텅구리들을 죽었다.나는 지금도 그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중이다...슈퍼맨과는 달리 나에게는 내 힘의 근원에 대해 설명해 줄 사람이 없었다.나는 혼자 힘으로 초능력의 세계를 개척하고 역활 모델을 찾아야 했다.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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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수다 - 나를 서재 밖으로 꺼내주시오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진원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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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귀여운 표지다.거기다 작가를 닮은 듯한 저 남자는 어떻게 그린 것일까?실제 작가의 케리컬쳐가 아닐까 싶다.이 책을 보니 작가의 분위기가 딱 저렇게 통통하고 덜렁대며 대략 얼렁뚱딴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평소 <공중 그네>의 주인공 이라부 의사가 누구를 본따 만든 것일까 궁금했는데 ,별로 추리가 어렵지 않았다. 자신컨대 작가 자신일 확률이 99%다.

 

하지만 왜  책 제목이 "오! 수다 "인지는 모르겠다.내용이 수다랑은 별로 상관이 없던데.표지엔 작가가 부산을 전격 방문했다고 느낌표까지 그려놓았는데,물론 방문한 것은 맞다.하지만 그건 그가 10개월 동안 다닌 여러 항구 도시중 하나에 불과하다.전격 방문? 한물 간 탈랜트가 동네 마트 방문한 것도 아니고,촌스럽게 시리...왠 호들갑인지.뭔가를 팔려면 과장에 뻥을 철판깔고 떨어줘야 한다는건 알지만서도 , 책도 다르지 않다는게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

 

각설하고,이 책은 출판사의 권유와 등떠밀림에 힘입어 작가 오쿠다 히데오가 항구 도시 레스토랑을 전전한 것들을 모은 기행문이다.기행문이자 미각 보고서 정도?좋은 사람은 다 집에 있는 법인데,왜 난 여행을 하고 있더냐 한탄 하면서 떠난 여행,자긴 게을러서 누가 떠밀어 주지 않으면 결코 여행 떠나는 사람이 아니란다. 건 나랑 비슷해서 맘에 든다.생뚱 맞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작가의  항구로 떠난 여행,그럭저럭 재밌었다.하지만 혼자 떠난게 아니라 편집자랑 사진 기자 등등하고 떠난 여행이라 고독이나 뭐 이런걸 느낄 새가 없다는게 별로였다.짜여진 일정 따라서 열심히 뭘 먹을까 ,그리고 뭘 먹었다가 주요 테마다 보니 종래 질린다는 것도 그렇고.먹는 이야기만,것도 누가 작가 아니랄까봐 어찌나 그럴 듯한 표현으로 맛있다고 해대던지...끝내 기름 냄새에 절은 것처럼 질려 버렸다.도무지 먹는 것만 취재하자는 아이디어를 누가 냈는지 모르겠다.그걸 덥석 받아 들여서는 모르모트처럼 군말없이 먹어 주는 이작가는 또 뭐고.나오키 상을 받은 후에도 여전히 이라부 의사처럼 격이 없는걸 보니 왜 사람들이 이 작가를 좋아하는지 알것도 같다.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별로였다. 이 작가가 좋아지려면 아무래도 다른 책에 기대를 걸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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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역사 뫼비우스 서재
케이트 앳킨슨 지음, 임정희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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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난 올리비에는 한밤중에 자신의 집 뒷뜰에서 실종된후 행방이 묘연해진다.그로부터 30년 뒤 수학 교수 였던 올리비에의 아버지가 70의 나이로 사망하자 유품을 정리하던 딸들 아멜리아와 줄리아는 책상 서랍에서 인형을 발견한다.그 인형은 올리비에가 실종 된 날 함께 사라진 것으로,그동안  딸들은 아버지가 올리비에를 죽인 것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었다.딸들을 강간하던 아버지였으니 딸을 죽이지 못할게 뭐가 있겠는가만은 그 누구에게도 의혹을 털어 놓지 못하고 있었던 딸들.이제 단서가 생긴 그들은 인형을 가지고 사립 탐정 잭슨 브로디를 찾아 간다.과연 천사같던 올리비에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한 마을에서 벌어진 세가지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잭슨 브로디 탐정의 활약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올리비에의 실종,도끼로 남편을 살해한 아내의 진실,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딸을 묻지마 살해범에게 잃은 뒤 그를 잡기 위해 삶을 포기한 변호사 테오의 사연등...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겪은 사람들의 내면을 실감나게 따라가면서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잭슨의 개성과 인간미가 돋보이던 책이다.인간이 어떻게 다른 인간에게 이런 짓을 한단 말인가? 이러고도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회의가 생길 만큼 인간의 있는 그대로를 잘 파악해 썼다.특히 피해자인 여성의 입장을 잘 포착하던데, 같은 여자로써는 많이 섬뜩했다.살아가면서 범죄의 피해자는 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도 됐고...며칠 전 잡은 일산 아동 추행 미수범에게 15년형이 내려 졌다고 한다.엘리베이터에서 아이를 마구 짓밟던 모습과 잡혔을 때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며 사죄하던 모습을 떠오른다.화가 난다.아이들만은 그런 일을 겪지 않고 자라는 세상이 왔음 하고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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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밴드왜건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4
쇼지 유키야 지음,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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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가족들의 이름만 외면 다 끝 났다고 봐도 좋은 소설이다.90년에 걸쳐 대대로 헌책방 <도쿄 밴드 왜건>을 운영하는 집안의 이야기인데,지금은 4대가 함께 모여 살고 있다.그런데 그 가족들이 보통 복잡해야 말이지...가족들의 이름,난 끝내 다 못 외웠다.내 탓 아니다! 절대,단연코, 내 탓 아니다. 거기다 이름보다 더 복잡한 가계도는 그리다 말았다니까.누가 그걸 그려 준다면 정말로 이해에 도움이 될텐데...배다른 가족에,데려온 자식에,친정과 왠수진 며느리에,죽은 할머니까지,한마디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이런 집안이 바람 잘 날 있다고 하면 아마 그게 더 이상한 것일껄?어쨌거나 가족들 하나하나가 개성 따따로 확실해 주시니 이야기들이 저절로 발생해 준다는 장점은 있더라. 바람둥이 손자에 새침떼기 미혼모 딸, 락커 정신으로 무장해 한 평생 살아온 아들과 딸을 오매 불망 짝사랑 하는 영국인까지...그들이 머리를 맞대고 모여 소소한 단서들을 가지고 주변의 미스테리를 추리해 나가니,재밌을 수 밖엔 없었다.가족주의 표방하는 미스테리라니...이런 발상을 해낸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기발한 발상에 다양한 인간미, 훈훈한 이야기들,잔잔한 가족애가 흐믓한 책이었는데,이젠 일본에도 이런 대가족들은 보기 힘들다고 한다.그런 가족들에 대한 애잔한 로망이 있는 한 아마 이런 책은 언제까지 인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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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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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다무라 히사요는 19살 되던 1979년에  고향 나고야에서 도쿄로 올라온다.표면상으로는 재수를 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속마음은 도쿄에 자리를 잡겠다는 일념뿐."도쿄쪽 대학이면 어디나 좋았다.학과나 계열에 상관없이 도쿄에 있는 대학이라면 승가 대학이라도 좋았다"고 할 정도이니, 그의 나고야에 대한 염증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그렇게 그의 바람대로 따분하기 그지없던 나고야에서 벗어나 도시 촌놈이 된 후,성공하겠다는 의지보다는 되는대로 살아가던 그의 청춘이 그려지고 있던 소설이다.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던 주인공의 젊은 날들,지금의 작가가 있게 만들었다는 그의 20대는 초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재밌는 책은 아니여서 유쾌한 책을 기대한 나로써는 좀 실망이었다.그다지 별다른게 없었으니까.

"사랑스러울 만큼 유쾌하고 풋풋한 젊음"이라거나 "문장 사이사이에서 기세 좋게 튀어나오는 걸작 청춘소설!"이라고 책 표지에 쓰여져 있던데, 그건 조금 과장된게 아닐까 싶다. 걸작은 고사하고 청춘 소설로 분류하기도 어정쩡한 소설이었으니까.

어쩜 작가 자신의 진짜 20대를 과장없이 그린 것이라 심심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작가라고 해도 인생 자체가 드라마틱할리는 없으니까.79년 재수생으로 도쿄에 입성하고,어영 부영 대학 생활하다,아버지의 파산으로 대학 중퇴,카피 라이터로 직장 생활을 시작,그리고 30이 되어 버린 89년까지...그 10년동안 그가 겪은 일화나, 스쳐 가듯 지나간 여인 세 명과의 싱숭생숭한 로맨스,간간히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 시대 상황들 그다지 인상적이라고 할만한게  없었다. 어디 그의 청춘만 그러하겠는가? 대부분의 청춘이 어느정도는 그렇게 밋밋할 거라 단정한다면 지나친 억측이려나?

그러니,굉장히 재밌는 감동적인 청춘 소설을 기대하셨다면 이 책은 안 드시는게 좋을 것이다.80년대 일본에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또 모를까.88년 올림픽을 둘러싼 서울과 나고야의 개최 경쟁이 당시 일본 사회에서도 관심이 되었었다는걸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는데, 81년만 해도 아득하던 88 올림픽도 이제 88년도 먼 과거일 뿐이라니 끔찍한 기분이다.

걸작이라고는 하기 여러웠지만 작가의 의뭉스럽게 무리없이 써 내려가는 작가의 글 솜씨는 여전했다.작가의 현재를 있게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하던데, 작가에게 직접 물어 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해진다. 그의 생뚱맞고 솔직한 성격을 감안해 보면 너털웃음을 터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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