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갱이 지구를 돌린다 오늘의 일본문학 5
이사카 고타로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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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기 발랄하고 심오하며 특이한 제목답게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소설이다.냉정해 보일 정도로 세상사에 초연한 인간 거짓말 탐지기 나루세,그의 떠벌이 친구인 교노,생체 시계를 몸 안에 장착한 채 살아가는 유키코,동물을 좋아해 뉴질랜드에 양과 함께 사는 것이 꿈인 소매치기의 대가 구온등 네 사람은 은행에 강도가 들었을 때 우연히 인질이 된 기념으로 은행 강도단을 결성 한다.말하자면 "우린 저것보다 잘 할텐데"갱단이었다고나 할까.그리하여 꼼꼼하게 준비하고,치밀하게 계획해서,낭만적으로 털고,소소하게 분배에 성공하던 그들은 어느날 생각지도 못한 장애에 부딪힌다.다름 아닌 다른 갱단에게 방금 턴 돈을 몽땅 털린 것,나름 낭만 갱의 기치를 내걸던 갱단원들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자존심 상해 한다.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돈을 찾아야 한다고 결정한 넷은 단서를 찾아 움직이고 나루세는 안절부절 못하는 유키코를 유심히 관찰하는데...

 

동명의 영화를 봤던 터라 재미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여전히 재밌었다.영화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걸 보니 역시 이사카 고타로의 글솜씨는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기발하고,재치 있으며,예리하고,허를 찌르는 이야기 전개에,아귀 딱딱 맞는 유치함,개성 강한 주인공 넷이 주고받는 명랑하고 어벙한 대사까지...낄낄대고 웃으며 보기 딱 좋았다.일시적이건 영구적이건 심각한게 싫으신 분들에게 안성맞춤,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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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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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믿어 주기 바란다.길게 쓰고 싶었다.실제로 길게 쓰기도 했었다.그런데 도무지 그걸 이웃들 보라고 올려야 할지 망서려진다.교육 잘 받은 순진하고 성에 무지한 남녀가 결혼을 했는데,초야를 못 치룬 걸로 대판 싸우다 그날로 이혼한다.그 뒤 40년이 지나고 나서 남자가 그 날을 안타까이 회상한다는 줄거리,재미 없었다.재미없었다는 말 외에 잔뜩 덧붙인 말들은 사족에 불과했다.공감? 될 턱이 없다.오히려 내가 이걸 꼭 알아야 해?라는 불만이 잔뜩 텨져 나왔다.물론 잘 쓴 글이다.두말 하면 잔소리다.이언 매쿠언을 가르켜 특이한 소재를 특이하게 쓰는 작가라고 하던데,특이하게 쓴다는 점,맞다.정말로 특이하게 잘 쓰는 작가다.그리고 특이한 소재를 다룬다는 점에도 이의가 없다.하지만 내가 똑같은 단어를 써서 똑같은 말을 내 뱉는다고 해도 뉘앙스는 현저히 다를 것이다.다른 사람들이 경외와 존경을 담는다면 난 경악과 뜨악함을 담아서 하게 된다는 점에서...히친스가 이 작가를 좋아하는 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니까.개인적으로 만나면 그래도 매력적인 면이 있긴 한가 보다.이언 매쿠언의 새 책인 My passage to puglia가 평이 좋던데,그거나 기다려 볼 생각이다.혹 아는가? 그 책엔 반하게 될런지...제발 그렇게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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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앤 2008-05-13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아델라이드님의 리뷰를 읽으니 체실 비치에서 한권 다 본 느낌입니다 쿠쿠쿠
믿어 드립니다 아쿄쿄 웃음이야..

rhizomer 2008-05-16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석달동안 여행하느라 집을 비웠어요 여행지에서 서점은 안빼먹고 들락거렸는데, 세실비치는 새책 코너에 깔려 있어서 꼭 펼쳐보았던 기억이. 여기도 오랫만인데 세실비치가 깔려 있네요 ㅋㅋㅋ 다른 맛있는 서평도 많고^ ^

이네사 2008-06-13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앤님--어흑...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ㅠ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중이여요.

이네사 2008-06-1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이름이 복잡하네요.리좀머님?
이안 매쿠언의 얼마나 유명한지 대강 짐작이 되네요.이름만으로 팔이는 작가가 아닌가 해요.이젠...전 서평이라고 하기도 그렇죠?그냥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거라고나 할까요?ㅋㅋㅋ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조지의 우주 시리즈 1
루시 호킹. 스티븐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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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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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엔 별과 달과 우주가 마냥 아름답고 신비해만 보였다.그런데 웬일인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주를 바라보는 내 시선엔 두려움이 실린다.너무 광활하고,거대한데다 미지의 정보는 널려 있어서 내 작은 머리로는 미처 다 파악하거나 이해한다거나 파헤친다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서가 아닌가 한다.어린 시절의 경외가 어른이 되니 두려움으로 바뀌다니...진리가 너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도 때론 안 맞을 때도 있는가 보다.기지旣知의 눈이 아닌 미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 보라는 말이 이럴때 적당하려나.그렇다면 알면 알 수록 두렵기만 한 우주에 대한 책을 난 왜 집어 들은 것일까? 조카를 위해 읽었다.언젠가 우주에 대해 궁금해 할 녀석에게 들려주고 싶은 맘에...우주에 대해 궁금하신게 있으십니까? 조지가 우주의 비밀을 알려 드린답니다.그렇다면 저 우주엔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요?라고 설명하고 있을 나를 상상해 가면서.

 

조지는 옆집으로 이사 온 애니와 알게 되면서 우주 여행을 하게 된다.애니의 아버지는 천재 과학자로 그가 만든 코스모스라는 컴퓨터는 우주로 여행할 수 있는 창을 열 줄 아는 특별한 컴퓨터였다.애니의 도움으로 우주로 간 조지는 행성과 혜성,태양과 달,그리고 우주와 블랙 홀에 대해 배우고,애니의 아버지가 인간의 미래에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걸 알게 된다.코스모스의 존재를 알게 된 조지의 선생님 리퍼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음모를 꾸미는데,과연 리퍼의 정체는 무엇일까?...쉽게 쓰여졌다는 점만 다를 뿐,스티븐 호킹의 의견과 견해가 곳곳에 반영된 책이었다.인간 생존의 미래가 다른 행성을 찾아 내는 것에 달렸으며,과학이 지구나 인간을 위해 쓰여져야 한다는 그의 소신이 이 책 속에서도 등장한다.다른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나,이주를 해야 하는 것이나 과학자에게 달렸으니 우리 미래는 그들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 싶다.그런데,지구의 미래가 어차피 한정된 것이라니.좀 슬프다.이렇게 아름다운 별 지구의 운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니,믿고 싶지 않지만 천재의 말이니 아마 맞는 말이겠지?

 

언젠가 타임지에서 전 우주에 지구와 같은 별이 있을 확률과 우리 인간과 같은 고등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에 대해 쓴 기사를 본 적이 있다.확률로 따져서 우리 지구와 같은 환경에 고등 생명체가 살고 있을 행성은 단 2개라고 한다.그 중 하나가 우리 지구니까,경우의 수만 따지자면 다른 하나만 남는 셈이다.그렇게 셈해 보면 우리가 얼마나 외롭고,희귀하며,엄청난 확률에 당첨된 존재들인지 상상 되실 것이다.로또의 희박한 확률에 대해 거품 무는 사람들? 명함도 못 내민다.알고 보면 우린 그보다 더한 확률에 이미 당첨된 존재들이라니까.물론 그걸 거의 자각하긴 힘들다는게 문제지만서도.가끔씩 외계인이 존재하는가 아닌가로 말들이 많을 때마다 난 생각한다.우리 자신의 존재가 이렇게 명확한데,이렇게 넓고 너른 우주에 달랑 우리뿐이라는 것이 잘 안 믿겨 진다고...당신은 믿겨 지시는가?^^

여하튼 뇌 용량이 작아도 읽기에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니 우주에 대해 궁금하신게 있으신 분들은 한번 들어봄직도 괜찮지 않을까 한다.단,뻔한 상상력의 스토리라 그다지 재밌다거나 흥미롭지는 않으니 주지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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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심리학 - 생각의 오류를 파헤치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한창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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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칫,엄청나게 재밌는 책인줄 알았다.하긴 첨엔 괴짜를 연구한 심리학 보고서줄 알았으니,뭐...알고보니 이 책은 괴짜를 연구한게 아니라 괴짜가 심리학을 연구한 것이었다.그러니까 "괴짜"는 객체가 아니라 주체였다는 말씀. 괴짜 심리학자인 저자는 괴짜는 아무나 하나?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해괴한 것들만 골라골라 실험을 해서는 이를 바탕으로 대충 하나마나한 논증을 하고 있었다.그가 의문을 가지는 사항을 조목조목 살펴 보면...

 

1.사주팔자는 인생에 영향을 미칠까?-NO.사람들이 들려주는 운세를 맞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은 "바넘 효과"에 불과하다고 한다.(일반적인 점괘를 자신의 점괘로 받아 들이는 현상)점장이가 뭉뚱그려 말하는 것을 자신에게 맞는 특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2.완벽한 거짓말을 존재하는가? /그리고 일반인은 그 거짓말을 알아챌 수 있는가?--없다./어렵다.신중하게 결론 내린 것이나,운으로 찍은 것이나 결과는 마찬가지라고 하니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시는것도 괜찮겠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내려진다.

 

 3.유령의 실체--없다.우리가 유령이라 느끼는 것은 실제로 우리에겐 들리지 않는 저주파때문이라고 한다.화산이나 지진이 일어 날때 동물들이 먼저 도망갈 수 있는 것은 그 저주파가 동물에겐 들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4.암시가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없다.

 

5.정말 여섯 단계만 거치면 세상 사람들이 다 연결 될 수 있을까?--세 단계만 거쳐도 된다고 한다.

 

6.내 요구를 반드시 들어주게 만드는 비결은 ?--작은 것부터 시작 큰것을 요구하면 된다고.10년지기 친절한 이웃 아줌마에게 온 동네 사람들이 돈을 뜯기는 과정은 이런 과정을 거친 것이라고 보면 된다.

 

7.진정한 주식 투자의 달인은?--네살짜리 아이라고 한다.하지만 주변에 네살짜리 아이가 없어서 울상이신 분들도 다음의 요령을 따르면 된다고 하니 안심 하시길.주식 종목을 종이에 적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종이를 날린 뒤 그 중 무작위로 손에 잡힌 것을 골라 투자 하시면 된단다.이상 <묻지마 투자 컨설팅>에서 말씀 드렸다.

 

8.※미남자의 관심을 얻고 싶은 여성분은※--자기 PR광고를 써줄 남자부터 구하라고 한다.여자들은 죽었다 깨나도 남자들이 뭘 원하는지 짐작하지 못한다고...여기 오시는 많은 미혼의 여성분들은 새겨 들으시기 바란다. 이건 매우 중요하니 ☆☆☆☆☆!

 

9.웃기기 위해서는 -- K발음이 중요하다고 한다.우리나라 발음상 ㅋ,어감상 웃게 돼 있다나?그러고 보니 우리가 큭큭큭,ㅋㅋㅋ,크하하하.(오리)콱콱이란 말을 애용하는것도 그때문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읽고난 결론은? 심심풀이로 딱인 책이다.생각의 오류를 밝히는 심리학의 유쾌한 반란이라고 말은 거창하지만 글쎄,이걸 굳이 실험을 해서 증명까지 해야 되는 사항들인가 싶다.가끔 해외 토픽난에 굳이 실험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걸 연구해서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신적이 있으실 것이다.아니,저걸 꼭 연구해야 알아? 할 일이 그렇게도 없대?라고 말하게 되는...이 책이 바로 그랬다.그래서 본격 심리학을 표방하고 있었지만 종래 지루해진다.들어봐도 결론이 뻔한 이야기에 누가 진지한 관심이 가지겠어,안 그래?그냥 그렇다는 말이니 새겨 들으시진 마시길...(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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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니앤 2008-06-12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번!! 뭐지? 뭔데요~? 책보느니 아델님께 직접듣고파!

이네사 2008-06-1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앤님--여자들은 남성들이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잘 모른다고 해요.당연하긴 하죠.다른 성은 알기가 힘드니까요.여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점들이 실은 남자들에게 매우 따분하기만 한 자질일 수도 있다는 거죠.그러니,자신을 홍보하려면,것도 화끈하게 알아듣기 쉽게 홍보하려면,남자에게 부탁을 하라는거여요.남자들 입장에선 잘 알거아녀요.뭐가 그들을 흥미를 끌게 할지에 대해서... 이제 되셨나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달시 웨이크필드 지음, 강미경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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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을 적고 보니 눈물이 나려 한다.내가 원하던 모든 것을 얻었던 그 해라...

얼핏 듣기엔 원하는 걸 모두 얻었다고 하면 몹시 행복하겠다고 짐작을 하겠지만 이 작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걸 알기에 슬퍼진다.

그렇다면 원하던 모든 걸 얻었다는 그 해에 그녀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달시 웨이크필드, 33살의 강사였던 그녀가 간절히 원한 것은 단란한 가정이었다.듬직한 남편과 아이들 속에 둘러싸여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것,그것이 그녀가 바란 전부였다.그런데 무슨 조화 속인지 불가능해 보이던 꿈들이 갑자기 술술 풀려 한 해 동안 그녀는 원하던 모든 것을 다 얻는다.근사한 남편도,귀여운 아들 샘도...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사람들은 마냥 축하 해줄 수 없었다.그 해에 그녀에겐 좋은 일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루게릭 병에 걸린 그녀는 잃은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들 역시 차례 차례로 잃어 가고 있었다. 달리고,수영하고,걷고,말하고,쓰고,아이를 안고,보듬고,어르고,마지막으로는 숨쉬는 것까지.루게릭병이 그녀의 육체적 능력을 하나씩 잠식해 가는 동안 그녀는 차분하게 이 글을 써내려 간다.영혼을 제외한 육체의 모든 것을 ALS(루게릭병의 원래 병명--운동 뉴런 증후군)에게 빼앗기기 전까지의 순간들이 이렇게 책으로 묶여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누구나 죽는다.하지만 어떻게 죽는가는 다 다르다.누군들 품위있게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고통 없이 살다 죽는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다니...난 처음엔 이 여자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아이를 태어나게 하는 것만으로 엄마 노릇이 끝나는 건 아니잖는가,낳아 놓으면 다야?아이가 클 동안 엄마가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텐데,자라는 그 길고 지루한 시간 동안 엄마가 없다는 공백 상태를 아이에게 어떻게 견디라고 하면서 궁시렁댔다.

그러다 그녀의 사진을 봤다.휠체어 앉아 아들 샘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글 속에서 그녀가 설명하지 못한 것들이 그 사진 한 장에 다 들어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죽어 갔으며,그 고통 속에서 어떤 심정으로 아들을 낳았을까 하는 것들이.

그건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었다.희생이고,사랑이며,기쁨이고,행복이었지.그녀에게 미안해 졌다.

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그런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에.아들을 마음껏 안아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아들이 커가는 찬란한 기쁨을 누리지 못 했던 것에. 자신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아들에게 날마다 말할 수 없었던 것에.저렇게 엄마가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엄마 노릇을 할 기회를 빼았을 뻔 했던 것에 ,그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에 .

만약 내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난 글재주가 별로 없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말을 할 것이다.왜냐면 본인의 모든 것을 다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럽고,괜찮은 여자인지 설명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이 여자,달시 웨이크필드의 명복을 빈다.


 



 





제목을 적고 보니 눈물이 나려한다.내가 원하던 모든 것을 얻었던 그 해라...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던 1년동안 그녀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달시 웨이크필드,2003년 33살의 강사인 그녀는 단란한 가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듬직한 남편과 아이들 속에 둘러싸여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것,그게 그녀가 바란 것의 전부였다.그런데 왠 조화속인지 그토록 이뤄지지 않던 꿈들이 갑자기 술술 풀려 한 해 동안 그녀는 원하던 모든 것을 다 얻는다.근사한 남편도,귀여운 아들 샘도...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사람들은 마냥 축하만 해줄 수 없었다.그 해에 그녀에겐 얻은 것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잃은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들을 차례 차례로 잃어 가야 했다. 달리고,수영하고,걷고,말하고,쓰고,아이를 안고,보듬고,어르고,마지막으로는 숨쉬는 것까지.루게릭병이 그녀의 육체적 능력을 하나씩 잠식해 가는 동안 그녀는 차분하게 이 글을 써내려 간다.영혼을 제외한 육체의 모든 것을 ALS(루게릭병의 원래 병명--운동 뉴런 증후군)에게 빼앗기기 전까지의 순간들이 이렇게 책으로 묶여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누구나 죽는다.하지만 어떻게 죽는가는 다 다르다.누군들 품위있게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고통 없이 살다 죽는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다니...난 처음엔 이 여자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아이는 가지는 것만으로 엄마 노릇이 끝나는건 아니니까. 아이가 클 동안 엄마가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텐데,자라는 그 길고 지루한 시간 동안 엄마가 없다는 공백 상태를 아이에게 어떻게 견디라고 하면서 꿍시렁댔다.

그러다 그녀의 사진을 봤다.휠체어 앉아 아들 샘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글속에서 그녀가 설명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그 사진 한장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죽어 갔으며,그리고 그 고통속에서도 어떤 심정으로 아들을 낳았을까 하는 것들이.

그건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었다.희생이고,사랑이며,기쁨이고,행복이었지.그녀에게 미안했다.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그런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에.아들을 마음껏 안아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아들이 커가는 찬란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가야 했었던 것에. 자신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아들에게 날마다 말할 수 없었던 것에.저렇게 엄마가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엄마 노릇을 할 기회를 빼았을 뻔 했던 것에 대해,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만약 내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난 작가가 글재주가 별로 없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단언할 것이다.

왜냐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럽고,괜찮은 여자인지 설명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이 여자,달시 웨이크필드의 명복을 빈다.

 

 

<남편 스티브,아들 샘과 함께.>








제목을 적고 보니 눈물이 나려한다.내가 원하던 모든 것을 얻었던 그 해라...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던 1년동안 그녀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달시 웨이크필드,2003년 33살의 강사인 그녀는 단란한 가정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듬직한 남편과 아이들 속에 둘러싸여 좋은 아내이자 엄마가 되는 것,그게 그녀가 바란 것의 전부였다.그런데 왠 조화속인지 그토록 이뤄지지 않던 꿈들이 갑자기 술술 풀려 한 해 동안 그녀는 원하던 모든 것을 다 얻는다.근사한 남편도,귀여운 아들 샘도...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사람들은 마냥 축하만 해줄 수 없었다.그 해에 그녀에겐 얻은 것만 일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잃은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들을 차례 차례로 잃어 가야 했다. 달리고,수영하고,걷고,말하고,쓰고,아이를 안고,보듬고,어르고,마지막으로는 숨쉬는 것까지.루게릭병이 그녀의 육체적 능력을 하나씩 잠식해 가는 동안 그녀는 차분하게 이 글을 써내려 간다.영혼을 제외한 육체의 모든 것을 ALS(루게릭병의 원래 병명--운동 뉴런 증후군)에게 빼앗기기 전까지의 순간들이 이렇게 책으로 묶여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누구나 죽는다.하지만 어떻게 죽는가는 다 다르다.누군들 품위있게 죽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 고통 없이 살다 죽는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그런데 죽음을 목전에 앞두고 아이를 가질 생각을 하다니...난 처음엔 이 여자가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아이는 가지는 것만으로 엄마 노릇이 끝나는건 아니니까. 아이가 클 동안 엄마가 없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 텐데,자라는 그 길고 지루한 시간 동안 엄마가 없다는 공백 상태를 아이에게 어떻게 견디라고 하면서 꿍시렁댔다.

그러다 그녀의 사진을 봤다.휠체어 앉아 아들 샘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을...

글속에서 그녀가 설명하지 못한  많은 것들이 그 사진 한장에 들어가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죽어 갔으며,그리고 그 고통속에서도 어떤 심정으로 아들을 낳았을까 하는 것들이.

그건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었다.희생이고,사랑이며,기쁨이고,행복이었지.그녀에게 미안했다.그렇게 아름다운 여자가 그런 죽음을 맞아야 했던 것에.아들을 마음껏 안아볼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에.아들이 커가는 찬란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가야 했었던 것에. 자신이 얼마나 아들을 사랑하는지 아들에게 날마다 말할 수 없었던 것에.저렇게 엄마가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엄마 노릇을 할 기회를 빼았을 뻔 했던 것에 대해,그녀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만약 내게 이 책에 대해 묻는다면 난 작가가 글재주가 별로 없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단언할 것이다.

왜냐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담지 못했기 때문이다.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럽고,괜찮은 여자인지 설명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 이 여자,달시 웨이크필드의 명복을 빈다.

 

 

<남편 스티브,아들 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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