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쩨쩨한 하케 씨 이야기
악셀 하케 지음, 이성기 옮김 / 갤리온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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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낄낄대고 읽었는데 아침이 되니 어떤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이럴땐 어떻게 리뷰를 써야 할지 모르겠다.어쨌거나 대충 쓰기로 한다면,독일에선 드물게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전업 작가의 이야기다.오로지 경찰만 우러러 보는 아들의 존경을 받고 싶어 경찰복을 인터넷으로 사볼까 궁리중인 철딱서니 없는 남자의 <남편으로 그리고 아빠로 사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의 결정판이다.제목은 세상에서 가장 쩨쩨한 하케씨지만 읽다보면 심하게 공감 되는 통에 쩨쩨한 아저씨라는 생각은 차마 안 든다.그보단 엉뚱하고 소심하지만 대책없이 인간적인 이웃사촌을 만난 듯한 기분 정도?거기에 재치 있게 유머스럽다는 점도 한 없이 맘에 든다.조반니노 과레스끼 이후로 자신의 가족을 소재로 이처럼 재밌게 글을 쓰는 작가는 첨 봤는데,대견하기도 하고,안심도 된다.유럽에도 아직까지 가족을 이렇게 아끼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난 이기적인 개인주의자들만 사는줄 알았다니까.

 
이 책에서 압권은 다섯살배기 아들에게 맨날 당하고 사는 아빠의 모습이었다.아빠가 작가라는 말에 해리 포터를 치켜 들고 이거 아빠가 썼어라고 묻는 아들,한술 더 떠서 왜 아빠는 자신이 정말로 잘 할 수 있는 걸 직업으로 택하지 않았느냐고 질문한다.나라도 말문이 막힐 것 같다.차안이 아니면 잠을 안 자는 통에,그리고 팔코의 노래를 들어야 잠을 자는 통에 남들을 출 퇴근 용으로 사용하는 차를 아들 잠재우기 용으로 사용하는 하케씨의 모습은 귀엽기 그지 없었다.변신해, 변신해!라고 아들이 소리치면 정글 짐도 되었다가,바다 괴물도 되었다가 ,말도 되어야 하는 하케씨,아빠가 여기 있는 이유가 "날 유치원에 데려다 주고,저녁에 나한테 무엇을 읽어주고,내 목욕물을 받아주고,나와 놀아 주려고"라고 아들이 설명하자 나는 얼마나 멋진 존재냐며 한숨을 쉬어대는 하케씨,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쉽게 공감되지 않을까  한다.아니, 내 이야기 같아 하시는 분들도 꽤 있지 않을까 싶다.어쨌거나 이 소심하고 쩨쩨한 남자 하케씨의 살아가는 이야기,때론 분노하고,또 때론 기만당하며,머리 엄청 굴리며 살아가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남자의 행복하고,황당하고,유쾌한 이야기.부담없이 읽을만한 책을 찾는 분에게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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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케 씨의 맛있는 가족 일기
악셀 하케 지음, 미하엘 조바 그림, 김완균 옮김 / 서강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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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셋을 키우면서 신경쇠약 일보 직전이라는 하케씨의 억장 무너지는 에피소드 모음집.얇다는 점이 장점이다.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고는 보내온 편지에 하케씨가 기뻐하는 모습이 안스러웠다.

"여보오! 정말 신기하지 않아! 사람들마다 한결 같이 말하고 있어! 자기네 집도 꼭 우리집처럼 엉망이고 혼란스럽고 당황스럽다고" 기뻐할 만도 하다.자기 혼자 불행하다고 우거지상을 하고 있었는데,동지가 넘쳐 난다니 이 어찌 기쁜 소식이 아니겠는가?하지만 놓쳐선 안 될 중요한 것은 마지말 말이다."하지만 사랑이 가득하다고 말야."맞는 말이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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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향하여
존 버거 지음, 이윤기 옮김 / 해냄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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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아내가 고국으로 돌아가 돌아오지 않자 딸 니농을 애지중지 키운 철도원 쟝은 24살의 딸이 에이즈에 걸리자 절망한다.니농을 사랑하는 지노는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고,니농은 지노를 위해 떠나라고 애원하다 그의 청혼을 받아 들인다.지노의 아버지는 지노를 위해 니농을 죽이려 하지만 막상 그녀를 만나고는 결혼을 허락한다.그녀가 인간 쓰레기가 아니라 따뜻한 정이 흐르는 친절한 아가씨임을 알아 봤던 것이다.단지 그녀는 운이 나빴을 뿐이다.어린 딸을 떼어놓고 자신의 삶을 찾아 갔던 엄마 제니는 딸의 결혼식으로 향하는 마음이 좋지 못하다.축복해야 마땅한 결혼식에 그처럼 마음이 무겁고 아플거라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그렇게 둘의 결혼식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심정들이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방식으로 펼쳐지고 있는 소설이다.

 오래 전 도무지 지루해서 다 읽지 못하고 넘긴 책을 이제 다시 집어 들었다.혹시나 그 사이 내 시야가 넓어져서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역시 세월은 그냥 지나가는게 아닌가 보다.그땐 한장도 넘기지 못한 것에 비하면 지금은 술술 읽힌다.아름다운 문장과 존 버거 특유의 서정적이고 그림을 보는 듯 간결한 묘사 역시 눈에 익숙하게 들어 왔다.하지만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이 윤기 님의 찬사에도 불구하고,여전히 맘에 쏙 와 닿지는 않았다.에이즈라는 현대판 흑사병을 대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태도가 그려지고 있는데,이 책이 쓰여진 것이 90년대 말이라는걸 생각하면 이젠 좀 시대에 뒤쳐지지 않나 싶다.아프리카에선 여전히 창궐중이라는 에이즈,아프리카인들은 에이즈때문에 멸종할거란 말을 들었다.과장인지는 모르겠지만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은 감이 잡힌다.이 책에 나오는 여주인공 니농은 운 나쁘게 한번의 섹스로 에이즈에 감염된다.그리고 사람들에게 흑사병환자,쓰레기,창녀 취급을 받는다.자신의 불운에 분노하기도 머리가 빠개질 판에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에 다시 한번 상처를 받는 니농,그녀의 상처가 주위 사람들의 사랑으로 다독여 지는 걸 보는건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그런데,아직까지 그런 이유를 대고 에이즈 환자를 천대하는 사람이 있을까?섬뜩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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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가출 중
미츠바 쇼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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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퇴 당한 아빠가 가출을 했다.퇴직금 약간을 남겨 놓은 채...엄마는 눈치껏 술에 절어 살고,누나는 밤거리를 헤매는지 일찍 들어 법이 없다.집으로 컴백한 형은 갑자기 가장 행세를 하며 잔소리를 해대고,할아버지의 치매는 더 나빠졌다.그래서 술에 취해 지내기엔 너무 어리고,밤놀이에 정신을 팔기엔 돈이 없고,설교를 하기엔 머리가 나쁘고,망령이 들기엔 너무나도 정신이 또렷한 나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짜증도 내봤지만 걸로는 이 심난하기 그지없는 사태에 대한 반응으로는 부족하다.그래서 고민끝에 열 넷의 나는 운동장에서 달리는 걸 접어 버리고,혼자 세상을 달리기로 결정을 했다.즉 풀어서 설명하자면 자퇴하기로 했다.그러니 아무도 날 말리지 말란 말이야!!!--<열 네살의 막내 케이.>

 

제목대로 아빠가 가출=다른 말로 하면 스스로 실종해 버렸다.운동선수였던 14살의 막내 케이는 그나마 잘하던 육상부를 그만두려 하나 아무도 말리지 않자(?)다시 전력 질주 모드로 나선다.17살의 카나는 무책임한 아빠를 생각하기도,대책없이 사는 엄마도 보기 싫어 오뎅 바의 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하지만 철없는 중년 남자들에 대한 경멸은 자신을 딸같이 대하는 단골 아저씨들 덕분에 차츰 무너진다.스물 일곱 살의 류는 갑자기 가장이 된 후로 급진지해져 버린다.더군다나 마침 덜컥 직장을 그만 둔 후라 생활비를 어떻게 조달할 지 막막하다.계모인 카오루마저 대책없이 낙관적인 통에 그의 고뇌는 깊어만 간다.마흔 둘의 엄마는 술과 술 해장 사이를 반복하며  눈치껏 살고 있다.복잡한 가족사를 한데 묶는 구심점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잘 알지만,능력이 모자라는걸 어쩌란 말이냐,배 째라는 자세로 살고 있는 엄마,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건 우리네와 너무 닮아서가 아닐까 싶다.마지막 73세의 신조,치매로 정신이 오락가락함에도 가끔 정신이 들어 이 가족이 어떻게 될건가 걱정하는 자칭 생선중독자 할아버지다.자신도 입양아였고,아들도 입양아였다.혈연관계는 없다지만,사랑으로 한 세상을 버텨온 베테랑답게,치매 환자임에도 가족의 구심점 역활을 톡톡히 해낸다.물론 자신이 그랬는지 기억을 못하긴 하지만서도...

 

아빠가 가출했다니,이 가족은 도대체 어떻게 될까?궁금했다.그리고 다 읽고 나서는 훈훈했다.막 나가고,무뚝뚝하고,대책없고,잔소리 심하고,대화 안 통하고,무책임하고,서로를 배려하는 소리라곤 다 귀찮기만 한 가족들,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다.그렇기에 그들이 끝내 엇나가지 않고 가족이란 이름하에 뭉치는 것을 보자니 반가웠다.그래,가족이라면 그래야지,아빠가 가출했다고 다들 막장 인생으로 돌변하면 곤란하지 않는가?아빠의 가출로 인한 아픔을 나름대로 치유하고,아빠가 남긴 빈자리를 가족의 사랑으로 메우려 애를 쓰는 가족들의 모습, 대견했다.재밌고,군더더기 없으며,재치있고,적확한 묘사가 책장을 휙휙 넘어가게 한다.가족들 하나하나의 주장들과 사연들이 공감하기 어렵지 않은데다,대체로 엽기적인 일본 소설과는 차별이 되는 점도 좋았다.일본의 보통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 않을까 생각되던 책,그래서 세계 어디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구나 했다.아빠는 가출중이지만,그래도 가족들의 역사와 희망을 계속된다.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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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도서관 - 세계 오지에 3천 개의 도서관, 백만 권의 희망을 전한 한 사나이 이야기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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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임원으로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존 우드는 휴가 차 네팔에 간다.쉬기 위해 간 곳이지만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본 그는 마음이 짠해진다.도와 주고 싶으시면 책을 보내 달라는 네팔 선생님의 부탁에 그는 당나귀 여덟마리 분량의 책을 싣고 네팔로 되돌아 갔다고 한다.책을 반기는 아이들의 모습에 흐믓해진 존은 이 일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확신 하고는 회사에 사표를 낸다. 무대포로 경험하나 없이 자선단체를 만든 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 마케팅 기술을 자선사업에 접목해 생각치도 못하는 성공을 일궈내기 시작한다.그때부터 현재까지 가난한 아시아 국가에 3천개의 도서관을 건립했다는 그의 여정을 그려지고 있는 책이다.

 

친구가 감동적이라고,꼭 보라고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해서 봤다.책을 읽기 전까진 부가 보장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때려 쳤다는 사실만을 대단하게 생각했었다.더군다나 그 이유가 가난한 아이들에게 책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라니...보통 사람들이라면 쉽사리 하기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어떻게 그런 결정을 하게 됐을까 궁금했다.그런데 책을 읽어 보니 정작 그는 내가 짐작하던 것과는 달랐다.무엇보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거들먹거리는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점이 놀라웠다.그러기 쉽상일텐데도...단지 이것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고,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면 작은 투자에 대단한 성과가 나올만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할 뿐이다.단지 사람들이 호응을 해주는 데에,책을 받아든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뜻을 같이사는 동료의 열정에 감격하는 보통 사람,거만함 없는 모습에 왜 사람들이 그에게 기부를 하는지 이해가 된다.더군다나 마이크로소프트를 나온 결정도 더 나은 일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그,얼마나 영리하던지...그 영리함으로 자선단체를 운영하니까 잘 될 수 밖에는 없었다.사람들이 기부를 꺼리는 이유가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꺼림칙하게 생각해서라는걸 안 그는 투명한 회계를 도입하고,기부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 아이 당 일 년간 필요한 재원인 250달러를 강조한다.기부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선 선한 동기외에 프리젠테이션을 잘 해야 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미래의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선 엄마가 배워야 한다는 점도 꿰뚫고 있던 그,왜 그가 운영하는 Room to read라는 자선단체를 비영리 마이크로소프트라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직선적이고 공격적인 문제 해결 방식,영리한 마케팅 접근법 사용,성과 주의,투명성,열정,네트워크 활용에 이르기까지...마이크로소프트에서 배운 영업기술을 그대로 자선사업에 활용해 성공하는 걸 보니까 성공의 법칙은 어디서나 다르지 않구나 싶었다.그래,어디 인간이 전쟁에 살인에,강간에,배신에,환경파괴만 하는 괴물일 수 있겠는가? 이렇게 미래를 위해,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존재도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것을...보다 나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열과 정성을 다하는Room to read 재단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리고,그들에게 앞으로 무궁한 발전 있기를 바라본다.반드시 그래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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